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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강호동도 겸손해질 수밖에 없는 시대의 변화 KBS 이 종영했다. 3년 6개월만의 종영. 처음에는 화제성도 시청률도 괜찮았지만 갈수록 시청자들의 관심이 사라지기 시작하더니 심지어 2%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경우도 생겼다. 화제성이 너무 없어 최근에는 이 방송을 여전히 하고 있는지도 모를 정도의 무존재감이 됐다. 사실 보통의 프로그램이라면 일찌감치 종영했을 일이지만, 생활체육의 저변을 넓힌다는 취지가 KBS라는 공영방송과 잘 맞아떨어져 더 오래 방영될 수 있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건 이 종영함으로써 이 프로그램을 이끌던 강호동이 지상파에서 종적을 감췄다는 사실이다. 그는 현재 JTBC 과 tvN 에 출연중이다. 그리고 곧 JTBC에서 새롭게 런칭하는 라는 프로그램에 이경규와 함께 출연할 예정이다. 강호동은..
어려운 상황을 비웃는 에이스 이시영 판타지의 정체 아마도 제작진은 이시영에게 절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일 게다. 사실 패턴화되어 버려 이제는 회생이 불가능할 거라고 여겼던 가 아니었던가. 어찌 된 것이 제목은 인데 ‘여군 특집’이 오히려 프로그램을 살렸던 게 사실이고, 그나마 ‘여군 특집’도 비슷한 틀에 박힌 상황들을 연출하며 힘이 빠지던 상황이었다.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그 침몰하는 에는 이시영이라는 에이스가 타고 있었다. 물론 해군 부사관이라는 새로운 소재를 다뤘고 거기에 남녀 동반 입대라는 카드까지 겹쳐져 기존 와는 다른 풍경, 다른 그림들이 가능했던 게 사실이다. 문무대왕함의 내부를 보여주는 일종의 오리엔테이션은 일반인들에게도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작은 마을을 옮겨놓은 듯 없는 게 없고 마치..
먹방 범람 시대 가 주는 힐링이란 방송사고인 줄 알았을 지도 모를 일이다. 음식이 차려진 식탁을 앞에 놓고 배우, 가수 같은 연예인들이 앉아 있는데 도대체 말이 없다. 일반적인 방송에서는 몇 초 이상 침묵이 흐르면 방송사고가 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방송이 있다. 바로 올리브TV의 다. 는 그 외형적인 틀만 보면 요즘 트렌드가 된 먹방의 하나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은 먹방이 가진 틀에서 많은 것들을 뒤집어 놓았다는 점에서 ‘특이한 먹방’이다. 혼자 나와 음식을 먹는다는 점은 먹방과 같지만, 이들이 음식의 맛을 호들갑스럽게 설명하고 소개하는 장면 따위는 전혀 들어있지 않다는 점에서 기존 먹방들과는 다르다. 는 제목처럼 그저 출연자가 조용히 음식을 먹는 것으로 오롯이 프로그램을 채운다. 한 ..
, 누구나 꿈꾸는 로망을 현실로 아무 것도 안하고 오로지 먹고 자고 먹고... 는 제목 그대로의 예능이다. 누구나 한번쯤 꿈꿨을 로망. 바다가 보이는 그림 같은 풍광의 리조트에서 휴양을 즐기며 갖가지 음식들을 마음껏 먹는 것. 그것이 이 예능이 추구의 전부다. 사실 너무 단순해 보이지만 이 단순함이 주는 힘은 의외로 크다. 말레이시아 쿠닷의 한 리조트에서 백종원은 그 나라에서 나는 것들을 갖고 이것저것 음식을 마음껏 만들고, 온유와 정채연은 아이돌로서 늘 신경 쓰던 다이어트 따위는 잊어버린 채 그렇게 만들어진 음식을 만끽한다. 그 흔한 미션 따위도 없다. 그러니 이 느긋하고 여유로운 시간을 즐기는 것이 이들이 해야 할 유일한 것들이다. 백종원이 만들어 먹을 음식을 구상하고 마트에 가서 장을 보고 그걸로 ..
