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문화 속에 담긴 현실을 모색하는 곳 더키앙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5209)
블로거의 시선 (96)
네모난 세상 (4996)
SPECIEL (19)
문화 코드 (1)
생활의 발견 (23)
술술 풀리는 이야기 (4)
스토리로 떠나는 여행 (10)
책으로 세상보기 (8)
문화 깊게 읽기 (4)
스토리스토리 (24)
사진 한 장의 이야기 (4)
드라마틱한 삶을 꿈꾸다 (7)
대중문화와 마케팅 (9)
Total13,450,410
Today39
Yesterday291

‘맛남의 광장’의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음의 거리 좁히기

 

코로나19로 방송가가 모두 영향을 받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SBS <맛남의 광장> 같은 프로그램이 받는 영향을 더더욱 커 보인다. 그 영향은 이 프로그램의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다. 제목에 담긴 ‘만남’, ‘광장’ 같은 의미들은 소외된 농가들을 돕겠다는 좋은 취지를 담은 것이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는 지금 프로그램이 애초의 연출방식을 추구할 수가 없게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진도편을 보면 안타깝게도 파밭을 통째로 갈아엎는 장면이 등장할 정도로 농민들의 어려움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커졌다는 걸 실감하게 한다. 파 가격이 폭락한 데다 코로나19의 여파로 경기까지 좋지 않은 상황. 그래서 이런 시기에 오히려 <맛남의 광장> 같은 프로그램이 더더욱 필요하다는 게 느껴졌다.

 

<맛남의 광장>은 휴게소 같은 광장에서 일반 손님들을 통해 보여주던 먹방 대신 지역 농어민분들을 초대해 그 지역에서 나는 재료로 만든 요리들을 선보이는 조촐한 ‘시식회’로 연출 방향을 틀었다. 그것은 시식회의 성격도 있지만, 고생하시는 지역 농어민분들을 위한 한끼 대접 같은 느낌을 주었다.

 

일반 손님들이 길게 줄을 늘어서고, 휴게소 같은 광장에서 북적대며 백종원과 출연자들이 고안해낸 신 메뉴를 먹어보고 보여주는 리액션은 어쩌면 이 프로그램이 가진 중요한 재미요소 중 하나였을 게다. 하지만 이를 포기하면서 오히려 더 집중되는 건 신 메뉴를 소개하는 대목이다.

 

대파 소비를 늘리기 위해 아낌없이 대파를 써서 만든 음식들은 백종원 특유의 레시피가 그러하듯이 집에서 해먹고 싶을 만큼 손쉬우면서도 맛있어 보였다. 특히 파 한 단을 거의 다 넣고 끓여낸 파개장은 고추양념을 따로 만들어 놓아 아이들도 즐길 수 있을 맑은 국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고기가 들어가긴 하지만 고기보다 파가 주가 되는 파개장이었다. 그 파개장에 출연자들은 ‘진도 대파국’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게스트로 출연한 송가인이 즉석에서 쓱쓱 비벼 만들어낸 봄동 겉절이는 대파국과 너무나 잘 어우러지는 반찬이 됐고, 파를 얹어 구워낸 대파 파이 파스츄리가 애피타이저로 그리고 양세형이 개발한 파를 얹은 파게트 빵이 후식으로 갖춰지면서 시식회는 제대로 된 코스 정찬이 될 수 있었다.

 

<맛남의 광장>은 아마도 앞으로 한 동안 애초 기획했던 휴게소 같은 광장에서의 대규모 인파들과의 만남은 피할 수밖에 없을 게다. 하지만 그렇게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면서도 동시에 어려움을 겪는 농어민들을 위한 방송을 통한 ‘만남’은 더더욱 가치가 있어질 것으로 보인다. 직접적인 만남은 어렵겠지만 오히려 어려움을 겪는 농가의 식재료들을 이용한 신 메뉴를 방송을 통해 보급하는 일은 요즘처럼 집밥 요리가 늘 수밖에 없는 시국에는 더 유익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사진:SBS)

Posted by 더키앙

댓글을 달아 주세요

‘유퀴즈’가 꼽은 tvN 방송의 중심축은 이우정 작가

 

코로나19는 방송가 전체에 직격탄을 날렸지만, 그 중에서도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 같은 길거리로 나가 사람들을 만나는 프로그램은 더 막막한 상황이 되었다. 방송의 특성상 겨울 휴지기를 지나 봄을 맞아 돌아왔지만, 거리로 나갈 수가 없게 된 것. 하지만 그 와중에도 이 프로그램은 역발상을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면서도 화상을 통해서나마 마음의 거리를 좁히는 그런 방송을 선택한 것.

 

그래서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봄철 새로 시작하며 아예 코로나19로 비상상황을 맞은 대구를 중심으로 그 곳으로 달려간 간호사, 의사 분들을 인터뷰해 보여줌으로써 시청자들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 다음 회에는 이번 시즌을 맞아 새롭게 구성된 ‘낸 자기 푼 자기’ 형태의 퀴즈 방식에 따라 퀴즈를 낸 분들을 직접 스튜디오에 모셔 이야기를 풀어냈다.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한 대목을 가져와 퀴즈의 문제 하나를 통해 거기 담겨진 그 사람의 삶을 들여다본다는 기획이었다.

 

그리고 세 번째로 돌아온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tvN의 프로그램들을 만드는 PD, 작가들을 주인공으로 세웠다. 시청자들이 즐겨 봤던 방송 프로그램들이지만, 그 뒤에 어떤 이들이 있는가를 들여다보려 한 것. 현장으로 나가지 못하는 현실 속에서 오히려 방송을 준비하고 만드는 이들을 향해 카메라를 돌려놓은 것이었다.

