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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아무도 모른다’, 진실에 접근할수록 먹먹해지는 건 진실에 접근해갈수록 감정은 복잡해진다. 그 감정은 나쁜 어른들이 저지른 잔혹한 범죄에 대한 분노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착하디착한 아이들의 마음과 이들을 지켜내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진실에 다가가는 좋은 어른들에 대한 먹먹함이 더해진 것이다. SBS 월화드라마 는 어떻게 이렇게 복합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이 된 것일까. 10회는 그간 제목처럼 ‘아무도 몰랐던’ 은호에게 벌어진 사건의 전모가 한꺼번에 밝혀진 회차였다. 은호가 왜 밀레니엄 호텔 옥상에서 뛰어내렸는지, 또 은호를 철거될 건물로 데려가 폭력을 가했던 민성(윤재용)의 운전기사가 어째서 목을 맨 시신으로 발견됐는지, 그리고 은호가 구해준 장기호(권해효)와 그의 행방을 좇는 백상호와 그 일..
‘아무도 모른다’의 미로 속 우리가 진실을 궁금해 한다는 건 SBS 월화드라마 는 갈수록 오리무중이다. 어느 날 갑자기 호텔 옥상에서 떨어진 은호(안지호)가 왜 그런 일을 겪게 됐는지, 그건 진짜 자살시도인지 아니면 누군가에 의한 타살인지는 여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그리고 그 사건이 은호가 발견한 돈다발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또 은호가 구해낸 장기호(권해효)와는 어떻게 관련이 되어 있는지 우리는 아직 알 수 없다. 는 진실에 대한 단서들을 좀체 보여주지 않는다. 대신 은호에게 벌어진 사건이 차영진(김서형)이 현재까지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친구 수정(김시은)이 살해된 성흔연쇄살인사건과 자꾸만 연결되면서 오히려 시청자들을 더 깊은 미로 속으로 빠뜨린다. 은호가 구해낸 장기호가 성흔연쇄살인사건의 주범으로 ..
‘아무도 모른다’ 진짜 아무도 모르는, 그래서 더 알고 싶은 아무도 모른다. 도대체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SBS 월화드라마 는 제목 그대로 은호(안지호)에게 어떤 일이 벌어진 것인지를 좀체 알려주지 않는다. 그가 왜 백상호(박훈)가 운영하는 호텔 옥상에서 뛰어내렸는지, 그 날 왜 돈다발이 들어있는 운동화를 동명(윤찬영)에게 뺏기듯 건넸는지, 도대체 무엇 때문에 민성(윤재용)의 운전기사가 은호를 철거 예정된 건물로 불러들여 폭력을 가했는지, 또 그 운전기사는 왜 그 건물에서 목이 매단 채 죽어 있는지... 는 그 이유를 알려주지 않는다. 은호의 윗집에 살며 부모보다 더 가깝게 지내온 차영진(김서형)은 갑자기 호텔 옥상에서 투신한 은호를 보며 오열한다. 그리고 후회한다. 그 날 자신을 찾아와 은호가 하려 ..
‘아무도 모른다’, 김서형이 나쁜 꿈을 외면하지 않는 건 “넌 아직도 거기 사니? 아직 집에 그래놓고 있니?” 차영진(김서형)을 찾아온 살해당한 친구의 엄마는 그렇게 묻는다. 그 질문은 차영진이 과거 성흔연쇄살인사건으로 친구가 희생된 후 여전히 그 시간대에 머물며 살아가고 있다는 걸 암시한다. 17년 전부터 그 사건에 뛰어들어 지금껏 놓지 않고 있는 차영진의 집에는 그 살인사건의 피해자들의 사진이 벽 가득 붙여진 방이 있다. 차영진은 아래층에 사는 고등학생 고은호(안지호)에게 자신의 집에 들어오는 건 허락했지만 그 방만은 들어가지 말라고 했다. 어린 시절 상습적인 가정폭력 속에서 살았던 고은호는 우연히 그 사실을 알고 그를 도와준 차영진을 계속 따르고 의지했다. 친구가 살해당한 사건을 겪은 후 메말라버린..
