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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알 수 없는 분노와 에 대한 기대감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새 영화 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이 심상찮다. 필자가 찾아간 극장에서는 외화로서는 이례적으로 자리가 없을 만큼 관객들로 가득 메워졌고 그 관객들은 상당히 기대감이 가득한 얼굴이었다. 개봉일 첫날 하루 동안 이 영화는 12만 6599명을 동원하며 국내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했다. 도대체 무엇이 이 이국적인 영화에 우리 관객들을 기대하게 만들었을까. 아마도 가장 큰 것은 이 영화가 갖고 있는 ‘생존과 복수’라는 두 가지 코드가 아니었을까 싶다. 는 서부개척시대 이전 그 혼돈의 미 대륙에서 펼쳐지는 휴 글래스(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라는 사냥꾼의 놀랍고도 경이로운 생존기를 그리고 있다. ‘죽음에서 돌아온 자’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휴 글래스는 도저히 생존할..
, 주원의 활인검, 김태희의 살인검 죄는 어떻게 탄생할까. 그것은 사람이 저지르는 일일까. 아니면 권력 시스템이 그렇게 만들어내는 것일까. 깨어나 모든 권력을 쥐게 된 한여진(김태희)이 하고 있는 처절한 피의 복수는 과연 정의일까. 아니면 그것은 또 다른 죄일까. 드라마 가 후반부로 들어서면서 던지고 있는 질문들이다. 병원 VIP 병동에 죽지도 살지도 못하고 갇혀 있던 한여진은 자신을 그렇게 묶어둔 감옥을 무너뜨리겠다고 했지만, 막상 왕좌에 오르자 그 병동을 복수의 공간으로 활용하려 한다. 자신을 그렇게 만들었던 한도준(조현재)을 그 병상에 눕혀놓고 자신과 똑같은 고통을 맛보게 하려는 것. 한여진이라는 인물의 이런 드라마틱한 변화는 사실상 뻔하게 여겨졌던 의 후반부를 팽팽하게 만든 묘수다. 한여진은 자신..
비현실적인 사극보다 현실 같은 사회극 와 은 주중 드라마의 쌍두마차가 되었다. 월화드라마 은 심지어 사극인 을 밀어내고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달리고 있고, 수목드라마 역시 20%에 육박하는 시청률로 역시 사극인 에 대한 화제조차 덮어버렸다. 전통적으로 사극에 강했던 MBC드라마가 사회극적인 요소가 강한 SBS드라마들에 밀려버렸다는 건 여러 가지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그 첫 번째는 MBC 사극이 너무 지나치게 허구로 흘러가고 있다는 점이다. 은 초반만 해도 여러 인물들이 저마다의 관점을 드러낸다는 측면에서 그 새로운 시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하지만 정명공주(이연희)를 중심으로 세워 꾸려나가는 이야기에 근본적인 허점들이 드러나면서 이야기는 역사의 재해석을 넘어서 버렸다. 심지어 너무 심한 역사왜곡이..
가 겨눈 회사의 경쟁 시스템에 대한 칼날 회사의 경쟁 시스템은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것인가. 승진과 과락, 인턴과 정식사원. 밥줄을 쥐고 있는 회사는 트레이닝과 선발 과정이라는 명분으로 몇 개월씩 싸게 부려먹고는 입맛에 맞지 않고 내치기도 한다. 또 성실하게 일해 온 사원을 실적이 조금 안 나온다고 무능하다며 하루아침에 해고통보를 하기도 한다. 그렇게 밀려난 인물들이 심지어 죽음 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고 해도 회사는 눈 하나 까닥 하지 않는다. 가 웬만한 공포물보다 더 무섭게 다가오는 건 그래서일 게다. 영화 는 회사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살인사건을 다룬다. 워낙 진중한 사회적 의미를 갖는 질문들이 담겨져 있기 때문에 사회극에 가깝지만 영화는 웬만한 공포물을 뛰어넘는다. 같은 작품이 회사생활이 가진 비애..
