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좀비 (19)
주간 정덕현
'써치', 비무장지대 좀비 시도 참신했지만 남는 아쉬움들 비무장지대라는 전 세계 유일한 공간을 가져와 그 속에서 탄생한 괴생명체와의 사투를 다룬 OCN 드라마틱 시네마 는 이제 마지막 10회만을 남겨 놓고 있다. 좀비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 장르의 특징들을 가져온 '유사 좀비'로서 괴생명체는 그 탄생 자체가 남북한의 분단 상황이 빚어낸 것이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남측으로 귀순하려는 북한의 핵 전문가가 갖고 내려오던 물질에 의해 탄생한 괴생명체가 군부대는 물론이고 민간인 마을까지 공격해 들어오는 상황은 여러모로 우리네 분단의 비극을 은유하는 면이 있어서다. 결국 괴생명체는 하나가 아니라 둘이었고, 그 중 하나는 1997년에 있었던 비무장지대에서의 총격사건 이후 월북한 것으로 되어 있던 용동진(장동윤) 병..
'써치', 멜로가 죄는 아니지만, 굳이 멜로 없어도 충분한 멜로가 죄는 아니지만, 굳이 멜로가 없어도 충분히 괜찮을 법한 드라마가 있다. 팽팽한 긴장감과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 전개만으로도 이제 장르물에 익숙한 시청자들은 더 열광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OCN 드라마틱 시네마 가 딱 그렇다. 이 작품이 흥미로운 건 좀비 장르의 보편적인 재미를 주는 괴생명체라는 소재에 비무장지대라는 우리식의 차별적인 요소가 더해져 있어서다. 민간인들이 들어가지 않은 천혜의 자연 속에서 탄생한 괴생명체와 군인들의 피 튀기는 대결은 그래서 영화 의 공포감을 유발하고, 여기에 겹쳐진 남북한 대치국면은 상황을 더 쫄깃하게 만들어준다. 처음에는 비무장지대에서 출몰하던 괴생명체가 DMZ내 민간인이 거주하는 천공리 마을에 출몰..
'좀비탐정', 최진혁보다 더 좀비 같은 인간군상이라니 이른바 서구에서 시작된 '좀비 장르'에서 좀비들은 '박멸의 대상'이다. 코로나19처럼 단 하나의 좀비가 존재해도 순식간에 세상은 좀비 떼들로 가득 채워진다. 그러니 마지막 하나까지 제거해야 인간이 생존할 수 있다. 그런데 KBS 월화드라마 의 좀비 김무영(최진혁)은 그런 좀비들과는 사뭇 다르다. 이미 죽었다 살아나 좀비가 되었지만 스스로는 인간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인간이 인간을 먹는 좀비의 본능을 억누르고 어떻게든 인간 세상에 적응하려 노력하고, 무엇보다 자신이 왜 죽게 됐는가를 궁금해 한다. 반면 생존을 위해 맡은 사건의뢰에서 단식원에 들어간 강고은(박선영)의 딸 김윤주(권영은)를 구해내기 위해 그 곳에 들어간 김무영은 그 곳에서 은밀히 벌어지고..
'좀비탐정', 코미디지만 웃을 때마다 느껴지는 짠내의 정체 이렇게 웃기는 좀비가 다 있나. 아마도 KBS 새 월화드라마 을 본 시청자라면 그간 좀비 장르들과는 너무나 다른 좀비에 적이 당황스러웠을 지도 모르겠다. 이른바 K-좀비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우리네 좀비 장르물이 해외에서도 주목받고 있는 현재, 의 좀비(최진혁)는 무섭다기보다는 우습다. 어떻게 누군가에 의해 죽게 됐는지도 알 수 없는 상태에서 깨어난 좀비는 이나 그리고 등에 등장하는 좀비들처럼 활기차지가(?) 않다. 빨리 가려고 해도 느릿느릿 몸이 굼뜨고, 돌을 던지려 해도 힘이 없다. 배가 너무나 고파 결국 혼절하는 상황에 이르러야 눈이 빨개지고 깨어나 보면 자신도 모르게 죽어있는 동물들을 발견한다. 이러니 요즘 좀비라면 달리는 건 기본이요, ..
