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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술 풀리는 이야기'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06.10.23 나는 착한 와인이 싫다 (1)
  2. 2006.10.16 두 손을 맞잡는 와인
  3. 2006.04.05 <연애시대> 균형 잡힌 와인처럼 맛있다 (2)
  4. 2005.09.15 검은 고양이 와인과 야콥의 강 와인 (3)

너무 착해서 개성이 잘 안보이는 arboleda merlot


요즘은 착한 것보다는 개성 넘치는 것, 차라리 욕을 먹을 지라도 무언가 특색이 있는 것이 더 추앙 받는 시대입니다. 이미 착하다는 것은 그 어떠한 가치도 상실한 그 마지막에 겨우 꺼낼 수 있는 카드 같은 것이 되어버렸나 봅니다.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캐릭터들을 보면 알 수 있죠. 관심을 끄는 캐릭터들은 ‘싸가지가 없거나(환상의 커플의 한예슬)’, ‘막말을 한다거나(여우야 뭐하니의 고현정)’, 심지어는 ‘매력 가득한 악마(타짜의 김혜수)’같은 그런 캐릭터들입니다.

와인에도 그런 것들이 있습니다. 이른바 맛은 그런대로 괜찮은데 그다지 특징이 잘 보이지 않는 그런 와인 말입니다. Arboleda 시리즈 중에서 멜로가 그렇습니다. 칠레 와인의 명문가인 Errazuriz社와 미국의 명문가 Robert Mondavi社가 만났으니 그것은 칼리테라(Caliterra : ‘la calidad de la tierra’에서 유래하는 것으로 quality(calidad)와 the finest land(tierra)를 의미한다)라는 칠레 와인의 아이콘 지역과 몬다비라는 명성과 노하우의 만남이 분명했을 터입니다. 아마도 Arboleda 시리즈의 까베르네 소비뇽 혹은 쉬라는 훌륭한 맛을 낼 것이 틀림없습니다.

멜로 85%에 까베르네 소비뇽 8%, 까르메네르 5%, 쉬라 2%의 이 와인은 멜로의 부드러움과 적절히 강한 까베르네 소비뇽의 거침, 그리고 달콤한 까르메네르의 초콜릿 향과 무거운 쉬라의 묵직함이 잘 조화된 와인임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뿐 이 와인만이 갖는 특별함을 찾기는 좀 어렵습니다. 너무도 착한 캐릭터의 느낌을 주는 것이죠.

그렇더라도 이 와인은 너무 강한 개성의 와인들을 주로 접하셨던 분이라면, 그저 편안한 친구와의 부담 없는 자리에서 내놓기 좋은 와인입니다. 특히 특별한 와인의 보조역으로 그만인 와인이죠. 그만큼 개성을 내세우지 않으니까 말입니다. 선물을 보내기 전 간단하게 마시는 와인이나, 두 병 정도의 와인을 마시는 자리에서 먼저 내놓는 와인으로 괜찮을 것입니다. 3만6천원대. 알코올은 14.2%입니다.

Posted by 더키앙

최고의 쉬라즈를 꿈꾸는 ‘Two Hands Angel's Share’


두 손이 받들 듯이 포도송이를 들고 있습니다. 그 느낌은 포도가 존귀하다는 것과 투박한 농부의 그것 같은 두 손이 성실하다는 것. ‘Two Hands Angel's Share’의 라벨은 이 와인의 맛과 뜻이 그대로 담겨있는 듯합니다.

프랑스 론 지방에서 쉬라라 불렸으나 호주로 넘어오면서 쉬라즈라는 이름을 얻은 이 품종은 호주와인의 현재를 말해주는 대표격입니다. 흔히 우리는 호주와인을 부를 때 앞에 오지(Aussie- 호주의 애칭)라는 수식을 하곤 하는데 오지 쉬라즈, 오지 샤르도네, 오지 까베르네 소비뇽 하는 식입니다. 왜 이럴까요? 그것은 같은 품종이라도 호주의 쉬라즈는 보다 깊고 강렬하면서도 부드러운 호주만의 개성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Two Hands’는 최고의 쉬라즈를 꿈꾸는 와인을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1999년에 설립되었습니다. 그 두 손은 Michael Twelftree와 Richard Minch입니다. 마이클은 건설업을 했으나 와인에 대한 지식과 계약에 능했고, 리차드는 마케팅 기술과 비즈니스에 능했다고 하네요. 이렇게 해서 맞잡은 두 손은 커다란 성공으로 이어졌는데요, 와인평론가 로버트 파커는 2004년 이 와이너리를 “남반구에서 최고로 훌륭한 포도주상”이라고 했다죠.

천사의 몫(Angel's Share)이란 오크통 속에 숙성시키는 과정에서 양이 줄어드는데 이 증발된 술을 말합니다. 천사가 마신 술값까지 계산해야 되니 와인 가격은 비싸지겠죠. 이 와인은 시중가 7만원 정도로 조금 비싼 편이지만 충분히 그 정도를 지불할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만일 누군가와 함께 협력을 해야될 상황이라면(그게 사업이든 무엇이든 말이죠), 그걸 자축하는 의미에서 이 와인을 함께 해도 좋을 것입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라벨에 새겨진 그림의 의미를 설명해주고, 천사의 몫까지 얘기해준다면 그저 술 그 이상의 가치를 선사할 것입니다. 천사도 투자한 사업이니 일이 안될 리가 없겠죠.

