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악역 (58)
주간 정덕현
, 박혁권이 만들어낸 악역의 품격 이토록 모스트스러운 악역이라니. SBS 에는 ‘육룡’만 있는 게 아니다. 그들의 활약을 가능하게 해주는 악역들이 있다. 이른바 ‘도당3인방’이라 불리는 이인겸(최종원), 길태미(박혁권), 홍인방(전노민)이 그들이다. 고려 말 혼돈기에 백성들의 고혈을 빨고 전횡을 일삼는 이들이 전제되기 때문에 ‘육룡’이라는 시대의 영웅들이 훨훨 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드라마 구조상 이들 악역은 가장 중요한 인물들이 아닐 수 없다. 그 세 명의 악역이 모두 강렬한 저마다의 캐릭터를 갖고 있다. 이인겸은 정치력을 갖춘 악역이다. 그는 일찍이 이성계(천호진)의 약점을 잡아 무릎 꿇린 바 있고 그의 정계 진출을 막기 위해 갖가지 정치적 책략과 술수를 동원하는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홍인방은..
의 성취와 이병헌에 대한 호불호는 별개 영화 에 대한 관객 반응은 뜨겁다. 개봉 첫 주에 160만 관객을 동원해 역대 청불 영화 기록을 모두 갈아치웠고 최단기간 100만 관객 돌파 기록을 세웠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건 지금이 영화 비수기로 불리는 시기라는 점이다. 이런 시점에 이 이런 결과를 냈다는 건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은 확실히 이런 기록을 낼만한 영화적 성취를 갖고 있다. 그 첫 번째 힘은 윤태호 원작이 갖는 그 스토리에서 나온다. 이미 에서 우리가 확인했던 것처럼 우리 사회 현실 속에 상존하는 권력의 부조리에 대한 대중들의 공분은 깊다. 은 이 부조리의 심층부를 모두 도려내서 보여주는 듯한 느낌이다. 정계, 재계, 언론계, 법조계가 의 도마 위에 오른다. 그것만으로도 대중들은 반색할..
이병헌 때문에 안 본다? 그러기엔 이 너무 아깝다 이병헌 때문에 안 본다? 여전히 대중들에게 그리 환영받지 못하는 이병헌이다. 그래서 그가 출연하는 영화마다 그런 얘기가 나온다. 가 방영됐을 때도 그랬고 가 영화관에 걸렸을 때도 마찬가지 목소리가 나왔다. 결과적으로 보면 도 도 좋은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다. 그 안 좋은 성적에는 크든 작든 어떤 식으로든 이병헌의 이미지가 작용했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은 어떨까. 이병헌에 대한 대중들의 좋지 않은 이미지를 떼놓고 보면 꽤 잘 만들어진 영화다. 대본도 촘촘하고 연기도 나무랄 데가 없다. 우리네 현실의 암담함을 부패한 정계와 재계 그리고 언론과 법조계까지를 망라해 싸그리 그 추악한 맨얼굴을 드러내 보이는 영화이니 여기 등장하는 인물들이 다소 과장되게 엽기적..
가 남궁민을 활용하는 방식 압도적인 존재감이다. SBS 수목드라마 에서 연쇄살인마 권재희(남궁민)라는 캐릭터가 없었다면 어땠을까. 어쩌면 이 드라마는 지리멸렬해졌을 지도 모른다. 멜로와 스릴러, 로맨틱 코미디와 형사물이 공존하는 이 드라마는 그 긴장과 이완이 적절하게 균형을 맞출 때 힘이 생기기 때문이다. 냄새를 보는 능력을 가진 소녀 오초림(신세경)과 감각을 느끼지 못하는 소년 최무각(박유천)의 알콩달콩한 멜로에 자칫 긴장감은 흔적도 없이 녹아버렸을 지도 모를 일이다. 일찌감치 권재희가 연쇄살인마라는 것을 밝혀놓은 이 드라마는 이 인물의 주도면밀함을 알리바이를 꾸미는 과정을 세세히 보여줌으로써 그의 존재감을 세웠다. 철두철미하고 사소한 것까지 놓치지 않으며 대단히 영리한 두뇌를 가진 연쇄살인마. 그가 ..
