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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녹두꽃’, 조정석과 윤시윤이 그리는 동학혁명의 진면목 “니 안의 도채비 내가 죽여줄텐게, 니 안의 백이현으로 다시 살더라고.” SBS 금토드라마 에서 백이강(조정석)은 백이현을 때려눕히고 그가 총을 쏘던 오른손을 돌로 내려치려 하며 그렇게 말한다. 하지만 그는 망설인다. 그 돌을 들고 있는 자신의 오른손이 전봉준(최무성)의 칼에 찍혀 못쓰게 된 그 상황을 마음속으로는 사랑하는 동생이 겪게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런 그에게 백이현은 마치 도와달라는 것처럼 “그냥 망설이지 말고 그냥 찍어”라고 말한다. 그는 자신이 연모하고 혼인을 약속했던 황명심(박규영)의 오라비 황석주(최원영)가 신분이 낮은 자신을 받아들이지 않기 위해 전장으로 내보냈다는 사실을 알고는 통제할 수 없는 분노와 욕망에 휘둘린다. 그는 ..
'녹두꽃', 동학군의 적을 좀 더 명쾌하게 세우지 않는다면 SBS 금토드라마 은 이런 드라마가 방영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뭉클한 면이 있다. 대포와 회전포까지 갖고 온 경군들을 상대로 싸운 황룡강 전투 장면은 그 스케일만으로도 압도되고, 총알이 빗발치듯 날아오는 데는 솜을 채운 장태를 밀며 적진을 향해 전진하는 동학군의 모습에서 먹먹함마저 느껴진다. 무엇이 이들을 죽음을 감수하고라도 이렇게 전장에 나서게 했을까. 백이강(조정석)이 그의 이복동생 백이현(윤시윤)에 의해 위기에 빠진 버들(노행하)과 번개(병헌)를 구해 도망칠 때, 그들을 따르던 일련의 거지들이 동학군에 합류해 한 끼 밥을 먹고는 전장의 최전선에서 목숨을 던져 대포를 무력화시키는 장면이 그렇다. 그들이 그렇게 해서 얻고자 한 건 뭐였을까. ..
동학혁명 다룬 ‘녹두꽃’, 어째서 민초의 역사 외면 받았나 5월 11일은 동학농민혁명 기념일이다. 이 날을 동학농민혁명을 기리는 공식적인 국가기념일로 정하게 된 건, 이 날이 125년 전 동학농민군이 관군을 크게 이긴 황토현 전투 전승일이기 때문이다. 지금껏 소외되어 왔던 동학농민혁명이 법정기념일로 선정된 건 지난해였다. 무려 125년 만에 기념일로 제정된 것. 무엇이 동학농민혁명에 대한 평가를 이토록 늦게 만들었던 걸까. 이 날 SBS 금토드라마 은 바로 그 황토현 전투를 다뤘다. 이라는 드라마의 탄생에 동학농민혁명에 대한 이런 재조명의 움직임이 전제되어 있었다는 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니 마침 그 기념일인데다, 황토현 전투 전승일이 5월 11일에 맞춰 그 전투를 재연해낸 건 드라..
지상파 월화극, 조정석과 윤균상이 살아나려면등장하는 주연들만 놓고 보면 이만한 기대작이 없다. MBC 의 조정석이 그렇고, SBS 의 윤균상이 그렇다. 전작이었던 작품들 속에서 이 두 배우가 거둔 성취는 도드라진 면이 있어서다. 조정석은 으로 코미디 연기의 대가임을 증명한 바 있고, 윤균상은 을 통해 감정 선이 남다른 카리스마와 액션 연기가 모두 가능한 배우라는 걸 입증한 바 있다. 그래서 와 에 시청자들이 채널을 고정시키게 된 데는 아마도 이 배우들의 지분이 가장 크다 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잔뜩 기대감을 갖고 들여다본 이들 드라마는 어쩐지 생각만큼 만족스럽지가 못하다. 물론 이들이 보여주는 연기는 여전히 명불허전이다. 에서 조정석은 사기꾼인 공수창(김선호)의 영혼이 들어왔다 나갔다 하는 차동탁(조..
