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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 불륜 미화인가 미러링 효과인가 제목은 인데 불륜은 무슨 의미일까. tvN 의 선택은 자못 도발적이다. 이 드라마는 우리네 정서에 통상적으로 ‘좋은 아내’라면 떠올리는 그런 이미지에 정면으로 대결하고 있는 듯하다. 김혜경(전도연)이 바로 그 장본인이다. 그녀는 남편의 성 스캔들에도 불구하고 남편을 이해하려 애썼지만 자신의 조사관인 김단(나나)과 남편이 과거 관계를 맺은 일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결국 참지 못한다. 남편과 별거를 선언하고 호감을 갖고 있던 서중원(윤계상)과 마음을 나누고 불륜까지 감행한다. 그것은 분명 불륜이지만 시청자들은 김혜경의 이런 선택에 대한 공감이 적지 않다. 그녀가 사실 할 만큼 했다는 반응이다. 정치적 야심을 갖고 심지어 아내의 좋은 이미지를 이용하려는 남편이지만 그 남편을..
, 신윤주와 김민준의 연극 같은 연기는 왜? KBS 4부작 월화드라마 는 아예 대놓고 19금 딱지를 붙이고 나왔다. 베이비시터로 들어온 석류(신윤주)는 마치 의도적으로 접근한 듯 은주(조여정)의 남편 상원(김민준)을 유혹하고 결국에는 선을 넘어버린다. 석류에게 이끌리듯 키스를 하려다가 망설이는 상원을 오히려 석류가 키스해버리는 장면은 이 드라마가 하려는 많은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결국 겉으로 보기에 지극히 평범해 보이고 또 어찌 보면 남부러울 것 없이(오히려 부러울만한) 사는 한 부부가 석류라는 베이비시터에 의해 파국에 이르는 이야기를 이 드라마는 다루고 있다. 그만큼 그 행복해 보이는 삶이라는 것이 얼마나 깨지기 쉬운 거라는 걸 베이비시터라는 특수한 존재(마치 현대판 하녀 같은)를 통해 보여주고 있는..
강용석 스캔들 진짜 피해자는 누구일까 그래서 강용석은 무고한 피해자인가. 그는 모든 방송에서의 하차를 선언한 후 곧바로 SNS에 웃는 사진과 함께 ‘나는 결백하고 조용히 일상으로 돌아왔으며 SNS를 통해 대중과의 소통을 계속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꽤 많은 불륜설의 증거라 주장되는 기사와 인터넷 글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그는 여전히 결백을 주장한다. 물론 그 진실은 여전히 알 수 없다. 정황만 있을 뿐, 확증이 될 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용석이 피해자인가 하는 질문에는 부정적이다. 그는 과거 여성 아나운서 성희롱 발언이 논란이 되어 결과적으로 보면 한나라당에서 제명당했다. 그리고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그 부정적인 이미지를 넘어설 수가 없었다. 결국 그는 정치권에서 물러나게 되었다. ..
수목극 점령한 의 세대적인 안배와 공감대 KBS 에는 세 세대별로 각기 다른 관전 포인트가 있다. 그 첫 번째는 강순옥(김혜자)과 장모란(장미희)의 복잡 미묘한 심리전이다. 사라진 남편을 사이에 두고 본처와 내연녀인 두 사람의 관계는 앙숙인지 동지인지 알 수 없는 애매한 면이 있다. 처음 만나자마자 강순옥이 장모란의 가슴을 발로 차버린 것에서 드러나듯 거기에는 넘을 수 없는 앙금이 깔려 있지만, 그럼에도 시한부 인생인 장모란을 집으로 초대해 좋은 약과 밥을 챙겨 먹이는 강순옥에게서는 여성으로서 또 한 인간으로서의 정 혹은 동지의식 같은 것이 느껴진다. 아마도 강순옥과 장모란의 이런 관계는 그 연령대의 시청자들에게는 익숙하면서도 공감가는 것이 될 것이다. 즉 이 나이대의 시청자들이 자주 봐왔던 불륜이라는 ..