 

시청자들에게 익숙한 프로그램들과 그 프로그램을 만든 주역들이 방송에 등장했다. tvN에서 촬영했기 때문에 tvN 프로그램들이 대거 소개될 수밖에 없었지만, 작가들처럼 소속이 아닌 인물들을 통해 타 방송사의 프로그램들도 등장했다. 물론 중요한 건 프로그램 자체가 아니라, 그런 프로그램 만드는 이들은 어떤 사람인가하는 것이다. ‘사람 여행’이 주 목적인 이 프로그램의 취지가 그러하니.

 

<대탈출> 시리즈로 유명한 정종연 PD, <1박2일>부터 <윤식당> 등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들을 나영석 PD와 함께 해온 김대주 작가, 김태호 PD, 나영석 PD, 신원호 PD, 이명한 PD와 모두 작업을 했던 김란주 작가, <응답하라> 시리즈와 <슬기로운 감빵생활>에 이어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연출하고 있는 신원호 PD 그리고 우리에게는 <1박2일>의 PD로 더 익숙한 tvN을 총괄하는 이명한 본부장까지 카메라 앞에 섰다.

 

그런데 방송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사실상 tvN 방송의 중심축으로 일컬어지는 ‘티벤져스(tvN 어벤져스)’의 핵심이 있었다. 바로 이우정 작가였다. 그가 얼마나 영향력을 발휘한 인물이었던가는 여기 등장한 작가들과 PD들 거의 대부분이 그와 함께 작업을 했었다는 데서 드러난다. 이우정 작가는 <1박2일> 시절부터 김대주 작가나 김란주 작가의 사수라고 할 수 있는 인물이고, 신원호 PD와도 또 이명한 본부장과도 오래도록 작업을 함께 해온 작가다.

 

그래서 가장 영향을 준 인물을 꼽는데 이들은 서슴지 않고 이우정 작가를 들었다. 신원호 PD가 꼽은 이우정 작가는 KBS <남자의 자격> 같은 예능 프로그램을 같이 했었지만, tvN으로 이적해 와서 덜컥 <응답하라 1997> 같은 드라마를 하자는 제안을 받아들여 성공시킨 인물이었다. 그는 현재 <슬기로운 의사생활>까지 그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명한 본부장은 지금의 tvN을 성장시킨 나영석 PD와 신원호 PD가 있지만 그 중심축은 늘 이우정 작가였다고 말했다.

 

방송은 그 특성상 특정한 인물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곤 한다. 물론 최근 들어서는 스타 PD라는 표현이 익숙할 정도로 PD들도 셀럽처럼 주목받는 상황이지만, 상대적으로 작가들은 뒤로 물러나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드라마 작가야 워낙 중추적 역할을 하니 전면에 보이지만, 예능 작가의 경우는 더더욱 그렇다.

 

이우정 작가는 그런 점에서 보면 해왔던 일련의 놀라운 성취들만큼 전면에 드러난 인물은 아니다. 예능과 드라마 양 분야에서 최고의 작가로서 인정받고 있는 인물이 아닌가. 하지만 전면에 보이진 않아도 동료들이 모두 손꼽아 그의 이름을 말하는 건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다. 그런 점에서 이번 <유 퀴즈 온 더 블럭>이 찾아낸 진정한 숨은 티벤져스는 이우정 작가가 아닐까 싶다.(사진:tvN)

Posted by 더키앙

댓글을 달아 주세요

‘개훌륭’, 강형욱의 마법이 가능한 건 기술보다 인내심

 

강형욱은 심지어 피까지 흘렸다. KBS <개는 훌륭하다>가 소개한 도저히 통제가 되지 않던 잉글리시 불독 쿤의 행동을 교정하는 과정에서였다. ‘난폭견’이라 소개된 쿤은 낯선 사람에 대한 공격성이 지금까지 소개된 그 어떤 개들보다 컸다. 심지어 견주의 부모님들도 쿤의 접근을 두려워할 정도였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쿤과 함께 생활했는지 궁금할 정도로 상황은 심각했다. 뭐든 입으로 집어넣고 무는 습성 때문에 양말을 통째로 삼킨 적도 있다는 쿤은 검진을 통해 위 속에서 장난감 닭의 발을 꺼내 모두를 놀라게 만들었다. 덩치도 크고 힘도 좋은데다 물러나는 걸 해본 적이 없는 듯 돌진하는 쿤 앞에서 모두가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

 

잉글리시 불독을 키우고 있어 자신감이 있다던 이경규도 마찬가지였다. 호기롭게 그 집에 들어가 쿤을 마주했지만 이경규는 도저히 통제가 되지 않는 상황 속에서 소파에 앉는 것조차 조심스런 모습을 보였다. 결국 강형욱이 나섰다. 하지만 그조차도 버거운 상황이었다.

 

강형욱은 특히 고집이 센 불독은 한 번 마음을 꺾는 것이 몹시 힘들다고 했다. 또 표정이 잘 보이지 않아 어떤 상태 때문에 흥분을 하는지를 읽어내는 것도 어렵다고 했다. 그래서 불독의 행동 교정은 기술이 필요한 게 아니라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 급기야 순식간에 달려드는 쿤을 목줄을 잡고 제압하는 과정에서 강형욱은 발에 긁혀 피를 흘리기도 했다.

 

하지만 강형욱은 그것조차 익숙하다고 말했다. 불독을 조련하는데 그 정도 상처는 입을 준비가 되어 있다며 주인을 안심시켰다. 그러면서 아주 천천히 쿤의 행동을 바꿔나갔다. 목줄을 아무리 잡아끌어도 오지 않던 쿤은 강형욱이 이끄는 대로 조금씩 걸었고, 무려 다섯 시간이 넘게 그런 과정들을 반복하고 나서 비로소 ‘엎드려’를 하게 됐다.

