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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눈이 부시게', 오래도록 연기자 김혜자를 기억하게 할 드라마“눈 쓸어요. 눈이 오잖아요. 우리 아들이 다리가 불편해서 학교 가야 될 텐데 눈이 오면 미끄러워서.” 혜자(김혜자)는 눈을 쓸고 있었다. 혹여나 다리가 불편한 아들이 미끄러져 넘어질까봐. 아마도 그건 세상 모든 어머니들의 마음일 게다. “아들은 몰라요. 그거.” 그 사실을 아들(안내상)은 평생 모르고 있었다. 그것 역시 세상 모든 자식의 모습이 아닐까. 하지만 이 어머니는 괜찮다고 했다. “몰라도 돼요. 우리 아들만 안 미끄러지면 돼요.”알츠하이머를 가진 어머니 혜자. 어릴 적 사고를 당해 다리 한 쪽을 의족에 의지하며 살아온 아들. 뭐 하나 빛날 것 없는 삶의 무게를 온전히 지고 살아온 두 인생이 서로 포개진다. 아들은 그토록 자신을 엄하게..
놀라운 드라마 ‘눈이 부시게’가 약자들을 바라보는 시각JTBC 월화드라마 의 알츠하이머 설정은 놀라운 반전이다. 그리고 그 반전이 가진 의미도 새롭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시계라는 타임리프 설정이 혜자(김혜자)라는 한 어르신의 알츠하이머라는 반전은 이 판타지와 코미디가 어떻게 현실로 이어지는가를 잘 설명해준다. 기억의 조작이라고도 할 수 있는 알츠하이머라는 질환은 그렇게 어르신들이 가진 ‘시간을 되돌리고픈 욕망’을 투영시켜 혜자로 하여금 타임리프할 수 있는 시계를 갖게 만들었다.물론 그건 환상이다. 하지만 그것이 그저 아무 의미 없는 신기루라고 그 누가 말할 수 있을까. 알츠하이머를 가진 어르신에게 그 기억의 조작은 환상이 아니라 현실 그 자체일 수 있으니 말이다. 시청자들이 본 것은 그래서 그 현실..
‘눈이 부시게’, 웃다 울다 희비극에 안정감 주는 연기자들 호연JTBC 월화드라마 첫 회는 빵빵 터지는 코미디에 상큼 달달해지는 멜로였다. 삼겹살 먹는 게 꿈이라며 청테이프로 문틈을 모두 막아놓고 혼자 방에서 삼겹살을 구워먹다 질식해 쓰러지는 김영수(손호준)가 실려 가기 전 고기를 뒤집어 달라고 하는 대목은 이 작품이 얼마나 코미디에 충실한가를 보여준다. 그가 계속 놀려대고 장난치는 동생 김혜자(한지민)에 술기운에 좋아하던 선배에게 고백하러 갔다가 분수처럼 토를 해버리는 장면도 그렇다. 여기에 김혜자와 이준하(남주혁)가 여러 차례 우연적인 만남을 가지면서 가까워지는 과정은 상큼 달달하기 그지없었다. 특히 동네주민들(주로 할머니들)과 요양원 시설 반대 시위에 나섰다가 거기서 우연히 만난 할머니가 마치 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