게다가 이 와인은 알코올이 15%로 타 와인보다 강하며 강한 과일향과 중후한 바디로 조금 양념이 강한 우리네 음식과도 잘 어울립니다. 털털한 느낌으로 과시하지 않고 좋은 분위기를 낼 수 있다는 것이죠.


‘Two Hands Angel's Share’, 맛에 있어서나 효용성에 있어서나 이름만큼 가치를 하는 와인입니다. 물론 가족들(특히 오랜 세월을 함께 해온 부부가)이 함께 하는 것도 의미가 깊을 것입니다. 두 손으로 받아낸 포도처럼 잘 자란 아이들이 있다면 금상첨화겠죠.

Posted by 더키앙

<연애시대> 그 균형잡힌 맛

와인은 신맛, 단맛, 쓴맛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어야 맛있다고 한다. 드라마를 이 맛의 삼각형에 비유하자면, 눈물이 핑 도는 신맛과 웃음이 절로 나는 단맛 그리고 씁쓸하지만 무언가 삶의 의미를 찾게되는 쓴맛으로 얘기할 수 있겠다. 어느 한쪽의 맛에 치우친 와인이 좋지 않은 것처럼, 신맛이 강한 드라마는 신파가 될 가능성이 놓고, 단맛만 강한 드라마는 코미디가 될 가능성이 있다. 물론 쓴맛만 강하다면 차라리 교양프로그램을 보는 편이 낫다. 하지만 이 삼박자를 잘 갖춘 맛을 지닌 드라마는 시청자를 웃기면서 울리고, 울리면서 웃기며, 그 속에서 어떤 삶의 의미를 찾게 해준다. 그런 의미에서 4월3일 첫선을 보인 <연애시대>는 그 자체로 균형 잡힌 와인 같은 드라마이면서, 월화 드라마 삼각 구도라는 더 큰 와인의 균형된 맛을 만들어준 드라마라고 볼 수 있다.

첫 맛은 달콤하다
<연애시대>는 ‘이혼 후에 시작된 연애’라는 조금은 거창한 주제를 갖고 있으면서도 전혀 무게를 잡지 않는다. 호텔에서 결혼기념일이면 보내주는 할인권 때문에 이혼했지만 그 스테이크 맛을 잊지 못해 매년 만나는 감우성과 손예진. “결혼기념일마다 만나는 게 이상하면 이혼기념일에 만나는 건 어떠냐”는 식의 이혼을 대수롭지 않은 것으로 만들어버리는 대사들이 오고간다. 이렇게 되자 이혼이라는 무거운 상황은 이제 재미있는 상황으로 변모된다. 시청자들은 이혼한 후에도 저렇게 만나 툭탁대는 모습에 웃음을 터트리면서 어떤 기대(?)를 갖게 되는 것이다. 그 기대는 손예진이 아무래도 감정이 남았다면서 다시 만나자고 얘기하려던 순간까지 이어진다. 킹카로 변신한 이진욱(극중 현중 역)이 나타나면서 묘한 기류가 형성된다.

신맛은 상황과 연기 속에 녹아있다
이 달콤한 맛은 그러나 그 속에 신맛을 담고 있다. 아무리 이혼이라는 상황을 우스꽝스럽게 만들어도 상황은 이혼인 것이다. 그 상황은 시청자들의 마음 속에 벌써부터 신맛을 깔아놓는다. 여기에 가세하는 것이 능구렁이 같은 북마스터 역을 진짜처럼 실감나게 연기하는 감우성과 풋풋하면서도 괄괄한 손예진의 연기이다. 소위 ‘물이 올랐다’는 표현을 들을 만한 연기를 보여주는 이들의 성격은 겉으로 드러난 달콤함 속에 아픔을 숨기고 있다. 갖은 세파를 다 겪은 듯한 능구렁이와 괄괄함은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삶의 상처와 그 상처로 인한 마모를 겪어본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자기 보호본능이다. 드라마의 어느 순간에 가서 그들은 이 능구렁이와 괄괄함으로 감춰졌던 연애시절의 모습을 보여줄 지도 모른다. 이 드라마는 ‘이혼시대’가 아닌 ‘연애시대’인 것이다.