 

그리고 그렇게 늘 자신이 원하는 대로만 하다가 그게 꺾이는 경험을 한 쿤은 그 때부터 조금씩 달라졌다. ‘엎드려’하는 명령에 따르기 시작했고, 타인이 집에 들어와도 주인의 통제에 따르기 시작했다. 강형욱의 행동 교정 이전의 쿤의 모습과 비교해보면 마법 같은 변화가 아닐 수 없었다.

 

<개는 훌륭하다>가 시청자들의 확실한 눈도장을 찍게 된 건 문제가 있는 반려견들의 분명한 행동교정 사항을 전과 후로 비교해 보여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전의 문제 상황을 접하는 시청자들로서는 도무지 해결책이 없어 보이지만, 강형욱은 그 원인을 밝혀내고 그걸 뒤집는 결과들을 보여줌으로써 견주와 시청자들을 놀랍게 했다.

 

그런데 이번 잉글리시 불독 쿤의 사례는 강형욱이 만들어내는 그 마법 같은 변화들이 사실은 엄청난 인내심의 결과라는 걸 보여줬다. 어떤 문제 행동들이 생겨난 것 역시 잘못된 습관이 누적되어 만들어진 것이라면, 그걸 교정하는 데 있어서도 그만큼의 인내심과 반복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 강형욱이 매번 문제 견의 행동을 교정한 후에 견주에게 지속적인 훈련을 강조하는 이유가 그것이었다. 먼저 보이는 건 기술이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건 인내심이라는 것.(사진:KBS)

Posted by 더키앙

댓글을 달아 주세요

‘놀면 뭐하니?’, 텅 빈 객석 콘서트를 가득 채운 건

 

텅 빈 객석 앞에 서는 아티스트들의 마음은 어떨까. 아마도 착잡함을 넘어 참담함 기분까지 들을 수 있을 게다. 하지만 MBC 예능 <놀면 뭐하니?>가 마련한 방구석 콘서트의 텅 빈 관객은 그런 쓸쓸함이 보이지 않았다. 그 빈자리를 이 프로그램을 기획한 제작진들과 관객을 만나고 싶어도 코로나19로 만날 수 없는 아티스트들의 진심이 꽉 채워줬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공연계는 모든 게 정지되어버린 상태다. 그래서 봄날의 공연을 준비해오던 아티스트들은 무산된 콘서트 앞에 허탈해질 수밖에 없다. 그런 허탈함을 누구보다 잘 들여다본 게 바로 <놀면 뭐하니>다. 이 프로그램은 콘서트가 무산되어 설 무대가 사라진 아티스트와, 그런 무대를 고대했던 팬들을 이어주겠다는 취지에서 기획되었다.

 

관객 없는 공연을 방구석에서 관람하게 해주겠다면 사실 스튜디오에서 혹은 녹음실에서 촬영해도 큰 문제는 없었을 기획이었다. 하지만 굳이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이 콘서트를 진행한 데서 이 기획의 진심이 느껴졌다. 그건 설 수 없게 된 무대에 대한 아티스트들의 마음을 배려한 것이고, 제목은 ‘방구석 콘서트’지만 더 웅장한 무대를 선사하겠다는 다짐과 같은 것이니 말이다.

 

유산슬의 응원봉 ‘짬봉’을 일일이 3천여 개의 빈 객석 하나하나에 세워 둔 데서도 그 마음이 느껴졌다. 관객의 환호를 그 응원봉의 불빛을 통해서나마 전하겠다는 의도다. 그리고 이 콘서트를 진행하는 유재석, 유희열, 이적, 김광민이 아티스트가 무대에 올라 공연할 때 보여준 리액션들도 콘서트를 더욱 흥이 돋게 만들었다.

 

이런 제작진의 마음이 느껴져서일까. 텅 빈 객석을 뒤로 하고 선 아티스트들의 무대 역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첫 무대에 오른 장범준은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네 샴푸 향이 느껴진 거야’와 ‘벚꽃엔딩’을 불러 코로나19로 멈춰서 버린 봄을 느끼게 해줬다. 이 노래를 들으니 봄이 왔다는 게 느껴진다는 유희열의 말처럼.

 

뮤지컬 맘마미아팀은 유재석의 첫 뮤지컬 도전(?)과 함께 신영숙이 ‘The winner takes it all’을 불렀고 홍지민, 박준면과 환상적인 앙상블까지 총동원되어 ‘Dancing queen’, ‘Waterloo’ 같은 아바의 명곡들을 들려줬다. 최근 온라인에 ‘아무노래’ 챌린지 열풍을 일으켰던 지코는 이 노래를 댄스에 맞춰 원 테이크로 찍어내는 놀라운 무대를 선보였다. 마치 한 편의 완벽한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한 완성도 높은 무대였다.

 

그리고 드디어 ‘공연의 신’ 이승환이 무대에 올랐다. 텅 빈 객선이지만 이승환은 영화 <엑시트>의 삽입곡이었던 ‘슈퍼히어로’를 오케스트라 연주가 더해진 웅장한 무대로 선보이며 세종문화회관을 가득 채웠다. 하지만 이건 끝이 아니었다. 다음 주 예고에는 이승환의 무대와 힙합 레이블 AOMG, 혁오, 잔나비, 선우정아와 새소년, 이정은이 함께 하는 뮤지컬 <빨래>팀, 소리꾼 이자람 그리고 유산슬과 송가인의 무대까지 준비되어 있었다.

