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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눈이 부시게'가 말하는 등가교환과 아름다운 에러놀라운 드라마다. 한참 깔깔대며 웃는 코미디였다가 어느 순간 가슴 먹먹해지는 감동을 경험하고, 드라마가 끝나고 나서는 그 순간순간 나왔던 대사들의 의미들을 곱씹으며 우리네 삶을 반추하게 된다. 우리네 삶의 가벼움과 무거움을 오가며 툭툭 던져놓는 이야기들은 그래서 우리가 사는 삶의 진면목을 마주하게 만든다. 이것이 JTBC 월화드라마 가 우리를 인도하는 그 먹먹하고 아름다운 세계의 실체다.“등가교환의 법칙이라는 게 있어. 뭔가를 갖고 싶으면 그 가치만큼의 뭔가를 희생해야 된다고. 이 세상은 이 등가교환의 법칙에 의해서 돌아가.” 김혜자(김혜자)가 오빠의 1인 방송에서 한 이 이야기는 이 드라마의 타임리프가 어째서 여타의 타임리프 장르들과는 다른가를 잘 말해준..
‘눈이 부시게’가 담는 소외된 노년과 청춘의 자화상JTBC 드라마 에서 김혜자(한지민)는 아나운서를 꿈꿨지만 현실은 에로영화 더빙 아르바이트였다. 그는 그 아르바이트를 해서 번 돈으로 엄마 이정은(이정은)에게 집수리하는 비용에 보태라고 줬지만 아나운서의 꿈은 접어버린다. 그는 문득 그것이 자신이 원했던 일이었던가 하고 되묻는다. 사실 좋아하는 선배가 방송반에 있어 찾아간 것이 아나운서를 꿈꾸게 된 이유는 아니었나 싶은 것. 그 선배는 다른 사람과 결혼해 외국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그렇게 꿈을 포기해버린 김혜자는 문득 하루 종일 손에 염색약 마를 날 없이 미용실에서 일하는 엄마가 눈에 밟힌다. 뭐라도 해야겠다 생각하지만 할 수 있는 일은 없고, 그래서 미용실 일이라도 돕고 싶지만 이번엔 엄마가 반대한다. ..
‘눈이 부시게’, 눈부신 한지민·남주혁 이들이 겪을 청춘의 시간은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시계를 가졌지만 그 시계를 사용하면 빨리 늙게 된다. JTBC 새 월화드라마 의 타임리프 설정은 여느 유사 장르물들과 달리 그런 한계점을 덧붙여놓았다. 그래서 그런 ‘판타지의 룰’을 몰랐을 때 그 시계를 발견했던 어린 혜자(한지민)는 제 맘대로 시간을 되돌려 시험 점수를 올리거나 봉변을 모면하거나 했다. 하지만 그렇게 마구 시계를 쓰다 급성장해버리면서 혜자는 시계를 쓰지 않기로 한다. 만일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시계가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는 바로 이런 상상으로부터 시작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이 시계를 갖고 있는 혜자(한지민)라는 인물이다. 이런 시계가 탐욕 가득한 인물의 손에 들어갔다면 이 이야기는 좀 더 ..
‘미스터 션샤인’ 변요한과 김민정, 어른 없는 세상의 청춘들부모는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무조건 나를 낳아주신 부모의 뜻에 따라야 하는 걸까. 심지어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렇지 않을 게다. 나이가 많다 해도 어른다운 행동을 보이지 못하는 이들을 어른이라고 부르지 않듯이, 잘못된 일을 저지르고 있는 부모라면 그 길을 막아서고 저항하는 것이 진정 후대가 할 수 있는 부모를 위한 일이 아닐까. tvN 주말드라마 에 등장하는 김희성(변요한)과 쿠도 히나(김민정)가 취한 삶의 자세가 그렇다. 그들은 자신들의 부모가 하는 일들이 잘못되어 있다는 걸 알고 거기에 반기를 든 자식들이다. 김희성의 아버지 김안평(김동균)은 비겁한 기회주의자다. 그의 조부 역시 독하디독한 악덕 지주였다..
