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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프렌즈’ 보니 양세종이 얼마나 괜찮은 사람인지 알겠네

“정확히 1분30초 후에 주문 받으러 올게요!” tvN 예능 프로그램 <커피프렌즈>에서 양세종은 야외테이블 손님에게 그렇게 말하고는 쌩하고 뛰어 카페로 간다. 점점 손님이 많아져 이제는 빈자리로 남아있는 테이블을 보는 일이 거의 없어진 카페. 한꺼번에 손님이 몰려와 한꺼번에 주문을 쏟아내는 상황에서 멘붕이 안오는 게 이상할 지경이다. 


그나마 막내 알바생(?)으로 백종원이 합류해 역시 능수능란한 ‘장사의 신’다운 면모로 주문이 밀리거나 재료가 떨어졌을 때 척척 문제를 해결해주고 있어 어쨌든 장사초보인 카페 사람들은 한 숨을 돌린다. 설거지만 설거지, 요리면 요리, 떨어진 재료도 미리미리 준비해주고 심지어 손님들을 기분 좋게 만들어주는 서비스요리에 기분 좋은 멘트까지 더해주니 뭐가 걱정이랴.

하지만 그 속에서도 마치 보이지 않게 구석구석을 뛰어다니며 카페가 원활하게 돌아가게 윤활유 역할을 해주는 양세종이 눈에 띈다. 영상을 통해 그가 하고 있는 일들의 다양함을 보면 실로 그 없이 이 카페가 돌아갈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다. 처음 막내로 와서 했던 설거지는 물론이고, 홀과 야외테이블을 뛰어다니며 주문을 받는 홀 서빙, 귤을 따서 포장하고 껍질을 벗겨 감귤주스 재료를 준비하고 때때로 주방에 들어가 밀린 요리들도 돕는다. 특히 스튜는 처음엔 거기 들어가는 식빵만 구워주다가 차츰 자신이 전담하는 메뉴처럼 요리를 해낸다. 

하지만 양세종의 진가는 그 남다른 ‘감수성’에서 비롯된다. 밀려드는 주문에 요리를 해내기 정신이 없는 유연석을 보며 어딘가 자신이 도움이 되어야겠다 생각하게 되는 건, 그 입장을 내 일처럼 들여다보려는 그 감수성에서 나오는 것일 게다. 양세종은 유연석에게 들어온 주문을 보다 쉽게 알려주는 중간 역할을 함으로써 그가 요리에만 더 집중할 수 있게 해줬다. 

게다가 요리하랴 주문받으랴 서빙하랴 정신없는 카페 동료들을 위해 손호준에게 간단하게 커피를 내리는 법을 배우기도 했다. 손님에게 내주려는 게 아니라 카페 동료들에게 만들어 잠시간의 여유라도 주려는 그의 남다른 배려였다. 고지한대로 시간을 정확히 지켜 주문을 받으러 달려가는 양세종에게서 그가 얼마나 성실하며, 배려가 깊은가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다름 아닌 타인의 입장을 미리미리 들여다보려는 ‘감수성’에서 비롯되는 것이었다.

그는 혼잣말을 하는 독특한 습관으로 웃음을 주기도 했다. 마치 자기가 자신에게 일을 시키는 것처럼 혼잣말을 하며 일을 하는 모습. 하지만 그건 어찌 보면 자신이 해야 할 일들을 잊지 않고 해내려는 의지처럼 보였다. 그만큼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대한 책임감이 강하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손님을 맞거나 새롭게 막내(?)가 들어오거나 할 때면 다정하게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단 한 차례 있었던 너무 바빠 늦어진 음식 때문에 그냥 떠나는 손님에게 달려나가 연거푸 인사를 하며 죄송한 마음을 전하는 데서는 그 진심마저 느껴졌다. 그 손님들이 오히려 응원까지 해주고 갈 정도로 느껴졌던 훈훈한 진심.

사람의 진가는 그 일상적인 삶의 습관이나 태도 속에서 묻어난다고 했던가. 혼잣말을 하며 자신을 채찍질하면서 정신없는 와중에도 꼼꼼하게 일을 해내고, 그러면서 같이 일하는 동료들을 어떻게 편하게 해줄까를 고민하는 모습에서 양세종이 얼마나 괜찮은 사람인가를 알 수 있었다. 아마도 이런 좋은 인성은 그가 좋은 연기를 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지 않았을까.(사진:tvN)


Posted by 더키앙

‘골목식당’ 상권을 살리는 3박자, 준비된 식당·홍보·노하우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회기동편도 이제는 어느 정도 정리되어간다. 어머님이 내주신 돈으로 이전개업을 했다며 “망할 수 없다”고 절박한 눈물을 보이던 고깃집은 갈비탕 국물을 업그레이드해 합격점으로 받았고 여기에 백종원 레시피가 더해져 더할 나위 없는 갈비탕을 만들었다. 게다가 대학가에 맞는 가성비 고깃집을 위해 냉동삼겹살로 방향전환을 하고, 여기에 이 집만의 파절이를 청주까지 가서 먹어보고 연구해 만들어냄으로써 점점 준비된 고깃집의 면모를 갖춰갔다. 

닭볶음탕집은 부모님이 일궈놓은 회기동의 가성비 맛집이었지만, 그 레시피와 메뉴를 함부로 바꾸지 못하는 착한 아들의 고민이 있던 식당이었다. 큰 닭을 쓰기 때문에 양념이 잘 배지 않는 문제와 약간의 닭비린내가 나는 문제를 한번 삶아내고 채수를 사용하는 것으로 해결했고, 메뉴는 백종원과 아버님의 담판을 통해 정리되었다. 결국 이 집은 닭볶음탕을 전문으로 하는 집으로 거듭났다. 

사람의 손이 아닌 것처럼 쉬지 않고 능숙하게 놀리며 피자를 만들어 백종원도 할 말을 잃게 만들었던 피자집도 결국 손님들이 한꺼번에 밀려오는 체험을 해본 후 너무 많은 메뉴의 축소에 들어갔다. 파스타를 덜어냈고, 감바스도 빼버렸다. 그러자 도리어 피자에 더 집중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 하나에 두 가지 맛을 맛볼 수 있는 업그레이드 피자가 등장했다. 메뉴를 단순화하면서도 맛은 확장시킨 셈이다. 

