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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미스터 션샤인’ 각자의 길을 가던 그들의 같은 목적지이완익(김의성)은 건드리지 말아야할 역린을 건드렸다. 고사홍(이호재)의 집을 찾아와 그 한 가운데를 지나가는 철로를 놓겠다며 집벽을 허물어버린 것. 벽이 무너지며 고사홍도 무너졌다. 그러면서도 총을 들려 하는 고애신(김태리)을 막았다. 그를 살리기 위함이었다. 이로써 고사홍의 집안은 멸문지화의 길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가노들에게 전답을 나눠주고 고애신에게는 부모의 사진을 전해준 고사홍은 죽음을 맞았다. tvN 주말드라마 의 이야기가 이제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나라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들불처럼 일어나던 의병들이 고사홍의 죽음을 계기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거기에는 고애신도 들어 있었다. 단아한 한복을 입은 애기씨 대신 양복을 입고 얼굴을 두..
‘미스터 션샤인’, 눈물 났던 당대 의병들의 숭고한 선택들“작금의 조선에 조선의 것이 없다.” 구동매(유연석)에게 붙잡힌 이름 모를 아무개, 의병은 칼날이 자신의 목줄기에 닿아 있는 와중에도 의연함을 잃지 않는다. 구동매는 그 의연함이 궁금하다. 자신을 돈이 되는 일에 목숨을 걸지만, 이들은 도대체 무엇 때문에 자신의 목숨을 거는 걸까. 그래서 묻는다. 그 이유를. 그러자 이 아무개가 조선의 사정들을 줄줄이 읊어 놓는다. 열강들이 수탈해간 조선의 모든 것들을 이야기한다. “그래서 하는 것”이란다. “이런 나라라도 빼앗기지 않으려고.” 다른 이를 발고하면 살려주겠다는 제안을 해놓은 구동매는 적이 당황한다. 그 아무개는 “내게 단 한 명의 이름도 듣지 못할 것”이라며 스스로 칼날을 목으로 당긴다. 가까스로 ..
‘미스터 션샤인’, 시대극의 무게는 생각보다 무겁다워낙 무거운 왕관을 쓰고 있어서일까. tvN 주말드라마 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역사적인 고증이 잘못되었다는 지적이 그 첫 번째였다. 구한말 의병운동 연구가인 연세대 오영섭 연구교수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 다룬 신미양요 당시 미국인 조선 땅에 들어와 있는 것처럼 묘사된 상황들과, 극중 고애신(김태리)이 화승총이 아닌 연발총을 사용한 것은 실제와 다르다는 것이었다.또 오영섭 교수는 고애신이 미국인을 암살에 엮이기도 하는데 “그 당시에는 의병이 미국인들에게 적대적인 감정을 갖고 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런 고증의 잘못에도 불구하고 오영섭 교수는 이 드라마가 다루는 ‘구한말이라는 역사적인 상황’에서 의병들이 “나라를 구하기 위해 벌인 노..
반가운 신인 양세종·박혜수, 호평도 혹평도 자양분 삼아야신인 연기자가 자기 존재를 드러내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연기 경험이 상대적으로 일천할 수밖에 없는데다 배역 또한 존재감 있는 경우는 흔치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SBS 수목드라마 에 나란히 등장한 신인, 양세종과 박혜수는 다르다. 그들은 신인이지만 꽤 중요한 배역을 맡았다. 박혜수는 사임당의 젊은 시절 역할을 맡았고, 양세종은 그 시절과 그녀와 사랑에 빠지는 이겸 역할과 현대로 넘어와 서지윤(이영애)과 과거 사임당의 행적을 추적해가는 조교 역할을 동시에 맡았다. 흥미로운 건 두 신인배우들이 모두 최근 들어 활발한 활동을 시작하고 있다는 점이다. 박혜수는 로 먼저 얼굴을 알렸지만 SBS 에 출연한 후 JTBC 에서 호평을 받았고 tvN 에선 주인공..
