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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SNS가 바꿔놓은 산업의 지형도 '겨울연가'가 일본에서 주목받고 이른바 욘사마 신드롬까지 이어지는 데는 몇 년 간의 시간이 걸렸다. 당시 한류 콘텐츠는 유통 시스템을 따라 움직여야 했다. 즉 마켓에 나와 매매협상을 통해 해외 각국의 방송국이나 에이전시와 계약이 먼저 맺어지고 이것이 다시 현지 방송국의 편성절차를 거친 후에야 비로소 해외의 시청자들을 만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2의 한류를 이끌고 있는 K-POP의 전파 속도는 거의 실시간이다. 이른바 SNS라는 마법의 램프는 K-POP 스타들을 전 세계의 팬들과 직접 소통하게 해주고, 또 국내에서 만들어지는 K-POP의 뮤직비디오는 물론이고, 각종 쇼 프로그램의 동영상까지 실시간으로 지구 구석구석까지 운반한다. 국내 최대 음반기획사인 SM엔터테인먼..
'청춘불패', 그 겨울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 작년 겨울, 조용하던 유치리에 청춘의 빛이 깃들었다. 무대 위에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아이돌 걸 그룹 소녀들의 강림(?). 하지만 그녀들의 희디흰 손에는 거친 호미와 삽이 들려졌다. 그들은 기꺼이 몸빼바지로 갈아입고 모든 게 도전일 수밖에 없는 시골생활에 뛰어들었다. 그저 시골마을에서 벌이는 한바탕 예능 만들기가 아니라, 그 시골에 실제로 정착해가는 모습을 담았다는 것이 '청춘불패'의 진짜 가치였다. 조금 덜 웃겨도 그녀들의 진지한 자세와 열심히 놀리던 손과 발은 시청자들에게 진심의 예능으로 다가왔다. 유치리 어르신들에게 그녀들은 손녀딸처럼 진심을 다했고, 그 땅에서 진심어린 땀을 흘렸으며, 주민으로서 마을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기도 했다. 그렇게 ..
이질적인 것들의 결합, 담담하게 포착한 '청춘불패' 이질적인 것들이 서로 만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청춘불패'에는 온갖 이질적인 것들이 공존하는 기묘한 풍경이 연출된다. 세련된 도시의 스타일을 표상하는 걸 그룹 아이돌들과 그들이 생활하게 되는 강원도 촌마을 유치리가 그렇고, 이 청춘의 아이돌들과 그들이 웃음을 주려 노력하는 시골 마을의 백세 장수 어르신이 그렇다. 단 한 번도 해보지 못했을 것 같은 하얀 손들이 삽과 망치를 들고 있는 장면이 그렇고, 엣지 있는 스타일의 그녀들이 몸빼를 차려입고 시골 일에 나서는 장면이 그렇다. 소녀 아이돌들이 시골에 간다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화제가 될 수 있는 것은 이처럼 걸 그룹과 시골이라는 공간 사이의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청춘불패'는 소녀시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