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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정다빈, 이 어린 꼬마가 다 했네 다 했어 MBC 에서 가장 존재감이 빛나는 인물은 누구일까. 사실 사극에서 초반 극의 무게를 잡아주는 인물들은 통상적으로 악역이거나 주인공에게 어떤 소명의식을 남겨주는 스승인 경우가 많다. 주인공의 어린 시절 인물은 그래서 극의 중심에 서기보다는 옆으로 살짝 비켜나 있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는 다르다. 이 사극은 시작부터 어린 옥녀(정다빈)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 물론 역시 누이 문정왕후(김미숙)의 권세를 등에 업고 패악질을 일삼는 윤원형(정준호)이 악역으로 세워져 있다. 하지만 이야기는 윤원형을 통해 어떤 공분을 이끌어내는 방식으로 가지 않고 오히려 어린 옥녀가 전옥서에서 살아가며 차츰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찾아가는 그 과정에 더 집중되어 있다. 이것은 가 초반부터 ..
약점들이 분명한 드라마들, 남은 건 채워주는 연기력 월화드라마의 경쟁이 한 치 앞도 모를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시작은 SBS 이 시청률 1위로 치고 나갔지만 KBS 가 조금씩 시청률을 올리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을 앞질렀다. MBC 는 지금까지 3사 대결에서 계속 꼴찌 시청률을 기록하고는 있지만 갈수록 시청률이 나아지는 양상이다. 이런 흐름이라면 가 언제 또 수위로 치고나갈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 흐름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여겨진다. 즉 방영 전까지의 액면으로 보면 이 단연 셀 수밖에 없는 드라마의 요소들을 갖추고 있다. 사극인데다가 도박이라는 소재를 담고 있다. 게다가 장근석이나 최민수, 전광렬 같은 배우들의 면면도 확실히 끄는 매력이 있다. 그러니 이 첫 시청률에서 1위를 차지한 건 이런 요..
, 도박으로 풀어낸 왕좌의 게임의 재미와 한계 역시 도박이라는 소재는 세다. 이병헌과 송혜교가 주연으로 나왔던 은 차민수라는 실제 프로갬블러의 이야기를 소재로 다뤘다. 당시 4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허영만 원작의 는 19금으로 개봉되어 560만 관객을 동원했다. 드라마로도 제작된 는 17.2%(닐슨 코리아)의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SBS 월화사극 이 동시간대에 출격한 타 지상파 드라마들보다 한 발 앞선 12.2%로 앞서가고 있는 건 그래서 당연해 보인다. 물론 2위로 시청률 11.4%를 기록한 KBS 와 근소한 차이지만. 이 도박에 로맨스를 넣었다면 는 한 판 승부에 손목을 거는 자극이 있었다. 은 도박으로 풀어낸 ‘왕좌의 게임’이다. 첫 회에 인현왕후를 잊지 못하는 숙종(최민수)이 숙빈 최..
, 이 복합장르에 담긴 과 SBS 새 수목드라마 은 다양한 장르들이 뒤섞여 있다. , , 처럼 SBS가 그간 열어온 이른바 ‘복합장르’의 유전자가 이 드라마에는 어른거린다. 주인공 서진우(유승호)가 갖고 있는 기억 능력은 의 타인의 내면을 읽는 능력이나, 의 냄새를 보는 능력의 또 다른 버전처럼 보이고, 그들이 범죄에 연루되어 진범을 찾는 이야기도 비슷한 구조처럼 읽힌다. 범인을 찾는 이야기가 스릴러 장르의 한 면을 보여준다면 서진우와 억울하게 살인범으로 몰려 언제 사형당할 지 알 수 없는 그의 아버지 서재혁(전광렬)의 애끓는 부자 관계는 가족드라마의 틀이고, 서진우와 향후 사건을 함께 파헤쳐나가며 사랑 역시 피워나갈 이인아(박민영)와의 관계는 멜로드라마의 틀이다. 여기에 박동호(박성웅) 같은 조폭 변호..
