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문화 속에 담긴 현실을 모색하는 곳 더키앙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4963)
블로거의 시선 (96)
네모난 세상 (4752)
SPECIEL (19)
문화 코드 (1)
생활의 발견 (23)
술술 풀리는 이야기 (4)
스토리로 떠나는 여행 (10)
책으로 세상보기 (8)
문화 깊게 읽기 (4)
스토리스토리 (24)
사진 한 장의 이야기 (4)
드라마틱한 삶을 꿈꾸다 (7)
대중문화와 마케팅 (9)
Total13,340,097
Today478
Yesterday2,449

'스푸파'가 깬 음식에 대한 편견과 그 나라의 진면목

 

멕시코하면 누구나 먼저 타코를 떠올릴 게다. 그래서 tvN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2> 멕시코시티 편에서 백종원이 제일 먼저 찾아간 타코(저들은 따꼬라고 부르지만)는 시청자들에게도 한밤중에 식욕을 자극한다. ‘아는 맛’이 더 무섭다고 했던가. 철판에 고기를 구워 타코에 싸고 거기에 여러 종류의 살사소스를 얹어 먹으며 환호를 보내는 백종원의 모습은, 그래서 시청자들에게도 입맛을 다시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여기에 백종원은 타코에 대한 정보들을 알려준다. 타코에는 3대요소가 있다며 또르띠야, 고기, 살사 소스가 그것이란다. 그런데 살사 소스는 수백 가지 종류가 있어 멕시코 사람들은 그 맛있는 살사 소스가 있는 집을 찾아다닌다고 한다. 우리의 머릿속에 막연히 있는 몇 가지 맛으로 국한되어 있던 살사 소스의 선입견은 슬쩍 깨져버린다. 우리가 기껏 아는 살사 소스란 멕시코의 국기색깔을 연상케 하는 세 가지 살사 메히까나, 살사 베르데, 살사 로하 정도가 아닌가.

 

멕시코 음식을 좀 안다는 사람들에게 바르바꼬아는 그래도 익숙한 음식일 게다. 양고기를 구덩이안에 나무를 지펴 오랜 시간 구워내는 멕시코식 바비큐 요리. 이렇게 조리하면 질긴 고기를 부드럽게 먹을 수 있게 된다. 또 양고기 특유의 냄새도 잡아낸다. 고기를 선인장 잎사귀로 감싸서 굽기 때문에 그렇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밤, 백종원은 술 생각나는 밤이라며 멕시코의 100년 넘은 선술집을 찾았다. 데킬라를 주문해 손등에 소금을 묻혀 라임과 함께 먹는 그 맛 또한 아마도 우리네 대중들에게도 익숙한 맛일 게다. 데킬라라는 술 자체가 이제 우리에게도 익숙한 술이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음날 해장을 한다며 시장을 찾아 백종원이 시켜먹은 이른바 ‘판시따’는 사실 멕시코를 찾는 여행객이라면 쉽게 시도하기 어려운 메뉴가 아닐까 싶다. 멕시코판 해장국이라고 백종원이 말하듯, 내장을 푹 끓여낸 걸쭉한 국물의 이 음식은 사실 잘 모른다면 뭐가 들었을지 무슨 재료로 어떻게 만든 것인지 알 수 없어 그 선입견 때문에 시도 자체가 어려운 음식일 수 있다.

 

하지만 “끝내준다”며 마치 “한식 같다”고 말하는 백종원의 말 한 마디에 이런 선입견은 깨져버린다. 그는 심지어 “호텔을 시장 근처로 옮겨야겠다”며 여기가 너무 마음에 든다고 흡족해했다. 사실 해외를 가도 시장을 찾아가 그네들의 일상적인 음식을 시도하는 일은 쉽지 않다. 사전 정보가 없고 그래서 음식에 대한 어떤 편견과 선입견이 자리하게 되면 맛 좋고 영양 좋은 음식도 ‘생각’이 거부할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2>가 고급 레스토랑에서의 음식만이 아니라 길거리 음식 그리고 시장통에서 먹는 음식까지 소개하고 있는 건 꽤 괜찮은 시도라고 보인다. 하노이의 어느 골목길에서 찾아먹는 저들의 백반이나, 시안의 길거리에서 사먹는 대추로 맛을 낸 떡, 터키에서 먹는 터키식 내장탕 같은 음식들이 이 프로그램이 디테일하게 전하는 정보들에 훨씬 친근하게 다가온다. 혹여나 그 곳에 가게 되면 레스토랑만 찾을 게 아니라 시장 골목을 찾아가보고 싶게 만든다. 그리고 그건 어쩌면 그 나라의 진짜 모습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지도 모른다.(사진:tvN)

Posted by 더키앙

댓글을 달아 주세요

넷플릭스 박나래의 ‘농염주의보’와 국내 코미디 현실

 

“세상의 남자는 둘로 나뉩니다. 저랑 잔 남자, 저랑 잘 남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박나래의 농염주의보>는 스탠드업 코미디다. 박나래 혼자 무대에 나와 마이크 하나 들고 한 시간 동안 관객들을 들었다 놨다 한다. 제목에서부터 드러나듯 19금으로 보기가 제한될 정도로 수위가 높다.

 

사실 수위라는 것은 보는 이의 느낌에 따라 달리 느껴질 수 있다. 그래도 이런 스탠드업 코미디의 맛을 현장에서 봤던 분들은 좀 더 높은 수위의 토크를 기대했을 수 있다. 그런 분들에게 <박나래의 농염주의보>는 그래도 순화된 느낌으로 다가올 수 있다. 하지만 단 한 번도 19금 스탠드업 코미디를 경험하지 않은 분들에게는 세게 느껴질 수 있다.

 

박나래는 무대 위에서 거침이 없다. ‘섹스’의 경험담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섹스’를 연상시키는 농담으로 웃음을 유발하기도 한다. 박나래의 19금 토크는 그래서 “기한84와 하지 못했다”는 말로 빵 터트린 후, “속 깊은 대화를 하지 못했다”고 뒤집어놓는 방식으로 관객들에게 웃음을 준다.