 

<놀면 뭐하니?>의 방구석 콘서트는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캠페인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역발상이 돋보인 기획이었다. 방구석에 관람하는 콘서트지만, 공연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펼쳐짐으로써 그 의미는 더해졌다. 그것은 마치 가뭄에 기우제를 올리듯 코로나19로 오지 않는 공연의 봄을 재촉하는 무대가 아닐 수 없었다. 그 진심은 아마도 머지않아 텅 빈 객석 가득 열광할 관객들을 부르는 단비로 채워지지 않을까 싶다.(사진:MBC)

Posted by 더키앙

댓글을 달아 주세요

‘더블캐스팅’, 취지와 출연자 모두 좋은데 연출이 이래서야

 

‘앙상블이여, 주인공이 되어라!’ 아마도 이 문구를 본 앙상블이라면 누구나 가슴이 설레지 않았을까. tvN <더블캐스팅>은 그 취지가 너무 좋다. 뮤지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들이지만, 주인공에 가려 그 존재가 드러나지 않는 앙상블을 위한 오디션.

 

수 년 간을 앙상블로 활동해온 출연자들은 기회가 없었을 뿐, 충분한 실력을 갖춘 인물들이 적지 않다. 그래서 <더블캐스팅>의 무대에 오른 몇몇 출연자들은 이미 ‘준비된’ 주인공들이라는 확신을 주기에 충분하다. 예를 들어 뮤지컬 <에어포트 베이비>의 타이틀곡을 불러 호평을 받은 나현우는 <락 오브 에이지>의 ‘Wanted Dead or Alive’로 무대를 연출하는 모습까지 보여준 바 있다.

 

주크박스 뮤지컬 오디션에서 산울림의 ‘그대 떠나는 날 비가 오는가’를 부른 김지온이나 김광석의 ‘사랑했지만’을 부른 작은 거인 임규형, 남다른 연기 몰입을 보여줘온 정원철이나 무대마다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 윤태호 같은 인물들도 충분히 자신이 준비된 주인공이라는 걸 보여줬다.

 

하지만 이런 좋은 취지에 괜찮은 출연자 구성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더블캐스팅>은 시청률이 1%대(닐슨 코리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간대가 토요일 밤 10시40분이라는 다소 늦은 시간이라 불리한 점은 분명히 있다. 하지만 <더블캐스팅>의 부진에는 이런 좋은 출연자들을 제대로 살려내지 못하는 연출의 아쉬움도 큰 몫을 차지한다.

 

너무나 작게 느껴지는데다 심사위원들과 출연자 사이의 거리도 좁아 전혀 무대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 공간은 출연자들이 공연을 한다기보다는 진짜 오디션을 보러 온 느낌을 준다. 물론 이 프로그램은 오디션 형식을 갖고 있지만, 그럼에도 출연자들을 빛나게 하기 위해서는 그 무대가 마치 공연을 하는 듯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해줘야 마땅하다. 심사위원 앞에서 캐스팅되기 위해 오디션을 보는 것이 프로그램의 콘셉트라고 해도 무대 자체는 충분히 주목하게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무대 연출의 문제를 가장 크게 드러낸 건 듀엣 미션에서였다. 나름 대결구도를 내세워 양측에 계단을 마련하고 함께 듀엣을 한 출연자들 중 캐스팅된 1인이 그 계단을 올라 맨 위에 액자처럼 된 공간에서 포즈를 취하는 무대 연출의 의미는 충분히 이해된다. 그건 앙상블에서 주인공이 되기 위해 오르는 계단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듀엣 미션은 단지 대결이 아니라 두 사람이 함께 만들어낸 무대의 하모니가 주는 감동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하모니를 통해 감동적인 듀엣 무대를 선보인 그들 중 한 명을 캐스팅해 저 위로 올려 보내고 떨어진 자가 그를 올려보는 장면은 여러모로 하모니의 훈훈함을 깨뜨리는 무대 연출이 아닐 수 없다. 물론 그런 연출 이후 계단을 내려와 함께 나가며 훈훈한 광경을 보여주긴 하지만, 무대 자체가 만들어낸 승패의 분명한 단절은 그리 효과적인 연출로 보이지 않는다.

 

또한 심사위원들이 캐스팅 여부를 밝히는 그 과정도 매끄럽다 보기 어렵다. 즉 다섯 명의 심사위원이 한 명씩 돌아가며 캐스팅 여부를 밝히는 방식은 앞에서 한 다른 심사위원의 결정이 다음 심사위원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어째서 동시에 캐스팅 여부를 버튼을 통해 누르고 한꺼번에 보여준 후 그 이유를 밝히게 하지 않았는지 이해하기가 어렵다. 그렇게 해야 좀더 타인의 영향 없는 소신 있는 캐스팅이 가능해지지 않았을까.

 

주크박스 뮤지컬 오디션에서도 이런 캐스팅 방식은 긴장감을 떨어뜨리는 주요인으로 작용한다. 즉 올 캐스팅 되어야 합격할 수 있는 룰에서 순차적으로 캐스팅 여부를 밝힌다는 건, 앞 부분에서 한 사람이 캐스팅을 하지 않게 되면 다른 사람의 여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게 되어버린다. 그래서 프로그램은 의도적으로 캐스팅한 사람을 먼저 발표하게 하고 캐스팅하지 않는 사람을 뒤에 배치하지만 역시 긴장감이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더블캐스팅>은 애써 용기 내어 출연한 실력 있고 매력 넘치는 출연자들을 제대로 살려내지 못하고 있다. 그것은 효과적이지 않은 연출 때문이다. 무대도 그렇고 캐스팅 방식에서도 아쉬움이 크다. 만일 가능하다면 지금이라도 좀 더 이 멋진 출연자들을 제대로 선보일 수 있는 연출방식으로 변화를 꾀할 수는 없는 걸까.(사진:tvN)

Posted by 더키앙

댓글을 달아 주세요

위대한 서민들과 공감하려는 방송의 새로운 노력들

 

영상통화로 얼굴을 마주한 원주 칼국숫집 사장님과 백종원은 환한 미소로 반가운 마음을 전했다. 사장님은 “사랑합니다”라고 말했고, 백종원은 “내가 갔어야 했는데 (팥죽 좋아하는) 김성주씨가 간다고 했다”며 직접 오지 못한 걸 아쉬워했다. 사장님은 모자를 쓴 채 자꾸만 얼굴을 양 손으로 가리셨다. 그러면서 자꾸 이런 모습을 보이기 싫었다고 말씀하셨다.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가슴 먹먹한 칼국숫집 사장님의 근황을 전했다. 그간 SNS 등을 통해 자주 가게에 안 나오신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혹여나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닌가 걱정하던 백종원과 김성주 그리고 정인선이었다. 근황을 알아보기 위해 찾아간 김성주와 정인선은 그러나 그 곳에서 의외의 이야기를 들었다. 암에 걸려 투병 중이시라는 것이다.

