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정서 (48)
주간 정덕현
‘예쁜 누나’, 갑질 세상 이 작은 드라마가 바꾸고 있는 것들“어떤 사람을 도와주고 싶어서요. 그동안 제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모르고 살았거든요. 그런데 나보다 더 날 소중하게 생각하고 지켜주기 위해서 애쓰는 어떤 사람을 보면서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 사람이 덜 걱정하게. 안심할 수 있게. 내가 내 자신을 더 지켜나가야겠다.”왜 갑자기 예전과 달라졌냐고 묻는 직장 상사 공철구(이화룡)의 물음에 윤진아(손예진)는 그렇게 말했다. 툭하면 회식자리에서 성차별과 성희롱, 성추행까지 하던 공철구는 갑자기 회사대표가 여직원들의 불만수리를 한다는 소식에 겁먹고 윤진아를 회유하려 저녁을 사주는 자리였다. ‘윤탬버린’이라고 불리던 윤진아는 회사대표가 여직원들의 목소리를 들으려 하게 만든 장본인이기도 ..
'신혼일기2', 신혼과 육아가 만들어내는 정서적 충돌tvN 는 사실 나영석 사단이 만든 예능 프로그램으로서는 별로 힘이 없는 편이다. 첫 회 시청률이 그나마 3.1%(닐슨 코리아)를 기록한 건 나영석 사단의 예능 프로그램이라는 신뢰감이 우선 작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첫 회가 방영되고 의외로 좋은 반응이 나오지 않더니 2회에는 2%로 시청률이 뚝 떨어졌다. 장윤주는 시청자들에게도 이미 시원시원한 성격으로 괜찮은 호감을 가진 톱모델이자 방송인이다. 연하지만 꽤 배려심 깊은 남편 정승민도 그 행동 하나 말 하나가 주는 따뜻함이 느껴진다. 여기에 웃는 모습이 예쁜 귀여운 딸 리사 역시 보는 이들을 미소 짓게 만든다. 게다가 제주도에서 그들이 지내는 집은 낙조에 산책 나가면 감탄이 절로 나오는 놀라운 바다와 어..
'크리미널 마인드', 어째서 쉽지 않은 작품일까는 워낙 유명한 미드다. 그래서 애초에 이 작품이 리메이크된다고 했을 때 우리네 시청자들 역시 그 기대감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동시에 일찌감치 성공은 힘들다는 의견들도 만만찮았다. 아무래도 원작이 있는 작품은 기본적으로 원작과의 비교가 오히려 걸림돌이 되기 마련이다. 첫 방송된 tvN 수목드라마 에서 드러난 것도 역시 바로 그런 원작이 있는 작품이 갖는 한계였다. 시청자들은 원작에서의 캐릭터들과 리메이크작에서 재연된 캐릭터와 그 연기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물론 우리식으로 해석된 캐릭터들이기 때문에 이런 비교가 가능할까 하는 의문은 있다. 하지만 이 유명한 미드를 본 시청자들이 적지 않고, 그만한 팬덤이 있는 작품이 갖는 부담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원작..
예능블루칩 이상민, 하지만 과한 건 부족함만 못하다최근 1년 사이 이상민은 예능블루칩으로 급성장했다. 이제 TV를 켜기만 하면 이상민이 나올 정도로 그가 출연하는 프로그램은 넘쳐난다.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SBS 를 비롯해 , JTBC , 채널A , XTM 는 물론이고 새로 시작한 MBC 과 까지 무려 고정만 10개란다. 지상파에서 종편, 케이블까지 아울러 그는 한 마디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이렇게 된 것은 그가 지금의 예능 트렌드에 맞아 떨어지는 독특한 캐릭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2012년 Mnet 에 그가 등장했을 때만 해도 그 캐릭터는 독보적이긴 했지만 보편적인 느낌은 없었다. 사업을 하다 망하고 빚더미에 올라앉은 그였지만 그는 에서 오히려 이런 실제상황을 웃음을 주는 ‘사기꾼..
