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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돌아온 ‘조선명탐정’, 웃음은 충분하지만 남는 아쉬움사실 설 명절이라는 특수한 시기에는 다소 심각하기보다는 가벼운 코미디가 극장가에서 먹히기 마련이다. 아이들 손잡고 부모가 함께 명절에 가는 영화관에서는 조금 억지스러울 수 있는 웃음도 웃을 수만 있다면 충분히 즐거울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영화 시리즈는 과거 명절이면 돌아오던 시리즈를 닮은 면이 있다. 캐릭터가 확실하고 웃음이 있는데다 어느 정도의 볼거리와 이야기까지 있다면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다.돌아온 은 ‘흡혈괴마의 비밀’이라는 부제를 달았다. 기존 시리즈가 1편 ‘각시투구꽃의 비밀’이나 2편 ‘사라진 놉의 딸’에서 모두 신비한 사건에서 비롯되지만 사실은 현실적인 ‘독’으로 벌어진 살인사건이었거나, 정교하게 만들어진 ‘잠수정’으로 만들어진 괴수사건..
‘와이키키’, 부족해도 순수한 청춘들에게 보내는 으라차차이렇게 웃겨도 되나 싶다. JTBC 월화드라마 는 드라마라는 외피를 쓰고 있지만 시트콤에 가깝다. 하지만 시트콤이라고 해서 드라마보다 격이 낮거나 하다는 얘기가 아니다. 웃음의 강도가 그만큼 세다는 얘기다. 실로 이 드라마는 아예 작정한 듯 웃음을 주기 위해서라면 못할 게 없다고 말하는 것만 같다. 단역배우인 이준기(이이경)가 영화에 캐스팅되어 나간 현장에서 영화계의 전설 김희자(김서형)의 상대역이 되어 겪는 고충은 웃음이 터질 수밖에 없다. 지나치게 배역에 몰입해 사정없이 상대역이 이준기를 패고, 눈물과 함께 떨어지는 김희자의 콧물이 이준기의 입 속으로 떨어지는 장면은 이 드라마가 가진 웃음에 대한 자세(?)를 보여준다. 이런 식의 원초적인 코미디..
경계 넘는 '크로스', 고경표라는 배우의 경계 넘기tvN 드라마 에서 고경표가 연기한 선우는 홀로 살아가는 엄마에 대한 마음이 살뜰한 착한 아들이었다. 이런 면모는 연애에서도 그대로 이어져 성보라(류혜영)에 대한 일편단심을 보여줬다. 가로등 아래서 고경표가 성보라와 나누는 첫 키스는 그래서 시청자들의 가슴을 따뜻한 설렘으로 채워주기에 충분했다.고경표는 이 드라마 이전 영화 에서는 선우와는 완전히 다른 얼굴로 등장해 살벌한 악역을 연기하기도 했다. 드라마에서의 그 따뜻했던 눈빛과 훈훈했던 미소와 달리 이 영화 속에서는 야비한 눈빛과 치 떨리는 차가움으로 소름 돋는 긴장감을 만들었다. 우리는 과 을 통해 고경표의 그 얼굴에 다양한 표정들이 숨겨져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tvN 월화드라마 는 그런 점에서..
‘황금빛’ 천호진과 신혜선의 공감이 주는 남다른 울림“마지막으로 일주일만 만나기로 했어요.” KBS 주말드라마 에서 딸 서지안(신혜선)은 아버지 서태수(천호진)에게 그렇게 말한다. 애초에 서태수는 지안이 자신에게 했던 말과는 달리 최도경(박시후)과 만나고 있는 것을 보고 걱정되는 마음에 딸에게 그러지 말라고 하던 참이었다. 하지만 딸의 그 말 한 마디에 이 아버지는 말문이 턱 막혀버린다. ‘마지막’이란 말이 너무나 자신의 가슴에 콕콕 박히기 때문이다. 서태수가 그 말을 남다르게 느끼는 이유는 자신 또한 그 ‘마지막’의 의미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지나친 스트레스로 인해 생겨난 상상에 불과했지만, 그는 자신이 암에 걸렸다고 생각하며 ‘마지막’을 준비했다. 너무나 힘겨운 삶이었기 때문에 ‘마지막’이..
