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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이 노출을 쓰는 방식은 에로티즘이 아니다 파격. 아마도 영화 을 한 단어로 표현하라면 그것은 ‘파격’이 될 것이다. 지금껏 연산군의 폭정을 다룬 사극들이 그토록 많이 쏟아져 나왔어도 이처럼 폭력적이고 광기에 휩싸인 연산군은 심지어 낯설게 다가올 정도다. 갑자사화를 짧게 묘사하면서 시작하는 방식은 마치 나 의 한 장면처럼 핏빛 폭력을 심지어 경쾌한 터치로 그려낸다. 연산군은 발가벗은 궁녀들이 기묘한 포즈를 취하게 하면서 그걸 그림으로 담아놓는다. 목이 날아가고 팔이 잘려지는 폭력은 살벌할 정도로 리얼하고, 음부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노출은 놀라울 정도로 과감하다. 거의 끝까지 밀어붙이는 듯한 폭력과 노출은 그래서 서로 그 살을 뒤섞으며 기묘한 긴장과 이완을 만들어낸다. 육체와 살은 이 두 감정을 하나로 보..
퓨전사극, ‘300’의 역사논쟁 영화 ‘300’에 대한 간략한 스포일러. 다가오는 페르시아의 100만 대군 앞에 맞서는 스파르타의 왕 레오니다스(제라드 버틀러). 그들의 숫자는 불과 300명. 팬티 하나에 망토 하나씩 걸친 그들이 가진 것이라곤 창과 방패, 헬멧 그리고 칼이 전부다. 시간적으로는 단 3일이며 공간적으로도 영화는 테르모필레 협곡이라는 천혜의 요새를 벗어나지 않는다. 이것이 ‘300’의 단순한 줄거리다. 그런데 이렇게 줄거리를 다 얘기해도 스포일러가 되지 않는 건, 이 영화가 스토리를 보는 영화가 아니기 때문이다. 아니 오히려 이런 역사적 사실을 각색한 스토리는 하나의 장을 마련해줄 뿐이다. 이 영화가 보여주는 것은 역사보다는 재미이며, 멋진 대사보다는 그림 같은 액션이고 스토리보다는 근육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