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이승기 (55)
주간 정덕현
밝은 이승기, 어둠까지 품는다면 이승기에게 는 그가 연기에 도전했던 이전 작품들과는 다르게 다가올 것이다. 물론 첫 연기 경험이었던 의 황태자 역이나, 그에게 트리플 크라운의 영광을 안겨준 의 선우환 역, 그리고 코믹 연기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던 에서의 차대웅 역에서 모두 이승기는 무난한 연기를 보여주었다. 아니 무난하다기보다는 호평이었다. 거기에는 당시 이승기가 갖고 있는 독특한 위치가 한 몫을 차지했다. 즉 이승기는 본격적인(?) 배우는 아니었다. 가수가 본업이었고 을 통해 가수 이외에 예능인으로서의 새로운 매력을 드러내는 중이었으며, 여기에 배우라는 새로운 도전을 성공적으로 치르고 있다는 것이 호평으로 이어졌을 뿐이었다. 하지만 의 이재하 역할을 연기하는 이승기는 상황이 이때와는 다르다. 이승기는 사..
가수가 연기하고, 배우가 웃기는 시대 사실 몇 년 전만 해도 가수들의 드라마 진출은 혹독한 신고식을 치러야 하는 일이었다. 물론 지금도 연기 못하는 가수들은 이른바 연기력 논란을 겪기도 하지만 적어도 이제 가수들이 주인공을 맡는다는 그 사실 하나로 비판을 받지는 않게 되었다. 그만큼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가수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고, 또 성공사례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승기와 박유천은 드라마로 간 연기돌의 좋은 예다. '더킹 투하츠'에서 이승기는 깐족대면서도 때론 위엄을 보여주는 왕제 역할을 잘 소화해내고 있고, '옥탑방 왕세자'에서 박유천은 현대로 온 조선의 왕세자 역할을 코믹하게 보여주고 있다. '해를 품은 달'에서 주목받고 '적도의 남자'에서 매력이 확인된 임시완, '사랑비'와 '패션왕'에서 각각..
'더킹 투하츠', 이승기에 맞춤인 이유 '더킹 투하츠'에서 재하(이승기)는 왜 항아(하지원) 앞에서 자꾸만 마음이 변덕을 부리는 걸까. 자신을 거부한 항아에게 철저히 복수하겠다며, 그 마음을 빼앗은 후 헤어져 평생 잊지못할 상처를 주겠다는 엉뚱한 계획을 세우고 실제 실행에까지 옮기지만 재하는 막상 자신을 향해 돌진해 들어오는 항아를 보고는 마음 한 구석이 찜찜해진다. 거기서 진심을 봤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용히 우리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이라고 말하려는데, 불쑥 항아가 "약혼을 하겠다"고 하자 또 마음이 바뀐다. "너랑 왜 내가 약혼을 하겠냐"며 독설을 날린다. 도대체 왜 재하는 이토록 변덕이 심한 걸까. 사실 이 부분은 이 드라마의 제목하고도 관련이 있다. 재하의 갈등은 항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 수시..
연기력 논란 없는 그들, 캐릭터가 답 도대체 이들은 언제부터 이렇게 연기를 잘했나. '더킹 투하츠'의 이승기와 '옥탑방 왕세자'의 박유천 얘기다. 흔히 가수들의 연기 도전에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것이 연기력 논란이다. 하지만 이승기와 박유천의 경우, 논란이 아닌 호평이 대부분이었다. 물론 연기를 대단히 잘한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캐릭터에 대한 몰입은 충분히 느낄 수 있게 해주고 있고, 또 상대적으로 적은 연기경력에도 불구하고 매 편마다 일취월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도대체 그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 '찬란한 유산'에서 정극연기를 경험하고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의 코미디를 거친 이승기에게 '더킹 투하츠'의 재하라는 캐릭터는 코믹함과 진지함을 둘 다 갖고 있다는 점에서 도전이면서도 발전의 기회가 된다...
