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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아기부터 어르신까지, 카메라 앞의 삶 괜찮을까 바야흐로 관찰카메라 시대다. 이제 TV만 켜면 우리는 누군가를 관찰할 수 있다. 카메라는 곳곳에 숨겨져 있고 그 숨겨진 카메라는 피사체의 일거수일투족을 무감정하게 기록한다. 그 기록들은 PD에 의해 편집되고 자막이 붙여지면서 스토리텔링되어 방영된다. 종교의 시대에 신의 예정된 세계가 인간의 역사를 기록했다면, 관찰카메라 시대의 신은 편집자다. 그의 손길에 따라 피사체의 삶은 재단된다. 이 모든 것을 관찰하는 카메라의 시선 속에는 이제 태어난 지 몇 개월밖에 되지 않은 아기부터 칠순을 훌쩍 넘긴 어르신까지 닿지 않는 것이 없다. 적어도 대중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창으로서의 TV라는 공간 속에서는. 사실 같은 리얼 버라이어티쇼의 카메라는 그나마 거기 비춰지는 것들..
이 한 수 배워야 할 의 가상극 지난 주 의 ‘IF 만약에’ 특집은 여러 모로 와의 비교점을 만들었다. 노홍철과 장윤주의 가상 결혼 설정은 마치 의 패러디를 보는 것 같았고, 물론 의도한 것은 아니겠지만 어떤 면에서는 의 가상결혼을 풍자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도무지 손발이 오그라들어 참을 수 없는 상황이나, 아니면 가상을 뚫고 들어오는 장윤주의 도발(?) 앞에서 어쩔 줄 몰라 하는 노홍철의 모습은 의 가상결혼에서 가끔 진심이라 주장되는 행위들이 과연 가능한 일인가 하는 의구심을 던졌다. 은 태생적으로 그것이 진짜인가 아니면 가짜인가 하는 그 애매모호한 지점에 서서 시청자들의 고개를 갸웃하게 만들 때 그 힘이 발휘되는 프로그램이다. 즉 진짜라고 말하면 스캔들이 될 것이고, 가짜라고 말하면 진정성이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