 

흥미로운 건 그 웃음에서 어떤 해방감이나 카타르시스 같은 걸 느끼게 된다는 점이다. 그간 어디서도 쉽게 꺼내놓지 못해 마치 금기시되어 있는 말들을 공공연하게 꺼내놓는 것이 주는 해방감이다. 욕도 등장하고, 과감한 성적인 소재의 농담들도 마구 꺼내진다. 하지만 그것은 불쾌감을 주기보다는 속 시원한 해방감으로 다가온다. 그 수위 높은 농담에 객석에 남녀를 불문하고 성인들이 같이 깔깔 웃을 수 있다는 사실은 어째서 우리에겐 이런 무대가 금기시되다시피 했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넷플릭스가 아니었다면 <박나래의 농염주의보> 같은 19금 스탠드업 코미디는 불가능했을 게다. 그건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째는 우리에게 스탠드업 코미디라는 형식 자체가 불모지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물론 굳이 찾아보자면 우리에게 스탠드업 코미디의 전통은 저 마당극에서 재담으로 행인들을 끌어 모으는 이에서 찾을 수 있을 게다. 그만큼 마이크(말) 하나만 있으면 되는 스탠드업 코미디는 웃음의 기원에 맞닿아 있을 만큼 본질적인 코미디 형식이다.

 

하지만 우리에게 방송이 코미디의 중심으로 차지하기 시작하면서 스탠드업 코미디는 설 자리를 잃어버렸다. 처음 극단에서 방송으로 온 코미디는 콩트가 중심이었고, 그 다음에는 버라이어티쇼가 중심이었다. 그러다 리얼 버라이어티로 또 리얼리티쇼로 예능의 트렌드는 움직여왔다. 거기에 혼자 서서 관객들을 웃기는 스탠드업 코미디의 자리는 없었다. 과거 <유머일번지> 시절에 시사개그의 일인자였던 고 김형곤씨 같은 개그맨이 스탠드업 코미디를 클럽에서 시도해오긴 했지만 미국처럼 하나의 방송의 쇼로 자리 잡지는 못했다. 그러니 <박나래의 농염주의보> 같은 본격 스탠드업 코미디는 넷플릭스처럼 그 형식이 주류 장르가 되어 있는 플랫폼이 있어 가능했다고 볼 수 있다.

 

<박나래의 농염주의보>가 넷플릭스가 아니었으면 불가능했을 또 한 가지 이유는 역시 우리에게는 불모지나 다름없는 19금 코드 개그라는 소재 때문이다. 국내의 방송 콘텐츠들은 19금 소재에 인색했던 게 사실이다. 그건 드라마도 마찬가지도 예능은 더더욱 그렇다. 그렇게 된 건 지상파 시절 그 플랫폼이 갖는 이른바 ‘보편적 시청자’ 지향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플랫폼이 다원화되어 ‘보편적 시청자’라는 틀이 하나의 허상이 되어버린 마당에 이런 스스로 한계를 지우는 제작자나 방송사의 마인드는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19금 소재도 이제는 지상파에서 연령 제한을 두고 방영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소재의 한계도 넘어설 수 있다. ‘성인들을 위한 콘텐츠’ 자체를 낮고 저급하게 바라보는 시각은 구시대의 소산이다. 저급이냐 고급이냐의 문제는 소재가 아니랴 콘텐츠의 완성도에서 판가름 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현재로서는 <박나래의 농염주의보> 같은 19금 스탠드업 코미디는 넷플릭스가 아니면 공공연히 볼 수 있는 곳이 없다. 물론 콘서트를 직접 찾아가서 볼 수 있는 방법이 있겠지만, 우리네 방송에서도 과감하게 보여주지 못할 이유가 있을까. 최근 국내 개그와 코미디업계가 어렵다고 한다. 그런데 그건 시대가 바뀌고 있는데도 여전히 과거 지상파 시절의 틀 안에서 개그와 코미디의 영역이 머물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업계도 방송사도 한번쯤 고민해볼만한 문제다.(사진:넷플릭스)

Posted by 더키앙

댓글을 달아 주세요

‘놀면 뭐하니?’, 비트조물주 유재석과 예능조물주 김태호의 새로운 도전

 

유재석이 비트조물주라면 김태호 PD는 예능조물주가 아닐까. 유재석과 김태호 PD의 새로운 예능 실험이 어떤 것인가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MBC <무한도전>의 자리에 새로이 들어온 <놀면 뭐하니?>는 애초의 우려와 달리 제 색깔을 드러내며 화제의 중심에 서고 있다. 릴레이카메라라는 낯선 영상 실험으로 시작했지만, 음악 릴레이로 이어진 ‘유플래쉬’가 그 신호탄이었고 나아가 ‘뽕포유’가 이어지며 화제성은 점점 고조되고 있다.

 

‘유플래쉬’가 농담처럼 이야기했던 ‘드럼독주회’가 결국 열리고, 아무 것도 모르고 드럼을 치게 됐던 유재석이 그 독주회의 주인공으로 무대에 섰다는 사실은 사실 몇 개월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그저 8비트로 정직하게 두드린 비트 위에 무수히 많은 아티스트들과 뮤지션들이 옷을 입히고 색칠을 하자 다채로운 음악들이 탄생하기 시작했다. 시청자들은 그 음악의 탄생 과정이나, 그 과정에서 보이는 다양한 악기들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

 

하지만 더 흥미로웠던 건 그렇게 등 떠밀려 드럼 스틱을 잡게 된 유재석의 기량이 눈에 띄게 성장했다는 점이다. 물론 어미 새 손스타의 아낌없는 노력이 들어가 가능했던 일이지만 유재석은 진짜 ‘드럼 지니어스’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질 만큼 놀라운 적응력을 보여줬다. 특히 한상원과 재즈바에서 즉흥적으로 하게 된 공연을 보면 쇼에 익숙하고 그걸 즐길 줄 아는 유재석의 재능이 음악 무대에서도 여실히 발휘된다는 걸 확인하게 했다.

