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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적'·'자체발광', 만듦새에 비해 시청률 야박한 이유

재밌는데 왜 시청률이 낮을까. MBC의 새 수목드라마 <자체발광 오피스>는 최근 대중들의 관심이 부쩍 높아진 오피스물이다. <미생>의 느낌이 물씬 나는 청춘들의 짠내가 그 정서를 이루고 있고, 여기에 <김과장>이 갖고 있는 심지어 만화적인 코믹 터치가 잘 어우러져 있다. 그래서 한참을 웃다보면 어느 순간 뭉클해지는 그런 공감과 페이소스를 느낄 수 있는 드라마다. 

'자체발광 오피스(사진출처:MBC)'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드라마의 소재나 만듦새에 비해 <자체발광 오피스>의 시청률은 3.9%(닐슨 코리아)에 머물러 있다. 낮아도 너무 낮은 수치다. 경쟁작인 KBS <김과장>이 여전히 가장 뜨거운 드라마로서 힘을 발휘하고 있다고 해도 이런 수치는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러고 보면 시청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화제작 <역적>도 어찌된 일인지 반응만큼의 시청률 반등이 좀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역적>은 12%까지 시청률이 오른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10%대로 시청률이 떨어졌다. 

비평적 관점으로 봐도 <역적>은 최근 보기 드문 수작으로 평가된다. 홍길동이라는 익숙한 소재를 가져왔지만 그 소재를 현대적 감각과 정서에 맞게 재해석하고 연출한 면은 실로 박수 받을만 하다. 마치 할리우드 영화에서 슈퍼히어로물을 다루듯 홍길동이란 인물을 애기장수로 해석한 점이나, 연산군이라는 왕과 대적해나가는 민초들의 왕의로 대립구도를 만든 것도 예사롭지 않은 작품의 완성도를 말해준다. 

도대체 뭐가 잘못된 것일까. 오랜만에 월화의 <역적>도 수목의 <자체발광 오피스>도 괜찮은 만듦새를 보이고 있는 마당이지만, 이렇게 고전하고 있는 상황은 이 문제가 드라마 외적인 데서 생겨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만든다. 그것은 다름 아닌 MBC라는 방송사의 브랜드 이미지와 무관하지 않다는 의심이다. 

사실 MBC의 이전 작품들이었던 <불야성>이나 <미씽나인> 역시 거의 최저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들로 끝을 맺었다. <불야성>은 3%에서 4%를 오가는 시청률을 기록했고, <미씽나인> 역시 비슷한 수치로 초라하게 종영했다. 말이 3%, 4%이지 이 정도는 수치는 요즘 tvN이나 JTBC 같은 비지상파 채널에서도 훌쩍 넘기는 시청률이다. 

물론 이러한 MBC드라마가 드라마 자체의 만듦새에 비해 박한 시청률을 가져가는 이유가 전적으로 방송사 이미지 때문이라고 말하긴 어렵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그리고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있는 MBC의 이해하기 쉽지 않은 경영의 제작 관여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MBC를 외면하는 이유가 된 게 사실이다. 뉴스, 교양 프로그램에서부터 시작된 이탈이 최근 드라마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나온다. 

방송사의 이미지가 콘텐츠에 어떻게 연관되어 영향을 미치는 지를 정확히 파악해낸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최근의 보수 편향된 흐름을 보이는 MBC의 이미지가 <역적>이나 <자체발광 오피스> 같은 사회 비판적 경향을 담은 드라마와 시청층에 있어서 엇박자를 이룬다는 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적어도 보편적 시청층을 확보하려면 편향은 피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쨌든 MBC는 이제 콘텐츠가 재밌고 잘 만들어지기까지 했는데 성과가 적은 이런 기현상을 해결해야할 숙제를 안게 됐다.

Posted by 더키앙

외주 제작의 시대, 좋은 인력들이 참여를 원해야

 

MBC드라마가 위기라는 건 여러 지표들이 이미 예견한 바 있다. 작년 <MBC 연기대상>을 통해서 확연히 알 수 있는 것처럼 <W> 한 편을 빼놓고 나면 MBC드라마에서 이렇다 할 큰 성과를 찾기는 쉽지 않다. <쇼핑왕 루이><역도요정 김복주> 같은 작은 성취들이 있었지만 이 역시 모두 만족할만한 성과라 말하긴 어렵다.

 

'불야성(사진출처:MBC)'

이런 흐름은 올해도 여전하다. 최근 월화에 방영되고 있는 <불야성>은 심지어 시청률이 3%대까지도 떨어졌고 화제성도 그다지 없다. 최근 종영한 <역도요정 김복주>는 작품은 호평을 받았지만 시청률은 5%대를 전전했다. 그나마 MBC가 성과라고 내세우는 건 주말드라마다. <불어라 미풍아><아버님 제가 모실게요>는 각각 19%, 14%대의 최고 시청률을 낸 바 있다. 하지만 주말드라마가 작품성보다는 관성적인 고정 시청층에 기대고 있다는 점을 두고 볼 때 주중드라마의 부진은 MBC드라마가 왜 위기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가를 말해준다.

