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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찾사>를 살린 일등공신은 <개콘>이다

 

편성을 변경해 KBS <개그콘서트>와 동시간대 대결을 벌인 <웃찾사>. 과연 그 결과는 어땠을까. 시청률로만 보면 <개그콘서트>의 당연한 압승이다. <개그콘서트>12.7%(닐슨 코리아)를 기록한 반면 <웃찾사>5.9%로 절반가량 적은 시청률 수치를 가져갔기 때문이다.

 

'웃찾사(사진출처:SBS)'

하지만 <개그콘서트><웃찾사>의 이 시청률 수치는 단순 비교해 평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개그콘서트>는 오래도록 그 시간대를 점유해온 수치인 반면, <웃찾사>는 이제 겨우 편성 시간대를 옮긴 첫 회의 시청률이기 때문이다. <웃찾사>가 옮겨온 후 <개그콘서트>의 시청률은 지난 13.9%보다 1.2% 포인트 하락했다. 대신 <웃찾사>가 들어온 후 SBS는 이전 <떴다 패밀리> 마지막회 시청률인 2.3%에서 두 배 가량 시청률이 오른 셈이다.

 

즉 이 시간대의 시청률을 어느 정도 회복시킨 것만으로도 <웃찾사>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런 시청률보다 더 중요한 성과는 <웃찾사>라는 프로그램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도를 편성 변경 하나로 끌어올릴 수 있었다는 점이다. 이것이 가능했던 건 역시 <개그콘서트> 덕분이다.

 

<웃찾사>는 본래부터 <개그콘서트>와의 맞대결을 할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그 시기가 이렇게 빨리 올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이 시기를 앞당기게 한 장본인은 <개그콘서트>. 최근 들어 시청률이 계속 떨어지고 코너들도 정체된 느낌을 주면서 <개그콘서트>가 예전만 못하다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하자 <웃찾사>는 발 빠르게 그 틈새를 파고들었다.

 

한편 현실에 대한 공감과 신랄한 풍자를 다루면서 <웃찾사>에 대한 호감도는 점점 높아지고 있었다. ‘뿌리 없는 나무‘LTE뉴스’, ‘배우고 싶어요같은 코너들이 화제를 만들고 있었던 것. 일요일 밤으로 돌아온 <웃찾사>는 여기에 강성범의 모란봉 홈쇼핑같은 새 코너를 장착했다.

 

물론 이것만으로 <웃찾사><개그콘서트>의 아성을 공략하기에는 중과부적이다. 하지만 바로 이 지점은 <웃찾사>로서는 가장 좋은 이점으로 작용한다. 웃음의 코드는 결국 낮은 위치에 있을 때 더 폭발력이 세고, 대중적인 지지도 커지기 때문이다. 서민들의 팍팍한 삶을 풍자와 공감으로 끌어내 웃음으로 전화시킬 수 있는 건, 그것을 하는 개그맨들이 서민과 같은 낮은 위치에 서 있다고 믿어지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한 일이지만 <웃찾사>를 살려내고 있는 건 그 경쟁상대로서 최고의 위치에 서 있는 <개그콘서트>라는 존재다. <개그콘서트>라는 골리앗이 서 있어 <웃찾사>라는 다윗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그리고 이것은 궁극적으로 <개그콘서트>에도 큰 자극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러모로 독주체제란 매너리즘을 만들 위험성도 높고 또 대중들에게도 그리 좋은 이미지를 남기지 못하기 때문이다.

 

<웃찾사>가 들어와 <개그콘서트>와 경쟁구도를 만들면서 이 시간대를 빼앗아간 MBC의 드라마와의 한판 승부가 앞으로 흥미진진한 대결이 되지 않을까 싶다. 어쨌든 <웃찾사><개그콘서트>의 경쟁구도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보면 그 편성 시간대를 무대 개그 프로그램의 시간으로 포지셔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여러모로 <웃찾사>의 편성 시간대 변경은 대단히 성공적이라고 평가된다.

 

Posted by 더키앙

끝없이 추락하는 <개콘>, <웃찾사>의 경쟁은 기회다

 

KBS <개그콘서트>의 시청률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여왔다. 작년 2월에 18%(닐슨 코리아)까지 나왔던 시청률은 갈수록 추락하더니 올 3월에 이르러서는 11.5%(31일자)까지 떨어졌다. 이러한 <개그콘서트>의 위기는 이미 KBS 예능국 내부에서도 어느 정도 관측된 분위기다.

 

'개그콘서트(사진출처:KBS)'

지난 2013년부터 지금까지 2년여 간 연출을 맡아온 김상미 PD가 교체되고 조준희 PD가 그 자리를 이어 받는다. 애초 4월에 예정된 일이었지만 <뮤직뱅크-베트남>편 때문에 일찍 프로그램을 떠나게 됐다고 KBS측은 밝혔다. 하지만 PD의 교체란 프로그램의 부침과 무관할 수는 없는 일이다.

