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연기 (138)
주간 정덕현
, 백설명과 먹선수는 알겠는데 캐스터 리는? 이휘재의 역할이 도대체 뭔지 모르겠다. 은 전국 곳곳에 숨겨진 맛집을 찾아내 그 맛을 알려주고, 그들 중 3대천왕(?)을 스튜디오로 초대해 직접 요리를 선보이고 그 맛을 느끼게 해주는 프로그램 형식을 갖고 있다. 백종원, 이휘재, 김준현이 MC를 맡은 이 프로그램에서 ‘백설명’ 백종원과 ‘먹선수’ 김준현의 역할은 알겠는데 도무지 ‘캐스터 리’로 불리는 이휘재는 무슨 역할인지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이라는 타이틀이 말해주듯 프로그램은 백종원에게 최적화되어 있다. 그는 ‘백설명’이라는 닉네임이 말해주듯 전국의 맛집을 찾아다니며 그 음식 먹는 노하우까지를 알려주는 역할을 하고 또 스튜디오에서도 끊임없이 음식에 관련된 노하우(먹는 방법부터 만드는 방법까지)를 꿀팁으로..
김태희, 산전수전이 일깨운 가능성들 여전히 김태희가 연기를 잘한다고 말하긴 어려울 것 같다. 물론 캐릭터를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다만 그토록 오랜 시간동안 배우라는 직업을 갖고 있었다는 걸 염두에 둔다면 이 정도의 연기가 부족하다 여겨진다는 얘기다. 하지만 적어도 를 통해서 김태희가 얻어간 것은 분명히 있다. 이 드라마는 지금껏 그녀가 해온 많은 드라마들과는 사뭇 다른 방식으로 그녀의 새로운 면들을 끄집어냈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라. 드라마가 시작한 지 거의 몇 주 동안 그녀는 병상에 누워 있었다. 그걸 갖고 ‘누워서 돈 번다’는 비아냥이 나오기도 했지만 누워서 연기하는 건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니다. 눈을 감고 있어도 연기를 해야 하는 것이고, 눈을 뜬 상태에서도 몸을 쉬 움직이지..
유아인의 무엇이 그의 해를 만들었을까 2013년 에 유아인이 이순 역할을 연기할 때까지만 해도 솔직히 이 배우가 이토록 급성장할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물론 나 같은 영화을 통해 괜찮은 연기의 결을 가진 배우라는 건 충분히 증명되었다. 하지만 유아인은 어딘가 ‘청춘’이라는 틀이 만들어내는 그림자에 갇혀 있는 듯한 인상이 강했다. 의 문재신 역할에서는 드라마의 중심으로 들어오지 못했고, 의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청춘의 반항기는 어딘지 시청자들이 보편적으로 공감하기 힘든 캐릭터였다. 그랬던 유아인이 달라지기 시작한 건 를 통해서였다. 그간 ‘청춘의 반항과 방황’이라는 일관된 이미지를 갖고 있던 유아인은 를 통해 순수한 영혼의 청춘 이선재가 되었다. 영화 은 유아인으로서는 도전이었을 것이다. 사실 연기..
김상중, 그가 을 연기로 소화하는 까닭 세상에 이렇게 일관되게 진지한 톤으로 때론 웃기고 때론 진짜 진지하게 얘기했던 게스트가 있을까. “그런데 말입니다”라는 이제는 유행어가 된 김상중의 말투에는 이 진지함과 웃음이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가가 잘 나타나 있다. 이제 1000회를 맞게 되는 에서 김상중은 “그런데 말입니다”를 반복했고, 그럴 때마다 시청자들은 그 말이 만들어내는 궁금증에 채널을 돌릴 수 없는 마법에 빠져버렸다. 그래서 그 진지한 한 마디는 이제 말해지기만 하면 웃음을 터트리게 만드는 김상중만의 유행어가 되었다. 김상중의 목소리는 차분하고 신뢰감이 있는 중저음이다. 그의 말대로 라는 프로그램이 그 신뢰감을 더욱 공고하게 해주었다. 하지만 그는 그것이 본래 자신의 목소리가 아니라 발성연습을 통..
