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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세월을 담아냄으로서 삶이 예술이 된 다큐 "빨리 힘 내서 벌떡 일어나야지. 아들 손 잡고 뚜벅뚜벅 걸어가야지. 어메. 앵두나무 꽃이 이제 피려고 그래. 복숭아나무도 피려고 그러고, 매실도 피려고 그러고. 근데 어메는 왜 자꾸 이렇게 처져." 육십줄을 훌쩍 넘긴 아들이 자꾸만 기력이 없어지는 엄마에게 말한다. 엄마는 마치 아들의 잡은 손을 놓치지 않으려는 듯 기력없는 손가락을 재게도 움직인다. 점점 없어지는 기력과 점점 사라지는 기억들. 노모의 시간들은 속절없이도 흘러간다. 마치 나이테처럼 세월의 더깨가 얹어져 깊어진 주름의 골만을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이 다큐가 전해주는 시간의 무게를 느낄 수 있다. 아들은 노모의 가녀린 피부를 만지면서 "홍시처럼 얇아서 겁이 난다"고 말한다. 그 표현이 실감나게 아들이..
에서 우리가 발견한 것, 인간 "팀은 대단히 놀라운 일을 해내는 능력이 있었죠. 그는 사진작가, 비디오작가, 저널리스트, 인도주의자, 참여자로서의 경계가 없는 그냥 팀이었어요. 그건..." 여기까지 말한 저널리스트 제임스 브라바존은 갑자기 말문이 막히는 듯 가만히 있더니 눈물을 훔쳐냈다. 그리고 말을 이었다. "무척 찾기 힘든 자질이죠." 왜 제임스는 팀을 회고하면서 눈물을 흘렸을까. 팀 헤더링턴. 이 다큐멘터리의 감독이기도 한 세바스찬 융거와 함께 2008년 아프가니스탄 미군 기지를 촬영한 영화 로 아카데미 다큐 부문 후보에 올랐던 인물.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전쟁의 최전선으로 들어가 총알이 빗발치는 상황 속에서도 카메라를 놓지 않았던 인물. 그러다 폭발 사고로 사망한 인물. 제임스가 말한대로 그가 ..
다큐의 존재의미를 보여준 '나는 암살당할 것이다' 2013 EBS 국제 다큐영화제(EIDF)는 올해로 10회를 맞는 명실공히 다큐 최대의 축제. 그간 다큐가 가진 다양한 매력들을 매회 보여줌으로써 다큐의 재미는 물론이고 그 의미까지 확장시킨 것에 지대한 공헌을 한 영화제라 여겨진다. 특히 영화관 관람과 TV 시청이 모두 가능한 다큐영화제라는 점에서 TV다큐와 영화관 다큐 사이의 보이지 않는 장벽을 없애준 점은 다큐의 대중화를 위해 상당히 중요한 진일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교육방송으로서의 EBS가 다큐멘터리에 이처럼 깊은 애정과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향후 다큐가 가진 교육적인 효과를 에둘러 가늠하게 해준다. 이번 EIDF 페스티벌 초이스에 선정된 11개 작품 중 하나인 저스틴 웹스터가 만든 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