 

그리고 결국 치러진 드럼독주회에서도 유재석은 놀라울 정도로 차분하게 그렇게 많은 변주된 곡들을 연주해냈다. “이제 드럼이 앞으로 나올 때가 됐다”고 본인이 얘기한대로 정중앙 전면에 드럼이 세워지고, 그것도 모자라 무대가 상승하며 불꽃 효과까지 내며 더더욱 주목하게 만드는 그 부담스런 상황 속에서도 유재석은 그 쇼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잘 하는 것도 좋지만, 드럼을 치는 것 자체의 즐거움에 빠져든 듯한 그 모습은 관객들도 시청자들도 똑같이 즐거울 수 있었던 이유였다.

 

여기에 히든 무대로 신해철의 미발표곡 ‘아버지와 나 파트3’가 등장한 건 신의 한 수가 아닐 수 없었다. 고 신해철과의 스페셜 무대가 다음 주로 예고되었고, 그 예고만으로도 시청자들은 기대감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특히 10월 27일은 고인이 된 신해철의 5주기가 되는 날이 아닌가. 유재석의 드럼 독주회는 이로써 즐거움과 함께 의미까지 갖는 공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비트 조물주 유재석이 전면에 나와 있지만, 그 이면에 프로그램을 진두지휘하고 유재석을 지금 같은 새로운 도전에 뛰어들게 만든 예능 조물주 김태호 PD의 존재감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유플래쉬’에서 보여지듯이 유재석과 김태호 PD는 <무한도전> 시절의 연장선처럼 보이지만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고 있다는 걸 확인하게 된다. 김태호 PD는 과거 <무한도전> 같은 버라이어티 시절에 여러 캐릭터들을 세워 도전하는 모습을 그려냈지만, 지금은 유재석을 중심으로 세워두고 그 옆으로 다양한 인물들이 참여해 도전해나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이건 비슷해 보이지만 프로그램의 형식적 틀이 다르다. 리얼 버라이어티 형식에서 유재석을 중심으로 하는 1인 미디어의 형식으로 바뀐 것. 그래서 ‘유플래쉬’를 보면 마치 유튜브의 1인 크리에이터를 보듯 갑자기 드럼 도전에 나선 한 사람의 이야기를 가져와, 김태호 PD 특유의 방식으로 ‘일을 벌인’ 느낌이다. 결국 도전은 계속 이어지지만 그 대상과 형식적 틀이 지금 시대에 맞게 달라진 셈이다.

 

여기서 중요해지는 건 과연 어떤 걸 도전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과거 <무한도전> 시절의 도전은 물론 누구나 시도할 수 있는 도전도 있었지만 사실상 불가능한 도전을 무모해도 시도하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 그래서 ‘대한민국 평균 이하’라는 캐릭터를 세웠고, 그들이 도저히 할 수 없을 것 같은 도전의 실패담과 성공담을 반복하며 그들의 성장기를 그려냈다.

 

하지만 <놀면 뭐하니?>의 ‘유플래쉬’를 보면 그런 엄청난 도전보다는 일종의 취미나 취향 같은 누구나 한번쯤 해보고픈 도전기를 다루고 있다. 다만 달라지는 건 유재석이 취미처럼 슬쩍 시작한 도전을 김태호 PD가 엄청나게 크게 일을 벌인다는 점이다. 그래서 그게 예능적인 재미와 반전을 만들어내는 것이지만, 그 도전 소재 자체는 누구나 시도할 수 있는 것들이다.

 

이건 도전에 대한 달라진 시대의 변화를 상당부분 담아내고 있다고 보인다. <무한도전> 시절의 도전이란 성장과 성공에 더 맞춰져 있었지만, <놀면 뭐하니?>는 그 제목에서도 풍겨지듯 취향과 과정의 즐거움에 더 맞춰져 있다. 일종의 ‘취향 도전’이랄까. <놀면 뭐하니?>의 김태호 PD가 향후 유재석을 통해 어떤 취향 저격의 도전을 시도할지 기대되는 이유다.(사진:MBC)

Posted by 더키앙

댓글을 달아 주세요

이분들로 시즌2 꼭...‘삼시세끼’ 산촌편이 전한 온기들

 

tvN 예능 <삼시세끼> 산촌편이 종영했다. 종영과 동시에 여기 출연했던 염정아, 윤세아, 박소담으로 꼭 시즌2로 가자는 이야기가 나온다. 애초 <삼시세끼>가 다시 돌아온다고 했을 때 시청자들은 또 같은 콘셉트 아니냐고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낸 바 있다. 하지만 종영에 이르러 생각해보면 그것이 그저 기우에 불과했다는 걸 확인하게 된다. 이번 산촌편은 지금까지 했던 <삼시세끼>와는 또 다른 이야기와 행복감을 선사했기 때문이다.

 

그 새로운 이야기는 어디서 가능했을까. 사실 콘셉트가 달라진 건 없다. 처음 <삼시세끼>가 시작했을 때 그랬던 것처럼, 산골에 들어가 삼시 세 끼를 챙겨먹는다는 것. 그것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야기가 달라진 건, 그 산골에 들어가는 사람들이 다름 아닌 염정아, 윤세아 그리고 박소담이었기 때문이다.

 

지금껏 남성 출연자들로만 구성하던 <삼시세끼>가 여성 출연자들로 채워지면서 이야기는 사뭇 달라졌다. 그건 맏언니 염정아와 둘째 윤세아 그리고 막내 박소담이 나이차에 의한 언니 동생은 있지만, 이들이 산촌에서 보여준 모습들은 그런 나이차가 무색할 정도로 솔선수범하고, 보이지 않게 도와주며,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고 챙기고 아끼는 모습들이었다. 시청자들은 다른 특별한 일이 벌어지지 않아도 그저 그들이 그렇게 함께 일하고 함께 식사를 하며 행복해하는 모습에 빠져들었다.