횃불 투게더, 소시민적 분노에 대한 일침 의 ‘횃불 투게더’는 꽤 논쟁적인 개그 코너가 아닐 수 없다. 눅눅한 치킨을 참을 수 없다며 머리에 빨간 띠를 두르고 ‘투쟁’에 나서는 청년들. 치킨무를 공짜로 줄 수 없다는 주인아주머니에게 치킨에 빨간 양념을 찍어 마치 횃불을 들 듯 들고 일어나 “치킨무를 달라!”고 왜치는 청년들. ‘투쟁’이라는 풍경이 환기시키는 건 삶의 터전을 잃은 서민들의 절절함이다. 길거리에서, 공장에서 우리는 이 풍경을 꽤 오랫동안 봐왔다. 만일 그 투쟁에 나서는 서민들의 절절함을 피부로 그대로 느끼는 분들이라면 이러한 투쟁 자체가 어찌 보면 약간 희화화되어 있는 ‘횃불 투게더’가 자못 불편하게 다가올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어쩌면 개그라는 한 장르를 너무 폄하하거나 혹은 ‘투..
피노키오 김성준 앵커, 클로징에 담았던 진심 의 김성준 앵커가 2014년 12월31일을 끝으로 앵커 자리를 떠나게 됐다. 이를 두고 많은 말들이 오고간다. 평소 마무리 멘트에 소신 발언을 해왔던 김성준 앵커의 하차에 무언가 정치적인 이유가 들어있는 건 아닌가 하는 의구심들이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심증일 뿐, 이렇다 할 정확한 이유는 나오지 않고 있지만. 어쨌든 떠나게 된 김성준 앵커에게 대중들이 깊은 아쉬움을 표하는 건 그가 그나마 방송3사의 뉴스 속에서도 거의 유일하게 할 말을 하는 모습을 보여 왔기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가 터졌을 때 그는 다소 격앙된 목소리로 ‘분노’를 얘기했다. 희생자를 애도하는 조문행렬이 “겉모습은 애도의 행렬”이지만 “가슴 속에는 분노의 행렬”이라고 그는 말했다. 대한..
의 끝없는 추락, 동화에 머문 멜로의 한계 도대체 이건 무슨 얘기일까. KBS 이 낯설게 느껴지는 것은 이 드라마가 현실적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우화나 동화처럼 상징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분노하면 등에 칼이 돋는 캐릭터. 주인공 주홍빈(이동욱)은 현실적인 인물이 아니다. 그는 차라리 ‘분노’를 상징화한 캐릭터다. 이러한 상징의 캐릭터화는 과장을 수반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의 초반부는 주홍빈이라는 캐릭터의 분노를 심지어 보는 이들마저 불편할 정도로 시종일관 보여주었다. 그는 까칠함과 까탈스러움과 신경질적임이 무엇이라는 것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아무런 설명 없이 까칠함의 대명사처럼 남자 주인공을 세운다는 건 모험일 수 있다. 어쨌든 멜로의 관계를 표면적으로 보여주는 드라마에서 남자 주인공이 이처럼 시종일관..
, 사적인 분노가 아닌 사회적 분노이길 KBS의 새 수목드라마 은 그 제목에서부터 설정 자체가 파격적이다. 분노하면 등줄기에서 칼날이 솟아나는 캐릭터라니. 마블의 슈퍼히어로물에서나 나올 법한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세운 것 자체가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물론 드라마가 가진 한계인지는 모르나, 은 아직까지 그 캐릭터의 탄생을 설명하지도 않았고, 또 그 변화가 어떤 결과를 만들어내는지를 영상으로 제대로 보여주지도 않았다. 다만 분노가 치밀어 오르면 등에 칼날이 나오는 것을 잠깐 보여줬을 뿐이고 그가 지나간 자리에 싹뚝 잘려버린 나무둥치를 보여줬을 뿐이다. 드라마는 이런 비주얼 대신 엉뚱하게도 아이언맨 주홍빈(이동욱)이 가진 남다른 후각에 더 집중시킨다. 그의 후각은 군중들 속에서도 사람을 찾아낼 수 있을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