컵밥집도 노량진을 다시 방문해 자신들의 생각이 아니라 소비자의 생각으로 다시금 컵밥을 재정비했다. 보기에도 풍족함을 주는 컵밥 사이즈를 키웠고 재료는 다양하게 넣어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게 했다. 그러면서도 가격은 낮춰 컵밥 하면 떠올리는 가성비를 맞췄다. 심지어 그 골목을 오고가다 우연히 백종원이 찾은 붕어빵집도 수혜를 입었다. 맛을 본 백종원이 반죽이 맛있다며 안에 다른 걸 넣어보자 제안했던 것. 크림치즈와 고구마 무스를 넣은 붕어빵은 그 잠깐의 업그레이드만으로 그 골목의 새로운 시그니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큰 관심만큼 최근 많은 논란에 휩싸이며 구설수도 많았다. 방송의 영향력이 커진 만큼 섭외부터 편집까지 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해졌다는 걸 말해주는 대목이다. 실제로 고깃집 같은 경우에는 방송이 나간 후 나온 악플들로 심적인 고충이 적지 않았다. 그래서 사장님이 사모님에게 “우리 절대로 더 이상 울면 안돼”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게 ‘가식’이라는 악플들이 있어서였다. 하지만 그만큼 응원해주는 이들도 있었다. 누군가 고깃집 문에 붙여놓은 편지에는 이들을 응원하는 마음이 가득 담겨 있었다.

물론 음식 자영업자들이 가진 현실적인 문제에는 그들 개인의 문제만큼 정부적 관점에서 봐야할 정책적인 문제가 없는 게 아니다. 결국 골목상권을 살린다는 건 단지 가게만 살린다는 것이 아니라 골목의 독특한 저마다의 문화를 살려야 가능한 일이니 말이다. 그것은 낡으면 밀어내고 새 건물을 올리는 식의 거대 자본이 기존의 상권을 밀어내는 그런 일들이 반복되면서 생겨난 현상일 수 있다. 

하지만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그런 정책을 만들어갈 수 있는 프로그램은 아니다. 그것보다 식당이라면 가져야할 기본적인 것들을 찾아내고 업그레이드시킴으로써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발길을 끌어 모으고 그것으로 골목이 활기를 띠게 만드는 것이 이 프로그램이 가진 궁극의 목적이다. 그래서 자영업자들편에서 부족한 면들을 채워나가는 건 이 프로그램이 가진 가장 중요한 지점이 될 수 있다.

회기동편은 그래서 이 프로그램이 어떤 골목을 살려내는데 있어 시너지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들이 공조되어야 하는가를 보여준 면이 있다. 일단 피자집이나 닭요릿집처럼 준비된 식당이 있어야 하고(적어도 고깃집이나 컵밥집처럼 마음의 준비라도), 지나가다 붕어빵집의 시그니처를 만들어버리는 백종원 매직 같은 그 식당의 맛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노하우가 더해져야 하며, 그런 상권에 사람들을 모이게 만드는 홍보가 삼박자를 이뤄야 한다는 것.(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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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팬’이 음악예능에 담은 취향, 팬, 발굴

SBS 음악예능 프로그램 <더 팬>이 카더가든의 우승으로 종영했다. 아무래도 경연이었기 때문에 누가 우승했는가는 중요할 수 있지만, 다른 측면에서 보면 이 무대에 올라 팬들을 갖게 된 모든 가수들이 사실상 승자라고 볼 수 있었다. 경연이라고 해도 실력을 겨루는 무대가 아니라, 취향과 취향이 맞붙는 대결이어서다. 우승했다고 해서 누가 우위에 있는 걸 의미하는 게 아니고 그저 팬분들이 더 많은 성원을 해줬다는 의미니 말이다. 

사실 카더가든은 이미 인디 쪽에서는 유명 인사나 다름없었다. 인디 밴드의 공연에는 항상 빠지지 않던 카더가든이었고, 그 남다른 음색으로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는 그만의 매력을 가진 아티스트로 정평이 나 있었다. 다만 카더가든이 원한 건 자신을 아는 분들만이 아니라 모르는 분들에게도 자신의 음악을 들려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래서 부담이 될 수 있는 <더 팬>이라는 무대에 기꺼이 설 수 있었다. 

최종 무대에서 경연을 벌였던 비비 같은 경우, 말 그대로 이번 <더 팬>이 그의 첫 무대나 다름없는 신예였다. 그러니 이런 신인들과 함께 그래도 인디에서 잔뼈가 굵은 카더가든이 부담을 느끼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그리고 실제로 이 부담은 현실로 돌아오기도 했다. 첫 무대에서 탈락후보가 되는 굴욕을 겪었던 것. 

하지만 결과적으로 되돌아보면 이 첫 무대에서의 굴욕은 카더가든에게는 약이 되었다. “다시 돌아와 우승하겠다”고 했던 그 의지가 생겨났고, 매 회 그가 들려준 노래들은 그 주의 화제가 되었다. ‘명동콜링’은 이제 원곡을 불렀던 크라잉넛보다 카더가든의 버전이 더 많이 들려지게 되었다. ‘그대 나를 일으켜주면’ 같은 노래는 카더가든 하면 떠오르는 시그니처 음악이 되었다. 

카더가든 우승으로 끝난 <더 팬>을 보면 지금 현재 음악 소비와 이를 반영하는 음악예능 프로그램의 흐름이 어떤 방향으로 바뀌어가고 있는가를 가늠할 수 있다. 그 많던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가창력 대결을 통해 우승자를 내던 시절은 이제 지나갔다. 노래는 그렇게 순위를 매길 수 있는 게 아니고, 다만 취향이 다를 뿐이다. 그래서 크건 작건 저마다의 취향에 따른 팬들의 소비가 지금의 음악 소비의 흐름이 되고 있다. 

