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동그란 세상 (180)
주간 정덕현
‘글리치’, 넷플릭스 ‘인간수업’ 작가가 펼쳐놓은 또 하나의 상상력 과연 외계인은 존재하는가. 본 사람을 만나는 건 어렵지만, 그렇다고 없다고 부정하기도 애매한 알 수 없는 미지의 존재. 외계인이니 UFO니 이야기할 때 우리는 과연 그런 존재가 있는가를 먼저 질문한다. 하지만 실제로 보기 어렵고 증명하기 어려운 존재에 대한 접근은 그것이 있는가 아닌가의 문제가 아니라 그 존재를 믿는가 아닌가의 문제가 아닐까. 마치 우리게 종교에 있어 신의 존재를 그렇게 대하듯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는 바로 그 UFO로 이야기의 문을 연다. 지효(전여빈)가 학창시절 겪은 사건이 그것이다. 어느 들판에서 마주하게 된 거대한 빛. 전부터 UFO와 외계인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갖고 관련 기사들을 꼼꼼히 챙겨 읽으며 자신..
‘작은 아씨들’, 주인공도, 최종 빌런도 여성으로 채운 느와르의 탄생 tvN 토일드라마 이 종영했다. 12부작으로 쉴 틈 없이 폭풍 전개된 은 한 편의 판타지 느와르에 가까웠다. 엄청난 모험을 겪은 세 자매는 결국 빌런들을 모두 해치우고 해피엔딩을 맞았다. 첫째 오인주(김고은)는 그토록 원하던 자신과 자매들이 지낼 보금자리인 아파트를 얻었고, 둘째 오인경(남지현)은 기자직 제안을 거절하고 하고픈 공부를 하기 위해 유학길에 올랐다. 사랑하게 된 하종호(강훈)와 함께였다. 또 셋째 오인혜(박지후)는 친구 박효린(전채은)과 함께 해외에서 최도일(위하준)의 도움으로 빼돌렸던 비자금 7백억을 찾아 자매들과 골고루 나눴다. 그저 흔한 가족 판타지나 돈보다 중요한 가치 같은 걸 내세우기보다는 느와르가 그리기 마련인 ..
최근 이상한 변호사들 때문에 기대감 급상승한 ‘스토브리그2’ “백씨가 한 둘이에요? 백종원. 백지영. 백윤식... 백승수.” SBS 금토드라마 에서 법무법인 백을 찾은 천지훈(남궁민)이 그 법인명이 하필 ‘백’이라는 걸 들어 백마리(김지은) 변호사가 그 곳과 관련이 있지 않나 하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자, 백마리는 백씨가 한 둘이냐며 그렇게 대꾸한다. 그런데 여기서 갑자기 등장한 ‘백승수’라는 이름이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의 주인공 백승수 단장(남궁민)을 말하는 것. 남궁민이 연기한 인물이지만 그는 모르는 척 능청을 부리며 말한다. “아 백승수가 있었구나? 봤어요? 아 그거 되게 재밌었는데 왜 시즌2 안 나오나 몰라.” 아마도 를 봤던 팬이라면, 그래서 그 드라마 때문에 남궁민과 박은빈의 팬이 됐던 ..
빙고게임으로 사건 해결? ‘천원짜리 변호사’가 풍자하는 것 엉뚱하고 다소 유치하기까지 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속이 시원하다. SBS 금토드라마 가 가진 이상한 관전 포인트다. 단 돈 천 원에 변호를 맡아주는 이상한 변호사가 등장하고 뭔가 대단한 법 조항을 들어 반전의 승소를 이끌어내는 그런 드라마가 아닐까 싶지만 이 변호사가 풀어내는 의뢰인 변호는 엉뚱하기 이를 데 없다. 천영배(김형묵)의 갑질사건이 결국은 천지훈(남궁민)이 제안한 빙고게임으로 해결된다는 에피소드는 단적인 사례다. 아파트 경비아저씨는 물론이고 개인 운전기사, 회사 내 직원들에게 툭하면 폭행, 폭언 같은 갑질을 해온 천영배. 천지훈은 경비아저씨가 차에 스크래치를 냈다고 생떼를 쓰는 천영배의 차를 모두가 보는 앞에서 손수레로 밀어버리고, ..
