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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삼포세대에게 멜로보다 강력한 의 판타지 최근 들어 드라마 속 멜로는 왜 그렇게 시들해져버렸을까. 여전히 멜로가 들어가야 시청률을 담보한다는 방송사 드라마 기획자들의 진단은 틀린 것이 아니다. 그것은 늘 수치로서 분명한 결과를 보여주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단순한 양적 시청률과는 무관하게 멜로는 외면받기도 한다. 각기 다른 계층의 남자와 여자가 만나 그 계층의 벽을 뛰어넘어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는 적어도 이 시대에는 너무나 공허해진 이야기가 되었다. ‘연애, 결혼, 출산’. 이 세 가지를 이미 포기한 ‘삼포세대’라는 신조어가 나오는 시대에 통상적인 멜로는 마치 현실의 고통을 잠시 잊게 해주는 진통제가 되거나, 때로는 전혀 효과가 없는 엉뚱한 처방약처럼 보인다. 그래서 요즘은 연애도 결혼도 출산..
지상파 드라마, 왜 연애를 버리지 못할까 MBC 은 검사들이 주인공이다. 소위 말하는 ‘나쁜 놈들’ 때려잡는 검사들의 이야기. 그런데 눈에 띄는 것은 이 하드보일드 할 것만 같은 드라마에 남녀 주인공 간의 미묘한 ‘썸’의 기류가 흐르고 있다는 점이다. 한열무(백진희)는 무슨 이유 때문인지 힘겹게 검사가 되어 굳이 구동치(최진혁)가 있는 지검으로 자청해 들어온다. 이들은 과거 서로 사귀던 사이였지만 어떤 사건(?) 때문에 헤어졌다. 그들이 다시 만나 생겨나는 묘한 연애의 기류. 왜 이 검사들의 나쁜 놈들과의 전쟁 이야기에 연애가 들어 있는 걸까. 어찌 보면 이것은 이질적인 요소처럼 보인다. 첫 회에서 이 다룬 것은 아동 성추행범을 검거해내는 과정이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도 한열무와 구동치의 밀당은 계속 ..
의 끝없는 추락, 동화에 머문 멜로의 한계 도대체 이건 무슨 얘기일까. KBS 이 낯설게 느껴지는 것은 이 드라마가 현실적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우화나 동화처럼 상징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분노하면 등에 칼이 돋는 캐릭터. 주인공 주홍빈(이동욱)은 현실적인 인물이 아니다. 그는 차라리 ‘분노’를 상징화한 캐릭터다. 이러한 상징의 캐릭터화는 과장을 수반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의 초반부는 주홍빈이라는 캐릭터의 분노를 심지어 보는 이들마저 불편할 정도로 시종일관 보여주었다. 그는 까칠함과 까탈스러움과 신경질적임이 무엇이라는 것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아무런 설명 없이 까칠함의 대명사처럼 남자 주인공을 세운다는 건 모험일 수 있다. 어쨌든 멜로의 관계를 표면적으로 보여주는 드라마에서 남자 주인공이 이처럼 시종일관..
노희경 작가는 왜 하필 정신분열을 멜로 소재로 삼았을까 멜로 소재에 정신분열이라니. 우리 드라마사에 이런 남자 주인공이 있었던가. 의 장재열(조인성)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봐왔던 멜로드라마의 남자 주인공과는 확연히 다르다. 그는 아프다. 어린 시절의 자신이 투영된 환시를 볼 정도로 아프다. 심각한 폭력을 겼었고 그 과정에서 아버지는 어머니에 의해 죽고 형이 대신 교도소에 갔다. 장재열의 집안은 그가 정신분열을 앓듯이 모두가 아프고 분열되어 있다. 대신 교도소에서 청춘을 보낸 형 장재범(양익준)은 그 억울함 때문에 동생인 장재범을 죽이겠다고 달려든다. 그에게서는 불쑥불쑥 내재된 공격성이 밖으로 표출된다. 어찌 보면 그는 심각한 폭력 행사를 해왔던 아버지를 닮았다. 출소한 후 집으로 돌아와 어머니를 쩔쩔 못하..