'SKY캐슬', 어른들보다 나은 아이들이 있다는 건“3대째 의사가문. 그거 왜 만들어야 되는데요?” 예서(김혜윤)가 우주(찬희)의 무고를 밝히기 위해 시험지 유출 사건의 진실까지 드러냄으로써 학교를 포기하게 된 사실을 알게 된 윤여사(정애리)가 한서진(염정아)에게 ‘3대째 의사가문’ 운운하며 질책하자 예서는 그렇게 되묻는다. 그걸 마치 당연한 일처럼 여기고 있던 윤여사는 그 질문에 “당연히 가야지” 같은 궁색한 답변밖에 내놓지 못한다. 하지만 예서는 그 ‘당연함’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그니까 왜 당연하냐고요? 도대체 그게 왜 당연한 건데요? 난 할머니하고 다른데. 나이도 외모도 다 다른데 왜 내가 할머니랑 똑같은 생각을 해야하냐고요?” 그러자 그 옆에서 이 광경을 보고 있던 예서 동생 예빈(이지원)이..
'SKY캐슬' 학부모와 아이들의 피눈물로 세워진 피라미드 사회매 회 피눈물의 연속이다. 아마도 이건 어쩌면 JTBC 금토드라마 이 초반에 보여준 영재네 집안의 비극에서부터 이미 예고되었는지도 모른다. 서울대 의대에 들어갔지만 부모와의 연을 끊어버린 영재(송건희) 때문에 그 엄마 명주(김정난)가 자살하고 아빠인 박수창(유성주)은 거의 폐인이 된 바 있다. 그리고 그 뒤에는 김주영(김서형)이라는 괴물 입시 코디네이터가 있었다. 이제 그 피눈물은 한서진(염정아)의 집안으로 들이닥쳤다. 김주영을 자신의 딸 예서(김혜윤)의 입시 코디네이터로 붙이게 되면서 한서진은 조금씩 자신의 욕망이 자신을 지옥 속으로 밀어넣었다는 걸 뒤늦게 깨닫게 됐다. 딸 예서를 서울대 의대에 반드시 보내야 한다는 욕망과 집착은 김주영이 범..
'SKY캐슬'의 비극, 피라미드 경쟁이 만든 아비규환폭풍처럼 휘몰아치는 파국이다. 결국 혜나(김보라)를 살인교사한 건 김주영(김서형)이었다. 예서(김혜윤)를 전교 1등 만들기 위해 시험지를 유출했다는 걸 알게 된 혜나를 사람을 시켜 죽게 한 것. 혜나가 녹음해놓았던 김주영과의 대화 파일을 듣고는 그를 찾아온 한서진(염정아)에게 김주영은 오히려 으름장을 놓았다. 만일 사실을 밝히게 되면 시험지 유출 사태가 드러나게 되고 그러면 예서는 0점 처리되는 데다 학교를 떠나야할 수도 있다는 것.JTBC 금토드라마 은 후반부로 갈수록 힘이 빠지기는커녕 더 극으로 치닫는다. 이렇게 된 건 드라마가 전반부에 촘촘하게 터질 시한폭탄들을 장치해뒀기 때문이다. 서울대 의대 같은 이른바 명문대를 보내기 위해 무슨 짓이든 다 하..
'SKY캐슬', 김서형의 비정상적 행동들이 받아들여진다는 건혜나(김보라)의 죽음 이후, 매 회 폭발적인 사건들의 연속이다. JTBC 금토드라마 은 마치 이전까지 여러 개의 폭탄들을 설치해 놓은 다음, 혜나의 죽음이라는 기폭장치를 눌러 놓은 듯하다. 그 죽음 하나로 이 곳에 살아가는 이들은 그간 숨기고 있던 욕망의 실제 얼굴들을 드러낸다.한서진(염정아)은 혜나의 죽음이 혹시 딸 예서(김혜윤)가 저지른 일은 아닌가 불안해하며 증거를 인멸하고 입시 코디네이터인 김주영(김서형)과 함께 이수임(이태란)의 아들 우주(찬희)를 희생양으로 내몬다. 한서진은 같이 살았던 혜나가 죽고 우주가 용의자로 잡혀갔으면서도 오로지 예서의 입시만을 걱정한다. 3학년 1학기까지만 내신을 쌓으면 서울대 의대에 간다는 김주영의 한 마디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