 

그래서인지 최근 들어 MBC드라마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상황을 반전시키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월화에 <역적 : 백성을 훔친 도적>이 오는 30일 새롭게 포진되고, 이번 주부터는 수목에 <미씽나인>이 편성되었다. <역적>MBC가 그래도 월화 시간대에 힘을 발휘해왔던 사극이라는 점에서, 또 홍길동의 생애를 담은 이야기라는 점에서 기대감을 만들고 있다. 또한 <미씽나인> 역시 지금까지 드라마에서 많이 시도되지 않았던 서바이벌류의 장르물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감이 그만한 결과로 돌아올지는 아직 미지수다. 아무래도 드라마에 초반 힘을 실어주는 건 작가다. 이른바 스타 작가가 쓴 작품은 첫 회부터 압도적인 관심과 시청률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고 보면 최근 MBC드라마에서 스타 작가의 작품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건 특이할만한 사항이다. 작년 <W>가 그나마 처음부터 주목받았던 건 다름 아닌 송재정이라는 스타 작가가 작업을 한 작품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송재정 작가를 빼놓고 보면 최근 MBC드라마들은 이렇다 할 스타 작가의 작품을 편성시키지 못하고 있다.

 

사실 최근 들어 tvN이나 SBS가 드라마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하게 된 건 사실상 스타 작가의 파워가 이들 방송사쪽으로 발길을 돌렸기 때문이다. 최근 tvN이 했던 작품들을 보면 김은숙 작가의 <도깨비>는 물론이고 김은희 작가의 <시그널>, 노희경 작가의 <디어 마이 프렌즈>, 김지우 작가의 <기억> 등등 스타작가들의 작품이 다수 포진되어 있었다는 걸 알 수 있다. SBS 역시 마찬가지다. 최근 강은경 작가의 <낭만닥터 김사부>와 박지은 작가의 <푸른바다의 전설>이 동시간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건 우연이 아니다.

 

과거의 MBC드라마들이 승승장구 했던 건 그만큼 좋은 작가들이 많이 MBC와 작업을 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 간 MBC와 작업했던 좋은 작가들은 타 방송사들과 작업을 하고 있는 중이다. MBC에서 사극의 새로운 길을 열었던 김영현 박상연 작가가 꽤 오래도록 SBS<뿌리깊은 나무>, <육룡이 나르샤> 등의 작품을 해왔고, <해를 품은 달><킬미 힐미>로 확고한 팬덤을 가진 진수완 작가는 올해 tvN<시카고 타자기>로 컴백을 예고하고 있다.

 

물론 모두가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결과적으로 드러난 것들만 두고 볼 때 MBC드라마에는 이른바 스타작가들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게 눈에 띄는 점들이다. 드라마 외주제작의 시대에 사실상 스타작가들이 어느 쪽을 향하고 있느냐는 그 방송사의 드라마 위상을 말해주는 단적인 지표가 된다. 그런 점에서 보면 MBC드라마의 최근 몇 년 간의 위기는 바로 이 점 스타작가의 부재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이건 과연 우연의 일일까. 많은 작가들이 대놓고 이야기하진 않아도 최근 MBC드라마국에 대해 그다지 호감을 표현하지 않는다는 건 이것이 그저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새로운 실험을 과감하게 시도하던 MBC드라마의 과거 전통이 어느 순간 수익률만을 바라보는 장편드라마 편성으로 바뀌게 된 점이나, 최근 논란이 됐던 정윤회씨 아들 정우식씨의 특혜 의혹 같은 불편한 지점들, 무엇보다 기자들이 토로하듯 최근 몇 년간 MBC드라마국이 거의 언론과 불통의 관계를 가져왔다는 이야기들은 왜 작가들이 발길을 돌렸는가를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최근 MBC드라마는 9부작 드라마인 <세가지색 판타지> 같은 세 명의 젊은 연출자들의 실험을 담은 작품을 오는 26일 밤 11시부터 편성해 방영한다고 한다. 이런 흐름이 MBC드라마가 어떤 변화를 시도하려는 움직임이기를 바라게 되는 대목이다. 결국 좋은 드라마는 좋은 제작인력들이 모여야 가능해지는 것이다. 인력에 대한 투자(여기에는 다양한 작품에 대한 실험을 허용하는 방송사의 분위기까지 포함된다)만이 위기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Posted by 더키앙

<불야성>, 이 시국에 가진 자들의 복마전이 눈에 들어올까

 

갈수록 뚝뚝 떨어진다. MBC 월화드라마 <불야성>의 시청률 이야기다. 첫 회 6.6%를 기록했지만 계속 조금씩 떨어져 5회에는 4.7%까지 떨어졌다. 물론 동시간대 방영되고 있는 SBS <낭만닥터 김사부>20% 시청률을 넘기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탓이 크다. 하지만 단지 그것뿐일까. <불야성>의 내적인 요인이 있는 건 아닐까.

