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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고구마 시국 날려준 사이다 낭만 드라마 “그냥 닥치고 조용히 내려와! 추하게 버티지 말고 내려와서 네가 싼 똥 네가 치워. 됐냐?” 어째서 이 평범해 보이는 대사는 이토록 다른 뉘앙스로 들리게 된 걸까. 이 대사는 SBS 에서 김사부(한석규)가 도윤완(최진호) 원장에게 던지는 일갈이다. 도원장은 과거 자신이 조작한 대리수술의 증거들을 김사부가 내놓자, 자신이 병원장직을 유지하게 되면 돌담병원을 외상전문센터로 해주겠다는 거래를 제안한다. 하지만 그 제안을 일언지하에 거부하자 그럼 “원하는 게 뭐냐”고 묻는 도 원장에게 김사부가 던지는 속 시원한 한 마디. 이 대사 한 마디에는 어째서 우리가 라는 드라마에 그토록 빠지고 열광했던가가 들어 있다. 그것은 이 드라마가 하려는 이야기가 지금의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
, 어째서 모든 게 현 시국으로 읽힐까 SBS 수목드라마 는 지금 벌어지고 있는 탄핵 정국을 미리 읽었던 걸까. 마치 현 시국을 예견이라도 했던 것처럼 의 이야기들은 그 하나하나가 예사롭지 않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드라마가 아무리 빨리 기획되고 제작된다고 해도 최소 1년 정도의 시간은 필요하다는 점을 떠올려보면 이 작품이 읽어낸 우리 사회의 치부들이 놀라울 정도다. ‘병사’냐 ‘외인사’냐를 두고 진실을 밝힐 것인가 아니면 눈 한 번 감는 것으로 출세를 지향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강동주(유연석)의 이야기는 지금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고 백남기 농민 사망사건에 ‘병사’로 기록된 사망진단서 문제를 떠올리게 한다. 물론 가 이런 일을 예상했을 리 없다. 하지만 인터넷 창에 ‘외인사’를 치면 이제 ‘백남기’라는 ..
, 이래도 압력이 없었다 말할 수 있을까 KBS 에 돌아온 ‘민상토론’은 그 시작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유민상과 김대성이 함께 하던 ‘리얼 사운드’라는 코너의 주제로 ‘검찰청에서 곰탕 먹는 소리’가 나왔기 때문이다. 유민상이 주제가 바뀌었다고 심상찮은 분위기를 전하자 곧바로 무대는 ‘민상토론’으로 재배치되었다. 송준근은 곧바로 ‘비선실세 최순실 게이트’를 거론하며 그 사안을 토론 주제로 올렸다. 돌아온 ‘민상토론’의 풍자는 이전보다 훨씬 더 강력해졌다. 운동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대표적인 운동권 개그맨’이 된 유민상은 좌측에 앉았고, 고향이 대구라며 ‘대표적인 친박 개그맨’이 된 김대성은 우측에 앉았다. 김대성이 먼저 유민상에게 “최순실씨는 아시지 않냐?”고 묻고는 “안다”고 말하자 대뜸 “누나 동생 하..
이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하다는 건 JTBC 이 시청률 9%(닐슨 코리아)를 넘겼다. 요즘은 ‘화제성 지수’니 뭐니 해서 시청률의 의미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여겨지는 상황이지만, 에 있어서 시청률은 중요하다. 어찌 보면 결국 지금의 ‘최순실 게이트’를 열어놓고 박근혜 정부의 갖가지 전횡이 낱낱이 국민들에게 알려질 수 있었던 기반이 바로 이 시청률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시청률에는 단순한 수치적 기록이 아니라 그간 억눌려왔던 민심들과, 숨겨져 온 허수아비 정부에 대한 울분과, 이런 문제적 사안들을 쉬쉬해온 이들에 대한 분노 같은 것들이 드리워져 있다. 최순실 게이트의 포문이 열린 연설문 유출 의혹제기부터 지금까지 달려온 의 행보를 보면 그래서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것만 같다. 엄청난 국가적 파..