 

힘쓰는 일에 몸 사리지 않고 나서고, 밥을 좋아하며, 불 피우는데 도사가 된 데다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언니들의 사랑을 독차지 할 수밖에 없었던 귀여운 박소담과, 보이지 않게 묵묵히 일을 도와주면서 흥이 넘치고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드는 사랑스럽고 세심한 윤세아. 그리고 맏언니로서 마치 자식 챙기듯 정성을 쏟아 부어 맛있는 매 끼니를 만들면서 모든 일에 진지하고 열정을 다 쏟아 붓는 모습으로 엉뚱한 웃음까지 준 정 많고 인간미 넘치는 염정아. 다름 아닌 이들이었기 때문에 <삼시세끼> 산촌편은 특별해질 수 있었다.

 

무엇보다 마음 맞는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함께 즐기는 모습은 명절 시댁 풍경으로 대변되는 독박 가사에 지친 많은 분들에게 그 풍경 자체로 큰 위로를 주었다. 한 사람이 빠진 노동은 누군가 채워야 한다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이들은 함께 해야 일도 수월하고 즐거워질 수 있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 이보다 더 큰 위로가 있을까.

 

<삼시세끼> 산촌편은 마지막에 모두가 떠나고 난 뒤 텅 빈 산촌의 세끼 하우스를 되짚어 보여줬다. 왁자지껄한 수다가 오가고, 까르르 웃는 웃음소리와, 식사 자리에서 “너무 맛있다”며 반색하던 그 자리는 조금은 쓸쓸한 고요만 가득했다. 아무도 없는 텅 빈 산촌의 쓸쓸함은 그래서 정반대로 사람의 온기가 얼마나 우리를 살만하게 만드는가를 보여주고 있었다. 그 곳에서 함께 온기를 피워냈던 염정아, 윤세아, 박소담과 그 곳을 찾아줬던 정우성, 오나라, 남주혁, 박서준이 만들어냈던 추억들이 새록새록 피어났다.

 

그리고 모두가 떠난 그 자리에서도 여전히 다시 싹을 틔우며 누군가 다시 찾아올 걸 기다리는 산촌의 넉넉함은 마치 고향집 어머니 같은 잔상을 만들었다. 언제든 지치면 찾아오라고 손짓한다. 그 곳에 가서 지내다보면 다시금 살아갈 수 있는 힘을 되찾아줄 것 같은 모습으로. 그래서 <삼시세끼> 산촌편이 지금 멤버 그대로 시즌2로 돌아오길 바란다. 가끔 지친 마음에 잠시 쉴 수 있는 시간이 간절하기에.(사진:tvN)

 

Posted by 더키앙

댓글을 달아 주세요

‘시베리아 선발대’, 힘겨운 여정에도 웃음이 가득한 건

 

시베리아 횡단열차라고 하면 막연한 판타지가 생기기 마련이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버킷리스트로 꼽는 것이 이 열차를 타고 시베리아를 횡단하는 일이다. tvN 예능 <시베리아 선발대> 역시 바로 이런 막연한 판타지로부터 시작한다. 하지만 어디 실제 여정이 생각한 판타지로만 굴러갈까.

 

<시베리아 선발대>가 보여준 횡단열차는 좁은 공간에 네 사람이 선반처럼 만들어진 침상에서 며칠간을 지내며 이동해야 하는 실제 여정의 현실을 보여준다. 물론 1등칸이나 2등칸처럼 완전히 독립적으로 구획되어 있어 프라이버시가 지켜지는 공간은 그래도 저 판타지가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사람 냄새 가득하고 사람들이 내는 소리가 뒤섞여진 3등칸은 뭘 먹는 일도 씻는 일도 자는 일도 결코 편할 수가 없다.

 

하지만 그렇게 사람과 사람이 섞여드는 3등칸에 조금씩 적응이 되기 시작하면서 선발대는 이 곳이 주는 매력에 빠져든다. 이름도 익숙하지 않은 러시아 꼬마들과 게임을 하고, 옆 침상에 먹을 걸 나누고 언어는 달라도 얼굴 표정과 손짓 몸짓으로 소통이 가능한 그 공간은 좁아서 더더욱 친밀해진다.

 

무엇보다 <시베리아 선발대>를 자꾸만 보게 만드는 건 이 여정에 함께 하는 출연자들이다. 이선균은 맏형답게 동생들을 챙기고 진두지휘하면서도 특유의 ‘셰프(?)’로서의 능력으로 모두를 놀라게 한다. 김남길은 의외로 소탈하고 털털한 매력을 드러내며 때론 허술한 인간미가 드라마나 영화에서 봤던 그 김남길이 맞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하지만 <시베리아 선발대>가 발굴해낸 인물은 지금까지 중심에 서 있지 않았던 고규필이나 김민식 같은 배우의 매력이다. 어찌 보면 피로감이 느껴질 수 있는 불편한 공간에서 계속 부대끼며 지내야 하는 여행이지만, 고규필은 모두를 웃게 만드는 귀여운 곰돌이 같은 매력을 드러낸다. 잘 하는 게 없고, 하고 싶은 것도 없다는 말을 툭툭 던질 때 이선균이 깔깔 웃으며 “입덕하게 됐다”고 말하는 대목에서는 시청자들도 고개가 끄덕여진다. 무엇보다 먹을 것 앞에만 서면 본능이 발동하는 고규필의 모습은 이 예능 프로그램에 확실한 캐릭터 역할에 부족함이 없어보인다.

 

고규필의 동년배 친구인 김민식은 아직까지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배우지만, 특유의 친화력으로 이 여정의 윤활유 역할을 하는 인물이다. 말도 통하지 않는 러시아 아이들과 게임을 하며 금세 친해지는 모습이나, 낯선 현지인들과 부딪쳐 소통하려는 모습에서 이 배우가 가진 열정과 인간미를 발견하게 된다. 고규필이 그에게 자신이 힘겨워 배우생활을 그만하려 했던 시절의 이야기를 해주며 앞으로 일이 많아질 거라고 얘기할 때 응원하게 되는 건 그 성실함이 여정을 통해 느껴지기 때문이다.

