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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폭력과 금력 미화하는 , 뭐가 문제일까 때로는 드라마 작가에게 능력이 오히려 독으로 비춰질 때가 있다. 이 그렇다. 드라마만을 놓고 보면 은 재벌2세와 가난한 여자 사이에 벌어지는 전형적인 신데렐라 스토리다. 지금껏 김은숙 작가가 계속 해왔던 이야기의 반복이고 또 가장 잘 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나 너 좋아하냐?” 같은 김은숙 작가 특유의 대사 톤도 여전하고, 밀고 당기며 때론 아프고 때론 달달하게 이어지는 멜로 역시 꽤 강한 극성을 만들어낸다. 특히 이민호, 박신혜, 김우빈, 강민혁 같은 아이돌 스타들의 존재감은 어찌 보면 늘 봐왔던 김은숙 표 멜로의 역할 놀이에 강력한 힘을 부여한다. 어찌 보면 이들이 있어 드라마가 갖고 있는 비현실적인 구석들, 이를 테면 지나친 우연의 반복이나 제국고등학교 같은..
할배들, 할매들보다 훨씬 보여줄 게 많다 항간에는 의 할매판으로 불리는 . 평균나이 68세의 중견 여배우 4인방이 이태곤과 함께 여행을 떠나는 콘셉트다. 이미 그대로 베낀 게 아니냐는 논란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 방송이 나오지 않은 터라 뭐라 말하긴 어렵다. 다만 이 할머니들이 여행을 떠나는 콘셉트가 과연 괜찮은 기획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질 수는 있다. 과연 는 같은 재미와 의미를 뽑아낼 수 있을까. 김영옥(75), 김용림(73), 이효춘(63), 김수미(61). 일단 김수미를 제외하고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그다지 얼굴을 볼 수 없었던 중견 여배우들이다. 김수미는 같은 젊은 취향의 예능에도 출연한 바 있어 젊은 세대들에게는 괜찮은 기대감을 만드는 게 사실이다. 김용림도 에 나온 적이 있지만 그다지 예능적인 ..
진정성 찾은 '정글', 이젠 재미를 찾아야 뉴질랜드편은 여러모로 많은 아쉬움을 남기고 끝을 맺었다. 박보영의 소속사 대표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 몇 줄이 지금껏 이 진정성으로 쌓아놓은 공든 탑을 하루아침에 무너뜨렸기 때문이다. 따라서 뉴질랜드편은 진정성을 의심할만한 조금치의 의혹도 남겨서는 안 되는 상황에 놓여졌다. 편집은 투박해질 수밖에 없었다. 첫 회부터 사전 답사하는 장면을 미리 보여줘야 했고 중간 중간에도 자막 등을 통해 ‘관광이 가능한 지역이나 전문가이드가 반드시 따라야 함’ 같은 고지를 붙여야 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또 누구나 다 갈 수 있는 관광지나 여행하고 왔다는 식으로 호도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똑같은 관광지를 간다고 하더라도 그 곳을 어떤 방식으로 체험하느냐에 따라 그 강도나 ..
, 공감 너머 개념 예능이 뜬다 예능은 무조건 재미있으면 된다? 천만의 말씀이다. 물론 예능에서 재미는 필수적인 요소일 것이다. 하지만 최근 의 폐지와 그 이후에까지 여전히 여진이 멈추지 않는 혼수 방송 논란은 예능이 단지 재미만을 추구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는 것을 잘 말해준다. 아마도 좀 더 비싼 혼수품을 걸고 하는 게임은 그만큼 더 자극적인 재미를 줄 수 있으리라 믿었을 지도 모른다. 그래서 일종의 상황극을 연출했을 가능성도 높다. 하지만 그것이 진짜가 아니라 상황극에 불과했다고 하더라도 이것을 그대로 방영했다는 것은 대중들의 정서를 염두에 두지 않은 제작진의 큰 실수가 아닐 수 없다. 예능에서 재미만큼 중요해진 것이 개념이 되었다. 그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바로 이다. 이 특별한 예능 프로..
