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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모방’ 일등공신 꽝PD가 꿀잼이긴 하지만...

MBC <세모방>을 단번에 시청자들에게 각인시킨 일등공신은 다름 아닌 ‘형제꽝조사’의 꽝PD다. 도무지 지상파 방송에서는 듣도 보도 못한 방식의 방송을 보여줘 천하의 박명수가 쩔쩔 매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의외의 꿀재미를 안겨줬다. 제작비 제로라는 조악한 제작현실 속에서 나름 찾아낸 협찬 방송은 시청자들마저 공감시켰고, 그로 인해 지상파에서는 절대 나올 수 없는 방송으로 신선한 웃음을 선사했다. 

'세모방(사진출처:MBC)'

단 한 차례만으로는 아쉽다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나오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그래서 몇 회의 다른 방송들이 나간 후, 마치 원조집의 맛집을 결국은 다시 찾아가듯 <세모방>은 꽝PD를 다시 출연시켰다. 똑같은 그림이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 연예계에서 낚시광으로 유명한 이태곤을 섭외해 꽝PD와 대립각을 세움으로써 긴장감을 만들었고, 꽝PD가 원했던 섭외 1순위 연예인이었던 장도연을 출연시켜 달달한 분위기도 그려냈다. 

역시 꽝PD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카리스마를 보여주는 이태곤에게 조금 밀리는 듯 보였지만 이내 특유의 밀어붙이기 방송을 강행했고, 나중에는 이태곤조차 그 방송의 매력 속으로 빠져드는 모습을 보여줬다. 낚시광이지만 물고기 한 마리 제대로 잡지 못하는 이태곤과, 이제 초보 낚시꾼으로 보이는 장도연이 월척을 낚는 그 대비 역시 흥미로웠지만, 역시 ‘형제꽝조사’의 매력은 엉뚱하게도 낚시방송에서 오디를 따러가는 식의 황당함에 있었다. 

사실 낚시 방송이라는 것이 물론 마니아들에게는 다르겠지만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조금 지루해보일 수 있다. 물고기가 잡힐 때는 흥미롭지만 그걸 기다리는 장면이 상대적으로 길고 또 단조로울 수 있어서다. 하지만 ‘형제꽝조사’가 재미있는 건 다름 아닌 꽝PD가 즉석에서 만들어내는 캐릭터들의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패러디 마니아인 꽝PD는 이번에도 ‘가을동화’ 패러디를 넣어 프로그램에 잔재미를 선사했다. 

하지만 꽝PD가 어김없이 선사하는 재미 속에서 조금은 아쉬움이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것은 <세모방>이라는 프로그램의 취지 자체가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저마다의 가치를 지닌 세상의 모든 방송들을 소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꽝PD를 두 차례에 걸쳐 출연시킨 건 제작진이 이 일요일 밤 예능 전쟁터에서 살아남기 위해 한 어쩔 수 없는 선택처럼 보인다. 

취지는 좋지만 <세모방>은 보편적인 시청자들을 모두 끌어들이기는 쉽지 않은 특징을 갖고 있다.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은 방송이라면 그 자체가 작은 시청층을 겨냥하기 마련이다. 그걸 <세모방>이 잘 포장해 보편성 있게 만들려고 노력한다고 해도 한계는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런 노력 자체가 의미가 있고 또 가치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이 프로그램은 지지를 받는다고 볼 수 있다. 즉 지지를 받기 위해 해야 하는 선택과 그 성과가 정비례적인 결과로 나오지 않는다는 것. 

그래서 <세모방>이 토요일 밤 11시로 시간대를 옮겨 90분으로 확대 편성된다는 건 합리적인 선택이다. 본래 이 시간대를 차지했던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 종영했기에 그 후속의 느낌으로 <세모방>은 꽤 잘 어울리는 편성이다. 게다가 이경규 같은 새로운 인물이 투입됨으로써 기존의 <세모방>이 가진 부족한 점(보편성 확보 같은)을 보완해줄 예정이라고 한다. 

일요일 밤 시청자들에게 첫 선을 보이고 그 끝을 마무리한 꽝PD는 그래서 <세모방>의 마스코트 같은 이미지로 남게 됐다. 물론 시간대를 옮겨서 이 프로그램은 제2, 제3의 꽝PD를 발굴하는데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그것만이 <세모방>의 좋은 취지가 계속 이어지는 것이고 또한 프로그램이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니 말이다.