여진구, 김소현, 박유천, 유승호 그리고 윤은혜까지 좋은 작품은 좋은 캐릭터를 만들고, 좋은 캐릭터는 좋은 연기자를 발견한다. 는 딱 그런 작품이다. 주역으로서의 아역(여진구, 김소현)에서부터 성인역(박유천, 유승호, 윤은혜)까지, 그리고 조역이지만 든든한 기둥을 세워주는 중견(송옥숙, 한진희, 전광렬, 김미경)까지 는 말 그대로 연기 보는 맛이 나는 작품이다. 을 통해 시청자들을 품은 여진구는 에 와서 더 단단해진 연기의 무게감을 보여주었다. 누가 그를 보고 아역이라고 하겠는가. 김소현과 함께 보여준 풋풋한 멜로 연기는 물론 에서부터 정평이 나 있었던 것이지만, 그녀를 홀로 버려두고 도망친 후 죄책감과 그리움이 뒤엉켜 울부짖는 모습은 여진구만의 아우라를 만들기에 충분했다. 아이지만 아이 같지 않은 감성..
전광렬을 보면 '빛그림'이 보인다 이제 누가 누구의 편에 서있는가 하는 것은 이제 놀랄 일도 아니게 되었다. '빛과 그림자'의 캐릭터들은 언제든 어제의 적이었지만 오늘의 동지가 될 준비가 되어있는 모양이다. 이 전형적인 복수극의 근본적인 대립구도는 강기태(안재욱)와 그 가족을 몰락하게 만든 장철환(전광렬)과 조명국(이종원) 그리고 차수혁(이필모)이다. 하지만 이 초반의 관계는 중반을 거쳐 종반에 이르면서 끊임없이 변화했다. 복마전도 이런 복마전이 없는 셈이다. 이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인물이 장철환이다. 장철환은 정장군(염동현)이 실권을 장악하면서 그를 세운 차수혁, 조명국과 대립하게 되고, 새롭게 돌아온 강기태와도 손을 잡는다. 장철환은 그러나 정장군의 신임을 다시 얻어 차수혁을 추락시키고 조명국을..
'빛그림'의 실질적인 힘, 전광렬 전광렬은 특별한 배우다. 물론 이제 그는 드라마의 주인공 역할에서는 많이 비껴나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드라마가 막상 진행되고 나면 상황이 바뀌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주인공들보다 훨씬 강한 존재감으로 서는 전광렬을 발견하는 건 어렵지 않은 일이 되었다. 심지어 어떤 경우에는 드라마가 갑자기 전광렬을 중심으로 흘러가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만큼 강한 극성을 끌어내야 시청자들의 눈길을 잡을 수 있는 드라마에서, 전광렬의 역할 그 이상의 저력은 때로는 죽어가는 드라마의 불씨를 되살리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주몽'에서 극의 긴장감을 만들어낸 건 주몽 당사자라기보다는 전광렬이 연기한 금와라는 애증의 화신이었다. 해모수와 우정을 나누지만 그를 배신하고 그의 아이 주몽을 잉태한..
'싸인', 그 무서운 뒷심은 어디서 오는걸까 '싸인'의 상승세가 무섭다. 첫 번째 에피소드였던 한 유명가수의 죽음은 고 김성재의 의문사를 떠올렸지만 그다지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아마도 CSI 같은 세련됨을 기대했던 시청자들의 기대치에는 맞지 않는 우리식의 법의학 드라마라는 점도 작용했을 듯 싶다. 하지만 회를 거듭하면서 오히려 우리 식의 정서가 묻어나는 '싸인'은 힘을 발하고 있다. 두 번째 에피소드로 연쇄살인범의 등장과 함께, 긴박한 사건들을 다차원적으로 엮어내는 연출의 힘이 예사롭지 않다. 하지만 우리네 드라마에서 스릴러 같은 장르적 성격이 성공한 적은 극히 드물다. 고현정이 출연했던 '히트'가 그랬고, 손예진이 맹렬 기자로 등장했던 '스포트라이트(물론 이 작품은 스릴러는 아니지만 그런 요소가 강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