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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웹 예능의 특별함은 어디에서 나올까 이제는 웹 예능이라는 말이 그리 낯설지 않은 시대가 됐다. 유튜브는 물론이고 카카오TV 그리고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같은 새로운 플랫폼들이 점점 주력 미디어로 떠오르고 있고, 다양한 웹 예능 콘텐츠들을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나영석 PD의 도전, 이젠 OTT 전략이 됐다 2015년 첫 시즌을 방영한 나영석 PD와 신효정 PD가 공동 연출한 는 네이버TV를 통해 방영된 웹 예능이었다. 1인 미디어들이 등장하고, 플랫폼이 인터넷이나 모바일 같은 웹으로 옮겨가는 시대의 변화를 읽었던 나영석 PD의 모험적인 선택이었다. 당시 이 웹 예능은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며 화제가 됐다. 특유의 게임, 여행이 접목된 웃음은 웹의 성격에도 잘 어우러졌다. 지상파나 케이블 예능들..
SBS ‘골 때리는 그녀들’, 여성 스포츠예능의 색다른 진화 최근 들어 이 화제다. 연예인들이 팀을 꾸려 여자 축구에 도전한다는 소재 자체도 흥미롭지만, 특히 이 프로그램이 화제가 된 건 여기 출연하는 이들이 보이는 진심 때문이다. 무엇이 이들을 이토록 축구에 빠져들게 만들었을까. , 파일럿의 문제들을 단박에 날린 건 지난 설 연휴에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등장했던 SBS 은 최고 시청률 10.2%(닐슨 코리아)를 기록할 정도로 독보적인 성공을 그려낸 바 있다. 하지만 이런 성공이 정규행을 일찌감치 예고한 건 아니었다. 몇 가지 심각한 논란의 요소들이 등장했고, 무엇보다 10%가 넘는 시청률에는 명절이라는 특수한 시점과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스포츠예능이라는 소재가 맞아 떨어진 면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실제..
예능의 성패를 가르는 진정성의 힘 한때는 마니아들의 전유물처럼 치부되던 소재들이 예능의 트렌드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낚시, 골프, 게임, 밀리터리 등이 그것이다. 물론 엄청난 시청률을 기록하지는 않지만 ‘찐팬’들의 막강한 힘이 느껴지는 이들 소재 예능이 주목받는 이유는 뭘까. , 낚시에 미친 자들의 세계 한 때 예능에서 낚시는 금기시되는 소재였다. 이유는 잠깐 잡히는 그 순간에 비해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길어 들이는 노동에 비해 나오는 방송분량이 적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과거 KBS 이나 에서 낚시를 소재로 잡았을 때, 낚시 자체보다는 복불복이나 토크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최근 시즌3를 방영하고 있는 채널A 는 이런 금기를 보기 좋게 깨버렸다. 종편 채널로서 시즌1에 5.3%(닐..
‘악마판사’의 통쾌함과 불편함은 어디서 오나 또 다른 다크히어로의 탄생이다. tvN 토일드라마 는 대놓고 주인공에 ‘악마’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 에 이어 까지. 도대체 다크히어로들은 어쩌다 전성시대를 맞이하게 된 걸까. 문유석 판사 작품 맞아? 사실 를 쓴 문유석 작가는 우리에게는 ‘판사’로서의 이미지가 강하다. 그건 그가 드라마 작가로 데뷔하기 전 이라는 책을 통해 전 부장판사였다는 사실이 대중들에게 각인된 바 있고, 무엇보다 가 바로 자신의 경험이 녹아 있는 판사들의 이야기를 다뤘다는 점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그가 새로 쓴 tvN 토일드라마 역시 판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사실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하지만 적어도 를 기점으로 문유석은 ‘판사’보다는 ‘작가’라는 직함이 더 어울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전원일기2021’이 보여준 연기와 삶의 이중주 오랜 세월 한 역할의 연기는 그 사람의 삶을 어떻게 바꿔 놓을까. MBC 창사 60주년 특집 4부작이 막을 내렸다. 4부작의 분량으로 무려 22년간 방영됐던 가 남긴 발자취와 소회를 모두 담아내는 건 불가능한 일일 게다. 하지만 이 짧은(?) 다큐를 통해 연기와 삶이 어떻게 서로 영향을 미치는가를 들여다볼 수 있었다는 건, 짧아도 충분한 가치를 증명했다 평가할 만하다. 이 가치증명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물은 다름 아닌 의 김회장, 최불암이다. 최불암은 를 현재로 소환해낸 이 다큐의 시작을 열었고 마무리를 장식했다. 우리 시대의 아버지라는 무거운 초상을 짊어진 채 김회장이라는 인물을 삼십대 후반의 나이부터 맡아 22년을 살아왔고, 그 후로도 그는 그 김회장으로..