<더 팬>은 바로 이런 변화를 읽어낸 음악예능 프로그램이었다. 스타가 추천한 잘 알려지지 않은 가수들이 소개되고 그렇게 방송을 통해 자신들만의 독특한 음악 세계를 조금씩 보여주면서 팬층을 넓혀나가는 프로그램. 팬마스터로 앉아 있는 유희열이나 김이나, 이상민, 보아도 음악에 대한 품평이나 심사를 하는 게 아니고 자신의 취향을 저격하는 가수에 대한 팬심을 드러내는 역할을 했다. 

이 과정을 거쳐 <더 팬>은 꽤 다양한 음악적 스펙트럼을 가진 가수들을 소개해줬다. 사람의 마음을 쥐락펴락하는 요물발라더 용주나 지금 당장 아이돌 그룹의 센터를 맡아도 잘 할 듯한 임지민, R&B 감성을 가진 놀라운 가창력의 소유자 트웰브나, 재즈 싱어의 느낌을 주는 알 수 없는 매력의 소유자 비비, 아이돌 연습생으로서 놀라운 춤과 노래의 기량을 보여준 민재, 휘준 등등. <더 팬>은 음악에 다양성을 여러 개성적인 가수들을 통해 소개해주고 저마다 취향에 맞는 가수를 응원할 수 있게 해줬다. 

세상은 넓고 음악은 쏟아져 나온다. 그러니 내 취향에 꼭 맞는 어떤 음악이 있는지조차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 <더 팬>이 해준 건 그 취향을 꺼내 증폭된 무대로 보여준 것뿐이다. 그리고 이것은 어쩌면 이제 음악예능 프로그램들이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일이 된 것 같다. 적어도 카더가든 같은 취향저격의 가수를 나름의 스토리텔링으로 주목시키는 일.(사진:SBS)

Posted by 더키앙

‘전참시’ 송이 매니저 착한 인성 만든 조부모의 남다른 가르침

MBC 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마침 박성광의 <정글의 법칙> 촬영 때문에 모처럼만에 휴가를 얻은 송이 매니저가 찾아간 창원 조부모댁. ‘국가유공자의 집’이라는 명패가 붙어 있는 집에 들어서자마자 ‘할아버지 훈’이라 적어놓은 문구들이 유독 눈에 띈다. ‘1. 거짓말 안하기 2. 부지런 하며 3. 깨끗이 하기 4. 인사 잘하며 5. 남을 돕고 6. 절약하기’가 그것이다. 


사실 새롭거나 대단한 가훈은 아니지만, 그 평범한 문구들을 굳이 적어 붙여 놓은 데서 어딘지 할아버지의 남다른 교육이 느껴진다. 경쟁적으로 살다보니 아이들에게도 공부하라는 말만 자주 하게 되는 게 도시의 흔한 풍경이 아닌가. 하지만 할아버지의 가훈은 삶의 기본이 되는 것들로 채워져 있다. 그렇게 살아서 어디 성공할 수 있겠냐 싶은 현실을 말하지만, 어쩌면 그래서 더더욱 이런 기본에 충실한 삶이 주목받는 것인지도 모른다.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박성광의 매니저 임송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게 된 것도 바로 그 할아버지의 가훈을 그대로 지키며 살아가는 듯 보이는 그의 인성 때문이었다. 초보시절 잘 몰라서 실수도 연발하지만 그 누구보다 부지런하게 뛰어다니며 매니저 일에 익숙해지려 노력해온 임송이었다. 화려하진 않아도 늘 단정하고 인사성 밝으며 매니저로서 박성광을 최대한 편안하게 해주려 하는 모습이 방송을 통해 역력히 드러났다. 게다가 굳이 맛있는 걸 사주겠다는 박성광에게 “오빠 돈을 함부로 쓰는 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던 송이 매니저였다. 

그 가훈의 문구 하나하나에서 그간 방송에서 송이 매니저가 보였던 어떤 말과 행동들이 떠오른다. 비로소 우리가 어째서 박성광만큼 그 매니저인 송이에 집중하고 있었는가가 새삼 느껴진다. 너무 되바라지게 살아가는 도시인들의 삶 속에서 송이 매니저는 기본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줬을 뿐이다. 그래서 내내 우리의 입가에는 훈훈한 미소가 피어날 수 있었다. 

출세해서 고향인 창원에 돌아와 백화점에서 할머니의 빨간 내복을 사는 송이 매니저는 할머니가 자신들이 어렸을 때 입었던 내복을 늘 입으셨다고 말했다. 그게 못내 눈에 밟혀 내복을 두 벌이나 산 송이 매니저는 아끼지 말고 마음껏 입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한 박성광을 위한 선물도 잊지 않았다. 귀여운 문양의 니트를 산 송이 매니저는 비싼 가격에 놀라긴 했지만 기분은 좋았다고 했다. 

일찌감치 길모퉁이에까지 나와 손녀들을 기다리시는 할머니에게서는 남다른 애정이 묻어났다. 미리 챙겨둔 음식들을 잔뜩 차에 싣고 어머니가 운영하는 식당으로 가는 길, 할머니는 송이 매니저가 준 용돈에 돈을 보태 부엌에 온수기를 단 일을 자랑하셨다. 그게 없어 화장실에서 설거지를 하곤 했었다는 할머니. 용돈으로 마을회관에서 한 턱을 냈다는 할머니의 말에 송이 매니저는 자신이 보탬이 된 것에 뿌듯해 했다. 