 

산불 때문에 비행기가 연착되는 바람에 뒤늦게 합류한 막내 이상엽은 애초 언어능력이 남다른 배우라고 소개됐지만, 실제로 보니 언어능력보다는 소통능력이 뛰어난 인물이었다. 마트에서 고기를 사며 한국말로도 소통을 해내는 그를 보면서 고규필은 “상엽이가 오니까 맘이 편해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만큼 나서서 하는 인물이 여정에 함께 한다는 건 모두를 편하게 해주는 일이니까.

 

<시베리아 선발대>를 보게 만드는 힘은 그래서 여기 함께하고 있는 배우들의 인간미다.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봐왔던 그들이지만, 이 여정에서는 그와는 전혀 다른 온기를 이들은 전해준다.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꿈꾸는 이들에게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해준다는 취지가 있지만, 그것보다 쉽지 않은 여정을 웃으며 즐겁게 만들어가는 이들을 본다는 것이 더더욱 시청자들을 끌어들이는 이유가 되고 있다. 그리고 그건 어쩌면 우리가 사는 삶의 모습이기도 할 것이다.(사진:tvN)

Posted by 더키앙

댓글을 달아 주세요

‘골목식당’, 시청자들이 둔촌동 초밥집을 열렬히 응원하는 이유

 

무려 17년 경력을 가진 초밥 전문가. 게다가 SM엔터테인먼트 레스토랑의 헤드 셰프 출신이다. 이 정도면 어디서 식당을 개업해도 성공할 법하다. 그런데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처음 이 둔촌동의 초밥집을 찾았을 때 그 풍경은 의외였다. 초밥 전문가지만 초밥만이 아닌 돈가스부터 우동 같은 다른 메뉴들이 더 많이 주문되는 상황. 백종원은 그 공력이 깃든 초밥의 맛에 매료됐지만 다른 메뉴들은 한 번 맛보고는 메뉴에서 빼는 편이 낫다고 할 정도로 특징이 없다 평가했다.

 

이처럼 초밥에 특화된 전문가임에도 다른 특징 없는 메뉴들만 팔게 된 건 상권 때문이었다. 오피스 건물 몇 개만 있는 둔촌동 그 골목에는 점심 때 찾는 회사원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니 점심 식사로 다소 부담이 될 수 있는 1만원이 넘는 초밥을 찾는 이들이 얼마나 될 것인가. 결국 저렴한 가격의 다른 메뉴들을 울며 겨자 먹기로 내놓게 된 이유였다.

 

하지만 방송을 통해 보인 초밥집 사장 내외의 모습은 시청자들을 응원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이미 17년을 해온 경력이 말해주듯 그만한 공력을 갖춘 사장님이지만, 그는 어떻게 하면 좀 더 좋은 재료로 더 맛있는 초밥을 내놓을까를 여전히 고민하고 있었다. 기성품으로 해야 단가가 맞는다는 새우초밥을 직접 새우를 사다 하나하나 손질해 내놓았고, 생선도 아침에 직접 시장에 나가 사온 싱싱한 것들로만 재료로 썼다.

 

문제는 이렇게 정성을 다하는 초밥의 가격이었다. 사실 이 정도의 초밥이 1만원 내외를 한다는 것도 다른 초밥집들과 비교해보면 터무니없이 싼 가격이었지만, 오피스 상권의 점심을 찾는 손님들은 초밥이라는 메뉴의 특수성이나 그 정성을 먼저 보기보다는 점심으로 쓰는 비용과 포만감을 우선적인 선택기준으로 갖는 경향이 있었다.

 

이런 상권의 상황을 너무나 잘 아는 백종원이 9천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을 제시했지만, 초밥집 사장님은 고민에 빠져버렸다. 게다가 시식단을 통해 밥 양을 늘리고 새로 구성한 초밥을 선보인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굳이 찾아가 먹지 않겠다는 반응도 나왔고, 심지어 7천원 정도면 먹겠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초밥집 사장님이 해온 그간의 정성들을 봐온 시청자들은 이런 시식단의 반응에 심지어 분노를 표하기도 했다. 실제로 초밥을 7천원에 먹겠다는 건 너무 야박한 얘기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결국 결과를 접한 사장님 내외는 눈물을 터트렸다. 그건 그간 자신들이 들인 정성이 통하지 않는다는 데서 오는 속상함과 막막함에서 나온 눈물이었다. 백종원조차 안타까워 애써 그들을 위로해주는 상황이었다. 시청자들도 한 마음으로 초밥집 사장 내외의 그 남다른 정성을 손님들도 알아봐주기를 간절히 바라게 됐다.

 

그리고 마지막 촬영에 이르러 초밥집은 드디어 그 노력을 인정받고 막연한 걱정들을 털어버릴 수 있는 결과를 얻게 됐다. 초밥 하나하나의 특별한 정성들을 일일이 적어 벽에 붙여놓자 손님들은 그저 배를 채우기 위해 초밥을 먹는 게 아니라 그 정성이 담긴 초밥의 특별한 맛을 음미하기 시작했다. 손님들의 칭찬이 쏟아졌고, 활짝 웃는 사장님 내외의 모습을 보며 시청자들도 기분이 좋아질 수밖에 없었다.

 

둔촌동 초밥집에 대한 응원의 목소리를 들여다보면 지금의 대중들이 가진 특별한 정서가 느껴진다. 그건 알아주지 않아도 열심히 노력하지만 그것이 반드시 성과로 돌아오지 않는 현실에 대한 답답함이다. 시청자들은 “저런 집이 잘 돼야” 한다고 느꼈을 법하다. 노력한 만큼 그 결과가 인정받는 그런 현실을 꿈꾸며.(사진:SBS)

Posted by 더키앙

댓글을 달아 주세요

‘유퀴즈’가 중계도 안한 전국체전 선수들을 찾은 까닭

 

선수들은 자기가 경기를 하는 모습을 처음 본다고 했다. 전국체전이 100주년을 맞았지만 모든 경기 종목이 중계가 된 건 아니었기 때문이다.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지금까지 해왔던 길거리로 나서 그 곳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 방식을 잠시 벗어나, 굳이 이번 전국체전에 참가했던 선수들을 찾아갔다.