영화 같은 ‘터널’, 이토록 소름 돋는 전개라니30년의 세월을 뛰어넘는 타임리프. 연쇄살인범을 추적하는 형사들. 그리고 피해자들. OCN 주말드라마 은 시작 전만 해도 tvN 드라마 과 비교되었다.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방식이 무전기에서 터널로 바뀐 것 아니냐는. 하지만 이런 비교가 미안하고 무색할 지경이다. 의 전개는 스릴러 장르를 줄곧 고집해온 OCN의 정수가 총체적으로 모여져 재미와 의미까지 모두 함의하는 놀라움을 보이고 있다. 스릴러 장르가 갖는 긴장감은 기본이고, 시간을 뛰어넘는 타임리프 설정이 주는 새로운 이야기 전개의 신선함이 돋보이는 수작이다. 무엇보다 은 스릴러 장르와 타임리프라는 다소 복잡할 수 있는 틀거리를 가져오면서도 헤어진 이들이 다시 만나는 가족이야기와, 무거울 수밖에 없는 이..
따뜻한 스릴러, 우리가 ‘터널’에 주목하는 이유스릴러는 안 된다? 우리네 드라마의 오랜 공식이 깨져가고 있다. 그 시발점은 김은희 작가가 쓴 tvN 이었다. 연쇄살인범이 등장해 잔인한 살인을 이어가는 스릴러물이지만 은 놀라운 시청률과 완성도에 대한 호평까지 얻었다. 그게 가능했던 건 스릴러물이 어떤 잔인함과 공포 같은 자극적인 소재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피해자의 절절한 감성과 어떻게든 범인을 잡아 더 이상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게 하려는 형사들의 간절한 감정 같은 것들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은 그래서 스릴러지만 따뜻한 느낌을 주는 작품으로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그러고 보면 OCN 은 에서 시작한 한국형 스릴러의 신호가 이제 정착되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은 의 그 인간적인 형사들이 주는 따뜻함이 전제..
정준영 복귀 공식화, 넘어야할 산들 “진짜 너니?” KBS 의 다음 주 예고에 낯익은 발걸음으로 등장하는 정준영을 보고는 출연자들이 반색하는 모습이 흘러나왔다. 그들은 진정 반가운 얼굴들이었다. 그간 동고동락해오다 한 순간의 실수로 나락에 떨어진 동료이니 다시 돌아온 그가 반가울 수밖에 없었을 게다. 하지만 그들의 반가움이 시청자들의 반가움으로도 이어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정준영이 복귀를 선언했다. 지난 9월 사생활 문제로 자진하차한 지 어언 4개월여 만이다. 보통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의 자숙 기간으로 보면 지나치게 짧은 게 사실이다. 물론 그가 저지른 사회적 물의는 법적인 차원이 아니다. 그저 사적인 일들이 드러나면서 생겨난 해프닝에 가깝다. 그걸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왜 그토록 의 공감에 간절해졌을까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에 대한 열풍이 예사롭지 않다. 겨우 개봉한 지 5일 만에 100만 관객을 넘어섰다. 애니메이션이고 그것도 우리 대중들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일본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은 상황이어서 이런 흥행은 이례적인 느낌이다. 물론 대중문화 콘텐츠를 소비하는데 있어서 국가 간의 정서가 앞세워질 필요는 없을 것이지만. 이런 국가 간의 정서를 떼놓고 오로지 작품만으로 들여다보면 은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전작들과 비교해 아쉬움이 많은 작품이다. 꿈을 통해 타인의 몸과 자신의 몸이 바뀐다는 판타지 설정은 사실 그리 새로운 건 아니다. 이미 같은 영화가 그런 소재를 다룬 바 있고, 우리에게도 으로 익숙해진 소재가 아닌가. 하지만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해온 일련의 작품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