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가장 (27)
주간 정덕현
우울한 시국, 덕분에 한층 따뜻해진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를 맞아 MBC 은 왜 과거 김영희 PD가 만들었던 를 아이템으로 삼았을까. 칭찬 트럭에서 번호를 선택해 그 안에 들어 있는 선물을 전달하는 장면은 아마도 90년대 예능 프로그램을 봤던 중년들에게는 오랜만의 향수를 느끼게 해주었을 게다. 하지만 이 를 소환한 뜻은 그저 추억이나 향수 때문이 아니었다. 그건 ‘칭찬합시다’의 주인공들이 지금 시국에 남다르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첫 번째 주인공들은 아마 네티즌들에게는 이미 동영상으로 잘 알려진 부산 곰내터널의 시민영웅들이다. 유치원 차량이 전복되는 사고가 나자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한 사람 한 사람 차에서 내려 모여들고 한 사람이 차분하게 망치로 유리창을 부숴 아이들을 구조해냈던 그 동영상은 인터넷에 올..
유해진의 사람냄새, 의 정서 tvN ‘고창편’에 유해진이 합류한다는 소식에 팬들은 반색했다. 사실 차승원과 손호준 그리고 새롭게 남주혁이 합류했지만 영화 스케줄 때문에 유해진의 참여여부가 미정이라는 소식은 아쉬움을 넘어서 ‘고창편’에 대한 불안감까지도 갖게 만들었다. 역시 완전체는 차승원과 유해진 그리고 손호준의 조합이라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 스케줄을 조정해 유해진이 합류한다는 소식으로 불안감은 기대감으로 바뀌었다. 도대체 유해진의 무엇이 이토록 대중들의 환호를 이끈 것일까. 사실 만재도에서 찍은 어촌편에서 화려하게 시선을 잡아끄는 존재는 차승원이다. 이른바 ‘차줌마’라는 닉네임까지 얻은 차승원은 뭐든 척척 요리를 해내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가 어떤 요리를 할 ..
, 삼킬 수도 뱉을 수도 없는 가시 같은 기억이란 마치 가시 같다. 뺑소니로 아이를 잃은 박태석(이성민)은 그 기억이 가시처럼 뇌리에 걸려 있다. 그건 잊고 싶은 아픈 기억이면서도 동시에 잊어서는 안 되는 기억이기도 하다. 전처인 나은선(박진희)은 그래서 그 기억의 지옥 속에서 살아간다. 아이를 잃은 기억의 고통을 자신과 박태석이 평생을 짊어지고 가야할 일로 여긴다. 그녀는 태석에게 한시도 그 고통의 기억에서 벗어나지 말고 살아가라고 말한다. 아마도 그 기억의 고통이 너무나 컸기 때문이었을 지도 모른다. 서영주(김지수)와 재혼한 박태석이 하루도 쉬지 않고 일에 빠져 살아왔던 것은. 그런데 그 몸부림의 끝에 그는 알츠하이머 판정을 받는다. 기억이 서서히 지워져가는 병.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잊고 싶은 기..
, 복수극 아닌 공감의 방식을 택한 까닭 만일 웃음을 걷어냈다면 SBS 수목드라마 는 얼마나 슬픈 드라마가 됐을까. 뼈 빠지게 회사에서 온 몸을 바쳐 일하다 덜컥 죽음을 맞이하게 됐지만 그것 역시 자살로 덮어버리려는 현실. 돌연사니 과로사니 하는 사인들이 분명하지만 그 노고를 인정해주기는커녕 부정하고, 그 노고의 과실 또한 가로채는 현실. 무엇보다 모두의 기억 속에 그런 식으로 마지막을 남겨버리고 떠나는 이의 마음이라니. 아마도 억장이 무너질 이야기다. 또한 이러한 가장의 죽음은 그 가족의 슬픔이자 비극이기도 하다. 김영수(김인권) 과장의 죽음으로 그의 가족들은 냉혹한 현실에 내몰린다. 당장 살 길이 막막한 그의 아내 다혜(이민정)는 발도 딛기 싫을 남편이 죽은 그 백화점에서 일한다. 무엇보다 자살로 알..