‘작은 아씨들’, 김고은의 판타지, 남지현의 진실, 박지후의 탈출 쉴 틈 없는 폭풍전개다. tvN 토일드라마 의 스토리 전개는 머뭇거림이 없다. 곧바로 사건을 전개시키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사건들이 이어지며 그것을 한꺼번에 뒤집는 반전도 벌어진다. 싱가폴에 오인주(김고은)의 명의로 있는 비자금 7백억을 둘러싼 진실이 밝혀지는 8회는 이러한 의 폭풍전개가 짜릿할 정도로 긴박한 속도감을 낸 대표적인 사례처럼 보였다. 처음부터 시청자들은 자신의 집에서 목매달린 채 죽은 진화영(추자현)이 살아있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을 가진 바 있다. 워낙 미스테리한 행적을 보인 인물인지라 그가 성형을 하려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가 자살을 위장하고 싱가폴로 도주해 그 곳에서 오인주의 이름으로 또 다른 삶을 살고 있지 않을까 하는..
‘작은 아씨들’, 역대급 캐릭터 만난 엄지원, 자본이 캐릭터화한 듯 역대급 캐릭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tvN 토일드라마 에서 엄지원이 연기하는 원상아라는 인물 이야기다. 물론 이 작품 속 인물들은 대부분 캐릭터들이 파격적이고, 선명하며, 그 자체로 은유적인 깊이를 갖고 있다. 등장과 함께 사망한 진화영(추자현)이라는 캐릭터가 가진 것 없이 태어나 무언가를 갖기 위해 자신의 존재 자체를 지워버리고 또 다른 부캐로 살아가다 결국 불나방처럼 타버리는 강렬한 인상과 여운을 남긴 건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첫 회에 사망했지만 그의 잔상과 아우라는 그 후 몇 회 동안 계속 드라마 속 공기에 떠다니는 여운으로 남았다. 역시 등장한 후 한 회도 지나지 않아 의문의 교통사고로 사망한 신현민 이사(오정세)라는 캐릭터..
‘텐트 밖은 유럽’, 의외로 이 분들 흥행 보증수표라는 건 “이게 유와 진이라는 가수가 부른 노래예요.” tvN 에서 새로운 캠핑장으로 이동하는 차안에서 유해진이 차창 밖으로 들어오는 공기에 “아 상쾌한 공기를...”이라고 말하자, 진선규가 즉석에서 아무렇게나 “상쾌한 공기를-”하고 선창한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유해진이 “마시며-”하고 뒤를 이어간다. 뒤늦게 합류해 이런 분위기가 아직은 익숙치않은 박지환이 “누구 노래에요?”하고 묻자 운전을 하던 윤균상은 미소를 지으며 ‘유와 진’이라고 유럽에서 활동하는 가수라고 말한다. 유해진과 진선규가 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만나 어느새 척 하면 착 하는 호흡을 보여주는 걸 보면, 이들이 본업인 연기의 영역에서 어떤 인물들인가를 미루어 짐작하게 한다. 연기는 ..
‘작은 아씨들’, 웃는 모습이 더 섬뜩한 엄기준과 엄지원의 정체 과연 인주(김고은)와 인경(남지현)은 세상 그 무엇보다 소중한 동생 인혜(박지후)를 구해낼 수 있을까. tvN 토일드라마 에서 인혜는 점점 저 괴물의 아가리 깊숙이 들어가고 있다. 그 괴물은 박재상(엄기준)과 원상아(엄지원)로 대변되는 자본이라는 이름의 괴물이다. 친구라고는 하지만 사실 인혜는 박재상의 딸 효린(전채은)의 그림자 같은 존재나 다름없다. 그의 그림을 대신 그려주고 그 그림으로 상을 받게 해준다. 또 그 대가로 외국 유학을 효린과 함께 보내준다는 원상아의 달콤한 제안도 받아들인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언니들은 엄청난 당혹감과 불안감에 빠진다. 그래서 인경은 또 다시 술을 마시고 상을 받은 효린을 축하해주는 파티장에 찾아가 고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