현실 공감 드라마에 예능 같은 먹방의 조합 tvN 는 과거 같은 작품의 연장선으로 읽힌다. 는 나홀로족들의 혼자 먹는 밥을 소재로 청춘남녀들의 일과 사랑의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냈던 작품. 는 이제 ‘혼술’ 즉 혼자 술을 마시는 새로운 풍속도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첫 장면에 진정석(하석진)은 혼자 고깃 집에서 고기를 구워먹으며 술을 마시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면서 추레하게 느껴지는 혼술이 아니라 우아하고 주인공 말대로 ‘퀄리티’ 있는 혼술이라는 걸 강조한다. 괜찮은 음식점에서 최고의 안주를 놓고 클래식 음악을 들어가며 혼자 마시는 술. 진정석은 도대체 함께 회식 같은 장소에서 술을 마시는 걸 이해하지 못한다. 그가 말하는 혼자 마시는 술이 좋은 점은 타인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원하..
의 맛을 구성하는 여섯 가지 레시피들 tvN 을 그냥 시청하는 것과 그걸 보고 한 번 따라 해보는 것의 차이는 어마어마하다. 그냥 보는 것이야 음식을 소재로 한 토크쇼에, 쿡방과 먹방을 덧붙여놓은 정도지만, 직접 따라서 해보는 건 마치 하나의 창작물을 만들어내는 것 같은 성취감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한 번 성취감을 맛본 후에는 프로그램이 완전히 달리 보인다. 파, 양파 같은 기본 재료들도 심상찮게 보이고 그걸 볶거나 삶거나 하는 조리 과정도 새롭게 다가온다. 재료를 달리해 저 조리방법으로 해보면 어떨까 하는 그런 생각들이 조금씩 머리 속에 떠오른다. 그러면서 다음 회의 재료가 공개되면 미리부터 마트로 가 그 재료를 사 놓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도대체 이 나한테 무슨 마법을 건거야 하는 생각을 ..
가수보다 소녀 이미지로만 소비되는 걸 그룹 JTBC의 새 예능 프로그램 에 대한 이승한 칼럼니스트가 쓴 ‘이게 여성 아이돌에게 방송국이 할 짓인가’라는 냉엄한 비판에 대해 대중들은 결국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들을 보였다. 이 프로그램은 최근 대중문화에서 도드라져 보이는 두 가지 문제가 동시에 겹쳐져 부정적인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있었다. 이른바 ‘먹방’과 ‘걸 그룹 방송’이 그것이다. ‘먹방’이 하나의 트렌드가 되기 이전부터 음식 프로그램들은 이미 ‘푸드 포르노’의 양상들을 그 안에 내포하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과거 이나 같은 식욕자극 프로그램들은 먹방이 트렌드가 되기 훨씬 이전인 2006년에도 이미 푸드 포르노의 징후들을 보여준 바 있다. 그나마 류의 프로그램에서 보여주던 음식 소개가 ‘시장을 살린다..
, 전통시장 살린다면서 3분의2를 게임만? JTBC의 새 예능 는 여러모로 강호동을 염두에 둔 프로그램이다. 라는 타이틀이 그렇다. 강호동이라는 씨름 천하장사 출신 MC를 전면에 내세운 프로그램이라는 뜻이면서 동시에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나선 ‘장사’의 의미가 담겼다. 대형마트들로 인해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는 전통시장을 살리겠다는 그 취지는 나무랄 데가 없다. 하지만 부산으로 달려가 초량전통시장에서의 한 바탕을 선보인 첫 회는 많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물론 2회에 본격적으로 초량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한 ‘한판 승부’가 벌어진다는 건 예고편에서 이미 드러난 바다. 그래서 첫 회에는 출연진들을 소개하고 그 시장을 찾아가는 이야기 정도가 그려진 게 사실이다. 하지만 요즘처럼 새로운 프로그램들이 하루가 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