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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바>, 현 시국을 떠올리게 하는 면면들

 

과연 불륜은 용서받을 수 있는 일일까. JTBC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불륜을 하나의 논제로서 다루고 있다. 하지만 아내가 바람을 핀다는 그 내용보다 중요한 한 지점이 있다. 그것은 이 제목이 주인공인 도현우(이선균)가 한 인터넷 게시판에 올린 글의 제목이라는 점이다. 그건 이 드라마가 불륜이란 소재를 가져와 하려는 이야기가 단지 불륜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걸 말해준다. 오히려 불륜이라는 한 사안을 보는 여러 사람들의 관점들과 그들이 어떻게 공감하고 소통하며 그래서 어떻게 현실을 바꿔가는 지가 주된 관심사라는 걸.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사진출처:JTBC)'

자신의 아내가 바람을 핀다는 이야기를 게시판에 올려놓는 순간, 그 사적인 이야기는 공적인 성격을 띠게 된다. 그래서 처음에는 그런 아내를 바라보며 고통스러워해야 하는 도현우의 처지를 공감하거나 혹은 그의 아내를 비난하는 글들이 채워졌다. 그리고 그 글들은 어찌 보면 글을 쓴 사람들이 그 글을 통해 자신의 처지를 토로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세상을 비관해 자살을 시도하려 한강에 나가는 한 사내(우현)는 도현우에게 댓글로 한강에서 기다리겠다는 이야기를 반복해서 달고, 공사 현장에서 일하는 사내(이병진)현장을 덮쳐서 다 엎어버리라고 댓글을 단다. 서로 사이가 좋지 않은 부부는 각자 남편과 아내 입장에서 댓글을 단다. 자신들의 상황을 도현우의 상황에 투영시키는 것.

 

하지만 아내가 집을 나가고 비로소 아내의 힘들었던 삶을 이해하게 된 도현우가 게시판에 아내를 용서했다고 올리자 상황은 갑자기 반전된다. 모두가 그걸 이해해줄 거라 믿었지만 그의 용서가 도저히 용납되지 않는 이들도 있었던 것. 그 중 불륜패치라는 아이디를 쓰는 이가 아내의 신상을 털었다며 복수하기 위해 그녀의 신상을 공개하겠다고 나선다. 사적인 내용이라 생각했던 도현우의 이야기가 이제 그 혼자서 마음대로 결정할 수 없는 공적인 사안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도현우는 뒤늦게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 불륜패치의 신상공개를 막아보려 애쓴다.

 

공지를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해 아내를 용서한다는 제목의 글을 게시판에 계속 채워 넣던 그를 보며 견디지 못한 아내 정수연(송지효)이 자신은 비난받아도 되지만 남편과 아이만은 보호해달라고 애원하는 글을 올리자 오히려 분위기는 더 싸해진다. 불륜패치는 계속해서 협박을 하고 노트북 배터리가 나간 사이 도현우는 결정적인 위기를 맞게 되지만 그 때 갑자기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진다. 게시판 사용자들이 모두 아내를 용서하겠습니다라는 글로 도배를 한 것.

 

게시판 사용자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불륜패치의 협박 상황에서 도현우-정수연이 보여준 서로에 대한 진심이었다. 게시판 사용자 중 아내와 사이가 좋지 않아 늘 용서하지 말라는 댓글을 남겼던 한 사내는 보안전문가였던 자신의 경력을 살려 해킹을 통해 불륜패치의 위치를 파악해내 도현우에게 알려준다. 해킹을 하는 와중에 아내와 함께 작업을 하게 된 사내는 이 일을 계기로 서로 가까워진다. 이는 어떤 사안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태도가 그 사안 자체만이 아니라 그 사람이 처한 입장을 투영한다는 것이고, 또한 그 사안의 변화가 어떤 경우에는 그 사람의 생각과 태도도 바뀌게 한다는 걸 말해준다.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라는 드라마가 흥미로워지는 건 바로 이 드라마가 상기시키는 현 시국의 한 단면 때문이다. 어떤 잘못된 일들이 공적으로 공표되어 사적인 차원을 넘어서 공적인 차원이 되었을 때 그건 어떻게 사과되어야 하고 또 용서받을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이 거기 담겨져 있다. 물론 그건 쉬운 일이 아니다. 진정한 사과를 하고 용서를 하고 공적으로도 그 사과와 용서를 많은 이들이 공감한다 해도 당사자들이 실제로 관계를 회복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 아내에게 다가가던 도현우가 아내의 불륜 현장을 떠올리며 뒷걸음질 치게 되는 상황은 용서가 말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라는 걸 말해준다.