 

이른바 ‘자만추(자연스러운 만남을 추구한다)’에서 벗어난 기획이고 지금까지 봤던 현장 인터뷰와 사뭇 다르지만 차츰 어째서 <유 퀴즈 온 더 블럭>이 이런 전국체전 특집을 마련했는가에 공감할 수 있었다. 중계조차 하지 않아 자기 경기를 자신들도 처음 본다는 선수들에게 <유 큐즈 온 더 블럭>은 제작진들이 직접 경기장에서 찍어온 영상을 보여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유재석과 조세호는 롤러스포츠 스피드 선수 이예림, 씨름판에 새로운 붐을 일으키고 있는 ‘씨름계의 아이돌’ 박정우, 황찬섭 선수, 카누 현역 최고령 이순자 선수, 철인3종경기 김지환 선수, 지난 올림픽공원편에 출연했던 8명의 한체대 선수들 그리고 ‘육상계의 김연아’라 불리는 양예빈 선수를 직접 찾아가서 만났다.

 

그 중에서도 특히 감동적이었던 건 ‘직업이 국가대표’라 불리는 카누 국가대표 이순자 선수였다. 그는 26년째 카누를 타고 있는데, 21년째 국가대표고 전국체전은 26번째라고 했다. 올해 금메달 30개를 채우는 것이 목표였는데 29개를 땄다며 꼭 30개를 채우고 떠났으면 한다고 했다.

 

딱 봐도 다부진 모습에 체격. 단단한 활배근이 인상적인 이순자 선수는 처음 카누를 하겠다고 했을 때 집에서 반대가 심했다고 했다. 당시 사진을 보니 지금과는 다르게 왜소한 모습이었다. 이순자 선수는 부모님이 반대를 한 것이 “당시 풍족하게 못 먹이고 지원을 못해줘서”였다고 했다. 제대로 지원해주기 어려워 그 힘든 길을 만류했다는 것이다.

 

이제 42세의 나이지만 이순자 선수는 놀라운 근력을 보여줬다. 무게를 달지 않고는 하루 종일 턱걸이를 할 수 있다며 척척 해내는 모습에서 그의 지금도 여전한 연습의 무게를 실감할 수 있었다. 그의 일과는 실로 놀라웠다. 아침 6시 반에 일어나 스트레칭을 하고 7시 50분에 아침식사, 9시부터 12시까지 오전 훈련,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오후운동, 5시에 저녁식사 그리고 6시부터 다시 야간훈련 그리고 11시에 취침이란다. 웬만한 수험생 시간표와 다를 바가 없었다.

 

하지만 더 놀라운 건 이순자 선수의 열정이었다. 손목이 안 좋아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로 아팠는데 그럼에도 노를 놓을 수가 없더라고 했다. 그는 굳은살을 일주일마다 가위로 오려낸다고 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손이 제대로 접히지 않아 노를 잡는 느낌이 달라진다고. 그건 자신만이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그렇게 한다고 그는 말했다. 거북이 등짝처럼 너덜너덜한 손바닥에서 그걸 26년째 하고 있다는 사실이 경이로웠다.

 

외국에 나가면 카누가 그렇게 인기종목인데 우리나라에서는 관심이 별로 없다는 사실에 그는 안타까움을 표했지만 그래도 자신들이 더 노력해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실 거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었다. 후배들에게 ‘왕언니’, ‘할머니’라고 불린다는 이순자 선수에게 유재석은 ‘영원한 국대’라는 별명을 선사했다.

 

<유 퀴즈 온 더 블럭>이 지금껏 해왔던 방식들과 사뭇 다른 전국체전 특집이었지만, ‘사람 여행’이라는 큰 줄기로 보면 이번 특집 역시 이 프로그램의 취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이었다. 중계방송도 되지 않아 자기 경기도 보지 못하는 선수들이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피와 땀을 흘리며 노력하는 선수들을 애써 조명해내려 한 프로그램의 마음이 느껴졌다.(사진:tvN)

Posted by 더키앙

댓글을 달아 주세요

‘같이펀딩’ 유준상의 진심이 되찾아준 태극기의 진짜 이미지

 

국군의 날 기념행사에 참가한 유준상은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서도 MBC 예능 <같이 펀딩>이 하고 있는 태극기함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새롭게 디자인된 실내에서도 세우는 게 가능한 태극기함을 준비해 하나하나 설명을 해주는 유준상에게 문재인 대통령은 “완전히 상상을 뛰어넘네. 디자인의 혁명이다.”라고 말했다.

 

어찌 보면 다소 긴장되고 형식적인 만남이 될 수도 있는 자리였다. 하지만 유준상은 진심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그 태극기함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그걸 만들기 위해 노력해온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모두 들려주었다. “평창올림픽에 참여한 이석우 디자이너가 디자인했습니다. 국기는 20년 동안 부부 두 분이서 수작업으로 태극기 깃대를 만드신 분들이 계십니다. 그분들과 중소상공인들이 만들어서 12억을 모금했습니다. 수익금은 전부 독립유공자 후손들에게 돌아갈 예정입니다.”

 

게다가 자기 자랑이 섞인 유쾌한 농담까지 덧붙였다. “저는 참고로 삼일절에 결혼해서 태극기를 걸고 결혼하고 아내와 상해임시정부로 신혼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그런 의미로 태극기가 제대로 걸리지 않는 게 답답해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태극기함을 만들게 됐습니다. 대통령님 저희 군가 잘했죠?” 그 날 행사에서 유준상과 같이 뮤지컬을 하는 동료들이 엄기준, 민영기, 김법래가 군가를 불렀던 걸 말하는 대목이었다.