 

일주일 간 가게를 쉰다는 공고는 코로나19의 영향 때문이라 여겼지만, 거기에는 사장님의 건강문제도 들어 있었다. 애써 “괜찮다”는 말은 수차례 반복하시는 사장님 앞에서 결국 정인선은 눈물을 뚝뚝 흘렸다.

 

아쉬운 마음에 영상통화로 연결된 사장님의 사연을 들은 백종원도 말을 잇지 못했다. “아유 대표님 죄송해요.. 괜찮아요. 건강해요. 대표님 사랑해요 건강해요. 아유 참. 괜찮아요 대표님. 이렇게 웃고 있잖아요.” 연거푸 애써 웃으며 괜찮다는 사장님은 결국 눈물을 터트린 백종원을 보고는 “아유 속상해 죽겠네”리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눈물을 닦으셨다.

 

“전화하고 싶고 막 그런데도 못했어. 진짜 보고 싶고 내가 뭐라고 진짜 막 편지도 쓰고 싶고 그랬는데도 막 못했어. 진짜. 진짜 사랑합니다. 절 너무 행복하게 해주셔서 고마워요.” 사장님의 그 말을 듣던 백종원은 먹먹한 마음에 울먹이며 “참 진짜 그지 같네”라고 말했다. 그 눈물과 말에 많은 게 들어있었다. 열심히 성실하게 살아가는 삶이 어째서 그런 어려움을 계속 겪게 되는가에 대한 안타까운 소회가 거기에는 들어 있었다.

 

백종원의 눈물은 <백종원의 골목식당>이라는 프로그램이 무엇을 지향하고 있는가를 잘 보여줬다. 물론 때론 분노하고 때론 아픈 조언들을 하곤 했지만, 결국 백종원이 원하는 건 노력하는 그들이 잘 되는 것이었다. 그건 이 프로그램이 지향하는 바이기도 했다. 하지만 어디 세상이 그런가. 생각만큼 안 되는 경우도 있고 의외의 일들이 가로막는 경우는 더더욱 많다.

 

최근 방송들은 연예인들의 이야기에서 서민들의 이야기를 담으려 하고 있는 중이다. 지난 주 유재석이 눈물을 흘렸던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의 한 대목도 바로 그런 방송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코로나19로 인해 비상을 맞은 대구 지역에 선뜻 자원해 달려간 한 간호사분의 너무나 씩씩한 모습에 유재석은 무너져 내렸다.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이고 어려운 환경이지만 연거푸 잘 지내고 있고 괜찮다는 말을 건네는 그 분들의 숭고함 앞에 그 누가 먹먹해지지 않을 수 있을까.

 

유재석의 눈물과 백종원의 눈물은 시청자들을 먹먹하게 했다. 그런데 그 진원지는 유재석과 백종원이 아니라 그들이 만난 위대한 서민들이었다. 지금껏 조명되지 않아서 평범해보였던 사람들은 한 걸음 더 깊숙이 들어가자 그 위대함이 보이기 시작했다. 유재석도 백종원도 그것을 본 것이고, 방송은 이제 그것을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있다. 평범하지만 위대한 서민들과 공감하려는 노력. 지금의 예능 프로그램들에 생겨난 새로운 풍경이 아닐 수 없다. 또 그것은 지금의 시청자들 역시 공감하고픈 이야기이기도 하다.(사진:SBS)

Posted by 더키앙

댓글을 달아 주세요

‘개훌륭’, 어째서 더 공격적이고 대형견일수록 강형욱 존재감도 커질까

 

지금까지 이런 상황은 없었다. 매번 KBS 예능 <개는 훌륭하다>는 그렇게 말하고 있는 듯하다. 매회 등장하는 개들의 덩치는 커지고 상황은 갈수록 험악해진다. 이번에 소개된 맹견패밀리는 그래서 갈수록 세지는 이야기의 끝판왕처럼 소개되었다. 원수지간처럼 만나기만 하면 물고 뜯는 핏불테리아 블리와 로트와일러 쉐리의 이야기에, 공격적인 성향으로 사람을 물기까지 했던 코카시안 오브차카 머루의 이야기까지.

 

늘 ‘역대급’이라는 소개와 함께 점점 강해진 이야기 속에서 강형욱조차 이번 편에 자신이 이런 곳에 오게 될 지는 몰랐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들의 보이는 공격성은 자칫 촬영 도중에 큰 사고로까지 이어질 것 같은 불안함을 만들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럴수록 시청자들은 확실히 이 프로그램에 집중하고 있다는 걸 시청률이 말해줬다. 이번 맹견패밀리 중 머루에 대한 이야기로 <개는 훌륭하다>는 9%(닐슨 코리아)라는 최고 시청률을 찍었다.

 

사실 이 프로그램이 지난 11월 첫 방송을 시작하며 1.9% 시청률을 냈었다는 사실은 지금 생각해보면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단 4개월여 만에 10%에 근접하는 시청률을 내고 있으니 말이다. 이러한 시청률과 화제성의 중심은 역시 강형욱이었다. 그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반려동물 가족이 그토록 급증하고는 있지만 우리가 그들의 이야기를 제대로 듣지 못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려줬다. 반려견과 견주 사이에 소통의 다리를 놨다고나 할까.