‘전원일기’ 신드롬에 담긴 대중들의 다양한 갈증들 때 아닌 열풍이다. 여러 케이블 채널에서 다시금 를 방영하고 있고, OTT에서는 인기드라마 순위 톱10에 오르기도 했다. 2002년에 종영한 에 대한 새로운 관심은 대중들의 어떤 갈증들을 담고 있는 걸까. 를 소환시킨 매체 환경 변화 최근 MBC 는 MBC 60주년 특집으로 ‘전원일기 2021’ 4부작을 내놨다. 1980년부터 2002년까지 무려 23년 간 방영됐던 농촌드라마, . 이 드라마를 재조명한 ‘전원일기 2021’은 19년 전 종영하며 각자의 길로 돌아간 가족들이 다시 하나둘 얼굴을 보이며 만남을 갖는 시간을 선보였다. 드라마의 중심축이었던 최불암, 김혜자를 위시해 고두심, 박순천, 김용건, 유인촌, 김수미, 김혜정, 박은수 같은 반가운 인물들이..
‘슬의생2’, 이들의 행복은 돈, 명예가 아닌 커피 한 잔, 케이크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적어도 tvN 의 이른바 99즈(99학번 의대동기 5인방)에게 ‘소확행’은 그런 뜻이 아니다. ‘소박해서 오히려 확실한 행복’이다. 율제병원을 사실상 이끄는 에이스들이고, 그래서 환자들과 병원 사람들의 존경은 물론이고 마음만 먹으면 돈도 명예도 모두 거머쥘 수 있지만, 이들은 그런 데는 관심이 없다. 대신 이들이 관심을 갖고 행복을 느끼는 건, 힘든 수술 후 맛보는 달콤한 케이크 한 조각이나, 퇴근길에 마시는 커피 한 잔, 다 함께 모여 간식으로 즐기는 라면 같은 것들이다. 그건 이들이 하는 일에 비해 너무 소박한 보상(?)처럼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율제병원에서 이들은 누군가의 생사가 달린 수술을 해야 하고, ..
주인공을 ‘멸망’이란 추상으로 바꿔 놓으니 tvN 월화드라마 는 벌써 제목부터 특이하다. 드라마 내용과 상관없이 제목만 보면, ‘멸망’이라는 의인화된 표현은 이 집 주인이 맞이한 비극을 말하는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 이 ‘멸망’이 들어온 집 주인 탁동경(박보영)은 시쳇말로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어)’이다. 사귀던 남자친구가 알고 보니 유부남이었고, 머릿속에는 100일 후 터져버릴 종양이 자라고 있다는 선고를 받는다. 이 정도면 술에 취해 누구나 한 번쯤 이렇게 외쳐볼만 하다. “세상 다 망해라! 멸망해버려!” 그런데 이 드라마는 바로 이 지점부터 멜로를 시작한다. 그것도 탁동경이 외쳤던 그 ‘멸망(서인국)’이 잘생긴 남자 캐릭터로 새벽에 그 집 문 앞에 나타나는 것으로. 설정은 흥미롭다. ‘멸망’이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