사실 송이 매니저가 보여준 건 대단한 게 아니다. 동생과 함께 고향을 찾아 선물을 사고 할머니를 만난 게 전부다. 하지만 그 과정이 그 어떤 극적인 이야기들보다 더 따뜻하게 다가온다. 평범하지만 살아가면서 지켜야할 것을 지키며 사는 모습을 본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고 또 성공할 수도 있다는 걸 송이 매니저가 보여주고 있어서다.(사진:MBC)


Posted by 더키앙

‘커피프렌즈’ 백종원을 알바생으로, 현명한 게스트 활용법

tvN 예능 프로그램 <커피프렌즈>를 보며 처음엔 이런 형식으로 몇 회나 가능할까 싶었다. 커피와 간단한 음식을 곁들인 브런치 카페. 이 프로그램의 주축인 유연석과 손호준이 만나 최지우와 양세종을 섭외하고 제주도의 감귤농장에 붙어 있는 창고를 개조해 카페를 열었을 때, 그 이야기는 다소 단조로울 수 있다고 여겨졌다. 실제로 주문을 받고 음식을 만들어 서빙하고, 손님들의 반응과 기부형식으로 하는 계산, 그리고 영업종료 후 이어지는 정산 과정은 처음 볼 때는 흥미로웠지만 반복되면서 비슷비슷한 그림으로 채워졌다. 이러니 과연 몇 회나 지속될까 의구심을 갖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tvN <커피프렌즈>는 벌써 6회분이 방영되었고 시청률도 5% 이상(닐슨 코리아)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도대체 무엇이 이런 추진력을 계속 이어갈 수 있게 하는 걸까. 거기에는 <커피프렌즈>가 또 하나의 동력으로 세운 게스트 활용법이 있다. 최근 JTBC ‘SKY 캐슬’로 주목받은 배우 조재윤이 막내 알바생으로 투입되면서 그 막내의 자리가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변수가 되어준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다소 무섭게 보이는 외모와 달리 귀여운 면이 있고 또 반전 모습으로 웃음을 주기도 하는 인물. 막내였던 양세종이 선임이 되고 조재윤이 후임으로 설거지옥(?)에 들어가는 상황은 웃음을 주었다.

그리고 애초 유연석과 손호준이 직접 섭외를 할 때 가장 먼저 거론됐던 유노윤호가 그 막내의 자리로 들어섰다. ‘가장 싫어하는 벌레가 대충’이라는 말로 열정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유노윤호는 역시 “대충은 없다”는 모습으로 보는 이들의 마음까지 흡족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어진 막내는 선우. 유연석은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손이 가는 곳에서 열심히 뛴 선우 덕에 매출이 100만원이 넘었다며 기뻐했다. 

하지만 새로운 게스트들이 막내로 들어오며 만들어내는 이야기도 어느 정도 패턴이 생기기 시작했다. 쉬운 일 일거라 믿고 내려왔던 게스트가 오자마자 앞치마에 고무장갑을 끼고 설거지를 하다가 차츰 적응해 가는 과정들이 그것이다. 그렇지만 여기서 <커피프렌즈>는 백종원이라는 카드를 내밀었다. 유연석과 손호준은 음식을 가르쳐주는 백종원에게 도움의 손길을 요청했고 백종원은 선선히 승낙했던 것. 아마도 이 섭외에는 과거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로 맺어진 백종원과 박희연 PD의 인연도 어느 정도는 작용했을 게다.

백종원을 막내 알바생으로 투입시킨 건 역시 신의 한 수였다. 점점 메뉴의 가짓수가 늘다 보니 점점 진짜 카페 같아진 이 곳은 다소 정신없을 정도로 여유가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 ‘전설의 알바생’을 투입하면서 분위기가 급반전되었다. 최지우는 백종원이 오면서 너무 편안하고 여유로워진 카페 영업에 놀라워했다. 설거지면 설거지, 요리면 요리 척척 손길만 닿으면 빛의 속도로 해결하는 이 전설의 알바생은 심지어 그가 막내로 서 있는 그 예능적인 풍경까지 만들어내며 즐거움을 선사했다. ‘습관적인 사장’의 모습을 간간히 드러내는 걸로 웃음을 주며.

다음 주 예고편을 보면 남주혁과 엑소 세훈이 새로운 알바생으로 등장할 거라고 한다. <커피프렌즈>가 가진 최대의 즐거움이 바로 보는 즐거움이다. 예쁜 카페와 그 곳을 찾는 예쁜 사람들 그리고 그 곳에서 일하는 선남선녀들. 여기에 남주혁과 세훈까지 들어가면 말 그대로 비주얼의 끝판왕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어디 예쁜 것이 비주얼만이랴. 이런 화려한 게스트들이 <커피프렌즈>를 기꺼이 찾아오게 된 그 마음이 더 예쁘다. 그것은 바로 기부의 좋은 뜻을 공유하게 되면서 가능해진 것이니 말이다. <커피프렌즈>의 단조로울 수 있었던 이야기는 그래서 이렇게 기꺼이 찾아 준 화려한 게스트들로 인해 풍성해졌다. 백종원이 막내 알바생으로 기꺼이 참여할 정도니 말이다.(사진:tvN)


Posted by 더키앙

‘너의 노래는’, 가사를 음미하면 달리 들리는 노래들

“가을을 남기고 떠난 사랑. 겨울은 아직 멀리 있는데. 사랑할수록 깊어가는 슬픔에. 눈물은 향기로운 꿈이었나-” 읊조리듯 김고은이 부르는 패티김의 <가을을 남기고 간 사랑>의 가사가 새록새록 다시금 가슴에 와 닿는다. 이 노래의 가사가 이렇게 아름다웠던가. 사실 여러 무대에서 들려오곤 했던 이 노래를 이토록 집중해서 들어본 일이 있을까 싶다. 가사가 콕콕 박혀오자 “내 가슴에 봄은 멀리 있지만. 내 사랑 꽃이 되고 싶어라-”라는 대목에서 울림은 더 커진다. 명곡이란 이런 것일 게다. 

