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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당당하고 소신 지키며 자기 삶에 충실한 청춘들의 등장 청춘들이 달라졌다. 드라마에서 청춘들은 주로 두 부류의 캐릭터로 소비되곤 했다. 그 하나는 청춘멜로의 대상. 청춘들의 풋풋한 사랑이야기는 시대가 바뀌어도 변함없이 사랑받는 소재 중 하나다. 다른 하나는 사회 현실의 어려움에 직면한 청춘들이다. 현재의 사회 현실을 담은 드라마들이 청춘들을 등장시킬 때 그들이 실제로 겪곤 하는 취업 현실이나 만만찮은 조직의 적응기가 그것이다. 최근 드라마 속 청춘들의 초상을 보면 현실을 벗어나 사랑이라는 판타지에 빠져 있거나, 혹은 만만찮은 현실과 사투를 벌이던 청춘들과는 사뭇 다른 면모들이 발견된다. 물론 사랑과 현실 이야기가 빠지진 않지만 이걸 대하는 이들의 면면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드라마는 역시 최근 가장..
박하선, 못생김을 연기하려 작정했나 지금껏 박하선에게 이런 모습이 있었던가? 아예 작정하고 망가지는 모습이다. tvN 에서 박하선이 연기하는 박하나는 ‘노그래’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노량진 장그래’의 준말. 노량진 학원가의 스타강사인 진정석(하석진)이 붙인 별명이다. 학원판으로 을 패러디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에서 박하나는 저 장그래가 그랬던 것처럼 치열한 학원가의 신출내기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학원에서 알바를 하다 아예 강사로 주저앉았고 그 학원이 망하자 선배언니의 소개로 노량진에 입성했다. 어찌 보면 순수한 이 박하나에게 노량진이라는 세계는 단지 잘 가르치는 것만으로는 버텨내기 힘든 곳이다. 선배언니인 황진이(황우슬혜)는 강의보다 몸매를 더 드러내는 것으로 학생들의 시선을 잡아끌고, 민진웅은 의..
잘 나가는 예능 PD들? 알고 보면 그냥 직장인 KBS 가 그리는 건 예능 PD들의 세계다. 최근 들어 예능 PD는 드라마 PD보다 더 주목받는 존재가 되었다. 에서도 실명이 나오듯 김태호 PD는 모두가 인정하는 ‘예능의 신’이고 나영석 PD는 망하는 설정처럼 보이는 프로그램을 척척 살려내 심지어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까지 만들어내는 영향력의 소유자다. 하지만 이건 겉으로 보이는 모습일 뿐이고, 실제 삶은 여느 직장인과 그리 다르지 않다. 상사에게 까이고 밑으로부터 치고 올라오는 후배들에게 위협받으며 매일 같이 시청률표를 성적표 들여다보듯 집착하고 프로그램을 위해 출연자들에게 사정사정을 하는 그런 직장인. 예능이라는 분야에서 일하니 그 일도 놀이 같을 것이라 여기지만 실상은 치열하기만 하다. 물론 잘 나가..
, 더할 나위 없었던 손호준이라는 대타 “이런 친구가 잘 돼야 하는데...” 의 손호준을 본 네티즌들의 반응이다. 나영석 PD는 물론이고 제작진마저 “좀 쉬면서 하라”고 할 정도로 손호준은 쉴 새 없이 일을 찾았다. 차가워진 날씨에 맨손으로 설거지를 하는 건 기본이고, 아궁이에 불을 때고 요리를 하고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자발적으로 수수밭으로 들어갔다. 다소곳이 앉은 모습은 영락없는 이서진이라는 대선배 앞에서 칭찬받고 싶은 후배의 모습 그대로였다. 게스트로 방문한 최지우에게 “지금껏 본 사람 중 제일 예쁘다”고 말하는 모습 역시 그저 예의가 아니라 진심이 묻어났다. 신문지를 구겨 건네주는 최지우 때문에 절로 미소가 번지는 손호준은 진심 그녀가 옆에 있다는 게 신기한 눈치였다. 김장을 담그기 위해 고춧가..
장그래와 장백기, 스펙과는 상관없는 사회생활 에서 장그래(임시완)라는 인물은 하나의 판타지처럼 보인다. 현실적으로 스펙 없는 그가 원 인터내셔널 같은 대기업에 입사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얘기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는 회사 내에서의 자잘한 일들 속에서도 그 누구보다 잘 적응하고 또 위기상황을 넘기는 기지를 발휘한다. 새롭게 온 박과장(김희원)의 비리를 파헤치는데 결정적인 한 방을 날리는 장그래의 행동은 일개 사원으로서 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사회생활을 경험하지 못한 신입사원이라면 그런 핍박받는 상황에서 장백기(강하늘)처럼 행동하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드라마 속에서 스펙 좋은 장백기는 바로 그 점 때문에 자신의 자존심을 꺾지 못한다. 당장의 것들만 눈에 보이고 좀 더 큰 그림은 보이지..
삼포세대에게 멜로보다 강력한 의 판타지 최근 들어 드라마 속 멜로는 왜 그렇게 시들해져버렸을까. 여전히 멜로가 들어가야 시청률을 담보한다는 방송사 드라마 기획자들의 진단은 틀린 것이 아니다. 그것은 늘 수치로서 분명한 결과를 보여주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단순한 양적 시청률과는 무관하게 멜로는 외면받기도 한다. 각기 다른 계층의 남자와 여자가 만나 그 계층의 벽을 뛰어넘어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는 적어도 이 시대에는 너무나 공허해진 이야기가 되었다. ‘연애, 결혼, 출산’. 이 세 가지를 이미 포기한 ‘삼포세대’라는 신조어가 나오는 시대에 통상적인 멜로는 마치 현실의 고통을 잠시 잊게 해주는 진통제가 되거나, 때로는 전혀 효과가 없는 엉뚱한 처방약처럼 보인다. 그래서 요즘은 연애도 결혼도 출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