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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을 당신의 동반자로!
    옛글들/트렌드 읽기 2008. 6. 4.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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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웰빙과 로하스를 넘어 그린 노마드로

    갑갑한 도시에서 살아가다 보면 문득 문득 자연의 품이 그리워지는 것은 당연지사. 하지만 그렇다고 도시를 떠나 산다는 것은 도시가 주는 혜택을 희생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떠나지 않고도 자연을 누리며 살 수 있는 길을 찾게 되었다. 그린 노마드다.

    ‘1박2일’이 환기해주는 생각
    도시에서 살아가던 사람이 갑자기 야생의 상황에 놓여진다면? 이것은 인기 예능 프로그램, ‘1박2일’의 기본 컨셉트이다. 간단하게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이 의미는 이중적이다. 즉 도시에서 사는 사람들은 늘 도시를 탈출해 자연을 꿈꾸지만, 또 자연 속으로 들어가는 그 순간 도시의 문명, 즉 인공을 그리워하게 된다는 점이다. 그래서 출발선상에 선 ‘1박2일’의 멤버들은 어떤 기대감에 차 있지만, 동시에 그들은 그 하룻밤을 지내야 한다는 불안감을 갖고 있다. 현지에 떨어져 1박2일을 지내는 그들은 잠을 자고 세수를 하고 밥을 해먹고 하는 기본적인 일들마저 도전이 된다는 것을 이제 알고 있다. 즉 문명이라는 안전한 틀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 익숙해진 인간에게 자연은 그리움이면서도 동시에 도전이 되는 것이다.

    바로 이 이율배반적인 자연에 대한 태도의 어떤 해결점을 제시하는 것이 ‘그린 노마드’다. ‘노마드’에 ‘그린’이 붙어 만들어진 이 용어는 그린(green)으로서의 자연과 노마드(digital nomad)인 문명의 결합을 시도한다. 노마드족이란 노트북이나 휴대폰 같은 디지털 장비를 이용해 언제 어디서든 외부와 접촉하면서 일정한 직장이나 주소에 얽매이지 않는 이들을 말한다. 즉 문명의 최첨단에서 그것을 이용해 시공간의 장벽으로부터 자유로운 그들은 ‘1박2일’의 멤버들처럼 야생 속에 던져진다 해도 디지털과 통신을 통해 여전히 문명과 접속해서 생활할 수 있다. 몽고의 평원을 떠돌아다니는 유목민(nomad)이라 하더라도 늘 디지털은 열려 있고 이 열려진 네트워크를 통해 그들은 지구촌의 일원으로 문명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노마드족이 자연 속에서도 문명을 연결한다면, ‘그린 노마드’는 거꾸로 문명 속에서도 자연을 느끼려 한다.

    ‘그린 노마드’, 문명 속으로 들어온 자연
    푸른 잔디가 깔린 언덕처럼 편평하지 않고 굴곡이 있는 카펫이 있다면 어떨까. 등받이가 되어주는 불쑥 솟아오른 카펫에 누워 TV를 본다면? 정말 언덕에 누워 구름을 쳐다보는 그 기분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이것이 바로 스페인의 디자인 회사인 나니마르키나에서 선보인 ‘나는 카펫(Flying Carpet)’이다. 집안에서 즐기는 피크닉이라는 컨셉트로 만들어진 이 제품은 바닥은 늘 편평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자연의 굴곡을 그대로 담아 아파트 집안이라도 마치 야외 들판에 있는 듯한 느낌을 맛볼 수 있게 디자인되었다.

    형태로 보면 나무처럼 만들어졌지만 기능은 냉장고인 캐나다 양코 디자인에서 개발한 나무집 냉장고(Tree House Fridge)는 과일을 꺼내 먹을 때마다 마치 나무에서 과일을 따먹는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또 프랑스의 디자인회사 스마린의 ‘리빙 스톤’ 쿠션은 강가의 자갈밭 이미지를 그대로 잡아낸 쿠션으로 마치 부드러운(?) 자갈의 품속에 안겨있는 듯한 기분을 선사한다.

    이것은 분명 실제 자연이 아닌 인공이다. 인간의 손길이 닿은 것이거나 아니면 인간의 손으로 만들어진 것이란 점이다. 우리에게 이미 익숙해진 아파트에서 하는 화초재배 같은 것도 역시 그린 노마드의 한 부류로 볼 수 있는데 혹자는 이것이 자연이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 역시 엄밀히 보면 자연이 아닌 인공이다. 자연은 자연 상태 그대로 있을 때만이 그 본래의 자연이며, 화분에 옮겨지는 그 순간, 인간의 의도 속에 놓여지게 된다. 하지만 어찌 보면 인공이란 그 말 자체로 인간이 도구를 사용하면서 어쩔 수 없이 갖게 된 운명이 아닌가. 그러니 인공이라 하더라도 자연을 추구한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 그린 노마드가 이런 자연을 닮은 인공 속에서 정신적인 안정을 추구한다는 것은 인간의 조건을 긍정하면서도 그것을 넘어서려는 노력을 말하는 것이다.

    웰빙과 로하스를 넘어 생활 속으로
    바로 이 점 인공과 자연에 대한 희구가 서로 교차하는 지점이 생기는 것은 우리의 실제적인 몸은 욕망과 상관없이 자연 그 상태로만 존재하기 때문이다. 웰빙이 병원에서만 얘기되던 건강을 생활 속으로 끌어내린 것은 바로 이 생활 속에서의 인공과 자연의 부조화가 결국은 몸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웰빙 문화가 환경과 건강의 문제를 제기했지만 그 ‘무한건강주의’ 에 머물렀다면 로하스 문화는 본격적으로 환경을 생각하는 생활로 차원을 넓혔다. 하지만 그린 노마드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환경친화적 삶이 아니라 바로 그 자연을 삶 속으로 적극적으로 끌어들여 더불어 즐기는 문화를 추구하는 것이다.

    자연 속으로 탈출하기 보다 ‘자연을 내 곁으로’ 끌어들인다는 발상의 전환은 노마드족의 키워드인 디지털적인 삶이 그 기반을 제공한다. 디지털이 시공간을 뛰어넘는다는 것은 그 공간으로 자신이 물리적인 이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공간을 가상으로라도 내 눈앞으로 끌어들이는 ‘원격현전’의 사고방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리고 그 차가운 디지털의 인공은 그 속에서도 따뜻한 아날로그의 자연을 그리워하게 되었다. 그린 노마드는 인공의 힘으로 무한한 시공간으로부터의 자유로움을 얻은 디지털 노마드가, 이제는 정신적으로라도 사람냄새, 자연냄새를 찾게 됐다는 것을 말해주는 이 시대의 징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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