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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 정의와 진실을 빙자한 끝없는 난타전의 현실 이것은 난타전이다. 한쪽에서 스트레이트를 날리면 다른 한쪽에서는 어퍼컷을 올린다. 주먹이 날아갈 때마다 피가 튀고, 맞은 자는 휘청거리지만 금세 자세를 잡고 회심의 일타를 날린다. 게다가 이 난타전의 주인공은 절박하다. 시간이 정해져 있다. 그 시간 내에 상대방을 넘어뜨리지 않으면 자신은 허망하게 링을 내려와야 한다. 드라마 는 바로 이 권력의 링 안에서 벌어지는 난타전이다. 제 멋대로 해석되고 활용되고 이용되는 법은 스트레이트이자 어퍼컷이고, 국민의 여론을 만들어내는 언론은 카운터펀치가 된다. 시한부 판정을 받은 박정환(김래원)과 그와 함께 하게 된 전처 신하경(김아중)이 한 편이라면 서로의 약점을 쥔 채 동거에 들어간 이태준(조재현) 검찰총장과 윤지숙(최..
이럴 때일수록 더 빛나는 '그것이 알고 싶다'의 존재감 “사회 정의를 위해 그렇게 했다.” 가 조명한 주차요원을 무릎 꿇게 한 이른바 ‘백화점 모녀’는 그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사회 정의’라는 말이 이렇게 엉뚱하게도 사용될 수 있다는 걸 알게 해주는 말이었다. 그녀에게 사회 정의란 결국 돈이었다. 하루에 7백만 원을 백화점에서 쓸 수 있다는 그 금력이 그녀들에게는 권력이자 정의였던 것. 무릎 꿇으라고 무릎을 꿇었던 주차 아르바이트 요원들의 이야기를 접한 대중들은 ‘청년의 패기’를 얘기하며 거부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했지만, 그 청년의 당장 내야할 ‘등록금 걱정’을 들어보니 쉽게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가 순순히 무릎을 꿇은 것은 백화점 모녀가 아니라 돈이었다. 한 사람은 돈이 없어 무릎을 꿇고..
'힐러', 지창욱의 사랑, 유지태의 성장 에 출연하는 박상원은 과거 송지나 작가의 에서 강우석 검사로 나왔었다. 는 80년대 격동의 시절을 태수, 혜린, 우석 같은 젊은이들의 사랑과 우정으로 그려내면서 당시로서는 ‘귀가시계’라고 불릴 만큼 사랑받았던 드라마다. 그 때의 번듯했던 박상원은 그러나 에서는 김문식이라는 악역이다. 겉보기엔 성공한 사업가 정도로 보이지만 그는 지금의 아내를 얻기 위해 과거 끔찍한 일을 저질렀다. 그 아내의 아이를 내다버린 것. 그 때의 고통으로 심적 트라우마를 갖고 성장한 영신(박민영)을 김문식의 동생인 김문호(유지태)가 찾아내고 보호하려 한다. 그 사이에 김문호가 영신을 찾고 보호하기 위해 고용한 힐러 정후(지창욱)는 그녀에게 점점 빠져든다. 에는 80년대 “독재 타도”를 외치..
, 왜 굳이 박신혜와 진경을 대립시켰을까 과거 공장에서 커다란 화재사건이 벌어졌고 구조작업을 위해 소방관들이 투입되었지만 폭발사고로 모두 사망했다. 사고의 원인을 밝히는 일이 더 중요한 일이었지만 언론의 방향은 이상하게도 구조작업에 투입시킨 소방관 대장 기호상(정인기)에게 집중되었다. 그가 죽지 않고 살아남았다는 루머는 기호상과 그의 가족들을 순식간에 희생양으로 몰았고 사고의 원인 따위는 잊혀지게 만들었다. 그리고 13년 후 그 때와 유사한 사건이 벌어진다. 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벌어져 사망자들이 나왔는데 이상하게도 사건은 사고의 원인이 아니라 그 날 신고를 받고 왔다가 그냥 돌아간 경찰관 안찬수(이주승)의 안전불감증에 집중되었다. 팩트는 없고 추정이 마치 실제처럼 보도되는 과정에서 본말은 전도되고 무고한..