이것은 JTBC <너의 노래는>이라는 프로그램이 음악을 대하는 자세다. 보통 한 시간짜리 음악 프로그램이라고 하면 적어도 7,8곡 정도(어쩌면 그 이상)의 노래가 흘러나오기 마련이다. 하지만 <너의 노래는>은 한 시간에 딱 두 곡 정도를 들려준다. <가을을 남기고 간 사랑>을 선곡한 천재 뮤지션 정재일이 그 노래를 함께할 김고은과 만나고 어떻게 부를 것인가의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은 이 노래가 가진 가사와 그 정조를 더 깊게 알아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여기에 연극배우 박정자 같은 인물의 인터뷰가 노래의 색깔을 더해준다. 박정자는 그저 가사를 읽어주다 노래를 부르다 다시 읊조리는 것으로 <가을을 남기고 간 사랑>을 짧은 연극처럼 구현해냈다. 여기에 이 노래를 불렀던 패티김과 고 길옥윤의 평생 전우애(?)가 느껴지는 애틋한 사랑이야기가 담긴다. 두 사람의 사랑과 이별 그리고 평생 서로를 챙겼던 그 특별한 관계 속에서 이 노래가 어떻게 탄생했는가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정재일은 이 드라마틱한 노래가 ‘슬픔과 그리움 없이 담담하게’ 불리길 원했다. 그래서 전문적인 프로 가수가 아닌 김고은과 협업하게 됐고, 김고은은 그렇게 담담하게 듣는 이들이 저마다의 감성으로 노래를 듣기를 원했다. 배우다운 해석이었다. 자신이 먼저 울기보다는 절제함으로써 관객을 울리게 하는 방식을 택한 것. 그래서 정재일의 일렉트릭기타 반주 하나만 더해져 다시 불려진 이 노래는, 김고은이 읊조리듯 멜로디를 불러주고 정재일의 기타가 그 뒤에서 변주하는 방식으로 재해석됐다. 멋 부리지 않으니 가사는 더 귀에 쏙쏙 박혔다. 명곡이 다시 살아나는 순간이었다.

<너의 노래는>이 정훈희의 목소리로 다시 들려준 <세월이 가면> 역시 우리에게는 박인희의 노래로 잘 알려진 곡이다. 하지만 본래 이 곡은 그 연원을 따라가면 명동의 어느 선술집에 모인 명동백작들의 전설적인 이야기에 와 닿는다. 박인환, 이진섭, 나애심이 즉석에서 만들어 불러 순식간에 선술집을 콘서트장으로 만들었다는 전설. 그 노래는 후에 현인, 현미 같은 기라성 같은 선배가수들에 의해 재해석됐고 박인희의 청아한 목소리로 이어졌다. 

정훈희와 정재일의 협업으로 다시 부른 <세월이 가면>은 명동백작들의 그 가난했지만 아름다웠던 시절의 이야기를 통해 훨씬 더 절절한 정조를 담아냈다. “사랑은 가도 옛날은 남는 것. 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내 서늘한 가슴에 있네.” 같은 가사가 세월을 담아내면서 정훈희는 끝내 노래를 마치고 눈물을 흘렸다. 

사실 요즘처럼 노래가 쏟아져 나오는 시대에 가사를 듣는 일은 점점 더 요원해진다. 당장의 자극적인 가사들이 우리의 귀를 헤집고 들어와 자극하고, 그런 자극들이 익숙해지면 가사가 갖는 깊은 정서를 음미할 여유조차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너의 노래는>은 그 귀를 다시 원상태로 되돌려준다. 그래서 한밤중 조곤조곤 음악에 대해 진지한 눈빛을 반짝이며 이야기하는 정재일처럼 이 프로그램은 가사를 들려준다. 그것을 음미하는 것이 어쩌면 진정한 음악이 아니겠냐고 속삭이듯.(사진:JTBC)

Posted by 더키앙

‘골목식당’ 준비된 피자집, 얼마나 두려우면 메뉴를 못줄일까

2평도 안 되는 공간에서 회기동 피자집 사장은 쉬지 않고 움직인다. 손님이 없어도 그는 쉬지 않는다. 그리 손님이 많이 찾지는 않지만 그래도 갑자기 올 수도 있는 손님 준비를 하기 위해 재료를 준비하고 주방의 동선을 정리해놓는다. 혼자서 주문받고 요리하고 서빙을 하는 피자집에는 메뉴가 무려 16가지다. 피자 종류도 다양한데 거기에 파스타와 그라탕까지 있다. 백종원은 만일 손님이 늘게 되면 그걸 혼자 다 감당할 수 있겠냐고 물었다. 메뉴를 줄이는 편이 낫다는 것. 하지만 피자집 사장은 고민했다. 과연 줄여도 괜찮을까 두렵다는 것이었다.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피자집 사장을 이 프로그램은 ‘회기동 날다람쥐’라고 이름 붙였다. 메뉴를 줄이는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사장에게 3주 후의 풍경이라며 미리 시식단 15명을 투입해서 무려 25개의 메뉴를 주문하게 했지만, 마치 기계처럼 피자집 사장은 쉬지 않고 손을 놀렸다. 동시에 네 개의 다른 피자를 굽고 또 동시에 세 개의 파스타를 만들어 내놓는 놀라운 손놀림. 이를 모니터로 보던 백종원은 물론이고 김성주, 조보아도 할 말을 잃었다.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거라 여겼던 그 주문 폭탄을 시간을 좀 걸렸지만 척척 해결해낸 것. 김성주는 “역시 18년 직원 경험은 속일 수 없다”고 혀를 내둘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허점들이 드러났다. 너무 메뉴가 다양해 요리를 해내긴 하지만 마지막 주문까지 1시간이 넘게 걸렸고, 파스타 같은 경우에는 너무 급하게 만들어져 제대로 면이 익지 않은 것도 있었다. 요리를 빨리 해내기는 했지만 균질한 맛이 유지되지 못했다. 사장은 본래 맛의 60~70% 정도 수준에 머물렀다며 아쉬워했다. 그나마 혼자 하던 과거와 달리 친구를 종업원으로 들여 서빙이나 주문의 부담을 줄인 덕분에 그 정도로 감당할 수 있었다. 

누가 봐도 이번 회기동 피자집은 음식 만드는 기술이나 늘 손님을 준비하는 마인드로 보나 ‘손님만 없지’ 모든 게 준비된 집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망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었다. 피자집 사장은 백종원의 메뉴를 줄이면 어떻겠냐는 제안에 “무서워서” 줄이지 못한다는 속내를 솔직하게 드러냈다. 메뉴를 피자로만 줄이고 손님이 늘지 않으면 큰 낭패를 볼 것 같은 두려움. 메뉴를 줄이는 문제는 여유 없는 피자집 사장의 처지를 잘 말해주었다.

