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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프리즈너’, KBS도 이런 웰메이드가 가능한데 어째서

 

KBS 드라마 <닥터 프리즈너>가 종영했다.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전개였다. 나이제(남궁민)와 이재준(최원영)의 대결은 결국 나이제의 승리로 돌아갔다. 되돌아보면 약자들 위에 군림해 권력을 휘두르며 그들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흔들던 이재준 같은 인물이 제대로 처벌받기 위해서는 얼마나 힘겨운 싸움이 필요한가를 보여준 드라마였다. 엔딩에 이르러 감옥 속에서 이재준이 끝까지 나가겠다고 의지를 밝히고, 나이제가 “그냥 거기서 죽어”라며 짓는 미소는 사이다 엔딩이면서도 씁쓸함을 줬다. 결국 복수를 끝내고 성공한 나이제 역시 어딘가 저들을 닮은 미소를 짓고 있으니 말이다.

 

<닥터 프리즈너>는 최고 시청률 15.8%(닐슨 코리아)를 기록했고 방영 내내 화제성도 뜨거웠다. 처음에는 나이제의 선민식(김병철)과의 대결을 보여주더니 그 다음에는 이재준과의 대결이 이어졌다. 그 과정에서 이재준이 공동의 적이 되면서 나이제와 선민식이 손을 잡았지만,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 하는 선민식이란 캐릭터는 극을 뻔하지 않게 만들었다.

 

감옥과 병원이라는 공간을 이어 붙여 이 두 공간이 만들어내는 장르적 특징을 이색적으로 결합한 면도 <닥터 프리즈너>의 성취였다. 흔히 감옥드라마라고 하면 탈옥 혹은 탈출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의학드라마라고 하면 병원에서 환자를 치료하는 이야기가 주를 이루지만, 두 장르를 이어 붙이자 전혀 다른 결의 이야기가 만들어졌다. 감옥은 VIP들의 형 집행 정지가 시도되는 공간이 되었고, 누군가를 살리는 의사가 아닌 죽이는 의사들이 등장했다.

 

나이제라는 인물은 ‘복수의 화신’으로서 선도 아니고 악도 아닌 독특한 캐릭터로 그려졌다. 그래서 드라마는 단순한 선악구도 혹은 갑을대립의 형태를 벗어날 수 있었다. 이렇게 될 수 있었던 건 이 드라마가 바라보는 현실인식이 그만큼 무거웠기 때문이다. 세상은 그렇게 단순한 선의로만 바뀌지 않는다고 이 드라마는 말하고 있었다. 저들처럼 독해지지 않으면 성실한 악을 결코 처단할 수 없다고.

 

<닥터 프리즈너>의 성취는 KBS 드라마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을 지워버리기에 충분했다. 최근 들어 KBS 드라마라고 하면 뻔한 멜로거나 흔한 출생의 비밀이거나 여전히 가족드라마의 범주 안에 머물러 있는 것처럼 여겨질 정도로 어떤 성취를 발견하기가 어려웠다. 지난해에는 그래도 실험적인 장르드라마들을 선보이기도 했지만 시청률에서 난항을 겪으면서 올해는 수목 시간대에도 <왜그래 풍상씨> 같은 주말에 어울릴 법한 드라마를 편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실험적이면서도 완성도도 높은 <닥터 프리즈너>의 성공은 KBS 드라마도 그만한 투자가 전제된다면 좋은 장르물을 편성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KBS라고 해서 뻔한 드라마들만 세워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또 다소 복잡해 보이는 장르물이라도 완성도가 높은 드라마에는 채널과 상관없이 시청자들이 찾아본다는 걸 <닥터 프리즈너>의 성공은 말해준다.

 

<닥터 프리즈너>는 성공했지만 여전히 KBS 드라마는 위기다. 물론 이건 KBS만이 아니라 지상파들이 모두 처한 위기지만, 그걸 깨칠 수 있는 건 역시 보다 완성도 높은 드라마에 더 많은 투자를 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 <닥터 프리즈너>의 성취가 KBS 드라마에 시사하는 건 바로 그것이다.(사진:KBS)

Posted by 더키앙

1000회 맞은 ‘개콘’, 전유성의 조언 곱씹어야하는 이유

 

“시청자들이 재미없다고 하면 프로그램은 없어질 수밖에 없다.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해보는 수밖에 없다.” 오는 19일 1000회를 맞는 KBS <개그콘서트>를 기념해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유성은 이렇게 말했다. 사실 1000회를 축하하는 자리로 마련된 자리였다. 하지만 현재 위기를 맞고 있는 <개그콘서트>에 대한 기자들의 쓴소리가 쏟아져 나왔고 결국 무거워진 분위기 속에서 나온 날카로운 현실인식이었다.