의 멜로는 왜 치료가 될까 SBS 수목드라마 는 여타의 멜로드라마들과는 다른 지점들이 발견된다. 그것은 멜로드라마 속의 사랑이 그저 남녀 간의 화학작용이나 운명적인 사랑 같은 걸로 다뤄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치유’로서 다뤄진다는 점이다. 그들은 모두 크건 작건 정신적인 아픔을 겪고 있고 그걸 치유해주는 건 다름 아닌 사랑이다. 라는 제목에는 그 뉘앙스가 그대로 들어가 있다. 장재열(조인성)과 그의 형인 장재범(양익준) 그리고 그 집안이 겪은 이야기는 10년이 넘은 과거의 일이지만 현재까지도 그들의 삶 한 가운데 고스란히 커다란 상처로 남아있다. 그리고 그 상처는 여전히 치유되지 않고 계속 덧나가는 중이다. 문제의 발단은 장재열의 의붓아버지가 저지른 폭력이다. 그 계속되는 폭력 앞에 항거하다가 결국 그..
에 대한 기대와 우려 MBC 새 수목드라마 는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의 후속작이라는 사실은 에 대한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낳고 있다. 만일 같은 진지하고 사회성 강한 드라마에 강한 잔상을 느끼는 시청자라면 대책 없이 명랑하고 유쾌한 가 너무 가볍게만 여겨질 것이다. 하지만 같은 드라마가 너무 무겁다고 느꼈던 시청자라면 얘기가 다르다. 처럼 아무 생각 없이 볼 수 있는 드라마가 편안하게 다가올 수 있을 것이니 말이다. 는 장나라와 장혁이 주연인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물이다. 심각할 것 없이 상황에서 만들어지는 빵빵 터지는 웃음과 달달한 멜로를 그저 즐기기만 하면 된다. 첫 회만 봐도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진행될 것인가를 대충은 짐작할 수 있다. 장혁이 연기하는 이건이란 캐릭터는 전주 이씨 9대독자에 돈..
의 서민적 멜로, 왜 특별하게 느껴질까 “너 왜 이렇게 사냐? 마음잡고 착하게 살 수 있잖아.” 창만(이희준)이 유나(김옥빈)에게 던지는 이 멘트는 일반적인 멜로의 대사는 아니다. 유나는 소매치기다. 전설적인 소매치기였던 아버지 때문에 그 길로 들어섰다. 죽어가던 아버지가 제 손가락까지 자르며 소매치기를 그만두라고 만류했지만 유나는 마치 중독된 사람마냥 거리로 나와 행인들의 가방을 노린다. 그녀를 좋아하게 된 창만은 지금 유나를 그 거리로부터 구해내려 하는 중이다. JTBC 가 그리는 멜로는 우리가 늘상 드라마에서 봐오던 것과는 사뭇 다르다. 거기에는 대기업 회장님 아들도 없고, 잘 나가는 의사나 변호사 같은 전문직 종사자나 보기에도 멋진 커리어 우먼 따위는 없다. 창만(이희준)은 건실한 청년이지만 노가..
용두사미가 드러낸 구혜선의 한계 마치 오르락내리락 하는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만 같다. 의 구혜선에 대한 평가가 그렇다. 드라마 초반부에만 해도 에서 수완 역할을 하는 구혜선에 대한 호평이 이어졌다. 그것은 지금껏 출연하는 작품마다 연기력 논란을 불러왔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어린 시절 헤어졌던 동주(이상윤)가 다시 돌아와 만나는 장면에서 수완이 흘린 눈물은 시청자들의 마음에도 와 닿았다. 하지만 이러한 호평은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서서히 꺾어지기 시작하더니 이제 종반으로 와서는 혹평이 쏟아지고 있다. 구혜선의 연기력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심지어 표정 연기가 마네킹 같다는 얘기에서부터, 가 재밌었던 것은 초반 아역으로 나왔던 강하늘과 남지현 때뿐이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무엇이 같은 작품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