Posted by 더키앙

할배들, 할매들보다 훨씬 보여줄 게 많다

 

항간에는 <꽃보다 할배>의 할매판으로 불리는 <마마도>. 평균나이 68세의 중견 여배우 4인방이 이태곤과 함께 여행을 떠나는 콘셉트다. 이미 그대로 베낀 게 아니냐는 논란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 방송이 나오지 않은 터라 뭐라 말하긴 어렵다. 다만 이 할머니들이 여행을 떠나는 콘셉트가 과연 괜찮은 기획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질 수는 있다. 과연 <마마도>는 <꽃보다 할배> 같은 재미와 의미를 뽑아낼 수 있을까.

 

'꽃보다 할배(사진출처:tvN)'

김영옥(75), 김용림(73), 이효춘(63), 김수미(61). 일단 김수미를 제외하고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그다지 얼굴을 볼 수 없었던 중견 여배우들이다. 김수미는 <런닝맨> 같은 젊은 취향의 예능에도 출연한 바 있어 젊은 세대들에게는 괜찮은 기대감을 만드는 게 사실이다. 김용림도 <풀하우스>에 나온 적이 있지만 그다지 예능적인 존재감을 보인 바는 별로 없다. 김영옥과 이효춘은 아예 예능에서 보기 힘들었던 인물들이다.

 

최근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이 추구하는 것이 ‘재발견’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이들 중 김수미보다 오히려 김영옥이나 이효춘이 의외의 모습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어필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훨씬 예능감이 좋고 적응되어 있는 김수미가 전면에 부각되게 되면 자칫 전체 흐름이 그녀 중심으로 흐를 가능성도 있다. 다행스러운 건 그녀가 막내라는 점이다. <꽃보다 할배>에서 백일섭이 맡은 역할을 생각해보면 김수미에게서 기대되는 점은 의외로 언니들 앞에서 고개를 숙이는 모습일 수 있다.

 

<꽃보다 할배>가 할아버지들을 전면에 내세우면서도 안정적인 재미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이 이서진이라는 짐꾼 덕분이었다면 <마마도>에서 이태곤의 역할 또한 중요할 수밖에 없다. 과거 <정글의 법칙>에 출연해 의도치 않은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던 이태곤이기에 생각보다 기대감이 크지는 않지만, 그 역시 늘 카리스마를 보였던 모습과 정반대로 왕 누나들 사이에서 어린 동생 역할을 보여준다면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다.

 

<마마도>의 아킬레스건이 <꽃보다 할배>과의 끊임없는 비교점을 만들 수밖에 없다는 점이지만 사실 더 큰 문제는 할머니들이 할아버지들만큼의 재미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할아버지들의 배낭여행이 훨씬 재미있을 수 있었던 건 우리 사회에서 어르신들 하면 떠오르는 일종의 선입견을 할아버지들이 더 파괴력 있게 깨버릴 수 있는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할아버지들은 이른바 권위의 상징이 아니었던가. 그 권위가 내려지는 지점에 <꽃보다 할배>의 핵심적인 재미가 존재한다.

 

하지만 할머니들은 사정이 다르다. 사회적으로 어르신의 변화라고 하면 할머니들이 아니라 할아버지들의 변화를 떠올리는 건 그만큼 과거 갖고 있던 권위를 내려놓게 된 이들이 할아버지들이기 때문이다. 할머니들이 보여줄 수 있는 의외의 재미에 대한 기대감이 할아버지들보다 적을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물론 이것은 <마마도>를 <꽃보다 할배>와 비슷한 흐름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생기는 편견일 수 있다. 즉 방송이 나와 봐야 제대로 판단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방송 이전에 소재만으로도 갖게 되는 기대감은 프로그램의 성패에 대단히 중요하다. <꽃보다 할배>는 방송 이전부터 할아버지들의 배낭여행이라는 소재 하나만으로도 이미 충분한 기대감을 주었던 프로그램이 아닌가. 과연 <마마도>는 이런 한계점들을 극복하고 <꽃보다 할배>와는 다른 결의 프로그램임을 입증해낼 것인가. 아니면 그저 베끼기 프로그램이라는 오명으로 남을 것인가. 귀추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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