, 이성민의 연기 속에 담긴 희생자들의 절절한 판타지 영화 는 우리네 영화사에서는 독특하게도 로봇이 등장하는 영화다. 위성에서 뚝 떨어져 나온 로봇. 스스로 움직이기도 하고 소리를 내기도 한다. 영화 속 설정으로는 갈수록 인지기능이 높아지고 어떤 인간적인 감정까지도 슬쩍 내보이는 그런 로봇이다. 하지만 이것은 영화 속 캐릭터로서의 로봇 설정이지 실제 과학적으로 엄밀히 따져보면 허술한 면이 꽤 많은 로봇이다. 기판을 다 드러낸 채 바닷물에 빠져도 고장이 나지 않는 것도 그렇고, 거의 모든 전화 기록들을 감청하고 저장한다는 설정도 과학적으로 따지면 가능할 것 같지 않다. 할리우드에서 만일 이런 영화를 만들었다면 로봇에 현실감을 주려 노력했을지 모른다. 그래서 실제 과학적으로 구현될 법한 개연성을 로봇의 캐릭..
, 드라마에서도 조폭이야기 봐야 하나 또 조폭인가. MBC의 새 수목극 의 정준호를 보며 아마도 시청자들은 를 떠올렸을 지도 모르겠다. 그 영화에서의 정준호 이미지가 워낙 강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거기서부터 비롯해 그가 출연한 꽤 많은 영화들이 대부분 조폭영화라는 것 때문이다. , , , 등등 정준호와 조폭 영화는 마치 잘 어울리는 짝패처럼 보인다. 게다가 에 함께 출연하고 있는 정웅인은 또 정준호와 그 조폭영화에서 꽤 자주 동반 출연했던 배우다. 시리즈가 그렇고 도 그렇다. 그러다 보니 는 늘 그랬던 정준호표 조폭영화의 드라마 버전 같은 느낌을 준다. 또 는 가 그렇듯이 이중생활하는 조폭의 이야기다. 학생에서 가장으로 그 역할이 바뀌었을 뿐이다. 이러니 첫 회부터 그 이야기는 너무나 뻔해진다. 밖에서는..
, SF 스릴러가 이렇게 토착적인 느낌을 주는 까닭 우리에게 SF 스릴러는 어딘지 할리우드 영화에서나 어울리는 어떤 것처럼 여겨지는 면이 있다. 그만큼 많이 시도되지도 않았고 시도됐다고 해도 할리우드를 따라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게 다반사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 은 적어도 이런 전형적인 궤도에서는 벗어나 있다. 꽤 촘촘히 짜여진 구성으로 SF와 스릴러가 잘 엮어져 있는데다가 시간을 중첩시키는 편집도 괜찮다. 하지만 무엇보다 의 성취라고 한다면 SF 스릴러라는 낯선 장르가 꽤 토착적인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청계천과 종로 뒷골목에서 추격전이 벌어진다는 사실 때문에 그렇다는 것이 아니고 거기에는 우리네 정서를 자극하는 범죄물의 코드들이 담겨져 있고 무엇보다 가족이라는 끈끈함이 그 바탕에 깔려 있다. 이런..
강용석과 장동민, 과연 자숙기간은 불필요한 일인가 과거 인터넷 방송에서 했던 부적절한 멘트 때문에 대중들의 질타를 받았던 장동민은 그 후 자숙의 기간을 갖지 않고 방송을 강행했다. 많은 논란 연예인들이 논란이 터지고 나서 그 진위와도 상관없이 자숙 기간을 가졌던 것과는 사뭇 다른 행보였다. 여기에 대한 불편함을 느끼는 시청자들의 목소리가 나오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최근 장동민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생각하는 ‘자숙’에 대한 남다른 생각을 털어놓았다. 그는 “자숙이라는 것은 방송을 쉬고 해외로 여행을 떠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고 오히려 그렇게 칩거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짐을 안고 계속해서 사죄를 하고 사과를 하면서 벌을 받는 것이다”라고 했다. 또 “집안의 가장이고 생업으로 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