 

물론 이러한 시청률의 추락에는 MBC 주말극이 강세를 보이면서 생겨난 외부적인 영향이 분명히 존재한다. <왔다 장보리> 이후 <전설의 마녀> 역시 주말 밤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는 중이다. 하지만 <개그콘서트>의 추락을 단지 이런 외부적인 영향으로만 돌릴 수 없는 건 최근 이 프로그램이 보여준 행보들이 너무나 실망스럽게 여겨지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개그콘서트>는 확실한 킬러콘텐츠를 생산해내지 못하고 있다. 대표코너가 뭐냐고 물어보면 뭐라 확실히 말하기 어려운 고만고만함이 존재한다. 이러니 당연히 새로운 개그맨 스타의 탄생은 요원해진다.

 

벌써 수차례 <개그콘서트>에 쏟아진 비판들 중에는 최근 외모 비하를 통해 웃기거나 성적 차별을 개그 코드로 끌어들여 웃기는 것, 또 남녀 간의 심리를 소재로 하는 코너들이 너무 많아졌다는 것이다. 이 얘기 속에는 또한 반대급부로서 현실적인 소재나 시사, 정치 풍자가 사라져버린 <개그콘서트>의 현재 모습이 들어가 있다. 한 때 속 시원한 정치 시사 풍자와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공감 개그들이 포진해 있던 <개그콘셔트>를 떠올려 보면 지금은 너무나 소소해진 느낌이다.

 

이렇게 별다른 현실 공감과 임팩트 있는 재기발랄함이 사라지면서 개그 코너들은 별 재미도 없으면서 유행어만 반복하는 것들로 채워지게 되었다. 물론 유행어가 개그맨들의 밥벌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코너들이 새로움을 잃어버린 채 식상한 유행어의 반복으로만 일관된다는 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무엇이 이런 문제를 만든 걸까. 가장 큰 것은 한때 주말 밤 무적의 강자로 군림하면서 슬금 슬금 늘린 시간이 무려 100분이 훌쩍 넘는다는 점이다. 일요일 밤 915분에 시작하는 <개그콘서트>11시까지 이어진다. 물론 이런 시간의 확장은 당시 <개그콘서트>의 코너들이 저마다 경쟁력을 보였을 때만 해도 그리 큰 문제가 될 것은 없었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이런 양적 팽창이 질적 하락을 만드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냉엄한 현실이지만 <개그콘서트>의 힘은 결국 무대 편집에서 나오는 것이다. 좋은 코너가 아니면 방송으로 나가지 못하는 그 경쟁적 현실 속에서 코너들은 더 절실해진다. 하지만 지금은 이런 헝그리한 면들이 코너에서 잘 보이지 않고 있다. 프로그램이 힘이 없다면 시간을 단축시켜 좀 더 압축적인 형태로 보여주는 게 정석이다.

 

또한 최고의 위치에 올라서면서 개그의 소재 또한 그 폭이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는 점도 이런 추락에 한 몫을 차지한다. 개그는 결국 낮은 위치에서 할 때 그 폭발력이 생기기 마련이다. 하지만 <개그콘서트>는 한때 현실 풍자 개그를 하면 정치권에서조차 반응을 할 정도로 뜨거워지기도 했다. 이렇게 위치 만큼 커진 사회적 책임은 새로운 개그의 시도를 하는데는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개그콘서트>가 휘청하면서 이때를 기회로 <웃찾사>가 동시간대 경쟁작으로 편성된다는 것은 여러모로 <개그콘서트>에는 위기이면서 동시에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 <개그콘서트>가 특히 힘들었던 건 타방송사의 경쟁작이 없었기 때문이다. 경쟁 속에서라면 그 시간대를 차라리 코미디 시간으로 대중들에게 인식시킬 수 있고 상생적인 경쟁을 만들어낼 수도 있을 것이다.

 

최근 <웃찾사><개그콘서트>가 하지 못하는 현실 풍자를 들고 나와 점점 대중들의 관심을 끌어 모으고 있다. 물론 아직도 코미디의 최강자는 <개그콘서트>이지만, <웃찾사>에 대한 관심은 이런 흐름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를 가늠하지 못하게 한다. 결국 이런 경쟁체제는 양 프로그램에 모두 괜찮은 이득을 만들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정체된 <개그콘서트><웃찾사>만한 신선한 자극제는 없다. 물론 이것은 보다 많은 관심이 절실한 <웃찾사>에도 해당되는 이야기다.

 

Posted by 더키앙

<네 이웃의 아내>, 불륜 넘어 공감 얻는 까닭

 

결혼 17년 차, 몸에는 아무런 이상도 없지만 아내 앞에만 서면 한없이 작아지는 남자 안선규(김유석). 그는 커리어우먼으로 집안일에는 영 신경을 쓰지 않는 아내 채송하(염정아)보다 앞집으로 이사 온 주부9단 홍경주(신은경)에게 자꾸 마음이 간다. 요리 솜씨가 일품인데다가 아이들과 남편을 살뜰히 챙기는 모습이 드센(?) 아내와는 비교되기 때문이다.