'#살아있다' 흥행으로 유아인·박신혜가 진짜 살려낸 건 지난 24일 개봉한 영화 가 100만 관객을 넘겼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첫 100만 관객 돌파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뚝 끊겨버렸던 영화관 발길이 이 영화로 인해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는 건 아닌가 영화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가 이 같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건 먼저 코로나19 시국이 장기화되면서 철저한 사전방역과 검사, 마스크 쓰기 그리고 극장 내 좌석 간 띄어 앉기 같은 예비책을 통해 극장에서의 영화 보기가 어느 정도는 용이해졌다는 관객들의 판단이 생겼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런 예비책보다 더 중요한 건 영화가 그만큼 관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유인이 충분한가 하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는 확실히 코로나 시국에 더 관객들의 호기심..
‘킹덤2’ 이 시국이어서 더 의미심장해진 이야기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즌2가 돌아왔다. 시즌1이 방영된 지 1년 2개월만이다. 사실 우리에게 이런 휴지기를 갖고 이어지는 시즌제 드라마는 낯설 수 있지만, 는 충분히 그 기다림을 상쇄시켜줄 만큼의 가치를 보여줬다. 완성도 높은 대본과 압도적인 스케일의 연출 그리고 더 깊어진 연기들이 ‘조선 좀비’의 귀환에 충분히 환호할 수 있게 해줬다. 시즌1의 이야기는 죽었다 살아난 왕으로부터 지율헌으로 어떻게 좀비 창궐의 역병이 전파되는가에 대한 것이었다. 영상대감 조학주(류승룡)는 이 모든 일들의 진원지로 권력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 죽은 왕을 생사초로 되살리는 악의 근원으로 등장했다. 세도가들이 제 핏줄에 집착할 때 학정과 흉년으로 굶주린 백성들은 역병에 감염된 인육..
'킹덤' 김은희 작가의 조선 좀비 캐릭터 특별한 이유김은희 작가의 신작 드라마 에 대한 반응은 호불호가 엇갈린다. 넷플릭스를 통한 전 세계 동시 방영. 해외 반응은 폭발적이지만 우리네 반응은 이와는 조금 다르다. 그 이유는 지역적 차이에서 비롯된다. 김은희 작가는 누가 뭐래도 국내 드라마 작가 중 누구나 기대할 수밖에 없는 최고의 작가다. 로 그 기대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국내 드라마 하면 떠올리는 멜로드라마나 가족드라마가 아니라 장르물로서 이만한 성취를 만들어내는 작가를 찾기가 어려웠던 게 사실이다, 대부분의 한류 드라마라고 하면 늘상 떠올리는 게 멜로 아니면 가족이다. 그런데 장르드라마로도 확실한 우리만의 색깔을 지니면서 미드와 비교해도 손색이 전혀 없는 완성도를 갖는 드라마. 그 새로운 장르극의 가..
'킹덤'이 열어놓은 조선판 좀비세상, 시즌1은 시작일 뿐(본문 중 드라마 내용에 대한 누설이 있습니다. 드라마를 시청하실 분들은 참고 바랍니다.) 죽은 왕을 되살리려는 욕망에서부터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죽은 자를 살릴 수도 있다는 생사초. 그걸로 살아난 왕은 그러나 괴물이 되어버린다. 죽었지만 살아난 왕. 그리고 살아났지만 죽은 왕. 의 전제가 되는 이 설정은 그 자체가 상징적이다. 한 나라의 운명을 쥐고 있는 자가 살아있어도 산 자의 역할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이 그 나라 전체를 얼마나 피폐하게 만드는가 하는 건 굳이 조선이 아니어도, 또 좀비라는 특이한 존재들이 아니어도 우리는 근현대사를 통해 알고 있지 않은가.좀비는 ‘죽었지만 살아 움직이는 존재’라고 볼 수도 있지만 반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