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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모범형사' 정의의 사도 아닌 형사들이 각성한다는 건 "전요 우리가 발톱의 때만도 못한 놈들이라는 거 인정 못해요. 우리가 불합리한 걸 자꾸 넘어가주니까 그것들이 우리를 자꾸 그런 식으로 취급하는 거라고요. 우리는요 세상은 못바꿔도 최소한 한 사람 인생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해요." JTBC 월화드라마 에서 강력2팀 막내 심동욱(김명준)은 우봉식(조희봉) 팀장에게 그렇게 항변한다. 우봉식은 자꾸만 현실을 이야기한다. 술이나 마시고 잊어버리자고 한다. 같이 술자리에 온 변지웅(김지훈)과 지만구(정순원)는 옆 테이블의 여자들을 힐끔거리며 농담을 해댄다. 그런 그들의 태도가 막내 심동욱은 영 맘에 들지 않는다. 술집을 나간 심동욱을 따라 나와 우봉식은 신세한탄에 가까운 변명을 늘어놓는다. "야 나라고 불합리한..
'가족' 정진영·원미경, 늦지 않았길, 그래서 다시 사랑해도 되길 '진숙씨 너무 늦지 않았죠? 당신이 웃네요. 내가 당신을 다시 사랑해도 될까요?' 횡단보도를 건너오며 상식(정진영)은 진숙(원미경)에게 속으로 그렇게 묻다가 갑작스런 어지럼증으로 쓰러진다. 그 순간 진숙은 "상식씨!"하고 다급하게 외친다. 아마도 그 이름은 20대 때 결혼해 알콩달콩했던 그 때 자주 불렸지만 나이 들어 거의 잊고 있던 이름이 아니었을까. tvN 월화드라마 에서 김상식은 전형적인 가부장의 모습으로 등장했다. 그래서 같이 있는 게 숨도 쉬지 못하겠다던 진숙의 졸혼 선언은 상식을 심지어 폭력적인 가장으로까지 오인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야간산행을 갔다가 사고를 당해 스물 두 살의 기억으로 되돌아간 상식은 의외로 '사랑꾼'의 모습을..
'개훌륭' 존경 말고 존중, 견주 말고 보호자 "너 예쁘지 않아. 그런 행동은 하나도 예쁘지 않아. 존중받을 필요가 없어. 반려견들을 존중해야 되는 건 맞아요. 근데 많은 보호자분들이 뭘 실수하시는지 아세요? 반려견들을 존경해요. 존중해야 하는데 존경해줘요. 그러면 반려견들은 그 보호자가 싫어요. 보호자로서의 역할은요 하고 싶은 걸 다하는 게 아니라 지금 이 행동이 옳은 지를 판단하는 거예요. 보호자가 돼야 해요. 보호자가." KBS 에 출연한 레브라도 레트리버 '녹두'는 제작진이 처음 그 집을 방문했을 때 너무나 반갑게 달려와 같이 놀자고 조르는 '천사견'이었다. 도대체 이 반려견이 무슨 문제가 있는지 알 수 없었지만 보호자의 이야기는 충격적이었다. 잠깐 부모님 댁에 녹두를 맡겼는데 옆집 포메라니안을 ..
유해진의 소파·차승원의 요리·손호준의 손이 의미하는 것 tvN 예능 가 종영했다. 코로나19 시국에 작은 숨통을 틔워줬기 때문일까. 그 어느 때보다 드라마틱하고 훈훈했던 의 종영이 아쉽다. 죽굴도라는 섬의 봄에서 여름까지 함께 모여 웃고 떠들고 먹을 걸 만들어 나누던 그 장면들이 눈에 선하다. 모두가 떠나간 인적 없는 죽굴도에도 여전히 그들의 잔영들과 수다소리가 들려올 것만 같다. 유독 훈훈하게 느껴졌던 이번 는 코로나19 때문에 만재도가 아닌 무인도 죽굴도에서 촬영됐다. 작은 가게 하나 없는 섬이기에, 모든 걸 자급자족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초반에는 물고기 한 마리 잡지 못해 고구마, 감자를 놓고 마치 레스토랑 스테이크를 먹듯 너스레를 떨며 먹어야 했던 그들이었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유머와..