쓴맛은 시간의 흐름을 잡아내는 연출에 있다
한지승 감독은 역시나 영상을 다루는데 능통하다. 한 편의 영상은 고스란히 시간의 흐름으로도 볼 수 있다. 따라서 그 속에는 영화적인 관습이 존재하는데, 한 감독은 그 관습을 적절히 잘 이용하고 있다. 드라마의 흐름 중간중간 등장인물의 상상이 영상으로 잠깐 보여지다 현재로 돌아가곤 하는 관습은 계속적으로 반복된다. 감우성은 늘 버스를 타고 지나면서 손예진이 세워놓은 자전거를 본다. 그들이 가는 단골카페는 그들의 이야기가 계속 만들어지고, 보여질 때마다 시간의 중첩이 일어나면서 추억의 공간이 된다. 감우성과 손예진은 어떤 식으로든 계속 만난다. 물론 시간의 흐름에 따라 상황은 계속 변한다. 따라서 그 시간의 흐름 역시 그들 사이의 수많은 감정들을 쌓아놓게 된다.
이것은 마치 남자와 여자가 처음 만나 연애를 하는 과정과 유사하다. 처음 아무런 시간을 공유하지 않았던 두 사람은 차츰 시간이 흐르면서 마음을 열고 연애감정을 갖게 되고 설레면서 어떨 때는 아픔 같은 것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시간을 함께 하면서 연애는 하나의 삶이 되고 인생이 된다. <연애시대>가 보여주는 삶의 쓴맛은, 결혼이라는 제도 속에 매몰되던 부부가 이혼 후에야 비로소 연애감정을 찾는다는, 시간의 흐름에 따른 이 변화의 아이러니 속에 녹아있다.

드라마 경쟁의 삼각형
<연애시대>가 시작되면서 본격적인 드라마 삼국지가 펼쳐진다는 제목의 기사들이 인터넷을 가득 메우고 있다. 그러면서 시청률이라는 잣대로 어느 드라마는 이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고 어느 드라마는 승승장구하고 있다는 식의 전과를 발표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을 하나의 월화 드라마라는 와인으로 볼 수는 없는 걸까? 요즘 드라마들은 확실히 질적인 성장이 눈에 보일 정도로 달라졌다. 과거 같은 관습적인 드라마보다는 좀더 실험적인 시도들이 벌어지고 있다. 그 용광로가 바로 월화 드라마인 것 같다.
이들 각각의 웰 메이드 드라마들은 물론 단맛과 신맛, 쓴맛이 나름대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그 기저에는 분명한 하나씩의 맛을 강조하고 있는 것 역시 사실이다. <넌 어느 별에서 왔니>의 단맛과 <봄의 왈츠>의 신맛, 여기에 <연애시대>의 쓴맛이 곁들여지면서 요즘 월화드라마라는 와인은 비로소 제 맛을 내기 시작했다.

Posted by 더키앙

가토 네그로...
스페인어로 검은(네그로) 고양이(가토)란 이름의 와인이다.
칠레에서는 넘버 원으로 잘 팔리는 와인이란다.
그래서인지 아주 깊은 맛은 나지 않는다.
피니쉬도 좀 밋밋한 느낌이다.

하지만 12000원 선의 가격대에서 이 정도 와인 찾기 그리 쉽지 않다.
샌 패드로사는 칠레 와인에서도 알아주는 회사...
마치 코카콜라 같다는 표현으로 통하는 이 와인은
가격대비 품질은 좋은 편이다.

담배향 같은 것이 나는 데,
피니쉬가 약해서 조금은 비릿한 맛도 느껴질 수 있다.
(영 해서 그런지도 모른다.. 우리도 어린사람(?)에게 비린내난다고 하지 않나?)
그래도 풀은 아니지만 미디엄 정도는 되는 묵직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이건 아무래도 까베르네소비뇽 특유의 포도품종이 그 힘을 발하는 탓인 것 같다.

칠레 와인이 저가라는 인식이 있지만
그저 저가라기 보다는 가격 대비 품질이 좋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정말 와인 재배에 환상적인 기후를 갖고 있기 때문에
매년 비슷한 품질의 와인이 생산된다.
그런데 원래 와인은 토질이나 기후나 품종에서 약간은 부족한 부분이 있고
그걸 뛰어넘을 때 환상적인 맛이 나오는 거라
칠레 와인으로 그레이트한 건 찾지 않는 게 좋다.

그냥 편하게 아무 음식하고나 어울려 먹기에는 그만인 와인이다.
아무 대형할인점에 가도 대충은 있는 와인이다.
소주들 마시지 말고 색다른 것도 좀 마셔봐라...

내가 가장 좋아하는 와인은 가격대비 맛이 거의 완벽에 가까운
야콥의 강(제이콥스 크릭, 호주 바로사 밸리의 와인산지로 유명한 강) 쉬라즈 까베르네다.
호주와인인데, 호주의 드라이하고 강렬한 태양을 받아
맛도 강렬하고 묵직하면서 피니쉬도 긴 멋진 와인이다.
과일향이 풍부하고 맛이 강해서 조금은 맵고 짠 음식에도 잘 어울린다.

호주의 대표품종하면 쉬라즈라고 할 수 있는데(사실은 프랑스 거지만 호주 쉬라즈가 더 유명하다)
쉬라즈에 포도품종의 로버트 드니로라고 할 수 있는 강한 카리스마의 맛을 지닌
까베르네가 적절히 섞여 끝내주는 맛을 낸다.
연속해서 상도 계속 받은 이 와인의 가격은 달랑 15000원 대.

주말 와인 한잔씩 하면서 여유있는 취기에 젖어보시길...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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