 

'불야성(사진출처:MBC)'

<불야성>의 여주인공은 이요원이다. 물론 유이가 연기하는 세진이라는 인물이 전면에 나서서 이요원의 캐릭터 서이경의 페르소나 역할을 하고는 있지만 그래도 드라마의 키를 쥐고 있는 건 다름 아닌 이요원이다. 이요원은 <외과의사 봉달희><선덕여왕> 등을 통해 다양한 캐릭터들을 연기해왔지만 최근 들어서는 일관되게 얼음공주이미지를 가진 캐릭터들을 연기했다. 무표정하고 차갑지만 정글 같은 일터에서 시원시원하게 일처리를 하는 그런 인물.

 

바로 이전에 그녀가 했던 작품 JTBC <욱씨남정기>는 바로 이 이요원의 얼음공주이미지로 꽤 괜찮은 반응을 얻어냈다. 이것이 가능했던 건 갑질 하는 상사와 대기업에 맞서서 그녀의 차갑지만 똑 부러지는 일처리로 오히려 을의 반란을 보여주는 그 캐릭터가 얼음공주이미지와 맞아 떨어지면서 시청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불야성>은 어떨까. 여기서 서이경 캐릭터는 <욱씨남정기>의 욱다정과 그리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인물이다. 하지만 그 정서적인 느낌은 너무나 다르다. 어려서부터 일본 최고의 금융회사를 일궈낸 아버지로부터 혹독한 후계자 수업을 받으며 자라난 인물. 그녀는 돈은 신이라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뼛속깊이 새기며 성장했다. 그래서 웬만한 조폭들 앞에서도 눈 하나 깜박 하지 않는 철의 여인이고 주먹으로 싸워도 건장한 조폭 세 명 정도는 쉽게 때려눕힐 정도다.

 

<불야성>은 바로 이 서이경이 돈과 권력으로 아버지의 왕국을 흔드는 인물들과 맞서며 자신만의 왕국을 세워나가는 이야기다. 욕망과 성공에 대한 갈망. <불야성>이 그려내는 이런 정서적 느낌은 그러나 저 <욱씨남정기>가 보여줬던 서민적 정서와 만나는 지점이 거의 없다. 그저 자신들의 권력과 돈을 위해 치고 받는 싸움이 <불야성>이 그려내고 있는 세계다.

 

그나마 <불야성>이 서민적 정서를 담아낼 것처럼 보였던 지점은 서이경이 키우고 있는 세진이라는 캐릭터다. 금수저들 사이에서 열심히 기죽지 않고 살아가는 이 인물은 서이경의 대역을 하기 시작하면서 이 돈을 위해서라면 뭐든 하는 세계 속으로 들어온다. 서이경의 페르소나로서 그녀가 손의성(전국환) 회장 같은 인물 앞에서도 또박 또박 할 말을 하는 모습은 일견 시원시원한 느낌을 주지만 그녀 역시 어떤 서민적 정서를 대변한다기보다는 그저 쉽게 이 욕망의 세계 속에 적응하는 인물처럼 보인다.

 

<불야성>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끌지 못하는 이유는 이 드라마가 마치 세상은 결국 돈과 권력에 의해 움직이고 그렇기 때문에 누구나 그걸 취해야 한다고 강변하는 듯한 이야기를 밑바탕에 깔아놓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현실이 그럴지는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드라마에서조차 이런 돈과 권력을 두고 저들끼리 벌이는 복마전을 보고픈 마음이 과연 이런 시국에 생겨날까.

 

특히 지금 같은 시국은 더더욱 그렇다. 재벌 총수들이 청문회에 나와 지금껏 남아있는 정경유착의 고리에 대해 갖가지 질문세례를 받고 있는 시국이 아닌가. 그런데 이런 정경유착의 이야기를 마치 복마전의 게임을 보듯 그려내는 드라마에 눈길이 갈 것인가.

 

여기서 역시 다시 중요해지는 건 서이경이라는 인물을 연기하는 얼음공주 이요원의 역할이다. 서이경이 하는 그 차가우면서도 냉철한 대처들이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함이 아니라 정의든 아니면 좀 더 가난한 이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면 드라마 말미에 심지어 이 욕망의 추구가 파국으로 끝난다고 해도 그건 가진 자들의 변명처럼 다가올 수밖에 없다. 이 부분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이 작품에서 얼음공주 이요원에 대한 몰입은 생겨나기가 어려울 것이다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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