 

원종재 PD는 노력하고 있지만 “가시적 성과가 보이지 않아” 제작진이나 개그맨들 모두 힘들어한다고 했다. 하지만 프로그램이 왜 추락하고 있는가에 대한 현실을 토로했을 뿐, 이렇다 할 대안을 내놓지는 못했다. 그 현실은 몇 가지로 압축된다. 유튜브 같은 새로운 미디어가 등장해 웃음의 코드도 달라지고 있고, 인권의식이나 성인지 감수성이 높아지면서 과거에 대부분의 개그코드를 차지하던 여성, 외모 비하, 가학, 피학 등등의 소재들을 사용할 수 없으며, 능력 있는 개그맨들과 연출자들의 이탈 등이 그것들이다.

 

하지만 제작진과 개그맨들이 그런 현실 인식에도 불구하고 어떤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반면, <개그콘서트>를 보는 기자들을 포함한 시청자들 모두 내고 있는 한 목소리는 “이대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사실 과거 <개그콘서트>가 잘 될 때는 코너 하나하나가 빵빵 터지는 웃음으로 가득 채워진 바 있고, 그 개그맨들도 유행어로 스타가 되는 일이 흔한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매 코너가 어디서 웃어야할지 난감한 상황이다. 특히 유튜브의 짧지만 강력한 현장형 코믹 짤영상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은 한 마디로 ‘노잼’이라고 말한다.

 

물론 실제로 최근 인권감수성이 높아지며 제약이 많아진 건 사실이다. 특히 KBS라는 공영방송의 위치는 tvN <코미디 빅리그>가 상대적으로 수위 높은 개그 코드를 자유롭게 선보이면서도 별다른 논란을 맞지 않는 것과는 사뭇 다른 결과를 만든다. 작은 대사 하나나 캐릭터 하나에도 예민한 시청자들의 질타가 쏟아지기 일쑤다. 그러니 어떤 개그를 짜면서 재미에 집중하기보다는 이런 논란의 여지들을 스스로 검열하게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런 제약을 잘못됐다 보긴 어렵다. 그건 어쩌면 지금껏 잘못 해온 코미디의 코드들을 이제야 바로잡아가고 있는 과정에서 나오는 어려움이기 때문이다. 이를 뛰어넘는 부분에서 새로운 개그의 코드들이 생겨날 수도 있다. 지금의 <개그콘서트>는 그런 시도를 하고 있는가가 의문일 정도로 매주 분량 채우기에 급급한 느낌이 아닌가.

 

<개그콘서트>는 딸린 식구들이 많고, 그 개그맨들이 어떤 면에서는 우리네 예능의 중요한 자원들이라는 점에서 섣불리 폐지를 얘기할 수가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대로 방치해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는다면 결국 폐지될 수밖에 없다. 전유성의 말이 아프지만 직시해야 하는 현실이라는 것.

 

매주 코너들을 준비해 내놓는 이 꽉 짜인 일정 속에서 <개그콘서트>가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잠시 멈추고 현재의 문제들을 제대로 직시하고 새로운 동력을 찾아낼 수 있는 휴지기를 가지는 일은 어쩌면 향후 더 오래도록 <개그콘서트>가 시즌을 거듭할 수 있는 길이 되지 않을까.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고 그 새로움을 받아들이지 않는 프로그램은 설 자리를 잃을 수밖에 없다. 유튜브 1인 미디어 시대에 무대개그 형식이 과연 지금도 어울리는가를 고민해야 하고, 인권감수성이 시대적 요구로 떠오르는 시대에 바람직한 웃음의 방향이 무엇인가를 숙고해야할 시점이다. 이런 고민과 숙고를 위한 준비과정이 지금의 <개그콘서트>에는 절실하다. 단지 1000회에 과거 레전드 코너들을 소환해 “그 때는 좋았지”하는 향수에 젖어 있다가는 진짜 고사할 수 있으니.(사진:KBS)

Posted by 더키앙

‘조장풍’, 송옥숙의 실감나는 갑질 연기...어디서 봤더라

 

“너 내가 누군 줄 알아?!” MBC 월화드라마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에서 최서라(송옥숙) 회장은 툭하면 이 말을 습관적으로 내뱉는다. 또 분노를 참지 못하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 ‘돌고래 아줌마’로도 통한다. 그런데 이런 장면 어디선가 많이 봤던 모습이다. 이른바 ‘회장 사모님’이라고 불리는 몇몇 사람들의 이른바 ‘갑질 영상’을 통해서다.