‘꽃할배’ 여행의 끝, 김용건은 왜 눈물을 흘렸을까그가 눈물을 흘릴지 상상하지도 못했다. 아니 그는 결코 눈물을 흘리지 않을 것만 같은 모습이었다. 늘 유쾌하고 친절하며 배려 깊고 스스로 자신을 낮추어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어내고는 그것에 즐거워하는 막내 어르신. 그런 모습이 tvN 예능 가 여행을 통해 보여준 김용건이었다. 그런데 그는 여행의 끝에서 두 번의 눈물을 보였다. 그 첫 번째는 빈에서 찾았던 음악회에서 푸치니의 오페라 중 ‘오 사랑하는 나의아버지’를 듣다 흘린 눈물이었다. 음악이 가진 힘은 그 노래를 듣던 기억들을 순식간에 소환해낸다는 것이 아닐까. 김용건은 늘 들었던 그 노래를 바로 눈앞에서 들으니 뭉클한 감정이 피어올랐다고 털어놨다. 자신이 살아왔던 과거들이 그 노래를 타고 하나하나 주마등..
‘식샤를 합시다3’에서 먹방을 빼면 멜로밖에 없다는 건먹어도 너무 먹는다. 물론 애초부터 는 먹방을 소재로 했던 드라마였다. 그러니 음식이 등장하고, 그걸 먹는 장면이 나오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그 분량이 상상 이상이다. 7회에 등장한 청춘시절 구대영(윤두준)이 이지우(백진희)와 떡볶이집에서 만나 한바탕 떡볶이 먹방을 하는 장면은 무려 8분 가까이 이어졌다. 이지우는 구대영에게 떡볶이와 튀김은 물론이고 다 먹은 뒤 밥을 볶아 먹고는 후식으로 팥빙수를 먹는 것까지 그 노하우들을 설명했다. 떡볶이에는 계란 후라이를 넣어 노른자를 풀어 먹으면 기름이 잘 섞여 더 고소하고, 튀김은 떡볶이 국물이 아닌 마요네즈에 찍어 먹어야 눅눅하지 않고 더 맛있다고 했다. 밥을 볶은 데는 단무지를 잘게 잘라 넣어 아삭한..
‘미스터 션샤인’, 눈물 났던 당대 의병들의 숭고한 선택들“작금의 조선에 조선의 것이 없다.” 구동매(유연석)에게 붙잡힌 이름 모를 아무개, 의병은 칼날이 자신의 목줄기에 닿아 있는 와중에도 의연함을 잃지 않는다. 구동매는 그 의연함이 궁금하다. 자신을 돈이 되는 일에 목숨을 걸지만, 이들은 도대체 무엇 때문에 자신의 목숨을 거는 걸까. 그래서 묻는다. 그 이유를. 그러자 이 아무개가 조선의 사정들을 줄줄이 읊어 놓는다. 열강들이 수탈해간 조선의 모든 것들을 이야기한다. “그래서 하는 것”이란다. “이런 나라라도 빼앗기지 않으려고.” 다른 이를 발고하면 살려주겠다는 제안을 해놓은 구동매는 적이 당황한다. 그 아무개는 “내게 단 한 명의 이름도 듣지 못할 것”이라며 스스로 칼날을 목으로 당긴다. 가까스로 ..
‘꽃할배’ 막내 김용건, 스스로 청춘임을 증명하는 할배박근형이 손주들을 위해 사놓은 선물 보따리를 숙소 앞 노상카페에 두고 온 걸 뒤늦게 알아차리자, 갑자기 입술에 립밤을 바르고는 김용건이 나선다. 자신이 가져오겠다는 것. 박근형은 자신이 가겠다고 옷을 챙겨 입으려 했지만, 김용건은 자신이 가겠다며 슬쩍 ‘문 여는 연습’을 핑계로 댄다. 백일섭이 화장실이 급하다며 숙소로 올라왔지만 자신이 문을 따는 게 영 익숙지 않아 문 앞에서 그를 힘겹게 했던 게 마음에 걸렸다는 거다. 물론 진짜 그런 마음도 있었겠지만 그보다는 박근형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려고 댄 그럴듯한 핑계였다. 제작진들이 둘러앉아 시원한 음료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카페에 간 김용건은 거기서 또 ‘농담 본능’이 터지기 시작한다. 그 선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