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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프로짐꾼 이서진 없다면 ‘꽃보다 할배’ 가능했을까“미쳤지? 미쳤어.” 이서진이 베를린의 지하철에서 여러 차례 실수를 하자 나영석 PD가 짓궂게 몰아댄다. 이동하는데 특히 힘겨운 였다. 지하철 타는 곳을 잘못 찾아가 되돌아 나와야 했고, 내리는 곳을 잘못 알아 다시 급하게 타야 했으며, 내려야 할 역을 지나쳐 돌아가야 했으니 나영석 PD의 짓궂은 한 마디는 무안해할 이서진을 위한 질책이었을 게다. 그러자 어쩔 줄 몰라 하던 이서진은 그제서야 머쓱해진 표정을 지어보이며 그 상황을 넘겼다. 어르신들은 질책을 하기보다는 허허 웃으며 그런 실수가 오히려 “재밌다”고 해주셨다.그런 이서진이 ‘고장났다’고 제작진들이 말했지만, 베를린에서 프라하로 가는 길을 통해서 보니 그의 존재감이 남달랐다. 한 차례 실수를 해서 ..
이 애끓는 아빠의 분노를 어찌 공감하지 않을까 늘 미안한 딸이었다. 엄마를 암으로 먼저 보내고 나서도 잘 챙겨주지 못했다. 일 때문에 그 흔한 스키장도 한 번 놀러가지 못했다. 그런 딸이 어느 날 싸늘한 시신으로 그것도 심각한 성폭행의 흔적이 있는 몸으로 돌아왔다. 이걸 받아들일 수 있는 부모가 있을까. 이 던지는 화두는 이토록 섬뜩하고 아득하다. 시신을 확인하러 간 아빠가 문 앞에서 버럭 화를 내며 “내가 왜 여길 가야되는데”하고 소리칠 때부터 관객의 마음은 이 아빠의 고통을 실감한다. 텅 빈 눈. 떨리는 손. 그리고 오열. 오로지 딸의 죽음에 너무나 미안해서, 이렇게 그냥 가버리면 모두가 기억에서 지워버릴 것만 같아 아빠는 복수의 칼날을 주머니에 넣고 만지작거린다. 이렇게 아빠의 마음이 바탕에 깔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