 

실제로 문제 반려견으로 지목된 집을 찾아가보면 그 문제는 거의 대부분 견주로 인해 생긴 것이었다. 외부인에게 극도로 공격적인 개들이나, 주인까지 무는 개들이나, 아니면 그들끼리 집단적으로 한 개를 괴롭히는 개들 등등. 그 문제의 원인은 주인들의 잘못된 보살핌에서 비롯된 것들이었다. 강형욱은 이를 교정해주고 그래서 반려견과 견주 사이의 올바른 관계를 재정립해주는 역할을 했다.

 

이번 맹견패밀리의 사정도 다르지 않았다. 덩치가 거대한데다 외부인에 대한 공격성을 보여 접근조차 어려운 오브차카 머루가 그렇게 된 건 견주가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그런 대형견들을 집도 아닌 외부공간에 두고 키우면서 생겨난 일이었다. 하루 종일 철창에 갇힌 상태로 주인만을 기다리는 개들은 하루 한두 번 들르는 주인에게 한없는 애정을 보였지만, 바로 그런 환경이 개들끼리 그리고 외부인에게는 극도의 공격성을 키우게 된 이유가 되었다.

 

강형욱조차 긴장하게 만든 머루는 안전을 위해 입에 채운 마스크마저 더 험악한 느낌을 자아냈다. 하지만 강형욱은 역시 베테랑 조련사답게 아주 조금씩 머루에게 다가갔고 계속 밀쳐대고 공격하려는 머루와 친해지는데 성공했다. 몇 시간 후 강형욱은 머루와 함께 산책하며 다른 출연자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데도 아무런 일이 벌어지지 않는 마법을 연출했다.

 

사실 마법처럼 보이지만 그건 이 개들의 덩치와 행동들을 우리가 오해한데서 비롯된 착시현상이었다. 강형욱의 설명처럼 오브차카나 핏불테리아, 로트와이어는 모두 주인을 위해 불구덩이에도 뛰어들 정도로 충성과 애정을 다하는 견종이었다. 다만 이들이 한 장소에서 같이 지내며 오매불망 견주를 기다려야 하는 환경 때문에 그런 공격성을 드러낸 것뿐이었다.

 

덩치가 커질수록 강형욱의 마법은 더 놀랍게 느껴지고, 그래서 그의 존재감도 점점 커지며 시청률도 따라 급상승한다. 하지만 그 마법의 실체는 알고 보면 우리가 그만큼 반려견을 잘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고, 그 외견과 행동에 대한 오해와 선입견도 더 컸다는 걸 말해준다. 이것은 <개는 훌륭하다>라는 프로그램과 강형욱의 반려견들과의 소통이 왜 가치를 갖는가를 잘 보여준다. 단지 센 이야기라서가 아니라, 세 보이지만 알고 보면 그것조차 우리의 선입견이고 오해라는 걸 드러내준다는 의미에서 그렇다.(사진:KBS)

Posted by 더키앙

댓글을 달아 주세요

‘놀면 뭐하니’, 마에스트로 윤명선과 절대가창력 송가인이 더해지니

 

‘합정역 5번출구’와 ‘사랑의 재개발’이 유산슬(유재석)이라는 트로트 신인을 탄생시켰다면, 이제 소개된 ‘이별의 버스정류장’은 유산슬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켜줄 노래가 되지 않을까. MBC 예능 <놀면 뭐하니?>가 소개한 ‘뽕포유’ 유산슬의 1.5집 ‘이별의 버스정류장’의 제작과정은 그 과정만으로도 시청자들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그 기대감을 한층 끌어올린 건 이 노래가 흔치 않은 트로트 듀엣 곡으로 다름 아닌 절대 가창력의 송가인이 함께 한다는 사실이다. 유산슬의 ‘뽕포유’ 프로젝트에서 조언을 얻기 위해 만났던 자리에서 송가인이 슬쩍 얘기했던 듀엣 제안이 현실화된 것. 송가인이 녹음실에서 슬쩍 들려준 노래는 아직 완성된 것도 아니지만 시청자들의 귀에 중독성 있는 멜로디로 자리했다.

 

녹음실에서의 녹음 과정은 유산슬이 말한 대로 “역시 프로의 세계는 다르다”는 것이었다. 아직 목도 안 풀린 상태라며 녹음실에 들어선 송가인은 특유의 감미로운 목소리로 유산슬은 물론이고 이 녹음실을 진두지휘하는 윤명선 작곡가를 감탄시켰다. 송가인이 먼저 부른 노래가 있어 유산슬은 이를 가이드삼아 그 위에 노래를 얹었다. 유재석은 송가인의 목소리가 더해지자 마치 자신이 노래를 잘하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또한 여기에 놀라운 코러스의 세계를 더해준 김현아의 목소리까지 더해지니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었다.

 

그런데 이번 ‘이별의 버스정류장’이란 곡의 제작과정에서 그 중심에 선 인물은 윤명선 작곡가였다. 과거 박진영의 매니저이기도 했고, 장윤정의 ‘어머나’ 같은 히트곡을 작곡한 인물이기도 했다. 그런데 윤명선은 <놀면 뭐하니?> 뽕포유 프로젝트가 지금껏 추구해왔던(?) B급 감성을 자극하는 인물로 첫 출연만에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유산슬의 바이브레이션을 단번에 고칠 수 있다며 동물의 소리를 따라하게 하는가 하면, 1단, 2단, 3단... 이런 식으로 그 길이가 정확히 끊어지는 바이브레이션의 세계를 보여줘 프로그램에 큰 웃음을 주었다. 특히 녹음실에서 유산슬의 노래에 바이브레이션을 더해주겠다며 앞목, 뒷목을 잡고 마치 악기 연주하듯 흔들어 떨림을 만들어넣는 장면은 이를 보는 송가인마저 포복절도하게 만들었다.