의 지속적인 상승, 김태희에게 달렸다 SBS 의 상승세가 가파르다. 첫 회 11.6%로 두 자릿수를 간단히 넘기더니 14.1%, 14.5% 그리고 4회 만에 16.3%까지 급상승했다. 최근 몇 년 간 이런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는 흔치 않다. 과거 가 예외적인 작품이었을 뿐, 최근 드라마들은 사실 15%를 넘기는 것이 하나의 벽처럼 느껴지는 상황이 아닌가. 의 상승세를 이끄는 주역은 단연 주원이다. 주원은 본래부터 연기 스펙트럼이 나이에 비해 넓다는 평가를 받아온 배우다. 는 그런 주원이 펄펄 날 수 있는 김태현이라는 다채로운 면을 보여주는 캐릭터를 입혀주었다. 김태현은 속물의사처럼 자신을 가장하고 있지만 이면에는 힘없는 자신 때문에 손 한 번 써보지도 못하고 엄마를 보내게 됐다는 트라우마를 가진 인물이..
차승원과는 사뭇 달랐던 이은우의 만재도 지금도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했다. PD는 깜짝 놀라 베니스 영화제까지 초청받아 갔다 오신 분이 “아르바이트를 하냐”며 되물었다. 그녀는 어색하게 “시급을 받는데 조금 올랐다”며 웃었다. 그녀는 김기덕 감독의 로 주목받았던 여배우 이은우다. ‘여배우와 만재도 여자’편에서 이은우는 우리에게 로 잘 알려진 그 섬, 만재도로 들어갔다. 돌아올 기약도 없이. 그녀는 왜 목포에서도 뱃길로 다섯 시간 넘게 들어가야 하는 그 외딴 섬으로 들어갔을까. 아니 은 왜 만재도에 굳이 여배우를 대동하고 들어갔을까. 그것은 만재도에서 살아가는 여자들의 그 삶을 그저 보여주기보다는 제대로 공감하고 싶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은우라는 낯선 이방인이 들어서자 몇 안 되는 마을 주민들은 그..
, 사람이 어떻게 책 한 권에 담길 수 있나 달달했다가 섬뜩했다가. SBS 는 도무지 하나로 묶여지지 않을 것 같은 이질적인 느낌들을 오가는 작품이었다. ‘냄새를 보는 소녀’ 오초림(신세경)을 가운데 두고 벌어지는 최무각(박유천)과 권재희(남궁민)의 팽팽한 대결은 섬뜩한 긴장감을 만들어냈지만, 동시에 오초림과 최무각의 멜로는 이와는 상반된 달달한 이완을 선사했다. 는 이 긴장과 이완을 동시에 품는 복합장르의 재미적 요소들을 가장 극대화한 작품. 하지만 이런 시도는 결코 쉽게 성취해낼 수 있는 일은 아니다. 말이 쉽지 스릴러의 긴장감 속에 코미디의 웃음과 멜로의 달달함을 넣는 것이 어떻게 쉽겠는가. 특히 연기에 있어서는 더욱 그렇다. 당장 자신의 동생을 죽인 살인범을 알게 된 주인공이 여자친구 앞에서는 아..
손현주, 평범함을 가장 잘 연기해내는 배우 그는 의 원빈처럼 멋지게 달리지 못한다. 베테랑 스타 형사지만 달리는 폼은 영락없는 옆집 아저씨 같다. 원빈은 라는 작품에서 전혀 아저씨 같은 느낌이 들지 않지만, 의 베테랑 스타 형사를 연기하는 손현주는 오히려 편안한 아저씨 같은 인상으로 다가온다. 이 점은 아마도 손현주라는 배우가 관객들에게 특별하게 다가오는 지점일 것이다. 드라마 는 그의 이런 친근한 이미지가 서민들의 정서와 만나면서 폭발한 드라마였다. 백홍석이라는 형사였지만 그는 형사라기보다는 한 평범한 아빠에 가까웠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의 무참한 죽음을 발견한 그는 아저씨 같은 몸으로 뛰고 또 뛰었다. 그래서 오히려 그 힘겨움과 절박함이 오롯이 시청자들에게 느껴졌다. 에서 손현주가 연기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