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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동백꽃’처럼, 보다보면 살고 싶어지는 드라마가 있다 까불이라는 연쇄살인범의 위협 때문에 결국 옹산을 떠나려는 동백(공효진)이는 이삿짐을 싸기 위한 박스가 있냐고 조심스레 떡집 아주머니 김재영(김미화)에게 묻는다. 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아주머니는 얼굴이 어둡다. 돌아가려 하는데 아주머니가 동백을 부르고 무언가 한 가득 채워진 박스를 건넨다. “언니 여기 뭐가 많이 들었는데...” 아주머니는 퉁명스럽게 말한다. “여기 뭐가 들었다고 그랴. 그냥 아무 소리 말고 그냥 가져가. 그 홍화씨는 관절에 좋아.” 박스를 들고 가는 동백에게 준기네 엄마인 박찬숙(김선영)도 슬쩍 박스에 담은 마음을 전한다. “동백아 우리집서도 어 박스 가져가.” 야채가게 아줌마 오지현(백현주)도 박스를 잔뜩 들고 오더니 말한다...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와 최불암의 ‘한국인의 밥상’“이거 궁예 아니신가?” 길거리에서 만난 아저씨는 김영철을 보며 그렇게 말했다. 아마도 KBS 대하 사극 에서 김영철이 연기했던 그 궁예 역할이 지금까지도 강렬하게 남은 탓일 게다. 이른바 ‘관심법’이라는 유행어까지 만들 정도로 세간의 화제가 됐던 캐릭터가 아니었던가. 그 궁예가 사람 좋은 웃음을 지으며 살갑게 동네사람들에게 다가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KBS 가 그려내는 풍경이다.늘상 지나던 동네이니 특별할 게 없어 보이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또 새롭다. 세월의 더께가 앉은 노포들과 그 곳을 지키며 살아가고 있는 분들에게서는 그 세월만큼의 이야기들이 묻어난다. 콩나물 비빔밥 집에서의 점심 한 끼는 어머니처럼 푸짐하게 챙겨주는 아주머니와의 ..
‘김영철의 동네한바퀴’, 동네의 푸근함은 어디서 오는가“별 볼일 없는 가게에 와주셔서 고맙습니다. 복이라 생각하고 가져가세요.” 식당을 찾은 김영철에게 주인아주머니는 누룽지를 챙겨주며 그렇게 말씀하셨다. 김영철은 발길을 돌리지 못하고 자꾸만 식당 쪽을 돌아봤다. 그의 눈가는 어느새 촉촉이 젖어 있었다. 그 누룽지를 챙겨주시며 주인아주머니가 울고 계셨다는 것이다. KBS 가 찾아간 서울역 뒤편 중림 만리동. 김영철이 동네를 돌다 출출해져 지나던 길에 우연히 발견한 콩나물 비빔밥 집이었다. 한 그릇에 가격은 3천원. 푸짐하게 담아주는 비빔밥에 “3천원 받아서 남는 거 있냐”고 묻는 김영철은 마음 속으로 어머니가 어린 시절 자주 해주셨던 그 콩나물 비빔밥을 떠올렸을 게다. 그 밥하고 맛이 똑같다는 김영철은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