'강심장'과 '스타킹', 연명만이 최선일까 강호동의 잠정은퇴로 가장 큰 충격을 입은 방송사는 KBS도 아니고 MBC도 아닌 SBS다. KBS의 '1박2일'은 강호동의 빈자리를 나머지 연기자들과 제작진들이 충분히 채워주었고, MBC '무릎팍도사'의 빈자리는 '라디오스타'가 확실히 메워주었다. 하지만 SBS의 '강심장'과 '스타킹'은 다르다. 강호동의 빈자리는 너무나 컸고 그 여파는 아직도 진행형이다. '강심장'은 본래부터 강호동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다. 20여 명의 게스트와 맞설 수 있는(?) MC로 강호동 만큼 적합한 인물은 없었다. '강심장'이 추구하는 강한 토크, 심장을 뛰게 하는 토크의 이미지와도 잘 어울렸다. '강심장'은 그래서 그 '강'의 의미가 온전히 강호동을 떠올리게 하는 토크쇼..
'SBS연예대상', 어떻게 모두를 배려했나 방송3사 연예대상 중 맨 마지막에 했기 때문일까. 올해 'SBS연예대상'은 방송3사 연예대상 중 그나마 가장 논란이 적은 시상식이 되었다. 'KBS연예대상'의 대상이 애초 후보에도 없던 '1박2일' 팀 전원에게 돌아감으로써 거센 반발에 직면하게 됐고, 'MBC연예대상'이 대상을 개인이 아닌 '나는 가수다'에게 주자 생겨난 '무한도전' 팀의 상대적인 박탈감으로 인해 논란을 겪은 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KBS연예대상'이 너무 배려가 없었던 반면, 'MBC연예대상'이 너무 퍼주기식으로 시상을 했던 것도 문제가 되었지만, 'SBS연예대상'은 그런 비판 또한 빗겨가게 됐다. 그렇다고 'SBS연예대상'이 여느 시상식과 크게 달랐던 것은 아니다. 여전히 한 해 고생한..
골방도 막을 수 없는 '1박2일'의 즐거움 여행 가서 비오면 뭘 할까. 어디 가볼만한 곳이 있어도 돌아다니기 뭐 하고 그렇다고 방구석에만 콕 박혀 뒹굴자니 어딘지 허전하고. '1박2일'이 떠난 영월 가정마을의 하룻밤은 그 답을 알려준다. 떠나는 과정에서 정확한 시간에 도착하는 미션을 치른 것을 빼고, 가정마을 편은 그들이 머문 베이스캠프를 떠나지 않았다. 심지어 비가 추적추적 내리자 카메라가 머문 곳은 다섯 사람이 누우면 꽉 차는 작은 방이 전부였다. 여기서 과연 예능이 가능할까? 가정마을편은 적어도 '1박2일'이라면 그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한 회였다. 작은 방에서 갑자기 떠오른 이수근의 아이디어는 즉석에서 올림픽(?)을 연출하게 했다. 코끼리 코로 열 바퀴를 돈 후 벽에 만든 과녁에 검지로 인주..
경계 해체의 시대, 당신의 선택은? 이승기는 가수일까 연기자일까 아니면 예능인일까. 최근 새 앨범을 낸 김종민은 가수일까 예능인일까. UV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유세윤은 개그맨일까 가수일까. TV 예능 프로그램을 장악하고 있는 아이돌들은? '제국의 아이들'의 광희는 아이돌 가수가 맞을까. 과연 노래 못하는 가수를 가수라고 부를 수 있을까. 왜 '1박2일'에서 강호동과 이수근은 그토록 "우린 코미디언 아이가!"하고 외치는 걸까. 사실상 장르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연예인들은 한 가지 영역에서 다른 영역으로 점점 확장해나가고 있지만, 이런 변화 속에서 정체성 혼란을 느끼고 있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이것은 연예인 당사자들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그걸 바라보고 있는 대중의 혼동이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유난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