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288)
주간 정덕현
'마우스' 작가와 시청자들의 두뇌게임, 누가 프레데터인가 도대체 프레데터는 누구일까. tvN 수목드라마 최란 작가가 펼쳐놓은 시청자들과의 두뇌게임이 흥미진진하다. 단연 초미의 관심사는 누가 진짜 프레데터(살인마)일까 하는 점이다. 이제 6회까지 진행됐을 뿐이지만, 는 초반부터 성요한(권화운)이 프레데터일 거라는 정황들을 너무 대놓고 보여준 바 있다. 연쇄살인마였던 아버지 한서준(안재욱)처럼 의사인데다, 수술을 하는 데 있어서 전혀 감정을 보이지 않는 모습이나, 그 집에 어쩌다 가사도우미로 가게 된 봉이 할머니(김영옥)가 지하에서 벽 한 가득 붙어 있는 살인 피해자들의 사진을 보고는 급하게 도주하고, 그 뒤를 따라왔던 성요한의 모습 등이 그렇다. 결국 봉이 할머니는 살해당했고, 드라마는 그 살인자가 성요한..
'마우스'의 시간 순삭, 이희준 얼굴만 보다 한 시간이 훅 역대급 몰입감이다. tvN 수목드라마 에서 프레데터와 고무치(이희준)가 방송을 통해 대결을 벌이는 에피소드는 시청자들에게 말 그대로의 '시간순삭' 몰입감을 안겼다. 프레데터를 자극해 수사망을 좁혀가려는 고무치와, 어떻게 그 사실을 알았는지 오히려 그런 고무치를 곤경에 빠뜨리는 프레데터의 반전에 반전으로 펼쳐지는 두뇌싸움. 그것이 생방송으로 연결되어 방송사들 간의 경쟁과 그걸 보는 시민들의 반응이 더해지면서 이 에피소드는 한 시간 동안 눈을 뗄 수 없는 긴장감을 보여주었다. 가 시청자들의 뒤통수를 치는 반전에 능할 거라는 건, 애초 이 드라마 첫 장면에 먹구렁이가 있는 상자 속에 쥐를 넣는 그 상황에서부터 예고된 바 있다. 그 장면을 본 아이들이 ..
'빈센조'를 통해 보는 필요악 PPL의 허용범위 분명 우리 드라마인데, 중국 제품이 PPL로 등장한다? 게다가 그 제품은 우리나라에서는 그다지 유통되지도 않는 제품이라면, 어딘지 이상하다 느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런 일이 지금 현재 우리네 드라마 속에서 벌어지고 있다. 연초에 방영됐던 tvN 드라마 에 주인공들이 편의점에서 '훠궈 컵라면'을 먹는 장면과 중국어로 적힌 버스정류장 광고판이 등장했을 때, 시청자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중국 제품들까지 우리네 드라마 속 PPL로 들어온다는 것에 대한 심리적 저항감의 표현이었다. 그런데 그 때까지만 해도 드라마 제작 여건 상 PPL은 어느 정도 필요하다는 인식이 있는데다, 외국 제품이 PPL로 등장하게 된 이유가, 그만큼 우리네 드라마의 위상이 높아졌..
김소현을 빼고 '달뜨강'의 성공을 어찌 말할 수 있으랴 학교폭력 논란으로 남자주인공이 교체되는 최악의 사태를 맞았지만 KBS 월화드라마 은 금세 안정화 됐다. 나인우가 온달 역할로 재빠르게 교체 투입됐고, 다른 출연자들과 제작진의 배려와 희생이 더해지면서 오히려 응원의 목소리가 커졌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의 빠른 안정화에는 단연 주목되는 인물의 공을 빼놓을 수 없다. 바로 평강 역할을 연기하고 있는 김소현의 공이다. 사실 온달 역할의 배우 교체 상황에서도 이 흔들리지 않을 수 있었던 건, 김소현이 평강 역할로서 굳건히 드라마를 지탱해줬기 때문이다. 온달 역할의 나인우가 극에 적응해가는 와중에, 의 스토리는 평강(김소현)이 풀어나갔다. 태자의 탕약에 독약을 넣는 것처럼 꾸며 이를 지적한 평강을 오히려 궁지..