, 재미있지만 부족한 2% 이 거창한 제목의 드라마, 왜 제목처럼 되지 못할까. 아마도 이 그저 그런 드라마라면 이런 질문은 쓸데없는 일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궁금증이 드는 것은 이 드라마가 꽤 재미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대본도 탄탄하고 연출도 나무랄 데 없으며 연기도 좋다. 그런데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이렇게 잘 만든 드라마도 흔치 않은데 왜 시청률은 좀체 오르지 못하는 것일까. 물론 작금의 시청률이라는 게 그 드라마의 인기를 정확히 말해주는 척도가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에는 대중적으로 부족한 2%가 존재한다. 그것은 대중들이 정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이다. 애매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이렇게 질문으로 바꾸면 좀 더 명쾌해진다. 왜 대중들이 굳이 다른 드라마가 아니라 을 봐야 할까...
'무한도전'이 재미를 통해 의미를 전하는 방식 '무한도전' 스피드 특집은 정체모를 목소리의 지시에 의해 긴박하게 흘러가는 미션으로 이어졌다. 차가 폭파되는 장면을 눈앞에서 목격하고 단서들을 찾아다니는 미션은 출연진들을 미궁 속으로 빠뜨렸다. 이것은 시청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아무런 연관성 없는 미션들이 나열되어 있는 것 같았고, 중간에 노홍철의 차량이 폭파되는(물론 장난이었지만) 장면은 심지어 충격적이었다. 마지막에 이르러 이 모든 단서들이 '독도'와 연관되어 있다는 암시들이 잠깐 나왔지만, 프로그램에서는 이 의미에 대한 어떤 언급을 해주는 자막도 끝내 없었다. 하지만 프로그램이 끝나고 '무한도전' 스피드 특집이 사실은 '독도 특집'이었다는 것은 시청자들에 의해 의미가 부여됐다. 물론 이것은 제작진이 의도..
강호동 떠난 자리, '런닝맨'이 차지하나 주말 저녁은 예능 프로그램들이 격돌하는 시간이지만 이 시간대의 예능프로그램들이 모두 웃음을 주는 건 아니다. '남자의 자격'은 웃음보다는 감동을 택했고, '나는 가수다'는 노래의 즐거움을 택했다. 이제 예능 프로그램은 웃음만이 아닌 다양한 스토리를 전해준다는 것을 주말 예능이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그래서일까. 온전히 웃음을 추구하는 '런닝맨'이 도드라져 보이는 것은. '런닝맨'은 전형적인 게임 버라이어티쇼다. 출연자들이 어느 장소에 집결해서 미션을 두고 한바탕 게임을 벌이면서 해프닝이 벌어진다. 이미 캐릭터가 확고히 잡혀있는 출연진들은 그 상황 속에서 일종의 캐릭터라이즈드쇼를 통해 웃음을 만들어낸다. 따라서 특별한 감동 포인트가 있을 리 없다. 그저 게임..
'일밤', 재미만큼 공감으로 정체성을 구축해야 공익예능을 벗고 '일밤'은 재미로 무장했다. '뜨거운 형제들'은 아바타라는 새로운 장치를 들고 나와 가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재미를 선보였고, '오늘을 즐겨라'는 예능에는 첫출연 하는 신현준과 정준호를 내세워 상황극과 리얼 사이의 재미를 만들어냈다. 공익이라는 대의만으로는 예능 프로그램의 기본인 웃음을 전달할 수 없다는 한계를 인식한 듯, '일밤'은 어떻게 하면 웃음을 줄 수 있을까에 골몰했다. 실제로 웃음이라는 측면만 놓고 보면 이 두 프로그램은 꽤 강력하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다. 아무리 재미있게 만들어도 시청률이 오르지 않는다. 한때 '뜨거운 형제들'이 10%대의 시청률에 도달하면서 '일밤'을 재점화시킬 것으로 고무된 적도 있었지만, 지금 '일밤'의 시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