 

유쾌한 웃음과 덕담이 오가는 자리, 유준상은 엉뚱하게도 문재인 대통령에게 ‘셀카’ 좀 찍어도 되겠냐고 물었다. 선뜻 응낙한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함께 유준상을 비롯한 그 날 행사에 참여한 뮤지컬 동료들이 환하게 웃으며 사진을 찍었다. 태극기함에 목숨을 건 것처럼 뛰어다니던 유준상의 진심이 통하는 순간이었다.

 

돌이켜 보면 <같이 펀딩>에서 유준상이 시도하고 있는 태극기함 프로젝트는 자칫 잘못하면 엉뚱한 오해를 받을 수도 있는 사안일 수 있었다. 그건 최근 태극기의 이미지가 정치적인 이유로 퇴색되는 일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태극기를 특정 정치적 목적으로 상징화하는 일이 그렇다. 또 한편으로 보면 애국이라는 표현 또한 최근에는 ‘국뽕’이라는 말로 선입견이 만들어지기도 하는 상황이 아닌가.

 

하지만 그것이 정치적 목적도 아니고 국뽕도 아니라는 걸 확인시켜 준 건 다름 아닌 유준상의 진심이었다. 그가 말하는 ‘애국’은 정파적 의미와 전혀 상관없는 말 그대로 순수한 열정에 가까웠다. 게다가 <같이 펀딩>이라는 프로그램의 방식 자체가 애국을 훨씬 더 세련된 방식으로 실천하는 장을 만들어준 점도 유준상의 태극기함 프로젝트가 빛날 수 있었던 이유가 됐다.

 

무엇보다 유준상의 열정에 박수를 보내게 되는 건, 그간 정파적 의미가 더해지며 퇴색되어 버린 태극기의 진짜 이미지를 되찾아줬다는 점이다.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갖는 게 당연한 순수한 나라 사랑의 의미가 유준상의 행보를 통해, 또 거기서 만난 많은 사람들을 통해 전해졌다는 것. 그것이 아마 <같이 펀딩>이 추구하는 ‘같이 만들어가는 가치’의 길이 아닐까.(사진:MBC)

Posted by 더키앙

댓글을 달아 주세요

‘놀면 뭐하니?’ 유재석 트로트가수 만들기, 트로트 붐업으로 이어지나

 

어쩌면 이렇게 재미있는 분들이 넘쳐날까. MBC 예능 <놀면 뭐하니?> ‘뽕포유’가 끄집어낸 트로트라는 세계와 그 세계의 인물들은 놀라울 정도로 재밌다. 저마다 캐릭터가 특이해 하는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준비된 예능인 못지않은 웃음을 준다. 게다가 트로트 제작이라는 대중예술의 창작과정은 어딘가 허술해보여도 의외의 완성도를 뚝딱 만들어내는 천재성으로 웃음과 놀라움을 동시에 안겨준다.

 

유산슬이라는 닉네임을 갖게 된 유재석을 위해 태진아, 김도일, 진성 그리고 김연자가 모여 나누는 이야기는 뽕포유에 담은 트로트계의 비상한 관심을 드러낸다. 저마다 유재석의 가능성을 언급하며 서로 제작 투자를 하겠다고 나서고 지분을 이야기하는 상황에 트로트 천재의 탄생을 기원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정작 유재석은 없는 자리에서 유산슬이라는 트로트 천재의 이야기를 섣부르게 하는 상황은 웃음을 주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그저 농담처럼 끝나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건 다름 아닌 그 주인공이 유재석이기 때문이다. 유재석의 트로트 도전은 물론 본인이 하고파서 하게 된 건 아니지만 트로트업계 자체를 붐업시킬 가능성이 크다. 트로트에 대해 잘 모르는 초보가 노래의 맛을 알아가고 또 작사와 작곡의 세계에 뛰어드는 그 과정은 우리가 막연히 옛 노래 정도로만 알고 있는 트로트에 대한 선입견을 깨줄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뽕포유’가 새로이 찾아간 작사가 이건우는 아주 짧게 방송에 등장했지만 확실한 자기 캐릭터로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주기에 충분했다. ‘합정역 5번 출구’라는 키워드를 가져온 유재석과의 작업에서 이건우는 “기가 막히다”며 칭찬을 쏟아 부었지만 정작 가사의 대부분은 유재석이 만들어냈다. “나는 상수역에서 너는 망원역에서 우리는 합정역에서”로 시작하고 “나는 상수역으로 너는 망원역으로”로 끝나는 게 어떠냐는 유재석의 말에 감탄하며 이미 작사는 다 끝났다고 공언했다.

 

이건우가 갑자기 ‘합정역 5번 출구’에 대해 물어보겠다며 전화를 건 ‘어머나’의 윤명선 작곡가도 예사롭지 않은 웃음을 주었다. 특정 역 출구를 담은 노래제목들을 줄줄이 읊어내는 윤명선 작곡가는 그래도 “아모르파티 느낌이 난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다소 비판적인 이야기들이 많이 나왔지만 이건우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그 듣고픈 ‘아모르파티 느낌’이란 말만 끄집어내 이건 대박이라고 추켜세웠다.

 

지난번 뽕포유에서 남다른 존재감으로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주었던 박현우 작곡가에게 작곡을 의뢰하기 위해 ‘합정역 5번 출구’ 가사를 들고 찾아간 유재석의 이야기도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큰 웃음을 줬다. 사람들이 자신을 ‘박토벤’이라 부른다는 박현우 작곡가는 15분이면 된다며 뚝딱 노래를 완성했고, 거기에 맞춰 ‘합정역 5번 출구’의 중독성 있는 가사가 얹어졌다. 처음에는 어딘가 동요 같은 느낌을 주었지만 들으면 들을수록 중독성 있는 곡이었다. 진짜 15분만에 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 작곡이었지만, 박현우는 “10분 안에 못해줘서 미안하네”라는 말로 웃음을 줬다.