 

하물며 부부 간의 사적인 불륜 같은 사안에도 이처럼 사과와 용서가 쉽지 않을진대 국정운영같은 거대한 공적 사안이라면 더더욱 쉽지 않을 것이다.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는 그래서 그 불륜이라는 소재를 똑 떼어놓고 바라보면 대단히 흥미진진한 현 시대의 소통과 공감에 대한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다. 믿었던 사람이 엉뚱한 사람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는 걸 알게 된 뒤의 그 분노와 허탈감이 어찌 쉽게 풀어질 수 있으랴. 잘못을 저지르고 난 후의 진정한 사과와 쉽지 않은 용서의 이야기.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만드는 드라마다

Posted by 더키앙

<이아바>, 불륜보다 흥미로운 다양한 관점들

 

결혼생활이..... 어느 누구라도 붙잡고 물어봐라.. 안 힘들고 안 버거운 사람 있나... 그만큼.. 책임이 따르고...무게가 있기에 결혼서약을하고, 하는거지.. 버겁고. 힘들다고.. 조그만한.. 바람에 흔들리면.. 세상사람 다 흔들리고 쓰러지지...... 나쁜 ×.. 진짜 힘들었을 때.. 말했어야지.. 다른 사람한테 말고.. 그게 예의지.. 나쁜..’ - 한은정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사진출처:JTBC)'

종종 별 보러 오자던 남편은 어디로 가고~~ 그 남편에게 다른 여자들과 둘이서 영화 보고 차 마시고 술 마실 여유는 있었어도, 독박가사에 독박 육아 하는 맞벌이 아내 마음 헤아릴 여유는 없었던 거지... 이 드라마가 위기를 외면하는 부부에게 예방주사가 되면 좋겠다. 이미 일 벌어지고 수습하기엔 상처가 너무 크잖아...’ - 차연

 

이 드라마를 단지 바람 폈다는 사실만 주목하면 안돼지. 이선균과 송지효가 살면서 서로에게 얼마나 충실했는지를 먼저 따져야하는 것이다. 한국사회는 정말 결혼한 다음 서로에게 충실한 것하고는 거리가 먼 사회이지. 잡은 물고기에게 왜 먹이를 주냐 식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은 이 드라마 보지마라. 그런 사람들은 욕밖에 할 게 더 있냐?’ - anjfqhkf

 

JTBC 금토드라마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에 대한 기사에는 이런 댓글들이 빼곡하게 달려있다. 드라마에서는 마침 불륜을 저지른 정수연(송지효)이 자신이 왜 그렇게 됐는가에 대해 힘들었던 자신의 심사를 눈물을 흘리며 남편 도현우(이선균)에게 말하는 장면이 방영됐다. 맞벌이 하는 워킹우먼으로서 회사에서도 가정에서도 잘 하기 위해 뛰고 또 뛰었고 그게 누구에게나 있는 일로 치부하던 차에 그 사람이 보여주는 친절에 자기도 모르게 마음이 갔다는 것이다.

 

아마도 가정을 가진 워킹우먼들의 입장에서 그녀의 말이 공감 가는 쪽도 있을 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하나의 변명에 불과하다고 여겨지는 시청자분들도 있을 것이다. 이것은 도현우에 대한 입장도 마찬가지다. 가끔 애 데리러 가줬고 또 쓰레기도 치워줬다며 자기도 할 만큼 했다고 말하는 도현우에 대해 공감할 수 없다는 분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물론 누구나 다 그렇게 사는 것이라며 도현우의 입장을 지지하는 분들도.

 

흥미로운 건 이 드라마가 그 내용 안에 이 불륜에 처한 정수연과 도현우의 상황에 대한 여러 사람들의 의견들을 담아놨다는 점이다. 게시판에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라는 제목으로 도현우가 글을 올려놓자 거기에 대한 익명의 여러 사람들이 의견들을 계속 덧붙인다. 당장 이혼하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참치마요처럼 차분하게 사태를 파악하고 대처해나가라는 조언도 있다. 그 참치마요에게 너무 자기 입장에서 입바른 소리를 한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하고, 그가 쓴 한 줄 한 줄의 진심에 감동하는 입장이 올라오기도 한다.

 

즉 드라마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불륜에 대한 다양한 입장들이 있고, 그 드라마를 본 시청자들이 또한 다양한 입장들을 내보이고 있다는 건 이 드라마가 가진 독특한 특징을 보여준다. 사실 이렇게 되면서 드라마는 단순히 불륜이 갖고 있는 자극적인 상황들이 무한 전개되는 것을 벗어나 좀 더 결혼이라든가 부부관계라든가 혹은 일과 가정에 대한 이야기들 같은 다양한 사안들에 대한 여러 사람들의 의견들이 서로 개진되는 장을 마련해준다.