'오케이 광자매', 지지고 볶는 가족극에 살인사건까지 문영남 작가가 KBS 주말드라마 로 돌아왔다. 이로써 지난해부터 관심과 우려를 동시에 갖게 만들었던 문제적 작가 3인방, 즉 김순옥, 임성한, 문영남 작가의 드라마 세 편이 모두 공개됐다. 워낙 파격적이고 자극적인 드라마들로 정평이 나 있어서인지, 세 작가의 작품들은 일단 시청률에 있어서는 놀라운 성취를 거두고 있다. 가장 먼저 SBS 로 돌아온 김순옥 작가가 특유의 마라맛 복수극에 빠른 전개로 시즌1에 이은 시즌2도 파죽지세 시청률을 이어가고 있고, 임성한 작가의 TV조선 은 자극적인 불륜 미화 소재로 8%대 시청률을 유지하며 시즌1을 마무리했다. 문영남 작가의 도 시작부터 예사롭지 않다. 2회 만에 26%(닐슨 코리아) 시청률을 기록하며 가파른 상..
'펜트2' 처음엔 자극적이던 마라맛, 갈수록 둔감해지는 이유 정신없이 달리는 폭주기관차에 동력이 서서히 떨어져 가는 걸까. SBS 금토드라마 의 펄펄 날던 이야기가 어딘지 숨고르기를 하는 모양새다. 배로나(김현수)의 죽음으로 최고조에 올랐던 이야기의 극성은, 그 후 진범이 하은별(최예빈)이고 믿었던 하윤철(윤종훈)마저 자신을 속였다는 걸 알게 된 오윤희(유진)의 본격적인 복수의 시작과, 주단태(엄기준)가 자신이 아니라 청아재단을 노리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된 천서진(김소연)이 파혼을 하려 하지만, 하은별이 범인이라는 사실로 협박하는 주단태 앞에 속수무책이 되어버린 천서진의 이야기로 다소 소강상태가 되었다. 여기서 가장 강력한 떡밥은 단연 새로 나타난 심수련(이지아)의 쌍둥이라는 나애교(이지아)의 정체다. ..
'괴물', 연기 괴물 신하균과 노래 괴물 최백호가 있어 정말 괴물 같은 드라마다. JTBC 금토드라마 은 그 제목이 허명이 아니라는 걸 보여준다. 일단 스토리가 독보적이다. 그저 범인이 누구인가를 찾는 게 문제가 아니라, 그를 검거하기 위해 필요한 사전 조건들이 있었다는 것. 그것이 의 이야기를 독보적으로 만들었다. 문제적 인물은 그래서 어딘가 장애를 가진 채 순하디 순한 인물처럼 위장하며 살아온 연쇄살인범 강진묵(이규회)이 아니라, 그가 범인이라는 걸 알면서도 이를 조용히 숨긴 채 사라진 사체를 찾으려 했던 이동식(신하균) 경사다. 드라마 초반, 실종된 강민정(강민아)의 잘려진 손가락 열 개를 슈퍼 앞 평상 위에 가지런히 올려놓는 이동식의 모습은 그가 바로 이 마을의 연쇄살인범이라고 의심할 수밖에 없었..
'마우스'가 흥미진진한 미궁 속으로 시청자들을 빠뜨리는 방식 누가 먹구렁이이고 누가 쥐일까. 그리고 과연 이 먹구렁이와 쥐의 대결은 누구의 승리로 끝이 날까. tvN 수목드라마 는 화두처럼 한 아이가 먹구렁이가 들어 있는 상자 속에 쥐를 넣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당연히 아이들은 그 광경을 보고 기겁해 도망친다. 하지만 쥐를 넣은 아이는 도망치지 않고 그 광경을 흥미롭게 바라본다. 보통 먹구렁이가 포식자이고 그래서 당연히 쥐를 꿀꺽 삼켜버릴 거라 예상했지만, 는 전혀 다른 광경을 보여준다. 공격하는 먹구렁이를 피해 오히려 쥐가 그 먹구렁이를 물어뜯는 광경이다. 이 화두 같은 장면이 말해주는 건, 가 앞으로 그려나갈 세계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걸 보여준다. 그건 겉으로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