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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이진욱과 권나라 그리고 공승연의 인연 혹은 악연(‘불가살’) 고려시대의 이야기에서 600년을 훌쩍 뛰어넘어 현대로 와서도 tvN 토일드라마 의 긴장감은 여전히 팽팽하다. 사실 어찌 보면 다소 뻔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단활(이진욱)을 민상운(권나라)이 칼로 찌름으로써 불가살이었던 민상운이 단활의 혼을 빼앗아 죽음을 맞이하고 대신 단활이 불가살이 되었던 과거의 악연. 아내인 단솔(공승연)과 아이까지 죽인 민상운에 복수하기 위해 600년간의 세월을 인간으로 환생한 민상운을 찾아다닌 단활. 두 사람의 악연에 얽힌 복수극만으로 전개되었다면 은 다소 앙상한 이야기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은 현대로 오면서 다양한 스토리의 변주를 가능한 장치들을 뒀다. 그건 환생, 업보 같은 인연 혹은 악연을 통해서다. 단활이 ..
'암행어사'의 단순한 권선징악에 시청자들이 호응한 건 누가 봐도 SBS 드라마 의 빈자리가 만든 영향이라는 게 분명하다. KBS 월화드라마 의 시청률이 9.7%(닐슨 코리아)까지 치솟았다. 가 방영되던 시점에 5~6%대를 오가던 시청률이 시즌1이 끝나고 한 주만에 9.7%까지 올라선 것. 의 이런 급반등은 이 퓨전사극이 가진 와의 상반된 느낌을 떠올려보면 흥미로운 구석이 있다. 즉 마라맛의 너무나 강력한 자극이 피로감마저 주었던 와 비교해 는 순하디 순한 맛의 퓨전사극이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드라마를 보지 않았다고 해도, 중간부터 보는 데 하나도 어려움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의 스토리텔링은 익숙하다. 탐관오리들이 출몰하고, 그래서 고을에 갖가지 사건들이 벌어지지만 해결이 요원해 민초들만 곤경에 처하거나..
‘이태원 클라쓰’, 복수극이지만 청춘들이 눈에 들어오는 건 “그 친구는 또라이인가 싶으면서 바른생활 사나이였고 3년 간 친구 하나 없었지만 이상하게 외로워보이지는 않았어요.” JTBC 새 금토드라마 는 박새로이(박서준)를 짝사랑하는 한 여학생의 목소리를 빌려 그렇게 설명한다. 또라이처럼 보이지만 바른생활 사나이이고 외톨이처럼 보이지만 외롭지 않다는 그 설명에는 박새로이가 타인의 기준이나 시선 따위에는 휘둘리지 않는 소신 있는 삶을 살아가는 청춘이라는 의미가 담긴다. 그런데 과연 우리가 사는 현실은 이 소신을 지켜줄 수 있을까. 장대희 회장(유재명) 아들이라고 반 친구를 괴롭히고, 선생님조차 그걸 보고도 뭐라 말하지 못하는 상황을 참지 않았던 그 소신으로 인해 박새로이는 전학 간 그 날 퇴학당하고, 공교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