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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MBC 예능에 이 없었다면 만일 작금의 MBC 예능에 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아마도 파업의 여파로 가라앉아버린 MBC 예능은 갈피조차 잡지 못하고 흔들렸을 게다. 유재석을 MC로 앉혔음에도 5% 이하의 시청률로 무너져버린 , 주말 예능의 기대주로 생각되었으나 파업으로 인해 제대로 된 완성도와 준비를 하지 못하고 시작함으로써 힘이 빠진 , 게다가 장기결방으로 충격을 입은 까지. MBC 예능은 말 그대로 위기상황이다. 그나마 이 위기를 버텨주고 타 프로그램에 동력이 되어주기도 하면서 동시에 미래의 기회를 제공해줌으로써 MBC 예능의 희망이 되고 있는 프로그램이 이다. 은 파업 중에도 그 잘 짜여진 형식적 재미가 있었기에 굳건할 수 있었다. 또 강호동이 잠정은퇴를 선언함으로써 가 폐지되고 만 남았을 때도, 게..
와 , 그 위기의 원인은 유재석의 MC로서의 최대 강점은 게스트들의 캐릭터를 뽑아낼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예능에 있어서는 거의 무명에 가까운 배우들이나 가수들조차 유재석이 캐릭터로 발굴한 예는 부지기수다. 의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된 박미선은 대표적인 사례다. 자신을 전면에 드러내지 않고 오히려 게스트들을 앞으로 끌어내는 그의 토크 방식은 그래서 그를 배려의 아이콘으로 만들었다. 이런 특성은 그대로 토크쇼에 묻어났다. 와 는 약간의 형식적인 차이들이 존재하지만 유재석의 이런 특징이 깔려있다는 점에서 그 토크쇼의 본질은 유사하다. 모두 게스트를 편안하게 해주고 부각시켜주는 ‘긍정의 토크쇼’인 셈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른바 유재석 토크쇼가 흔들리고 있다. 는 최근 400회 특집(사실..
, 차 떼고 포 떼도 괜찮은 이유김구라의 빈 자리는 컸다. 하지만 그렇다고 가 갖고 있는 특유의 색깔이나 스피드, 분위기가 달라진 건 없었다. 김국진은 여전히 의 전체 분위기를 정리했고, 윤종신은 게스트들이 던지는 말을 잡아채서 제 멋대로 이리저리 부풀리고 덧붙이면서 재미를 만들었다. 김구라의 멘티(?)로 자리한 규현은 독한 질문을 천연덕스럽게 툭툭 던졌고 유세윤은 특유의 콩트 감각으로 대화 중에 나온 상황을 연기로 재현해내면서 웃음을 만들었다. 빈 자리가 없을 수는 없다. 하지만 지금껏 꽤 여러 차례 MC들이 빠져나가는 상황을 겪은 터라 이런 상황에 대한 적응력도 남달랐다. 왜 그렇지 않겠는가. 꽤 오래 호흡을 맞췄던 신정환이 하차하고 김희철이 군 입대 문제로 빠져나간 후, 규현과 유세윤이 들어와 적응..
우리가 김구라쇼를 기대하는 이유 '박중훈쇼'의 실패, '주병진 토크콘서트'의 난항. 우리에게 1인 토크쇼는 이제 어려운 일이 된 걸까. 아니 이것은 단지 1인 토크쇼에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최근 토크쇼들의 성적표를 보면 게스트에 따른 시청률 편차가 너무 들쭉날쭉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토크쇼 자체의 힘이 아니라 게스트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것을 말해준다. 하지만 이 와중에서도 여전히 힘을 발휘하고 있는 토크쇼는 단연 '라디오스타'다. 게스트와 상관없이 일정한 재미를 뽑아내주고, 심지어 타 토크쇼에서는 그저 지나쳤던 게스트마저 재발견하게 만드는 토크쇼. 그 '라디오스타'의 중추는 자타공인 김구라다. 최근 들어 토크쇼에 있어서 가장 핫(hot)한 인물인 김구라. 왜 김구라쇼는 기획되지 않는 ..
