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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놀면 뭐하니?’의 성공 통해 본 김태호 PD의 유연함 김태호 PD는 계획이 다 있구나. 봉준호 감독의 영화 으로 생긴 유행어를 따서 말한다면 MBC 예능 를 이렇게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지난주 MBC 구내식당에서 유재석을 위한 식사가 마련되어 있다고 가보라고 한 김태호 PD. 알고 보니 그건 신년을 맞아 떡국대신 유재석이 100명의 사원들을 위해 라면을 끓여주는 미션이었다. 길게 늘어선 줄을 보는 유재석은 땀을 뻘뻘 흘리며 라면 끓이기에 박차를 가했다. 투덜대며 김태호 PD에 대한 화를 삭이는 모습은 웃음을 주기에 충분했고, 사원들과 유재석이 나누는 대화에는 신년을 맞는 덕담 같은 훈훈함이 묻어났다. 물론 양 분배에 실패하고 면도 어떤 건 꼬들꼬들 했하고 어떤 건 불어서 균질한 맛을 유지하진 못했지만..
‘기생충’, 공간 대비만으로도 빵빵 터지는 봉준호 감독의 디테일 정말 오랜만에 깔깔 웃었다. 첫 장면으로 등장하는 반지하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만으로도 웃음이 터졌다. 그것이 봉준호 감독의 칸느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이라는 어마어마한 성취를 한 작품이라는 사실 때문이 아니라, 시작부터 이 영화가 너무 정곡을 콕 찔러서였다. 그 반지하에서 간만에 가족이 모여 맥주 한 잔을 하려 할 때 마침 취객이 나타나 토악질을 해대고 노상방뇨를 하려는 모습을 보며 기택(송강호)이 짜증을 확 내는 장면에서 터지는 웃음. 은 그런 영화였다. 무언가 비극적 상황의 꼬질꼬질함이 오히려 웃음으로 터져 나오는 블랙코미디. 봉준호 감독이 ‘봉테일’이라 불리는 게 허명이 아니라는 걸 느끼게 되는 대목은 이 영화가 담고 있는 공간, 경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