 

기이한 행동이었지만 그것이 음악의 완성도를 위한 열정이 묻어난 행동이라는 사실은 지금껏 뽕포유 프로젝트가 탄생시킨 ‘유벤져스’로 불리는 박토벤(박현우), 정차르트(정경천), 작신 이건우의 계보를 잇는 또 다른 인물로 윤명선을 각인시켰다. 어딘지 엉뚱하고 우습지만 그러면서도 실력만큼은 확실한 이 특별한 캐릭터는 뽕포유 프로젝트가 일관되게 보여준 B급 감성을 자극했다.

 

‘이별의 버스정류장’에 편곡으로 참여한 ‘알고보니 혼수상태’와 김지환은 이 곡에 유르페우스(유재석)의 하프 연주를 더함으로써 새로운 콜라보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즉 유산슬과 유르페우스가 함께 하는 캐릭터들의 콜라보가 그것이다. 유르페우스는 다소 황당해했지만 막상 녹음실에 들어가자 디렉팅하는 것들을 너무나 잘 소화해내는 면모를 보여줘 진짜 ‘영재’라는 평가를 받았다.

 

사실 유산슬이라는 캐릭터가 있어서 가능한 일이었지만, ‘이별의 버스정류장’ 같은 또 하나의 히트작이자 히트 아이템이 탄생할 수 있었던 건 송가인과 윤명선이라는 독보적인 인물들이 합류하게 되면서였다. 실력자들이 더해놓은 음악에 대한 기대감은 물론이고, 윤명선 같은 특별한 캐릭터가 보여준 ‘이별의 버스정류장’의 제작과정은 그래서 벌써부터 유산슬의 또 다른 트로트 열풍을 예감하게 해주었다.(사진:MBC)

Posted by 더키앙

댓글을 달아 주세요

‘미스터트롯’의 압도적인 성과와 시즌2를 위해 남은 숙제

 

TV조선 오디션 프로그램 <미스터트롯>의 진은 임영웅이 차지했다. 최종 결승에서 문자투표가 진선미의 향방을 가르는 결정적 요인이 됐다. 문자투표 전까지만 해도 1위는 파란을 일으킨 이찬원이었고, 2위가 임영웅 그리고 3위가 영탁이었다. 하지만 문자투표는 결과를 뒤집었다. 임영웅이 진이 됐고 영탁이 선 그리고 이찬원이 미가 됐다.

 

결과는 충분히 납득될만한 것이었다. <미스터트롯>은 다양한 개성을 가진 출연자들이 유독 많았고 그래서 각각의 기량으로만 성패를 판단하는 건 거의 불가능했다. 대신 시청자들의 취향이 어느 쪽으로 더 기울 것인가가 최종 결과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수밖에 없었다.

 

정통트로트의 맛을 처음부터 끝까지 섬세하고 감성적인 가창력으로 완벽에 가깝게 매 무대를 소화해낸 임영웅에게 최종 우승이 돌아갔다는 결과는 <미스터트롯>이라는 오디션에 시청자들이 진짜 기대한 부분이 무엇이었는가를 잘 보여준다. 그것은 그 많은 퓨전화된 트로트 무대들이 등장하며 트로트의 장르적 확장이 가능하다는 걸 보여줬어도, 결국 이 프로그램의 핵심은 ‘트로트’에 있었다는 것이다.

 

진선미를 나란히 차지한 임영웅과 영탁 그리로 이찬원은 그런 점에서 <미스터트롯>의 최종 3인방에 적격인 인물이었다. 임영웅이 담담해도 목소리 안에 감성을 담아 듣는 이들의 마음을 울리는 트로트 특유의 힘을 보여줬다면, 영탁은 때론 걸쭉하고 때론 톡 쏘며 때로는 마치 대형가수의 무대처럼(결승무대는 실로 놀라웠다) 트로트에 우아한 품격을 더해주는 카멜레온 같은 트로트의 맛을 선사했다. 이찬원은 이제 신예지만 우리네 민요가락의 흥이 저절로 묻어나는 트로트가 가진 한국적인 맛을 매 무대마다 꺼내 보여 시청자들을 흥겹게 만들었다.

 

그렇다고 4위에 머문 리틀 파바로티 김호중 같은 출연자의 지분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 김호중은 특유의 성악 창법과 트로트 창법을 오가며 다양한 실험을 해오다가 결승무대에 이르러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성악과 트로트가 적절히 퓨전된 색깔을 선보였다. 그건 향후 트로트가 정통의 맛을 지켜나가면서도 동시에 새로운 장르들과의 퓨전을 통해 확장해나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었다. 만일 K팝을 잇는 K트로트를 꿈꾼다면 김호중 같은 퓨전의 시도가 좀 더 친숙하게 트로트를 전 세계에 인식시킬 수 있는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동원은 열네 살 어린 나이에 톱5에 들어가는 놀라운 결과를 만들었다. 어린 나이지만 목소리 자체에 담긴 한이 느껴지는 특유의 ‘소울’은 이 이런 트로트 가수가 향후 어떻게 성장할까에 대한 기대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변성기를 잘 거쳐 현재 갖고 있는 그만의 음색을 잘 지켜낸다면 트로트계에 든든한 재목이 될 것이라 여겨진다.

 

<미스터트롯>은 그 압도적인 성과가 분명한 프로그램이다. 시청률이 35%(닐슨 코리아)를 넘었고 최종 문자투표수가 700만 건을 넘는 초유의 사태로 우승자 발표가 미뤄지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만큼 최근 대중문화 전반에서 불고 있는 트로트 열풍의 진원지가 된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으로 인해 트로트는 옛 노래라는 선입견과 편견의 틀을 깨고 이제 지금 현재의 세대들 또한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장르로 서게 됐다.

