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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자체발광’ 고아성, 호모인턴스 현실의 자화상스펙이 이게 뭐냐는 노골적인 면접관 앞에서 그녀는 말문이 막힌다. 성적은 좋지만 면접관은 ‘성적만’ 좋다고 폄하한다. 즉 성적은 기본이라는 것이고 그 위에 갖가지 스펙이 더해져야 비로소 면접 볼 자격이 있다는 식이다. 매일 같이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느라 또 다른 스펙을 쌓는다는 건 언감생심이고 그나마 그 와중에도 좋은 성적을 유지했다는 걸 봐주는 면접관은 없다. MBC 수목드라마 의 은호원(고아성)은 그렇게 무려 100번째 면접을 보고 떨어졌다. 그런데 101번째 면접에서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하필이면 이전 면접에서 그녀의 스펙을 노골적으로 비하한 면접관 서우진(하석진)이 옮긴 회사에서 또다시 그와 면접을 보게 된 그녀는 사실상 포기상태로 할 말을 하고는 ..
풍자가 돌아오니 의 진면목이 보인다 “온 우주의 기운을 모으는 자세.” tvN 에 나온 솔비는 오프닝에서 행위예술의 한 포즈를 취해보이며 그렇게 말했다. 최순실이 개입했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에 등장했던 황당한 문구, ‘우주의 기운’을 대놓고 풍자한 것. 하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는 방송 내내 ‘최순실 게이트’로 국정농단 사태를 빚고 있는 현 시국을 코너마다 신랄하게 풍자해냈다. 로마 공주라 불리는 이 날의 호스트 솔비에 맞춘 코너로 보이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는 갑자기 유세윤이 켄타우로스 분장을 한 채 등장해 “프라다”를 외쳤다. 그러면서 “너희들도 빨리 우리 엄마 신발 찾아봐”라고 말해 이번 사태에서 화제가 됐던 최순실의 ‘프라다 신발’을 풍자했다. 제우스 분장을 한 신동엽이 그의 뺨을 ..
외국인 근로자와 청년 실업은 어떻게 만났나 육상효 감독의 영화는 어딘지 사람 냄새가 난다. 첫 단편작이었던 '슬픈 열대'가 그랬고, 시나리오로 청룡영화상, 대종상, 백상예술대상에서 상을 받았던 '장미빛 인생'이 그렇다. 그는 사회의 그늘 속에 가려진 낮은 존재들을 프레임 속에 넣어 그들이 얼마나 반짝반짝 빛나는 존재인가를 보여준다. '방가 방가'가 비추는 그늘은 두 가지다. 하나는 지옥 같은 취업전쟁 속에 스펙 없이 내던져진 고개 숙인 청춘이고, 다른 하나는 인권 사각지대에 놓여진 외국인 근로자들이다. 영화는 마치 '폭소클럽'에서 "사장님 나빠요"하고 외국인 노동자를 흉내냈던 블랑카(정철규)처럼 외국인 특유의 말투가 주는 웃음에서 시작한다. 하지만 그 자리에 누가 봐도 한국 사람인 김인권이 얼굴을 들이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