터키 유생 에네스 카야, 대표성에 대한 책임을 져야 “사람들이 나 자체를 터키로 보기 때문에 뭐 하나 잘못하면 나라 이미지가 잘못될 수 있다. 칼날 위를 걸어가고 있는 기분이다.” 한 라디오에 출연해 했던 에네스 카야의 발언이 새삼스럽게 들린다. 이런 식의 논란이 터지리라고는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 충격은 더 크다. ‘총각행세를 하며 불륜을 저질렀다’는 주장을 한 여성이 그간 에네스와 카톡 했던 것을 캡쳐해 올렸다는 그 내용은 마치 사랑에 빠진 남자의 일관된 구애처럼 보인다. 하지만 마지막 캡쳐한 장면 속에 들어있는 “유부남 에네스님. 결혼하신지 몰랐네요.”라는 말 한 마디는 이 모든 걸 연정이 아닌 불륜으로 바꿔버린다. 이 충격이 유독 더 크게 다가오는 것은 그가 을 통해 보여 왔던 ‘터..
, 그것은 인간관계일까 거래관계일까 그것은 인간관계일까, 거래관계일까. 에서 3일에 10억을 제안한 세영(최지우)과 그것을 돈 때문에 수락한 석훈(권상우)의 관계는 그저 거래관계였을 뿐일까. 거래관계라면 일한만큼 대가로 돈을 받으면 그걸로 끝일 게다. 하지만 이 파격적인 제안 속에는 두 사람의 미묘한 감정이 뒤섞여 있다. 어린 시절 모래성을 쌓는 아이들을 보면 곧 무너질 걸 왜 쌓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는 세영. 그녀는 모래성 같은 사람 사이의 관계가 돈 앞에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가 하는 걸 석훈에게 보여주려 한다. 그런 세영에게 석훈은 되묻는다. 그렇게 아이들이 모래성을 쌓고 있을 때 세영은 무얼 하고 있었냐고. 무너질 모래성이 두려워 그저 옆에서 쳐다보고 있지 않았냐고. 무너지더라도 다시 ..
'유혹', 권상우는 아내에게 무슨 잘못을 한 걸까 SBS 월화드라마 의 첫 회 마지막 장면은 도발적이었다. 빚으로 벼랑 끝에 몰린 석훈(권상우)에게 세영(최지우)이 “3일에 10억”을 제안했기 때문이다. 10억이라는 액수가 환기시키는 건 다름 아닌 ‘불륜’이다. 유혹을 뿌리칠 수 없어 제안을 받아들인 석훈을 놔두고 홀로 귀국한 홍주(박하선)가 상상하는 육체적 관계. 하지만 시청자가 상상하고 홍주가 상상하는 그런 육체적 관계, 즉 불륜은 벌어지지 않았다. 세영이 석훈에게 10억을 주며 한 일이라고는 홍콩에서의 업무를 돕는 것이었다. 사적인 자리라고 해봐야 일을 잘 끝내고 저녁에 와인을 한 잔 같이 한 것 정도. 그것을 갖고 불륜이라고 말하긴 어려울 것이다. 세영은 석훈에게 어린 시절 모래성을 쌓는 아이들을..
의 결코 작지 않은 막장과의 도전 KBS 주말드라마 은 20%에서 30% 사이를 오간다. 이전 드라마 이 5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냈던 것과 비교하면 물론 낮은 수치다. 하지만 이 단순한 시청률 수치의 비교만으로 이라는 드라마의 도전을 평가절하 하긴 어렵다. 이 드라마는 지금껏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되어온 막장의 코드들과 일대 전쟁을 치르고 있기 때문이다. 출생의 비밀. 불륜. 이런 막장에서 흔히 보던 소재들은 그 소재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이미 그리스 비극에서부터 지금까지 고전적인 드라마들 속에서 이 소재들은 끊임없이 사용되어 왔으니까. 하지만 중요한 건 이 소재들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의 문제다. 막장이 이들 소재를 쓰는 방식은 자극을 이끌어내는 방식으로 전형화 되어 있다. 예를 들어 출생의 비밀 코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