부터 , 까지, 이서진의 매력 “이서진씨가 완전히 물이 올랐어요.” 의 승승장구에 대해 나영석 PD는 이렇게 한 마디를 툭 던졌다. 신기한 일이지만 이서진이라는 인물은 나영석 PD만 만나면 반짝반짝 빛난다. 최근 그가 출연했던 드라마 은 최근 로 인해 재조명되는 느낌이다. 이 드라마에 출연했던 이서진을 중심으로 함께 삼시세끼를 해먹는 옥택연과의 조합이 만들어졌고 윤여정, 최화정, 김광규, 김지호가 연달아 출연했다. 이 ‘참 좋은’ 손님들은 이 MSG 없는 예능 프로그램에 괜찮은 양념 역할을 했다. 그런데 그들이 그런 양념으로서 기여하게 된 과정을 자세히 살펴보면 거기 이서진이라는 ‘손맛’이 있었다는 점이다. 열심히 하려는 택연에게 ‘노예근성’ 운운하는 말로 캐릭터를 부여한 것도 이서진이고, 김광규가 왔을..
이건 가 아니라 ‘왔다 연민정’이네 왜 MBC 에서 정작 주인공인 장보리(오연서)는 주목되지 않을까. 마지막회에서 연민정(이유리)은 결국 모든 걸 잃고 바닥에서부터 다시 시작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 일련의 과정을 보면서 악역 중의 악역인 연민정에 대한 말 그대로의 ‘연민’이 생겨나고 있다. 왜 하필 이름이 연민정인지 끝에 와서야 알게 됐다는 시청자의 반응까지 나온다. 항간에는 연말 시상식에 에 상을 준다면 오연서보다는 이유리에게 줘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 그 첫 번째는 라는 드라마에 대한 열광이 주인공인 장보리 때문에 생겼다기보다는 악역 연민정에게서 나왔다는 걸 시청자들이 공감하기 때문이다. 이 드라마의 힘은 결국 악역이 얼마나 악해질 수 있는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나..
이병헌에 대한 정서, 억눌렸던 무언가가 터진 듯 이병헌에 대한 대중들의 정서는 실망감을 넘어 분노에 다다른 것 같다. ‘50억 협박’으로 불거진 사안이 오히려 이병헌에게 이처럼 거센 역풍으로 돌아올 지는 아마 당사자도 잘 몰랐을 것이다. 이병헌을 광고에서 퇴출시키자는 서명운동까지 벌어지고, 심지어 같은 소속사인 한효주에게까지 불똥이 튀고 있는 상황이다. 아내인 이민정은 아무 죄도 없이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는 곤란을 겪고 있다. 그녀의 한 줄 글조차 사람들은 의미심장하게 받아들인다. 그녀에 대한 동정론이 점점 깊어갈수록 이병헌에 대한 질타는 더 커져간다. 음담패설 동영상을 유포하겠다는 협박을 받던 이병헌은 피해자의 이미지에서 점점 가해자의 이미지로 바뀌고 있다. 협박의 전제로서 ‘성희롱’의 혐의가 드리워졌..
, 나영석 PD 악역을 자처한 까닭 이번 여행에서 나영석 PD는 왜 악역을 자처했을까. 스페인 편에서 나영석 PD는 어딘지 달라 보인다. 할배들의 용돈을 감축(?)하기 위해 협상을 시도하기도 하고 그러다 할배들의 파업선언에 꼬리를 내렸다가 결국은 ‘착한 리더’ 이순재에게 그 돈을 슬쩍 떠넘기고는 거짓 계약서에 사인까지 받아낸다. 또 굳이 짐꾼 이서진에게 드라마 촬영 핑계를 대게 만들고는 하루 늦게 합류하게 함으로써 할배들끼리의 첫 바로셀로나 숙소 입성까지의 고행을 하게 만든다. 나영석 PD는 왜 보다 적극적인 ‘개입’을 하게 되었을까. 그것도 악역을. 사실 스페인편은 시작하기 전까지 어딘지 단물이 빠진 듯한 느낌을 줬던 게 사실이다. 할배들의 파리와 대만 여행은 물론 대단히 참신했다. 지금껏 그런 예능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