정의와 진실, 요즘 대중들의 갈망 “센 놈들 잡으려면, 뭐가 필요한지 아냐. 다른 힘센 놈의 허락이다.” 의 문희만(최민수) 부장검사는 만류에도 불구하고 수사를 강행하려는 구동치(최진혁)에게 이렇게 일갈한다. 이 대사 속에는 우리네 검찰이 처한 쓰디쓴 현실이 묻어난다. 정의를 구현해야할 검찰이 사실은 권력에 의해 휘둘리는 모습을 의 문희만(그래서 이름이 의미심장하다) 부장검사는 보여준다. “검사는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 외부에 공표할 수 없다. 죄송하다.” 에서 검찰총장의 인사청문회에 서게 된 신하경(김아중)은 결국 눈물을 머금고 총장의 비리를 폭로하지 못했다. 전 남편이 자신이 데리고 살고 있는 딸 예린이(김지영)의 양육권을 갑자기 들고 나오며 그녀를 협박했기 때문. 이 장면 속에는 검찰이라는 조직이 ..
, 이종석의 말, 윤균상의 칼 자신의 실제 이름을 숨긴 채 기자가 되어 억울한 아버지의 죽음과 거짓보도를 한 기자들을 밝히려는 최달포(이종석). 그리고 거짓말을 한 자들을 자신의 손으로 직접 처단하는 그의 형 기재명(윤균상). 이 두 사람의 교차편집으로 이뤄진 5회의 마지막 몇 분은 팽팽함과 절절함이 극에 달한 시간들이었다. 거짓말로 자신의 가족을 파탄 낸 세상에 대한 복수를 위해 한 사람은 펜(말)을 들었고, 다른 한 사람은 칼을 들었다. 그토록 증오하던 기자라는 존재는 최달포에게는 결국 진실을 밝히기 위해 반드시 되어야 하는 그런 존재가 되었다. 한편 아버지의 허망한 죽음을 알게 된 그의 형 기재명에게 남은 건 복수뿐이다. 하지만 이 두 사람이 헤어진 형제라는 사실은 이들의 또 다른 비극을 예고한다...
, 이 청춘들이 처한 현실 과연 옳은가 SBS 에서 최인하(박신혜)는 ‘피노키오 증후군’이라는 이유로 MSC 입사 시험 최종 면접에서 떨어진다. 거짓말을 못한다는 건 기자로서 결격사유에 해당한다는 것이 이유. 그녀를 떨어뜨린 MSC 보도국의 에이스이자 그녀의 엄마이기도 한 송차옥(진경)은 이렇게 말했다. “무수한 거짓말들 위에 떠오르는 게 진실”이라고. 이것은 아마도 우리네 언론이 가진 현실일 것이다. 일단 보도 아이템을 만들기 위해서는 거짓말이 아니라 그 이상도 해야 하는 게 작금의 언론이다. 과거 송차옥이 보도를 좀 더 ‘임팩트’ 있게 만들기 위해 아이들이 사고를 당한 현장에서 아이 신발(사실은 마트에서 산)을 들고 리포트를 하거나, 홍수보도를 하면서 무릎밖에 물이 안차는 데도 무릎을 꿇고 허리까지 ..
미화도 폄하도 없는 의 검찰 MBC 이 다루고 있는 건 검찰이다. 흔히들 ‘떡검’ 같은 표현으로 얘기되듯 검찰에 대해 일반 대중들이 갖고 있는 정서는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그곳은 왠지 권력형 비리가 연루된 것처럼 보이고, 때론 정치가 정의를 덮어버리는 곳처럼 보이기도 한다. 실제로도 그런 일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니 대중들의 이런 생각이 그리 틀린 것만도 아니다. 검찰은 대중들에게는 ‘오만과 편견’이 뭉뚱그려진 어떤 집단처럼 다가온다. 검사를 다루는 드라마가 많이 나오지 않고(변호사는 많다), 나온다고 해도 그리 긍정적으로만 그려지지 않는 건 그래서다. 자칫 검사들을 감싸주고 비호하는 이야기가 나왔다가는 시청자들의 비난만 사기 쉽다. 그렇다고 검사를 주인공으로 세워놓고 폄하하는 이야기를 하기도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