'투깝스', 조정석의 하드캐리 혜리 연기력 논란 잠재울까MBC 새 월화드라마 는 차동탁(조정석)이라는 캐릭터가 절대적이다. 웃음기 없이 진지한 강력계 형사. 게다가 형이나 다름없는 파트너 조항준(김민종)이 살해당했다. 그러니 그 범인을 찾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고 뛰는 인물이 바로 차동탁 형사다. 하지만 이런 캐릭터 설정만으로는 어딘지 부족하다. 그래서 는 이 인물에 이른바 ‘깝’ 캐릭터를 집어넣는다. 감방에 있을 때도 조항준으로부터 따뜻한 보살핌을 받았던 사기꾼 공수창(김선호)과 의문의 추격자들을 피해 강물로 뛰어들었을 때 차동탁의 몸에 공수창이 빙의되는 것. 그래서 사건 해결을 위해 진지하기만 한 차동탁이라는 인물과 어딘지 뺀질이의 느낌이 강한 공수창이 동거하는 기묘한 캐릭터가 탄생한다. 라는 제목은..
주인공 캐릭터의 문제, 카메오가 신선해진 이유 역시 조정석은 잠깐 등장해도 확실한 존재감을 만드는 배우임에 틀림없다. 에서 납득이라는 캐릭터로 그가 나온 분량은 많지 않지만 지금껏 그 캐릭터가 회자되고 있는 건 결국 조정석이라는 배우가 보여주는 매력이 만만찮았기 때문이다. SBS 에서도 조정석은 역시 빛났다. ‘남자 인어’로 등장해 아직 인간세계에서 살아가는 게 낯선 청이(전지현)에게 갖가지 조언을 해주는 모습은 저 에서 납득이가 승민(이제훈)에게 연애하는 법을 가르치던 모습을 연상시킨다. 인간들은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한다며 광고 문구들이 사실은 물건 팔기 위한 상술이라는 걸 설명해주는 장면이 그렇다. 하지만 조정석이 이번 카메오에서 중요한 역할이 될 수밖에 없었던 건 그가 이 갖고 있는 비극적 설정을 ..
제작진 개념의 문제, 출연진 사과만으로 해결 안돼 tvN 예능 는 사과하는 날 또 논란이 터졌다. 마마무가 호스트로 출연해 ‘불후의 명곡’을 패러디하는 코너에서 엄앵란 분장을 하고 나온 정이랑이 백지영의 ‘총 맞은 것처럼’을 부르는 대목에서 벌어진 논란이다. 노래 가사 중에 들어있는 “가슴”이라는 대목을 부르며 “나는 잡을 가슴이 없어요”라고 말한 것. 여성의 신체를 소재로 비하의 의미를 담아 놓은 코미디적 성격 자체도 문제지만, 엄앵란 씨가 지난해 유방암 2기 판정을 받고 절제 수술을 받았던 사실을 떠올려보면 해도 너무한 무개념 코미디가 아닐 수 없다. 특정인을 패러디 대상으로 세워놓고 본인에게는 굉장히 고통스럽고 슬플 수밖에 없는 사실을 웃음의 소재로 쓴다는 건 너무 잔인한 일이다. 이건 마치 아파서..
조정석과 도경수가 의 신파를 살려낸 비결 한 마디로 말해 영화 은 신파다. 경기 도중 충격으로 시력을 잃은 동생과 말기 췌장암 선고로 죽어가는 형. 배다른 형제의 브로맨스는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짠하다. 애증으로 시작하던 형제 관계가 차츰 애정으로 변하고 나중에는 먹먹함으로 이어지는 그 감정의 파고를 만든 건 바로 이 신파적 설정이 큰 몫을 차지한다. 하지만 이 눈물 빼는 영화가 90%를 눈물로 채우기보다는 오히려 웃음으로 채우고 있다는 사실은 아이러니하다. 형 고두식 역할로 나오는 조정석과 동생 고두영 역할의 도경수는 그 신파적 눈물과 비극을 뒤집는 코미디의 밀당을 가능하게 한 장본인들이다. 여기에 유도 국가대표 코치로 등장하는 수현 역할의 박신혜와 깨알 같은 따뜻한 웃음을 전해주는 대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