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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뭐든 빨리 잊어버리는 세태 꼬집은 ‘닭치고’ “아 반갑다. 넌 누구니? 난 니 동생이라고 해. 넌 누구니? 난 니 형이라고 해. 반갑다. 친하게 지내자.” 쌍둥이 닭이 나누는 이 만담만을 떼고 보면 에서 새롭게 시작한 ‘닭치고’라는 코너가 그저 언어유희 개그이거나, 아니면 바보 캐릭터들이 나오는 개그처럼 느껴질 수 있다. 심지어 방금 인사한 선생님에게도 “넌 누구니?”라고 묻고 선생님도 “난 니 담임이라고 해”라고 말할 정도니 바보들도 이런 바보들이 없다. 닭을 캐릭터화 하고 반복되는 “닭치고!”라는 말이나, 잠깐 등장해 자신의 이름이 “꽉끼오”라며 엉덩이에 낀 바지를 보여주는 김준호, 또 누가 아프다고 하자 벌써 달려와 대충 약과 물을 얼굴에 마구 끼얹는 양호선생님 ‘후다닥’ 같은 캐릭터들은 실제로 이..
그러면 풍자를 존대로 하란 말인가 뭐 대놓고 욕을 한 것도 아니다. 정책을 잘 지키란 얘기였고 그간 정치인들이 해왔던 웃지못할 코미디 같은 짓은 하지 말아달라는 뼈있는 식의 덕담이었던 셈이다. 정치와 코미디의 유사점에 대한 농담은 이미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것일 게다. 그런데 이 방송 내용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바람직한 정치풍자로 보기 어렵다며 행정지도 조치를 내렸다고 한다. 그렇다면 ‘바람직한 정치풍자’란 도대체 뭘 말하는 걸까. 참으로 애매모호한 표현이 아닐 수 없지만, 적어도 방통심의위측의 말을 잘 새겨보면 적어도 그들이 말하는 ‘바람직하지 않은 정치풍자’가 무엇인가를 가늠할 수 있겠다. 방통심의위는 “정치풍자라 함은 정치권의 부조리나 과오 등을 빗대어 폭로하고 이를 통해 시청자에게 카타르시스..
정치풍자, 어떻게 예능의 핵이 됐나 '개그콘서트(이하 개콘)'는 올 들어 확실히 그 개그의 색깔이 달라졌다. 물론 과거에도 현실을 반영하는 개그가 '개콘'의 주종을 이뤘지만 요즘처럼 강도 높고 좀 더 직설적인 정치풍자는 아니었다. 이제 '사마귀유치원'처럼 국회의원을 직접 거론하면서 그들의 행태를 꼬집는 풍자나, '비상대책위원회'처럼 비상상황을 설정하고는 그 위기대처에 대한 관료주의의 무능력을 직접적으로 거론하는 개그가 자연스러워졌다. 과거 '개콘'은 그래도 몸 개그가 많았고, 개그의 소구층도 초등학생 등 낮은 연령대를 포괄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개콘'의 주류 개그가 된 일련의 풍자개그 혹은 공감개그는 낮은 연령대가 소비하기에는 조금 어려운 게 사실이다. 즉 현실 상황에 대한 공감대가 있어야 웃음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