'라디오스타', 누가 나와도 되는 이유 현재 토크쇼는 '게스트쇼'가 되었다. 게스트로 누가 나오느냐에 따라 재미의 편차도 크고, 시청률의 등락 폭도 크다. '힐링캠프'는 박근혜, 문재인이 나왔을 때만 해도 시청률이 급상승했지만 이민정, 이동국, 최민식이 나왔을 때는 다시 시청률이 뚝 떨어졌다. 그러다 최근 차인표가 나오자 다시 시청률이 반등했다. 이런 사정은 '놀러와'나 '승승장구'도 마찬가지다. '놀러와'는 '세시봉' 이후로 끊임없는 추락을 경험했는데 '기인열전'을 했을 때 잠깐 반등했을 뿐이었다. '승승장구' 역시 MC스페셜로 '이수근편'을 했을 때의 주목도와 다른 게스트들의 주목도 차이는 크게 나타났다. 결국 현재의 토크쇼들의 성패는 거의 대부분 '섭외'가 관건이 되어버렸다. 이렇게 된 것은 토크쇼..
'라디오스타', 이런 빨대 같은 예능이 있나 연기돌 특집으로 임시완, 유이, 제이, 이준을 게스트로 초대한 '라디오스타'는 먼저 유이에게 애프터스쿨에서의 포지션을 물어보는 것으로 그 포문을 열었다. 가수로서 노래가 포지션이 아닌 유이가 재치있게 "자신의 위치는 포스트"라고 말하자 유세윤은 이것을 "유이는 애프터스쿨의 채치수"라는 말로 받아 넘겼다. 게스트에게 시작부터 툭 치고 들어가는 이런 공격적인 토크 방식은 '라디오스타'만이 가진 일종의 신고식인 셈이다. 윤종신은 이제 군대에 간다는 트랙스의 제이에게 "첫 등장인데 고별방송"이라고 툭 치고 들어갔고, 김구라는 이준에게 아예 노골적으로 "엠블랙보다 비스트가 낫다"고 특유의 직설어법으로 상대를 당황하게 했다. '라디오스타' 특유의 공격적인 어법은 그러나 ..
'승승장구'에서 '라스'까지, '개콘' 전성시대 '승승장구'에 MC가 아니라 게스트로 출연한 이수근은 그간 한 번도 꺼내놓지 않았던 불우했던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통해 좌중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무속인인 어머니, 투병중인 아내, 장애를 가진 아들 이야기는 늘 밝게 웃으며 우리에게 큰 웃음을 주고 있는 이수근이라는 개그맨을 다시 보게 해주었다. 한편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유세윤와 개식스(김준호, 김대희, 장동민, 유상무, 홍인규)는 돈독한 우정과 탁월한 개그감으로 웃음과 눈물의 롤러코스터를 선사했다. 힘겨웠던 과거의 아픔과 치부는 물론이고 심지어 눈물마저 개그로 풀어내는 그들은 진정한 개그맨이었다. 유세윤이 드러낸 화려함 이면에 있는 우울은 보는 이를 먹먹하게 만들었다.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의 존..
김구라, '라디오스타'를 살리다 사실 말이 쉬워 '빵빵 터진다'고 표현하지 실제로 빵빵 터지는 토크쇼를 만드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달라진 '라디오스타'는 '빵빵 터진다'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거의 5초에 한 번씩 웃음 폭탄을 날리는 토크쇼. 무엇이 '라디오스타'의 이런 속도감 넘치는 웃음(?)을 가능하게 한 걸까. '황금어장'에서 '라디오스타'는 늘 자투리 방송이었다. '무릎팍도사'에 의해 분량이 좌지우지되는. 그래서 이 토크쇼는 길어봐야 20분을 넘긴 적이 없고, 심지어 단 몇 분이 방영됐던 적도 있다. 그만큼 시청자들은 아쉬워했지만, 바로 이 '짧다'는 것은 '라디오스타'만의 확실한 토크 스타일을 만들어냈다. 그 핵심은 속도다. '라디오스타'는 말 그대로 정신없이 쏟아지는 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