 

'네 이웃의 아내(사진출처:JTBC)'

한편 홍경주의 남편 민상식(정준호)은 사회생활을 전혀 모르는 아내 홍경주보다 우연히 프로젝트를 함께 하게 된 앞집 여자 채송하에게 눈길이 간다. 커리어우먼으로서 남자들도 버티기 힘든 광고판에서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모습이 아내와 비교되기 때문이다.

 

지독히도 원리원칙주의자인 남편 안선규와는 달리 자신을 도와주기 위해 원칙을 포기하는 민상식에게 마음이 가는 채송하나, 늘 부엌데기로 자신을 무시하는 민상식과는 달리 자상한 안선규에게 마음이 가는 홍경주도 마찬가지다.

 

<네 이웃의 아내>는 이처럼 불륜, 그것도 크로스를 소재로 하고 있는데다 중년의 성담론이나 리얼한 사회생활 속에서의 접대 문화 등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결코 자극이 약한 드라마는 아니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우리가 흔히 불륜 드라마라고 부르는 드라마와는 완전히 상이한 느낌을 준다. 예를 들어 <왕가네 식구들>에서 옛 남자친구인 허우대(이상훈)를 만나는 왕수박(오현경)이나, 조강지처를 내버려두고 은미란(김윤경)의 돈에 빠져드는 허세달(오만석)의 불륜과는 다르다는 점이다.

 

이것은 불륜을 다뤄도 그 목적이 다른 데서 나오는 차이다. 즉 <왕가네 식구들>이 다루는 불륜은 그 뻔뻔함을 통해 보는 이들을 울화통 터지게 만드는 식으로 자극을 위한 자극이 목적이지만, <네 이웃의 아내>는 위기의 중년부부가 겪는 권태기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동시에 부부가 서로를 역지사지로 이해해가는 과정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는 것.

 

즉 정의로운 의사로서 원리원칙을 자존심으로 버텨온 안선규는 민상식을 통해 아내가 겪는 사회생활의 고충을 이해하게 되고 결국 아내를 위해 원칙을 꺾는 모습을 보여주며, 사회생활을 전혀 모르는 아내를 늘 가정부처럼 부리며 무시하던 민상식은 채송하를 통해 그의 아내 역시 사랑받기를 원하는 여자라는 사실을 조금씩 깨달아간다.

 

이 드라마가 취하고 있는 불륜의 구조는 다분히 직장생활과 가정생활에 대한 공감대를 바탕으로 깔고 있다. 즉 민상식과 채송하는 살벌한 직장생활의 공감대를 보여주고, 안선규와 홍경주는 가정생활의 공감대를 보여준다. 흥미로운 건 이 네 인물이 보여주는 각자의 입장들이 모두 이해되고 공감이 간다는 점이다.

 

가족을 위해 물라면 물고 짖으라면 짖으며 개처럼 사회생활을 해온 민상식이나, 여성으로서의 차별을 뛰어넘어 커리어우먼으로서 당당히 서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채송하, 돈은 못 벌어도 환자를 위한다는 그 의사의 자존심 하나로 살아가는 안선규나, 가족을 위해 묵묵히 희생하며 살아왔지만 그래도 마음 한 구석 자신을 위한 삶을 꿈꾸는 홍경주 모두 중년의 시청자라면 고개가 끄덕여질 인물들이다.

 

이렇게 각자의 처지에 대한 공감대를 가진 인물들이 잠시 잠깐 타인에게 눈길이 가는 과정을 통해 오히려 둔감해진 부부 사이의 위기를 역지사지로 넘어서는 드라마가 바로 <네 이웃의 아내>다. 따라서 <네 이웃의 아내>는 불륜의 설정은 갖고 있어도 그 일정 수준의 선은 넘지 않는 거리두기의 균형감각을 보여준다. 상상 불륜이라고나 할까. 누구나 한번쯤 상상했을 법하지만 그렇다고 실행에 옮기기보다는 오히려 그것을 자극제로 부부관계를 되돌아보는 것.

 

그러고 보면 아이러니하게도 <네 이웃의 아내>와 <왕가네 식구들>은 제목과는 다른 정반대의 양상을 보여주는 셈이다. ‘네 이웃의 아내를 탐하지 말라’는 십계명에서 따온 <네 이웃의 아내>가 아예 대놓고 불륜을 소재로 내세우면서도 불륜의 늪에 빠지지 않는 반면, <왕가네 식구들>은 마치 전형적인 가족의 이야기를 담아낼 것처럼 보이면서도 오히려 불륜의 늪에서 허우적대고 있으니 말이다.

 

드라마에서 불륜이라는 소재는 그 자체로 문제가 되는 건 아니다. 그 숱한 고전들 속의 남자들이 ‘이웃의 아내’를 탐해왔다는 것은 이것이 결혼제도를 갖게 된 인간의 본능적인 서사라는 것을 말해준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것을 어떻게 다루느냐다. 단지 불륜 코드가 갖는 자극만을 담아내기 때문에 흔히들 ‘불륜 드라마’라며 손가락질을 하는 것이 아닌가. 그런 점에서 <네 이웃의 아내>는 ‘불륜드라마’라기보다는 간만에 보는 ‘성인들을 위한 공감드라마’라고 여겨진다.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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