‘효리네2’, 가만히 보고만 있어도 힐링이란 말 실감나네뭐니 뭐니 해도 JTBC 예능 에서 그 중심을 잡아주는 인물은 바로 이효리다. 이미 시즌1을 통해 보여진 바대로 그의 일상은 우리 같은 바쁜 삶을 살아가는 도시인들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요가를 하기 위해 새벽같이 눈을 뜨고 잠시 차 한 잔으로 몸을 녹이며 명상에 빠져드는 이효리의 모습은 몸과 마음을 혹사시키며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그렇게 몸과 마음을 다독이는 시간이 왜 필요한가를 생각하게 한다. 마침 창밖으로 눈에 내리고, 그 눈이 우박이 되어 번쩍 번개가 지나간 자리에 우르릉 천둥소리가 울려 퍼지는 풍경은 그래서 꽤나 상징적인 느낌을 준다. 창밖의 살풍경한 현실이 엄연해도,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히며 소리에 무서워 잠이 깬 순심이를 다독이며..
‘미스티’, 김남주 주변인물 모두가 용의자라는 건JTBC 금토드라마 는 방송국 앵커 고혜란(김남주)이 경찰서에서 차량 사고로 죽은 케빈 리(고준)에 대한 조사를 받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죽은 케빈 리의 차 안에서 그의 브로치가 발견됐기 때문. 그래서 이야기는 고혜란이 지금 현재 방송국에서 ‘뉴스9’ 앵커 자리를 놓고 벌어지는 한지원(진기주) 기자와의 경쟁과, 이를 이용해 시청률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방송사가 방송 섭외 1순위가 된 케빈 리를 인터뷰하려 하면서 고혜란이 그와 다시 엮이게 된 사연, 그리고 그가 과거 고혜란이 버린 남자라는 이야기들을 풀어놓는다. 그 과정에서 고혜란과 남편 강태욱(지진희)이 사실상 쇼윈도 부부로 살아가는 모습과, 케빈 리가 결혼한 서은주(전혜진)가 과거 고혜란과 고등학교 동창..
최강 한파 속 ‘한끼줍쇼’, 홍진영에 녹고 윤정수에 웃고겨울 한파는 예능 프로그램에게는 최대 복병이면서 기회가 되기도 한다. 과거 KBS 이 오히려 한겨울에 시청률 고공행진을 기록한 건 그 한파 속에서도 계곡의 얼음을 깨고 입수를 하는 장면을 연출하면서다. 체감온도 영하 20도에 어둑해져가는 저녁 시간 한 끼 저녁을 함께 할 집을 찾아나서는 JTBC 예능 에도 한파가 닥쳤다. 길거리를 걸어가는 것조차 얼굴이 얼어붙는 것 같아 출연자들은 힘겨워했다. 베테랑 이경규마저 입이 얼어 말이 잘 나오지 않을 정도니 그 추위를 쉽게 가늠할 수 있다. 하지만 추워서 가장 덩치가 큰 강호동을 맨 앞에 세우고 오리들처럼 줄을 맞춰 걸어가는 출연자들의 힘겨움은 이 날 밥동무로 출연한 홍진영과 윤정수 덕분에 예능적인 즐거움으..
기막힌 교집합 ‘크로스’, 범죄와 의술 사이 생명은이 교집합이 실로 흥미롭다. tvN 월화드라마 는 바로 이 드라마가 가진 많은 경계의 접점들에서 나온 제목 같다. 범죄와 의술이 겹쳐지고, 살인과 활인(活人)이 겹쳐진다. 장르로 보면 의학드라마와 범죄물이 겹쳐지고, 공간으로 보면 감옥과 병원이 겹쳐진다. 그리고 이렇게 ‘크로스’되는 지점에 놓여진 건 다름 아닌 ‘생명’이다. 천재의사 강인규(고경표)라는 존재 자체가 여러 이질적 면면이 ‘크로스’된 캐릭터다. 그는 처참하게 장기가 적출된 채 살해당한 아버지에 대한 복수를 꿈꾸기 위해 아이러니하게도 의사가 된 인물이다. 그래서 그가 드는 메스는 두 가지 의미를 동시에 지닌다. 복수를 위해서는 ‘살인검’이 되지만 의사의 본분인 생명을 위해서는 ‘활인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