, 이것이 진정한 엔딩의 정석 본래 20부작이지만 충분히 연장도 고려할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시청률이 30%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었고 실제로 지금 같은 흐름으로 몇 회만 더해져도 그 수치는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게다가 연장방송은 시청자들이 요구하는 것이었다. 그만큼 SBS 는 답답한 고구마 현실에 한 사발 사이다 같은 드라마였으니. 하지만 는 연장방송을 선택하지 않았다. 제 아무리 안팎으로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해도 제대로 준비해놓은 밥상이 20부작이었기 때문이다. 그 이상을 하려면 20부작에 맞춰진 꽉 짜인 밥상의 요리들을 흩트리거나 빼서 다음 밥상에 올리는 식이 될 수 있었다. 대부분의 연장방송된 드라마들이 그러한 것처럼. 하지만 그렇다고 시청자들의 요구를 외면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래서 ..
고구마 시국 날려준 사이다 낭만 드라마 “그냥 닥치고 조용히 내려와! 추하게 버티지 말고 내려와서 네가 싼 똥 네가 치워. 됐냐?” 어째서 이 평범해 보이는 대사는 이토록 다른 뉘앙스로 들리게 된 걸까. 이 대사는 SBS 에서 김사부(한석규)가 도윤완(최진호) 원장에게 던지는 일갈이다. 도원장은 과거 자신이 조작한 대리수술의 증거들을 김사부가 내놓자, 자신이 병원장직을 유지하게 되면 돌담병원을 외상전문센터로 해주겠다는 거래를 제안한다. 하지만 그 제안을 일언지하에 거부하자 그럼 “원하는 게 뭐냐”고 묻는 도 원장에게 김사부가 던지는 속 시원한 한 마디. 이 대사 한 마디에는 어째서 우리가 라는 드라마에 그토록 빠지고 열광했던가가 들어 있다. 그것은 이 드라마가 하려는 이야기가 지금의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
, 유연석과 강동주의 평행이론 잘 되는 드라마에는 좋은 캐릭터들이 많기 마련이고, 좋은 캐릭터들은 그걸 연기하는 연기자들의 잠재력을 깨워준다. SBS 월화드라마 의 강동주라는 캐릭터와 그 캐릭터를 연기하는 유연석이 그렇다. 드라마 속에서 강동주의 성장이 놀라운 것처럼, 그걸 연기해내는 유연석이란 연기자의 성장 또한 놀랍다. 아버지가 수술을 받지 못한 채 돌아가신 것에 대해 울분을 터트리던 강동주라는 아이는 어느 새 훌쩍 자라 의사가 되었고, 힘이 있어야 진실도 밝힐 수 있다며 성공을 꿈꾸었다. 하지만 기회를 잡기 위해 무리하게 한 수술의 실패로 인해, 거대병원에서 돌담병원으로 좌천된 그는 김사부(한석규)를 만나게 되면서 의사의 새로운 길을 걸어가게 된다. 이 가 갖고 있는 강동주의 이야기는 고스란히 연기..
현 시국을 예감한 듯, 가 정조준한 것들 “참 이상하죠? 우리 모두가 도윤완이 틀렸다는 걸 아는데, 지금 누가 잘못하고 있다는 걸 다 아는데, 왜 그는 지금도 저 자리에서 저렇게 막강한 힘을 갖고 있는 걸까요?” SBS 에서 돌담병원의 여원장(김홍파)이 툭 던지는 이 말 한 마디는 의외로 현 시국과 중첩되면서 묘한 울림을 만들어낸다. 가 가끔 이런 대사를 누군가의 캐릭터를 통해 던질 때마다 문득 문득 놀라게 된다. 이 드라마는 현 시국을 예감이라도 했던 걸까. “돈이 실력이고 부자 엄마가 스펙이고 다 좋은데, 그래도 최소한 양심이 뭔지는 알아야 하지 않겠니?” 6중 추돌 사고 에피소드에서 사고를 내고도 부모가 권력자라고 그 치마폭에 숨는 2세에게 윤서정(서현진)이 던지는 이 일갈은 또 어떤가. 현 시국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