 

뉴스의 한 장면에서 그대로 튀어나온 듯한 이 인물은 그러나 이 드라마 속에서는 한없이 망가진다. 실제로는 벌어지지 않을 듯한 그 통쾌한 장면은 그래서 시청자들을 점점 빠뜨린다.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에 대한 반응이 갈수록 뜨겁고 예사롭지 않게 느껴지는 건 이러한 갑질 고구마 현실과 다른 을들의 사이다 판타지를 이 드라마가 시원하게 그려내고 있어서다.

 

이 드라마에서 발견하는 현실 어디에선가 본 듯한 인물은 최서라만이 아니다. 그의 아들로 등장하는 양태수(이상이)가 그렇다. 다짜고짜 연봉이 얼마냐고 묻고는 맷값 운운하며 사무실에서 주먹을 휘두르는 재벌2세. 결국 구속됐지만 형 집행 정지로 버젓이 풀려나고 그렇지만 향정신성 의약품 졸피뎀 같은 마약에 빠져 다시 구속을 반복하는 양태수의 면면 또한 시청자들에게는 뉴스에서 익숙하다.

 

최서라 같은 인물이 양태수 같은 망나니에게 경영권을 통째로 물려주기 위해 불법 사찰을 통해 이사들을 좌지우지하는 장면은 과장된 면이 있지만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우리네 현실이기도 하다. 재벌들의 2세 경영은 우리에게는 늘 벌어지는 일들이 아닌가. 하지만 양태수의 아버지이자 최서라의 남편인 양인태(전국환) 의원에 비하면 이들은 순진한 수준이 아닐까 싶다. 앞뒤가 완전히 다른 그의 실체가 이제 다음 조진갑(김동욱)과 그 을들이 끄집어낼 이야기일 테니 말이다.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은 제목에 담겨 있듯이 비뚤어진 노동현실을 바로잡으려는 조장풍이라는 괴짜 공무원의 이야기로 시작했지만, 갈수록 판이 커지면서 갑질하는 대기업 회장과 재벌2세 그리고 국회의원까지 확장되었다. 그러고 보면 조장풍으로도 불리는 이 인물의 이름을 ‘조진갑’이라고 지은 것 속에 이 드라마의 의도가 이미 들어있었다고 보인다. 갑질하는 이들을 ‘조지는’ 인물에 대한 사이다 이야기.

 

조진갑의 맹활약도 통쾌하지만 이들을 받쳐주는 든든한 제자 천덕구(김경남), 백부장(유수빈), 오대리(김시은) 같은 캐릭터들도 매력적이고, 조진갑과 이혼했지만 어딘지 그 관계에서 달달함이 느껴지는 전 아내 주미란(박세영) 형사나 최서라의 개인비서로 정보를 캐기 위해 접근한 천덕구가 점점 사랑하게 되는 고말숙(설인아)도 볼수록 매력덩어리다. 게다가 조진갑과 같은 목표를 공유하지만 다른 방법을 선택하는 우도하(류덕환)라는 인물은 너무 단선적으로 보일 수 있는 갑을 대결을 흥미롭게 변화시키는 캐릭터로 조금씩 부각되고 있다.

 

선명한 갑을 대결구도와 심지어 악역까지도 매력적인 캐릭터들 그리고 무엇보다 현실에서 막 튀어나온 듯한 갑질 캐릭터들을 통쾌하게 응징하는 돈키호테들의 사이다 한 방은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에게서 열광적인 호응을 얻었던 <열혈사제>를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마치 <열혈사제>의 근로감독관 버전을 보는 듯한 통쾌한 전개가 잠시나마 현실을 잊게 해주기 때문이다. 도대체 우리는 얼마나 많은 갑질을 경험하고 있는 걸까. 드라마를 보는 우리의 통쾌함이 이토록 크게 느껴지는 걸 보면.(사진:MBC)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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