돌이켜보면 피자집 사장이 그토록 열심히 노력하는 이유도 바로 그 ‘두려움’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새벽까지 준비하고 잠을 몇 시간 정도밖에 자지 않고 나와 장사를 한다는 친구의 걱정 가득한 이야기는 그래서 이 사장을 짓누르는 중압감이 얼마나 큰 가를 말해주고 있었다. 아마도 직원 하나 쓰지 않고 홀로 그 많은 일들을 감당하며 대신 미리 준비하고, 동선을 최적화하고, 빠른 손놀림으로 요리하게 된 것도 바로 그 ‘두려움’ 때문이 아니었을까.

아마도 피자집 사장의 이런 두려움은 대부분의 영세한 자영업자들이 갖는 것일 게다. 어느 정도 여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 두려움도 적을 테지만, 여유 없는 영세한 자영업자들이 돈 들이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이란 제 몸이 부서질 정도로 뛰고 또 뛰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마치 기계처럼 척척 요리를 해내는 피자집 사장의 손길은 놀랍기도 하지만 한 편으로는 짠하게 다가오는 면이 있었다.

그간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섭외 때문에 진통을 겪은 바 있다. 기본조차 되어 있지 않은 식당을 왜 섭외하느냐는 볼멘 목소리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이번 회기동 피자집 같은 가게야말로 <백종원의 골목식당> 같은 프로그램이 다뤄줄만한 가게가 아닐까 싶다. 완벽하게 준비되어 있지만, 여력이 없어 무언가를 결심하는 것조차 두렵게 된 영세한 가게. 그런 집이 잘 되는 모습을 보고 싶은 것. 그것이 시청자들이 바라는 일일 것이니 말이다.(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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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대나무숲이라기보단 자아성찰

과연 나는 평상 시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사람으로 비춰질까. KBS 설특집 파일럿 예능프로그램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는 보스(?)의 위치에 있는 출연자들의 관찰카메라를 담았다. 관찰카메라의 대상자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연복 셰프 그리고 개그맨 김준호다. 어느 정도 방송이나 뉴스를 통해 알고 있는 이들이지만, 관찰카메라는 일상 깊숙이 들어가 보여준다는 점에서 새로운 면모가 드러난다. 무엇보다 이들을 바라보는 이 프로그램의 관점은 ‘을’의 시선이기 때문에 ‘갑’을 디스하는 재미 포인트가 만들어진다. 


새벽부터 한 시간 동안 조깅을 하는 박원순 시장의 경우엔 그와 함께 운동을 하는 비서관의 쉴 틈 없는 모습이 등장하고, 이를 관찰카메라로 스튜디오에서 보는 출연자들과 고정MC들인 김수미, 김숙, 양세형의 지적과 참견이 이어진다. 같이 운동을 하면 건강에도 좋을 것이라 생각해 비서관과 별 다른 생각 없이 함께 아침 운동을 했다는 박원순 시장은 그러나 의외로 새벽부터 시작되는 스케줄에 피곤해하는 비서관을 보며 반성(?)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주었다. 

또 시청에서 직원들과 소통하려 다가간다고 하지만, 부담스러워할 수밖에 없는 시청직원들의 모습 또한 흥미로웠다. 빵을 나눠먹으며 직원들과 담소하려는 박원순 시장의 노력이 엿보이는 대목이지만, 또한 그런 행보가 직원들에게는 불편한 지점도 더러 있다는 걸 관찰카메라는 쏙쏙 뽑아 보여줬고, 그런 의도된(?) 편집을 보며 진땀을 흘리고 자성하는 박원순 시장의 모습은 보스의 당혹감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줬다. 

물론 이런 모습은 갑질이라기보다는 열심히 일하다 보니 생겨나는 주변사람들의 힘겨움을 보여주는 것이고, 그래서 대나무숲이라고는 했지만 사실은 함께 그 모습을 보며 자아성찰을 하는 과정에 가까웠다. 예능 프로그램이 진짜 대나무숲을 다룰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러니 상하관계를 뒤집는 그 설정으로 웃음을 주고, 그간 생각해보지 않았던 주변 사람들의 입장을 생각해보는 시간으로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는 재미와 의미를 적절히 보여준다. 

김준호는 그래도 부족할 수 있는 이 프로그램에 일종의 재미를 부가하기 위한 출연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후배 관계가 또렷한 개그맨 사회에서 김준호가 후배 이세진을 불러 떡국이라며 떡라면을 끓여주고 실상은 전구를 사오라는 심부름을 시킨 상황을 먼저 보여주지만, 이후 갑자기 들이닥친 전유성과 최양락·팽현숙 부부, 게다가 선배 개그맨들인 김학래, 배동성의 등장에 갑자기 바뀐 갑을 상황은 마치 한 편의 <개그콘서트> 콩트를 보는 것처럼 빵빵 터지는 웃음을 준다. 

특히 최양락·팽현숙 부부가 특유의 충청도식 개그로 “이혼은 흉도 아녀. 도박만 안하면 돼”라고 말하는 대목은 예전 <유머일번지>의 웃음폭탄이었던 이들이 여전히 건재하다는 걸 보여줬다. 선배 개그맨들이 갑자기 이세진에게 웃겨보라고 시키고 땀을 뻘뻘 흘리며 웃기지 못해 당황해하는 모습도 ‘콩트’가 일상화된 베테랑 개그맨들이 은근슬쩍 만들어낸 개그 상황이다.

마지막으로 등장한 이연복 셰프는 부산에 있는 음식점에서 팀장으로 일하는 아들과의 미묘한(?) 관계에서 나오는 속내들이 등장했다. 아버지와 아들 관계이지만 음식점에서는 범접할 수 없는 셰프와 팀장의 관계. 그래서 이연복 셰프가 없을 때는 화기애애했었지만, 그가 불시에 음식점을 찾아온 이후부터 느껴지는 불편한 분위기가 고스란히 전파를 탔다. 이연복은 자신도 몰랐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며 당황해했다. 