'우아한 친구들'은 과연 중년들의 공감 얻을 수 있을까 JTBC 드라마, 금요일 밤 그리고 19금. 새로 시작한 에 달린 이런 수식어들이 떠올리게 하는 건 당연히 다. 19금으로 최고 시청률 28%(닐슨 코리아)를 넘기며 숱한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드라마. 아마도 이 19금을 선택하는데 주저하지 않은 건 전작이었던 의 영향도 적지 않았을 것이라 보인다. 과거 19금 설정은 보편적 시청자를 확보할 수 없던 지상파 시절의 영향에서 다소 금기시됐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의 성공은 이제 드라마에 있어 성인 시청자들의 저변이 확실히 두터워졌다는 걸 증명해 보여줬다. 그렇다면 은 과연 그 계보를 잇는 힘을 발휘할 수 있을까. 첫 방송만으로 예측하긴 어렵다. 총 17부작으로 첫 회가 일종의 프롤로그 성격을 띤다는 걸..
'우리, 사랑했을까', 사랑이 사치가 된 시대의 '맘마미아' 혹은 '응답하라' JTBC 수목드라마 는 어딘지 혹은 시리즈를 떠올리게 한다. 홀로 아이를 키우다 어느덧 서른일곱 살이 되었지만 여전히 이름처럼 사랑은 없다며 일 생계를 위한 노동전선에서 뛰던 노애정(송지효)이 어느 날 나타난 네 명의 남자와 멜로로 얽히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아이의 아빠가 누구인가를 궁금하게 만들었던 처럼 이 네 명의 남자들 중 누가 아이 아빠인가가 궁금해진다. 게다가 현재 만난 네 남자와의 과거 풋풋했던 시절 관계들이 병치된다는 점에서 시리즈가 떠오른다. 노애정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인물에게 '사랑은 사치'에 불과하다. 한국대 연영과를 다니던 시절 그래도 영화인이 되겠다는 꿈이 있었지만 덜컥 아이를 가지는 바람에..
'바퀴 달린 집', 모든 게 낯선 김희원이 힐링이라 느낄 때 처음 김희원이 tvN 예능 에 등장했을 때만 해도 그저 성동일과의 친한 케미 정도를 기대했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 보면 김희원이야말로 이 프로그램의 신의 한 수였다 여겨진다. 보기에는 아무 길바닥에서나 눕기만 해도 잘 것 같고, 대충 아무 거나 온기만 있으면 먹을 것 같지만, 의외로 모든 게 낯선 차도남의 모습을 그가 보여주고 있어서다. "나 솔직히 태어나서 텐트에서 한 번도 안 자 봤어." 김희원이 그런 이야기를 하자 성동일이 다정하게 묻는다. 텐트 치고 밖에서 자자고. 오히려 공효진이 "되게 아늑하고 좋다"고 말하자 솔깃한 김희원이 그러자고 하고, 하룻밤을 텐트에서 지내고 아침에 일어나서는 "여기가 너무 좋다"고 말한다. 만일 김희원..
'유퀴즈' 유재석, '개콘' 폐지에 "여러분 잘못이 아니다" tvN 옆에는 특집이라는 부제가 붙었다. tvN 예능 프로그램이 KBS 프로그램을 주제로 삼는다는 건 어딘지 이색적이다. 하지만 거기에는 충분히 공감되는 이유가 있었다. 가 21년 만에 폐지됐다는 소식이 주는 안타까움만큼 이 프로그램과 동고동락했고 이 프로그램을 통해 꿈을 키웠던 개그맨들을 위로하고 응원하는 마음이 거기 담겼기 때문이었다. 프로그램은 시작부터 '개그맨'을 강조했다. 유재석이 등장해 1991년도에 데뷔했다며 한 말은 "29년 차 개그맨 유재석"이었다. 조세호는 "개그맨 20년 차 조세호"라고 했고, 이용진 역시 "공개코미디 16년 차 개그맨 이용진"이라고 했다. 이들을 포함해 이 날 출연했던 출연자들인 이진호, 김민경, 손민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