이 현 시국을 말하는 화법 “아이들을 위해 롤 모델이 될 수 있는 사람이에요.” JTBC 이 토론 안건으로 올린 ‘대통령의 자격’에 대해서 미국 대표인 마크는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그는 대통령이 “위기 속의 평정심”을 가진 자여야 하며 그래서 “새벽에 울린 비상전화에도 늘 준비되어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했다. 그 밑에는 이 달아놓은 의미심장한 자막이 눈에 띄었다. ‘비상시국엔 언제든 연락이 되어야.’ 아마도 이 토론 안건으로 각국 비정상들에게 ‘대통령의 자격’을 질문한 건 지금의 정국과 무관한 선택이 아니었을 게다. 현재 화제가 되고 있는 대구의 한 여고생이 자유발언으로 했던 말처럼 ‘최순실 게이트’라고 불리고 있는 이번 사안에서 최순실은 사실 게이트의 역할을 한 것이고 실제 몸통은 박근혜 대통령이..
풍자가 돌아오니 의 진면목이 보인다 “온 우주의 기운을 모으는 자세.” tvN 에 나온 솔비는 오프닝에서 행위예술의 한 포즈를 취해보이며 그렇게 말했다. 최순실이 개입했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에 등장했던 황당한 문구, ‘우주의 기운’을 대놓고 풍자한 것. 하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는 방송 내내 ‘최순실 게이트’로 국정농단 사태를 빚고 있는 현 시국을 코너마다 신랄하게 풍자해냈다. 로마 공주라 불리는 이 날의 호스트 솔비에 맞춘 코너로 보이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는 갑자기 유세윤이 켄타우로스 분장을 한 채 등장해 “프라다”를 외쳤다. 그러면서 “너희들도 빨리 우리 엄마 신발 찾아봐”라고 말해 이번 사태에서 화제가 됐던 최순실의 ‘프라다 신발’을 풍자했다. 제우스 분장을 한 신동엽이 그의 뺨을 ..
, 사이다 원하는 대중정서 제대로 건드렸다 에 이어 이젠 이다. ‘최순실 게이트’를 기점으로 JTBC의 뉴스와 시사 프로그램들이 약진을 하고 있다. 의 시청률이 8%를 훌쩍 넘긴데 이어, 11월5일 방영된 은 무려 9.287%(닐슨 코리아)를 기록했다. 물론 집계방식이 달라 일률적으로 비교할 순 없지만 그래도 동시간대 지상파에서 방영된 KBS 4.7%, SBS 6.7%, MBC 1.7%를 훌쩍 상회하는 수치다. 이 날 의 대박은 이미 예견된 대로였다. 지난 주 초미의 관심사가 된 ‘최순실 게이트’ 특집을 부랴부랴 마련했던 이지만, 이전에 잡혀 있던 해외 일정 때문에 유시민, 전원책이 동영상으로 대체하며 남긴 아쉬움이 있었고, 그래서 시청자들은 그들이 출연할 이번 주 방송을 학수고대하고 있었다. 지난 주 ..
상실의 시대, 가 주는 위로란 지켜주고 싶다. MBC 수목드라마 의 복실(남지현)을 볼 때마다 떠오르는 생각이다. 그녀는 현실에선 존재하지 않는 순수함 그 자체다. 산골에서 할머니와 남동생 그렇게 셋이 오순도순 살아왔던 만큼 세상의 때가 하나도 묻지 않은 인물.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남동생 복남(류의현)마저 가출하자 그녀는 동생을 찾기 위해 상경한다. 순수하기 그지없는 복실에게 각박한 서울 살이는 모험이다. 그런 그녀 앞에 사고로 과거의 모든 기억을 잃어버린 루이(서인국)가 나타난다. 길거리 노숙자가 되어 살아가는 루이를 복실은 단지 동생과 비슷한 옷을 입었다는 것만으로 거둬 먹인다. 그녀가 그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기억이 돌아와 동생을 찾을 수 있으리라는 희망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저 그 루이의 처지를 지나..