사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객관적으로 들여다볼 기회가 별로 없다. 그래서 자신이 하는 어떤 행동이 누군가에게는 부담이나 불편이 된다는 걸 잘 모른다.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는 자신은 아니라고 생각했던 그 상하관계의 불편함을 새삼 들여다봄으로써, 그 관계의 전복이 주는 웃음을 준다. 그러면서 동시에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자성하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 또한 남다른 프로그램이다. 요즘처럼 ‘수평적인 관계’를 지향하는 시대에 관찰카메라라는 방식이 너무나 잘 맞아 떨어지는 프로그램이 아닐 수 없다.(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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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산다', 소소한 이들의 일상에 왜 빠져들게 될까

한국과 카타르의 아시안컵 축구경기가 방영되고 있는 와중에 MBC 예능 <나 혼자 산다>는 14%(닐슨 코리아) 시청률을 기록했다. JTBC 드라마 <SKY 캐슬>이 결방했지만, 대신 편성된 JTBC의 축구중계가 23% 시청률을 낸 걸 생각해보면 <나 혼자 산다>는 이러한 외적인 요인에 의해 그다지 큰 시청률 변동이 없다는 걸 알 수 있다. 오히려 지난주 12% 시청률보다 오른 걸 보면 충성도 높은 고정 시청층에 축구중계에 별 관심이 없는 시청자들까지 더해졌다는 걸 알 수 있다.

시청률이 그리 중요한 지표가 되지 못하는 요즘 같은 시기에 이렇게 굳이 이 수치를 거론하는 이유는 적어도 그것이 <나 혼자 산다>가 가진 충성도 높은 시청층이 존재한다는 걸 보여주기 때문이다. 언제부턴가 시청자들은 <나 혼자 산다>를 챙겨본다. 마치 과거 시즌 종영하기 전 <무한도전>이 그랬던 것처럼.

이 날 방영된 내용이 그리 대단히 새롭거나 특별했던 것도 아니다. <나 혼자 산다>는 이시언이 정들었던 상도하우스를 떠나 새 아파트로 이사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아무렇게나 물건들이 쌓여 있어 발 디딜 틈조차 없던 그 집에서 물건들이 하나둘 정리되고, 나중에 텅 비어버린 집에서 괜스레 울컥해진 이시언이 두꺼비집을 내리며 눈물을 보이는 장면은 짠하게 다가왔다. <나 혼자 산다>를 통해 좀더 주목받게 된 그는 그 집이 복덩이라고 여겼던 모양이다. 그 집에 대한 남다른 고마움과 이별(?)에 대한 아쉬움이 느껴졌다.

그리고 이어진 두 번째 에피소드에는 뉴얼(새 얼간이) 캐릭터로 조금씩 존재감을 드러내는 성훈이 평소 어색한 관계였던 기안84를 찾아가 함께 밥을 먹고 갑자기 떠난 여행에서 패러글라이딩을 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그것 역시 그다지 특별한 이야기라고 할 순 없었다. 다만 두 사람이 조금씩 친숙해져가는 과정이 있었을 뿐이다. 성훈이 어딘가 무식함을 드러내는 대목에서 기안84가 점점 마음 편해하는 모습이 웃음을 줬다.

사실 이런 정도의 에피소드를 갖고 시청률 14%를 낸다는 건 대단히 가성비 높은 성과라고 말할 수 있다. 비교해서 금요일 밤에 방영되는 SBS <정글의 법칙> 같은 경우 그 힘든 정글 속으로 뛰어 들어가는 훨씬 높은 노동 강도를 보여주지만 9% 시청률에 머물고 있다. 도대체 이 차이는 어디서 생기는 걸까.

그건 출연자들에 대한 친밀감에서 생겨난다. 언제부턴가 <나 혼자 산다>는 전현무를 중심으로 박나래, 한혜진, 이시언, 기안84, 헨리 같은 보기만 해도 반가운 느낌을 주는 출연자들과의 친밀감이 생겨났다. 그래서 이들이 그저 동네에서 함께 만나 밥 한 끼를 먹으러 가도 남다른 재미가 생기기 시작했다. 물론 그렇게 된 건 <나 혼자 산다>가 가진 특별한 구성방식과 편집, 자막의 공이 크다.

관찰카메라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기 시작할 때 등장한 프로그램이 <나 혼자 산다>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아직까지 타인의 사생활을 들여다보는 일이 어딘지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던 그 시절, 이 프로그램은 ‘1인 라이프’라는 취지를 앞세워 관찰카메라를 찍었다. 그러다 점점 관찰카메라가 익숙해지면서 1인 라이프 같은 취지는 그리 중요한 일이 되지 않게 됐다. 이제는 자주 보다보니 남다른 케미들이 만들어지고 그래서 그들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일이 마치 우리들의 일인 양 친밀해진 상황이 만들어진 것.

이것은 마치 <무한도전>이 출연자들을 시청자들에게 마치 가족처럼 느끼게 해온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다른 건, <나 혼자 산다>는 그들의 일상 속으로 직접 들어가 캐릭터가 아닌 진짜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 정도다. 친숙해진 그들은 이제 어떤 조합으로 만나도 기대감을 갖게 만들었다. 이를테면 이시언과 기안84 그리고 헨리가 ‘세 얼간이’라는 조합으로 묶이고, 박나래와 기안84 그리고 충재씨가 묘한 관계로 얽히는 과정만으로도 흥미롭게 된 것.

게다가 <무한도전>이 가끔씩 무한뉴스를 통해 보여줬던 저들의 실제 생활을 <나 혼자 산다>는 그냥 있는 그대로 관찰카메라를 통해 보여준다. 이시언이 상도하우스를 떠나 새로운 아파트로 이주하는 과정이 시청자들에게도 똑같이 남다른 감흥으로 느껴지는 건 그 과정 하나하나를 봐왔기 때문이다.

여기에 <나 혼자 산다>는 메인 출연자들을 중심으로 그들이 만나는 이들까지 패밀리로 묶어내는 놀라운 확장성까지 갖고 있다. <무한도전>이 가끔씩 ‘친구들’을 불러 오디션을 벌이거나 축제를 벌이는 방식을 통해 했던 ‘외연 넓히기’처럼, <나 혼자 산다>는 화사나 승리, 김충재 같은 주변 친구들을 만나는 것으로 끊임없이 패밀리를 늘려간다. 이러니 이야기는 더더욱 풍부해질 수밖에 없다.

