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차우 (2)
주간 정덕현
감정의 롤러코스터, '차우'와 '해운대' 무덤을 파서 사체의 머리를 먹어치우고, 어디선가 나타나 사람을 훅 채어 게걸스럽게 뜯어먹으며, 심지어는 인가에까지 내려와 무차별로 사람들을 향해 돌진하는 식인 멧돼지는 말 그대로 괴물이다. 그 괴물을 잡으러 숲 속 산장에 모여 앉은 사람들은 비장해질 수밖에 없다. 긴박감을 드러내기 위한 것인 듯, 캠코더로 찍힌 듯한 영상이 어지럽게 돌아가는데 순간, 캠코더를 든 사람이 말한다. "감정이 안 살잖아요. 다시 갈게요." 그러자 그 비장했던 사람들이 과장되게 연기를 한다. 객석에서는 폭소가 터져 나온다. 공포에서 순식간에 풀려진 긴장이 만들어내는 웃음이다. 괴수영화를 표방한 '차우'에서 이런 웃음은 흔하다. 살인사건이라 판단되어 시골로 수사를 온 신형사(박혁권)는 엉뚱..
'차우'는 마치 이 영화가 중심에 세워놓은 멧돼지처럼 어디로 이야기가 튈지 모르는 영화입니다. 그저 할리우드식의 괴수영화를 우리식으로 번안한 그저 그런 장르영화로 생각했다가는 계속 뒤통수를 쳐대는 이 멧돼지같은 이야기에 혼이 쏙 빠져버릴 지도 모릅니다. 영화의 전체적인 골격은 물론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장르영화에 기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죠스'를 보면 갑자기 이 식인상어가 사람을 잡아먹는 장면들이 공포영화처럼 등장하고, 상어를 잡기 위해 이른바 헌터들이 모여들고, 이로써 서로 잡고 잡아먹히는 '동물의 왕국'을 보여주다가 결국 의외의 방법으로 의외의 인물이 상어를 잡아내는 이야기 구조를 갖고 있죠. '차우'도 전체적인 이야기 구조로 보면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그 장르를 다루면서 그 장르가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