 

하지만 <미스터트롯>은 이런 성과가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그 과정에서 남긴 미숙함이 큰 숙제로 남았다. 이미 Mnet <프로듀스> 시리즈의 조작 논란으로 오디션 프로그램의 공정성에 대한 요구가 어느 때보다 높아져 있는 상황이다. 그러니 좋은 무대와 훌륭한 출연자들만큼 중요해지는 건 그 과정의 매끄러움이다. 결승전에서 벌어진 투표 결과 발표 연기라는 초유의 사태는 두고두고 뼈아픈 오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종 결과를 향해 가면서 쏟아진 논란들, 이를 테면 불공정 계약 논란이나 편애설은 물론이고 최종 결과 발표만으로 1시간을 채워 지나친 ‘시간 끌기’ 방송이 아니냐는 비판까지 제작진들은 겸허하고 진지하게 들여다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에도 TV조선이 <미스트롯>은 물론이고 <미스터트롯>의 또 다른 시즌을 기획한다면 이번에 드러난 제작과정의 숙제들은 중요한 시행착오들이 될 것이다.

 

어쨌든 대단원을 마친 <미스터트롯>은 임영웅, 영탁, 이찬원 같은 걸출한 스타들을 배출했다. 그래서 오디션은 끝났지만 이들의 향후 행보가 사뭇 기대되는 대목이다. <미스트롯>이 만들었던 송가인 열풍에 맞먹는 이들의 신드롬을 기대해본다. 그것은 이 프로그램이 촉발시킨 트로트 열풍의 불길을 계속 이어가게 해주는 것일 테니.(사진:TV조선)

Posted by 더키앙

댓글을 달아 주세요

손님 덜 받고 가격 올려라...‘골목식당’ 백종원의 현실적 솔루션

 

이번 SBS 예능 <백종원의 골목식당> 공릉동 기찻길 골목편은 그 어느 때보다 따뜻하게 마무리되었다. 방송이 종료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는 미진함을 털어내기 위해 다시 찾아간 공릉동 가게들은 끝까지 그 진정성을 보여줬다.

 

삼겹구이집은 백종원이 고등어구이를 대체할 새로운 메뉴로 제시했던 1인 김치찜을 완성시켰다. 다시 찾은 삼겹구이집 사장님은 그간의 스트레스 때문에 몸이 안 좋아졌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집은 백종원이 이야기하면 곧바로 행동에 옮기는 놀라운 실천력을 보여준 집이었다. 사골분말과 멸치가루를 같이 써서 깔끔한 맛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쌀뜨물로 육수를 대체함으로서 백종원은 기분 좋은 마무리를 할 수 있었다.

 

야채곱창집은 노력에 노력을 더해 불맛을 내기는 했지만 백종원이 했던 만큼의 맛을 내지 못해 속상해했다. 결국 다시 찾아온 백종원은 또 다시 불향을 내는 방법을 직접 시연해 보여주면서 한 번에 되지는 않겠지만 이렇게 힘들어하는 만큼 계속 음식 맛은 좋아질 거라는 덕담을 해주었다.

 

이번 편에서 가장 화제가 됐던 백반집은 방송 이후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다. 본래 점심영업시간이 3시면 끝나야 했지만 1시간 반이 더 소요되어 4시 반에 끝난 백반집. 백종원이 찾아가 보니 단 일주일만에 백반집 사장님과 딸은 눈에 띄게 살이 빠져 있었다. 중간에 손님을 잘라야 하는데 사장님의 따뜻한 마음이 그걸 쉽게 허락하기 어려운 탓이었다.

 

하지만 애써 괜찮다고 더 어려울 때도 잘 버텼다고 말하는 백반집 사장님에게 백종원은 강한 어조로 현실적인 조언을 해줬다. 그렇게 하다가는 체력이 버티지 못한다는 것. 결국 장사는 마라톤이라며 오는 손님들을 다 받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오래 가는 게 중요하다”고 백종원은 말했다.

 

그것은 오랜 경험에서 나온 조언이었다. 점점 체력이 소모되면 쉬는 날도 들쭉날쭉해지고 힘에 부쳐 그것이 음식의 질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거였다. 그러면 그건 다시 좋지 않은 손님들의 평가로 이어져 결국 음식점이 오래갈 수 없게 만든다는 것. 백종원은 장사도 장사지만 우선 건강과 체력이 더 중요하다는 걸 강조했다.

 

또 백종원은 다시 한 번 가격에 대해 재고할 것을 조언했다. 이런 백반 상차림에 6천원이라는 건 너무 낮은 가격이라는 것이었다. 손님들이 맛있게 드시는 걸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며 퍼주는 건 좋지만 가게가 손해를 보면서까지 할 수는 없는 일이 아니냐는 거였다. 그것 역시 이런 백반집이 더 오래도록 장사를 했으면 하는 백종원의 바람이 담긴 조언이었다.

 

지금껏 백종원이 해왔던 솔루션을 보면 음식 맛을 유지하기 위해 숙달될 때까지 손님을 덜 받으라는 얘기는 많았지만, 체력 유지와 더 오래 장사를 하기 위해 손님을 덜 받으란 이야기는 별로 한 적이 없다. 또 가격에 있어서도 내리라고 한 적은 있지만 올리라 한 적은 거의 없었다. 그만큼 백반집의 손님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그 마음이 백종원의 조언도 바꿔놓은 것이다. 손님 덜 받고 가격 올리라는 그 현실조언에 시청자들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이유다.(사진:SBS)

Posted by 더키앙

댓글을 달아 주세요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