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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무한도전’좀비편, 그 실패의 이유 몇 주 전부터 방영된 티저 영상만으로도 ‘무한도전’좀비편은 기대감을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 일단 그 소재가 참신했다특집이면 통상적으로 등장하는 흉가체험 같은 틀에 박힌 소재들에서 벗어나 대니 보일 감독의 좀비영화 ‘28일 후’를 패러디 했다. 이 색다른 소재에 버라이어티쇼를 접목했다는 점은 실로 ‘무한도전’의 도전정신이 아니고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시도일 것이다. 다름 아닌 이러한 실험성이 ‘무한도전’의 신화를 만든 이유이기 때문이다. ‘나는 전설이다’로 최근 리메이크된 리차드 메드슨의 소설에서부터 비롯된 좀비 컨텐츠들은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을 만들었던 조지 로메로 감독에 의해 정착되었고, 80년대 들어서는 ‘이블 데드’같은 영화들로 변주되었으며, 한때 침체기를 겪다..
B급 농담 질펀한 섹시한 폭력, ‘플래닛 테러’ 어린 시절 했던 놀이 중에는 이른바 ‘엉망진창 놀이’라는 게 있었다. 진흙탕에서 뒹굴거나, 케이크를 잔뜩 얼굴에 바르거나 사방으로 던지고, 때로는 손바닥 가득 물감을 칠하고는 커다란 도화지 위에 아무렇게나 막 칠하는 그런 놀이. 엉망진창 놀이의 묘미는 처음 손이나 몸을 더럽힐 때만 조금 꺼려지지 아예 포기하고 나면 묘한 자유의 쾌감을 만끽할 수 있다는 점이다. 피가 철철 흐르고 살점이 튀며 머리가 호박처럼 쪼개지는 ‘플래닛 테러’는 바로 그 엉망진창 놀이를 닮았다. 일단 마음의 저항감을 없애고 그 피칠갑의 영상에 몸을 맡기게 되면 그 재미에 푹 빠지게 된다는 점이 그렇다. 엉망진창 놀이에 잘 꾸며진 영상이 대수일까. 일부러 B급 영상을 표현하기 위해 고의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