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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 그의 부끄러움이 시대의 부끄러움으로 다가왔다 오랜만에 좋은 영화를 봤다. 사실 요즘 멀티플렉스에서 방영하는 영화들을 볼라치면 그 화려한 색감과 입체적인 연출 그리고 몇 초도 지나지 않아 시간과 공간을 점핑하듯 널뛰는 편집 속에서 영화를 본 것인지 롤러코스터를 탄 것인지 알 수 없어질 때가 있다. 그런데 는 정반대다. 흑백 영화이고 영화의 흐름도 유려할 정도로 천천히 움직인다. 본래 인물을 염두에 두고 그려낸 것이겠지만 동주(강하늘)의 어딘지 어눌할 정도로 느린 말투까지도 지금의 속사포로 쏟아내는 영화 속 대사와는 너무나 다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정반대로 가는 영화가 마음을 뒤흔든다. 그것은 물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윤동주 시인의 청춘과 죽음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는 마치 윤동주 시..
그래픽노블 속으로 들어간 의 흥미로운 경험 아마도 이렇게 영화 내내 벗고 나오기도 어려울 듯싶다. 의 팜므파탈 에바 그린은 그 캐릭터가 ‘노출’이라고 해도 될 만큼 시종일관 전라로 출연하는 파격을 보여주었다. 옷을 입고 등장하는 장면보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 등장하는 장면이 더 많고, 그러다보니 나중에는 그것이 오히려 더 자연스럽게 여겨지는 기이한 감각체험(?)을 하게 만든다. 흥미로운 건 전라로 출연하지만 선정적이거나 자극적인 느낌이 덜 하다는 점이다. 이렇게 된 것은 프랭크 밀러와 로드리게즈 감독이 만들어낸 예술적인 영상 경험 때문이다. 는 전작이 그랬던 것처럼 감독이 꿈꾸었던 세계, 즉 그래픽 노블의 느낌이 그대로 살아있는 세계를 영화로 구축해낸 작품이다. 흑백 영화 위에 얹어진 컬러 포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