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드라마

국대와 액션의 만남, ‘굿보이’ 박보검의 한국형 어벤져스

D.H.JUNG 2025. 6. 8.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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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액션 어벤져스, ‘굿보이’의 색다른 액션 쾌감

굿보이

영화 아냐? JTBC 토일드라마 <굿보이>의 액션 스케일을 보면 그런 질문이 터질 법도 하다. 맨주먹으로 수십 명을 때려눕히는 권투 액션은 저 마동석표 액션 이후 이미 여러 국내 액션물에서 활용됐던 것들이다. 하지만 사격과 원반던지기, 펜싱, 레슬링 등 다양한 스포츠를 액션과 결합시킨 건 한 마디로 ‘신박하다’는 느낌이 든다. 

 

영화에서나 볼 법한 독특한 액션 스케일이 가능해진 건 <굿보이>의 독특한 기획 덕분이다. 때때로 은퇴한 국가대표 선수들이 나오는 스포츠예능을 볼 때마다 “역시 국대는 다르다”는 감탄사가 터져나오는 놀라운 기량을 접했던 기억이 있을 게다. 그들이 바로 그 올림픽 특채로 경찰이 되어 한 팀을 이루게 된다는 설정이다. 그 설정만으로도 기대감이 생기지 않는가. 그 남다른 국대 스케일로 펼쳐질 나쁜 놈들 때려잡는 액션의 도파민에 대한 기대감이.

 

주인공 윤동주(박보검)는 권투 금메달리스트 출신으로 이름처럼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추구하는 순수 정의파 경찰이다. 의지만 앞서 수사를 그르치기 일쑤지만 특유의 정의감은 어딘가 부패의 냄새가 풍기는 곳을 끝까지 추격해 찾아내는 근성으로 발휘된다. 권투 금메달리스트 출신답게 그가 악당들을 때려잡는 무기는 권투다. 여기에 동생으로 여기는 운동 후배 이경일(이정하)이 위기에 처한 상황은 수십 명을 맨주먹으로 상대하는 액션에 감정을 부여한다. 온 몸으로 부딪치는 박보검의 액션 연기도 중요한 볼거리다. 

 

윤동주가 좋아하는 지한나(김소현)는 사격 금메달리스트 출신으로 어딘가 시크한 매력을 가진 인물이다. 사격 출신 답게 어떤 위급한 상황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멘탈을 가졌지만, 경찰이미지 홍보를 위해 “한나양”이라고 부르며 일을 시키는 경찰청장 앞에서는 과감하고 거칠어진다. 총을 들고 달려드는 악당들을 향해 차갑게 방아쇠를 당기는 시크한 액션이 매력적인 인물이다. 

 

펜싱 은메달리스트 출신의 김종현(이상이) 경사는 손에 막대기 하나만 들면 수십 명을 상대해내는 액션을 선보이고, 원반던지기 동메달리스트인 신재홍(태원석)은 달려드는 차량에 맨홀 뚜껑을 던져 반파시키는 괴력의 소유자다. 그 액션은 마치 마블의 캡틴 아메리카의 한국 버전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여기에 전 레슬링 동메달리스트인 고만식(허성태) 팀장이 이들 모두를 통솔하는데, 그가 이 국대 어벤져스에서 맡은 역할은 액션이라기보다는 코미디에 가깝다. 무너지고 망가지고 깨지는 이 캐릭터는 빵빵 터지는 웃음을 담당한다. 

 

이들이 대적하는 최강빌런 민주영(오정세)은 겉보기엔 성실하게만 보이는 관세청 세관 공무원이다. 하지만 등장부터 잔혹한 이 인물은 세관에서 빼돌린 물건들로 부를 쌓아 어둠의 카르텔을 연결하고 있는 듯한 악당이다. 일찌감치 그가 악당이라는 걸 발견해내는 윤동주로 인해 이들 사이의 대결은 범인을 찾아내는 수사물의 성격보다 치고 받는 액션으로 그려질 예정이다. 아직 등장하지 않은 러시아 마피아 레오(고준)나 복싱국대 코치 출신으로 민주영과 결탁한 오종구(정만식) 같은 빌런들은 이 액션을 좀더 쫄깃하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드라마 <괴물>, <나쁜 엄마>의 심나연 감독이 연출하고 <라이프 온 마스>의 이대일 작가가 쓴 <굿보이>는 복잡한 스토리라인보다는 심플한 기획과 액션의 묘미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착하게 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이대일 작가가 말한 것처럼 색다르진 않지만 우직한 메시지를 액션이라는 온 몸으로 보여주는 그런 작품. 여기에 박보검과 김소현, 이상이, 태원석, 허성태의 진정성 어벤져스급 액션 연기가 더해졌다. 간만에 주말 안방극장이 기다려지게 만드는 작품이다. (사진:JT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