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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생일' 세월호 유가족의 고통, 과연 우린 알고 있었던 걸까 우린 과연 진정 세월호 유가족의 고통을 공감하고 이해하고 있었던 걸까. 영화 을 보면서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는 없다. 하지만 그렇게 눈물 흘리고 있다고 해서 우리가 유가족들의 고통을 공감하고 있다고 쉽게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이 영화를 보며 느껴진 어떤 깨달음이 아닐까. 이 흘리게 만드는 눈물은 우리가 사실 그토록 분노하고 눈물까지 흘렸던 세월호 참사에 대해 진정 잘 모르고 있었다는 자책감이 더 크다. 영화가 베트남에서 일하다 사고가 나서 감옥까지 갖다 오는 바람에 세월호 참사 2년이나 지나서야 집으로 돌아오게 된 아버지 정일(설경구)의 시선으로 시작하는 건 이런 ‘알고 있다 싶지만 사실은 잘 모르는 외부자’의 시선을 공유하기 위한 의도..
‘열혈사제’, 위풍당당행진곡 ‘킹스맨’ 패러디를 이렇게 쓸 줄이야 영화 에서 가장 압권인 장면은 엘가의 위풍당당행진곡에 맞춰 세상을 망하게 만들고 자신들만 살아남겠다고 모인 이들의 머리가 차례로 날아가는 장면이다. 잔인한 장면일 수 있지만 영화는 이것을 음악에 맞춰 마치 꽃 봉우리가 터지는 듯한 모습으로 연출해냄으로써 19금 섞인 코믹한 스파이액션으로 풀어낸다. 그런데 그 장면이 SBS 금토드라마 에서 고스란히 패러디된다. 에 비하면 어딘지 B급처럼 보이는 이 패러디에서 장룡(음문석)과 그 패거리들은 김해일(김남길)이 중국으로 구해온 ‘설사초’를 넣은 도시락을 먹고 결정적인 순간에 한 명씩 넘어지며 설사를 터트리는 장면을 연출한다. 을 본 분들이라면 위풍당당행진곡에 맞춰 꽃봉우리 CG가 곁들여진 그 장면..
‘스페인하숙’ 유해진, 열심히 하는데 잘 안 풀리는 분들을 위해 물론 실제 본격적으로 알베르게를 연 건 아니지만, 엄밀히 말해 tvN 예능 프로그램 이 산티아고 순례길에 연 하숙집(?)은 장사가 잘 되는 집은 아니다. 오픈한 첫 날 단 한 명의 손님이 찾아와 ‘임금님 밥상’을 차려준 바 있고, 다음 날 외국인 손님까지 더해져 갑자기 여섯 명이 들이닥쳤지만 그것도 생각해보면 그리 많은 숫자는 아니다. 일요일, 전날 잔뜩 봐온 장으로 더 많은 손님이 오길 기대했지만 결국 달랑 두 명의 손님을 받은 에서 유해진은 손님이 오지 않자 괜스레 문을 살피고 문밖에 나왔다가 광장까지 가서 혹여나 순례자가 올까 둘러본다. 한 명이라도 더 오길 바라는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하지만 터덜터덜 하숙집으로 돌아오는 유해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