 

드라마를 보고 나서 그 드라마 속 정수연과 도현우의 이야기에 시청자들이 여러 의견을 달고 때로는 격론을 벌이는 동안 우리는 어쩌면 그간 당연히 생각해왔던 결혼과 부부관계 같은 것들에 대해 좀 더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는 지도 모른다. 그런 점에서 보면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가 가진 독특함이 드러난다. 드라마적 상황으로 시청자들을 끌어 모으고 그 일종의 상황극을 통해 저마다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드라마. 이것은 우리가 단순히 이 드라마를 불륜극이다 말하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Posted by 더키앙

찌질함에 대한 공감, <질투> 조정석과 <이번 주> 이선균

 

JTBC 새로운 금토드라마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는 제목이 말해주듯 아내의 바람을 의심하는 남편의 찌질한 시선이 담긴 드라마다. 어느 날 아내에게 온 문자메시지에서 호텔에서 만나자는 내용을 본 도현우(이선균)는 아내 정수연(송지효)이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의심스러워지고 그 문자메시지에 담겨진 호텔에서 만나자는 날짜가 다가올수록 초조해진다.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사진출처:JTBC)'

10년 차 별 볼일 없는 외주프로덕션 PD로 생활해오고 있는 도현우는 마침 불륜 남녀를 소재로 아이템을 기획하면서 회의에서 나오는 말들조차 참아내기 어렵게 된다. 그것이 마치 자신의 이야기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용기를 내 아내에게 그걸 캐묻지도 못한다. 그래서 고민을 하다 인터넷 게시판에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라는 글로 조언을 구하게 된다.

 

2007년 후지TV에서 방영됐던 동명의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이 작품은 어딘지 우리가 봐왔던 불륜 소재의 드라마와는 다른 결을 갖고 있다. 그것은 아내의 불륜 징후를 알게 되고 전전긍긍하는 남편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불륜을 하는 당사자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들이나, 또 불륜에 대한 복수나 아픔을 담는 이야기하고도 다르다. 특히 남편의 불륜이 아닌 아내의 불륜을 남편의 입장에서 바라본다는 점은 더더욱.

 

물론 이런 도발적인 제목을 갖고 있지만 이 드라마가 불륜 자체에 집중하고 있는 건 아니다. 그것보다는 오히려 아내의 불륜을 의심하게 되면서 우연히 그 사연을 게시판에 올리게 되고 그걸 통해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사랑과 결혼 같은 부부관계에 대한 새로운 공감대를 발견하는 쪽에 포인트가 맞춰져 있다.

 

어찌 보면 결혼 후 시간이 지날수록 부부의 관계는 익숙해지는 만큼 둔감해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그 관계가 얼마나 소중하고, 배우자가 자신에게 대단한 존재인가를 깜박 잊고 살아간다.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는 여기에 일종의 위기상황을 집어넣어 그 반응을 통해 잊고 있던 관계를 다시금 확인시키고 회복시키려는 실험처럼 보인다.

 

흥미로운 건 이 아내를 바라보는 남편 도현우의 찌질한 반응들이다. 아내를 의심하고 괜스레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게 화를 내기도 하며, 흥신소를 찾아가 증거를 잡아달라고 요청하기도 하는 이 남자는 지극히 현실적이라 오히려 공감이 간다. 아내에게 화가 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뭐라 하지도 못하고, 의심스런 행동(이를테면 문자를 주고받는)을 보이면 괜스레 주변을 빙빙 돌며 유도 심문하듯 질문을 던지는 남자. 그러면서도 결혼기념일에 모든 걸 털어내려 선물을 준비하는 남자에게서 어떤 따뜻한 인간미 같은 게 느껴진다.

 

멋지게 포장하기 보다는 아이처럼 어쩔 줄 몰라 하며 어떤 면에서는 찌질함을 드러내는 것에 대한 공감대.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가 불륜이라는 소재를 갖고 왔지만 어떤 따뜻함 같은 게 느껴지고, 특히 이 남자 도현우가 점점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최근 들어 드라마에서는 찌질한 남자들에 대한 공감대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이를테면 SBS 수목드라마 <질투의 화신>의 이화신(조정석)이나 MBC <쇼핑왕 루이>의 루이(서인국) 같은 캐릭터들이 대표적인 찌질한 남자들일 것이다. 잘난 척 하기보다는 떼쓰고 잘 삐치고 징징대는 남자. 과거 그 많던 멋진 실장님들이나 현대판 왕자님들하고는 너무 다른 남성상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의 도현우 역시 바로 그런 캐릭터들 중 하나다.

 

그런데 도대체 그 잘난 왕자님들은 다 어디로 사라지고 대신 그 자리를 찌질한 남자들이 차지하게 됐을까. 그것은 아마도 절대로 바뀌지 않는 현실을 알게 된 시청자들에게 왕자님 같은 막연한 판타지가 더 이상 먹히지 않게 된 걸 의미하는 건 아닐까. 그보다는 조금 찌질해도 그것이 인간적으로 보이고 나아가 사랑스러워 보이는 그런 현실적인 인물들에 대한 공감대가 더 커져 있다는 걸 이들 캐릭터들은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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