이미 예능 트렌드는 관찰카메라 시대로 넘어왔지만, 그럼에도 시청자들이 여전히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원하는 건 출연자들과의 ‘친밀감’이다. 리얼 버라이어티 시절에도 그랬던 것처럼, <나 혼자 산다>의 출연자들은 어느새 시청자들이 마치 그들과 오래도록 함께 해온 이들 같은 친밀감을 주고 있다. 마치 혼자 사는 이들이라면 느끼고픈 유대감을 대신 만들어주는 것처럼.(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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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간절함만큼은...‘골목식당’ 고깃집 섭외 통한 건

사실 이번에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찾아간 회기동 벽화마을은 시작 전부터 왜 그런 곳에 갔는가에 대한 비판이 적지 않았다. 죽은 골목상권을 살리겠다는 취지의 프로그램에 경희대 같은 대학가 상권을 찾는 건 어딘지 맞지 않아 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작부터 프로그램은 왜 이 곳을 찾았는가에 대한 설명을 먼저 덧붙였다. 백종원은 같은 상권이라도 잘 되는 곳과 안되는 곳이 있다는 걸 그 이유로 삼았다. “앞선 숙대 청파동 하숙골목 역시 잘되는 곳이었지만 안쪽으로 가면 안되는 가게가 있다”는 것. 김성주는 그 곳을 오디션 프로그램 때문은 7-8년 동안 찾아갔는데 “가게가 계속 바뀐다”는 말로 그 곳이 상대적으로 잘 되지 않는 집이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실제로 처음으로 소개된 피자집은 꽤 맛이 좋은데다 값도 저렴했지만 손님들이 별로 없었다. 백종원도 이 곳이 “잘 알려지지 않아서 손님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을 정도였다. 그렇게 된 건 가게 시작한 후 몸이 아파 한 달 간 쉬었던 것이 치명적이었다. 백종원은 가게를 오픈하고 쉬는 건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두 번째로 소개된 닭요릿집은 왜 굳이 섭외가 필요한 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이미 대학가에서 가성비 좋은 곳으로 유명한 식당이었다. 20년 가까이 된 집으로 IMF 때 부모님이 시작했던 식당을 아들이 절친과 함께 이어가고 있었다. 그러니 어느 정도 레시피와 노하우가 확고히 잡혀 있다고 볼 수 있었다. 실제로 점심시간에 이 가게는 손님들로 북적였다. 

이 집을 섭외한 것에 대해서도 백종원은 나름의 이유를 덧붙여다. “동네 맛집이지만 한 부분만 고치면 날개를 달게 할 수 있다”는 것. 그렇게 이 동네에 한 집이 유명해지면 그로 인해 상권도 좋아질 수 있다고 했다. 닭요릿집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이라는 것이었다. 실제로 닭볶음탕을 먹어본 백종원은 크기가 큰 닭을 써 양념이 안까지 배지 않기 때문에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며, 맛있게 먹는 법을 알려주었다. 그 방법을 써 붙여놓으면 더 좋을 거라는 것. 

닭요릿집도 나름 고충이 없는 건 아니었다. 부모님이 오래해 왔기 때문에 너무 많은 메뉴를 단순화하고 싶지만 마음대로 고칠 수 없다는 것이 그것이었다. 또 오래된 주방은 손볼 데가 많았다. 백종원은 주방을 보고 오래된 집만 아니면 한 마디 할 수밖에 없는 심각한 상태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래도 어딘지 닭요릿집처럼 잘 되고 있는 집을 굳이 섭외해 솔루션을 제공할 필요가 있을까 싶은 느낌은 지울 수 없었다. 

그렇지만 이런 찜찜함조차 한 방에 날려버리는 세 번째 사연의 주인공들이 있었다. 방송 최초로 섭외된 고깃집 사장 부부가 그들이었다. 처음 찾아가 섭외의 대화를 나눌 때부터 어딘가 이들의 간절함이 남다르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지난 방송에 나왔던 버거집 사장이 “이거 아니면 안돼”라는 이야기를 하는 걸 봤다며 울컥해하는 사모님의 모습에서부터 남다른 간절함이 엿보였던 것.

고깃집이지만 대학가에 맞춰 저렴한 갈비탕, 육개장을 새 메뉴로 넣어 파는 이 집은 맛에 있어서는 혹평을 받았다. 백종원은 한 마디로 “맛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고기는 가격이 비싼데다 맛도 별로였고, 갈비탕은 보통 수준으로 개성이 없었으며 육개장은 심지어 시중에 파는 걸 사다 만든 것이었다. 좋은 평이 나올 수가 없었다. 

하지만 반전은 마지막에 고깃집 사장님이 전한 눈물어린 간절한 사연에 있었다. 이전 동네상권에서 장사가 안되어 고민하고 있을 때 어머님이 찾아와 ‘평생 모으신 돈’인 5천만 원을 내밀며 다시 해보라고 잘될 거라고 했다는 것. “너무 부끄러워 말도 나오지 않았다”며 눈물을 보이는 사장님은 “전국적으로 욕을 먹어도 된다”는 말로 자신의 간절함을 전했다. 자신 혼자만의 일이 아니라 가족과 어머님의 한 평생이 같이 걸려 있는 문제이기에 ‘이거 아니면 안 된다’는 절박함이 담겨질 수밖에 없었다.

최근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그 영향력이 커진 만큼 섭외에 대해 시청자들의 민감한 반응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래서 이번 회기동 역시 대학가 상권이라는 이유로 시작 전부터 논란이 일기도 했다. 또 서울만이 아니라 더 상권이 없는 지방을 찾아가야 하지 않느냐는 이야기도 나왔다. 하지만 적어도 이번에 출연한 고깃집만큼은 그 섭외가 통했다고 볼 수 있다. 맛이 없고 문제가 있더라도 최소한 이거 아니면 안된다는 ‘간절함’이 있고, 또 욕을 먹더라도 개선해나가겠다는 자세가 보이는 집. 이런 집이야말로 이 프로그램이 찾아가야 하는 곳이 아닐까.(사진:SBS)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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