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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콩 : 스컬아일랜드’가 건드리고 있는 미국의 트라우마와 중국의 야심누가 세상의 왕인가. 영화 에서 패카드 중령은 ‘인간이 세상의 왕’이라고 선언한다. 하지만 영화의 제목이 인 것처럼 인간은 이 세상의 왕이 아니다. 그리고 패카드 중령(사무엘 잭슨)이 말한 ‘인간’이란 우리를 통칭한다기보다는 미국을 지목하는 말이나 다름없다. 영화의 시대적 배경이 베트남전이 끝나는 지점이라는 건 이 영화가 미국의 트라우마를 건드리고 있다는 사실을 명확히 한다. 베트남전은 결국 미국의 패전으로 끝난 것이지만, 백전노장이라고 자칭하는 패카드 중령은 그것이 ‘패배’가 아닌 ‘포기’라고 표현한다.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지 쫓겨 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 패카드 중령이 굳이 베트남전에 대해 ‘패배’와 ‘포기’ 같은 표현..
싸이가 부른 건 정말 ‘반미 랩’이었을까 언론에서는 여전히 싸이가 지난 2002년과 2004년 했던 랩과 퍼포먼스를 ‘반미’라고 표현한다. 미국 언론이야 자신들의 입장차가 있으니 그럴 수도 있다고 해도, 우리 언론 역시 ‘반미’라 하는 것은 어딘지 잘못된 표현처럼 여겨진다. 물론 내용이 크게 보면 ‘미국에 반대’한 것이니 반미란 표현이 그다지 잘못된 것이 아니라 주장할 수 있다. 하지만 특정 상황에 대해 특정 미국인을 비판한 것을 두고 ‘반미’라는 국가적인 잣대를 들이대는 건 너무 구태적인 국가주의적 발상이 아닐까. 싸이는 여기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반미가 아니라 반전의 의미였다”는 것. 미국을 비판하는 노래를 했다고 반미라 부른다면 베트남 전쟁에 반대했던 무수히 많은 미국의 가수들(이..
님의 질문이 님에게 다시 되돌아간 이유 [한 장면으로 읽기] 순이(수애)는 자신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는 남편을 꼬박꼬박 면회 갑니다. 달거리에 맞춰 보내는 시어머니의 마음은 아마도 삼대독자의 대를 이어보자는 심산이겠죠. 여인숙에 어색하게 앉은 순이는 상관조차 하지 않고, 남편 상길(엄태웅)은 소주를 마십니다. 상길은 사실 따로 사랑하던 여자가 있었죠. 가만히 앉아있는 순이에게 넌 모를 거라는 식으로 묻습니다. “니 사랑이 뭔지 아나?” 그리고 혼자 돌아 누워버리죠. 사실 이렇게 사랑 받지 못했던 순이가 이역만리 전쟁통인 베트남까지 남편을 찾아 나선다는 건 이해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저 남편이기 때문에? 혹은 남편은 사랑을 주지 않았지만 자신은 깊이 사랑했기 때문에? 시어머니가 시켜서? 시집에서도 쫓겨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