 

최근 들어 TV조선 <미스 트롯> 이후 부쩍 대중들 앞으로 성큼 다가온 트로트의 영역이 <놀면 뭐하니?>를 통해 또 다른 열풍으로 이어질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어찌 보면 트로트업계에서 대가라고 하는 분들이 유재석이라는 한 인물을 위해 모두 모인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다음 주에는 트로트 대세가 된 송가인까지 등장해 유재석과의 듀엣을 예고하고 있으니 말이다.

 

‘트로트 어벤져스’가 이렇게 모이게 된 건, 보통 사람에게는 일어날 수 없는 행운이라고 볼 수 있지만 그건 동시에 트로트업계에도 좋은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프로그램도 살고 유재석의 또 다른 가능성도 발견하면서 동시에 트로트업계에도 활력을 줄 수 있다니. ‘유플래쉬’로 가요계 음악의 다양성을 끄집어낸 <놀면 뭐하니?>가 이제 ‘뽕포유’로 트로트의 붐업을 예고하고 있다.(사진:MBC)

Posted by 더키앙

댓글을 달아 주세요

‘비긴어게인3’, 패밀리밴드가 완성한 버스킹 예능의 정점

 

JTBC <비긴어게인>은 시즌3에 이르러 완성된 버스킹 예능의 정점을 보여주는 것 같다. 물론 매 시즌 다양한 아티스트들의 버스킹이 저마다 충분한 가치가 있었지만, 버스킹이라는 그 장점을 이번 시즌3, 특히 패밀리밴드가 제대로 끄집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하림과 박정현을 주축으로 김필, 임헌일, 헨리와 수현이 함께 하는 패밀리밴드는 이제 어느 도시에 가서도 기타와 바이올린 하모니카를 꺼내들고 음악을 하는 일이 자연스러워졌다. 굳이 세팅을 하지 않더라도 그저 떠오르는 대로 그 장소가 환기시키는 음악을 척척 꺼내 들려주는 버스킹의 자연스러움이 이들에게는 묻어난다.

 

베로나에서의 버스킹이 특히 빛날 수 있었던 건, 그 음악의 다양한 결을 패밀리밴드가 다채롭게 보여줬기 때문이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배경이 됐던 오래된 스칼리제로 다리 위에서 올라비아 핫세가 주연으로 나왔던 그 옛 영화의 주제곡을 헨리가 바이올린으로 연주하다, 바로 <시네마천국>의 OST로 연결하는 절묘함이 돋보였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출연했던 <로미오와 줄리엣>의 OST ‘Kissing you’나 마침 비가 내리자 하림이 부른 ‘Rainbow bird’도 마이크조차 따로 준비하지 않은 작은 공연이었지만 특유의 공간과 날씨가 만들어내는 분위기에 음악의 맛 자체가 다르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 날 밤 베로나 에르베 광장에서 제대로 악기를 세팅하고 들려주는 버스킹의 맛은 스칼리제로 다리에서 들려준 자유로움과는 또 다른 집중된 몰입감의 음악을 선사했다. 헨리가 부르는 포지션의 ‘I love you’의 감미롭게 절절한 달달함으로 귀도 마음도 열어주자, 베로나 사람들은 수현이 부르는 카펜터즈의 ‘Top of the world’를 흥겹게 따라 불렀다.

 

김필 특유의 허스키한 목소리로 들려주는 ‘그리움만 쌓이네’는 가사는 몰라도 간절한 그리움이 이국의 관객들의 가슴에도 전해지고 있었고, 헨리와 수현이 결국 완성해낸 제이슨 므라즈의 ‘Lucky’는 사랑을 부르는 베로나라는 도시와 너무나 잘 어우러져 분위기를 로맨틱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드디어 지난 여름부터 예고편이 나온 후 방송이 되지 않아 심지어 시청자들의 원성까지 들었던 박정현이 부르는 시아의 ‘Chandelier’가 베로나 광장에 울려퍼졌다.

 

한 마디로 말해 박정현 아니면 들려줄 수 없는 노래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역시 기대한 만큼 놀라운 무대가 아닐 수 없었다. 그 절정의 가창력에 코러스를 해주던 수현이 멈칫했고, 헨리는 연주를 놓칠 정도였다. 이미 전 날 ‘Ave Maria’로 성스러운 느낌마저 선사했던 박정현은 이번 무대를 통해 역시 ‘갓정현’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다는 걸 보여줬다. 베로나 광장에 모인 관객들은 노래가 끝나자 탄성을 터트렸고, 수현은 언니에서 “선배님”이라고 부르며 자신도 “열심히 노력하겠다”는 귀여운 존경의 마음을 드러냈다.

 

이번 시즌 패밀리밴드가 <비긴어게인>이라는 프로그램이 가진 재미와 가치를 가장 잘 보여줬다 평가되는 건 음악의 다양한 매력을 이들이 들려줬기 때문이다. 어디서나 허밍을 하듯 편안하게 부를 수 있는 것이 노래이고, 또 집중해서 모두가 몰입하고 공감하게 만드는 힘을 가진 것 역시 음악이었다. 게다가 이들이 하는 장르의 틀은 클래식에서부터 팝, 가요, 성가를 넘나들 정도로 다채롭고, 악기도 기타와 피아노는 물론이고 바이올린과 하모니카 등 다양하다. 또 현지에서 만난 버스커들과 즉흥으로 어우러지기도 하고 또 누군가에게 들려주기보다는 스스로가 즐기는 음악을 보여주기도 했다. 어떤 음악 프로그램이 이처럼 다양한 음악의 매력을 한꺼번에 선사할 수 있을까.

 

어느새 금요일 밤이면 <비긴어게인>을 기다리는 시청자들이 생겨난 건 우연이 아니다. 한 주의 피로를 맥주 한 잔 마시며 <비긴어게인>을 보는 것으로 풀어낼 수 있는 건, 그 음악의 다채로운 매력이 끝없이 발견되기 때문이다. 되도록 시즌이 끝나지 않고 계속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생기는 건 그래서다. 끝나더라도 바로 시즌4가 이어져 스산해질 계절의 금요일을 계속 따뜻하게 만들어주기를.(사진:JTBC)

Posted by 더키앙

댓글을 달아 주세요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